새로운 SF 시리즈 라는 그래비비티북스의 SF 시리즈를 몇 권 읽었었는데, 너무 맘에 들었었다.
그래서 같은 시리즈물의 최신간인 [소멸사회] 에 대한 기대도 자연스레 컸었다.
이 책은 그리 먼 미래의 시대를 다루고 있는 소설은 아니다.
2043년에 중학생이었던 친구 세명이 2055년에 성인이 되어 만나 벌어지는 일이 큰 줄거리인데,
2043년은 지금으로부터 불과 24년후 이고 2055년도 50년도 안되는 미래이기에 SF에서 상상할 수 있는 공상과학적인 구상은 사실 어불성설인 시점이다. 시점이 이러하니 만큼 이 작품은 SF 라기 보다는 거의 현재시점의 소설로 읽힌다. 더구나 소재가 'N포세대' 로 불리는 요즘의 청년세대의 고민을 담고 있어서 더욱 그렇다.
심민수와 하수영과 노랑은 중학교 동창이다.
심민수는 가정형편이 너무 어려워서 중학교 졸업 후 독학으로 수리기사가 되었고 컴퓨터와 프로그래밍 관련한 능력이 있다.
하수영은 평범한 중산층에서 별일 없이 자라 언론고시에 첫번째 응시에서 합격해 기자가 되었고 글쓰기에 흥미가 있다.
노랑은 배경은 비밀에 쌓여있지만 명품 옷에 비싼차가 있고 시대에 맞지 않을정도로 과한 순수함이 있고 심리학을 전공한다.
이 세친구가 중학교 다니던 시절에는 핸드폰은 이미 구식이고 첨단 전자기기를 휴대하며 오프라인에서 사람을 사귀는게 이상한 온라인 시대다.
하지만 심민수는 구식핸드폰을 여전히 가지고 다니며 직접 프로그래밍을 하고 아무도 읽지 않는 종이책을 읽는 친구이고
노랑은 의무적이 아닌 자발적인 의사로 노인요양시설에 일주일에 세번이상 봉사를 다니는 눈치라고는 1도 없는 솔직함이 장점이자 단점인 친구이고
하수영은 이 둘의 친구지만, 셋이 어울려 지지는 않았다.
이 세친구가 어른이 된 시절은 기본소득지급이 정착된 시점이고 만65세이상 노인에게는 조력자살약이 합법적으로 제공되는 시대이다.
학력도 낮고 정식취업도 어려운 경력을 가진 심민수는 기본소득과 낮은 임금으로 한강에 띄워진 임대주택개념의 좁은 배위에서 생활하면서 언제든 삶을 끝낼 수 있는 약을 모으고
원하던 언론사에 들어간 하수영은 거대 소셜미디어에서 재밌는 동영상을 찾아 인공지능에게 단어 몇개 입력하면 기사가 쏟아지는 엔터테인먼트회사화 된 언론에 회의를 느끼게 된다.
그리고 노랑은... 십년 넘게 봉사를 다니며 스스로 자살을 선택한 노인들의 마지막 말을 들어주는 봉사를 하면서 느낀 것을 사업화하기로 결심한다. 말을 들어주는 AI는 이미 기존에도 있었지만 좀더 위안을 줄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어졌다. 그래서 서로가 맞지 않다고 생각하던 사이였던 민수를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