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이다.
종전이 아니고 휴전중인 상태로 70년이 다 되어간다.
휴전이라는 것은 언제든 다시 개전할 수 있다는 이야기이기에 전쟁발발위기라는 이슈는 늘 정치적 뜨거운 감자로 식상하게 존재해 왔다.
본격적인 통일무드가 형성되나 싶더니 한국의 통일문제는 강국들의 계륵이 되어 정체모드 중이다.
통일을 해야 하는가? 라고 묻는다면 통일 해야지 라고 답하면서 떠오르는 나라는 독일일 것이다.
비슷한 시기에 분단됐던 나라 그러나 분단 30년만에 통일된 나라 분단과 통일의 상징 베를린 장벽
남북한 통일에 대해 불편한 마음이 있다면 그것은 아마도 통일을 흡수통일이리라 당연히 지레짐작하고 드는 마음일 것이다. 지금도 먹고살기 빠듯한데 군식구가 더 생기는 듯한 느낌이라서.
하지만 독일과 한국은 너무나 다르다는 것을, 통일은 막연한 환상이어서는 안된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비로서 깨닫게 되었다.
세계2차대전 후 휘몰아친 냉전시기 동독과 서독, 북한과 남한 은 분단되었다.
그러나 동독과 서독은 분단이후에도 교류가 끊이지 않았고 서로의 티비방송도 보고 친척들 간의 왕래도 가능했다. 정치체제가 달랐을뿐 삶의 방식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모든 인간은 노동해야 한다는 이념아래 일당독재였으나 일인독재는 아니었던 동독은 남녀가 평등하게 노동했고 노동의 대가또한 평등했으며 육아는 국가에서 책임졌고 공동체문화가 확산되었다. 자본주의 서독에서는 돈과 자유가 넘쳐나면서 경쟁이 심화되고 개인주의가 팽배했으며 여성은 집과 육아에 묶였으나 경제적 삶이 빠르게 윤택해졌다.
무엇보다 동독과 서독은 서로간에 내전없이 정치적으로 분단이 결정되었고 그래서 시멘트벽하나 세우는 것으로 분단이 유지되었으며 오랜역사를 지난 종교를 공유하고 있었다.
그러나 남한과 북한은 더이상 참혹할 수 없는 내전 이후 강국들의 결정에 따라 분단되었고 지뢰밭과 철조망이 켜켜이 둘러쳐진 38선으로 분단이 유지되었다.
남북한의 교류는 있을 수 없었고 서로의 고립속에 격차는 더욱 심화되었다. 그렇게 분단의 세월은 독일분단시기의 2배를 넘어섰다.
같은 언어을 쓰는 민족이므로 통일만 되면 그럭저럭 자연스럽게 합쳐질 것이라는 생각은 환상일 뿐임을 독일의 통일을 살펴보며 알게 되었다.
남북한보다 평화적 관계였고 교류도 있었던 독일의 통일도 아직 진행중이었다. 하물며 우리의 통일은 더 어려움이 있으면 있지 쉬울리가 없다. 서독중심의 흡수통일은 통일의 모델이 아니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하는 것이었다.
책을 읽으며 알게된 동독과 북한의 가장 중요한 차이는 시민의 민주화 운동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