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만 헤어져요 - 이혼 변호사 최변 일기
최유나 지음, 김현원 그림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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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기는 싸움, 취미는 위로

최변의 웃음, 짜증, 눈물범벅 법정 드라마

둘이 되어 사는 결혼 그리고 다시 하나가 되는 이혼,

그 이혼을 돕기도, 막기도 하는 변호사의 이야기

표지 中

저자는 20대부터 이혼 변호사로 활동하며 1000건 이상의 이혼 소송을 진행한 이혼전문 변호사라고 한다.

숱한 간접 경험을 통해 느끼고 배우는 것을 공유하고, 이혼 소송에 대한 보편적 갈등 상황을 다루면서도 그에 대한 이혼 변호사로서의 자기 생각을 담기위해, 만화가와 함께 인스타툰 <메리지 레드>를 시작했고, 기혼 뿐만이 아니라 미혼에게도 큰 공감을 얻어 이렇게 책으로까지 나오게 되었다.

소재만으로도 소설 못지 않은 가독성을 지닌 책이라 예상했는데, 책장을 펼치고 보니 웹툰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만화책이라 그야말로 술술 읽히는 책이었다. 에피소드마다 감정이입이 절로 되는 공감력은 보너스이자 핵심이다.



저자가 이혼 전문 변호사로서 마주한 현실은 드라마와 많이 달랐다고 한다. 공감도 높은 상담은 저자의 특기이자 장기였지만 변호사의 역할이 어디까지일지 혼란스러운 현실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기도 했었다고 한다. 변호사 말 한마디라도 더 듣고 싶어하는 의뢰인들의 잦은 연락과 하소연 그리고 꼭 필요한 법률 서면 작성시간과 자료조사시간 사이에서 우선순위를 정해나가기까지 이혼전문변호사가 되는 과정이 진솔하면서도 웃음짓게 그려지고 있다.

"어떤 사람과 결혼해야 하나요?"

직업이 직업이라 그런지, 미혼인 이들을 만나면 항상 듣는 질문이다. 7,80대 어르신들은 "다 거기서 거기"라고 많이들 말씀하시는데, 이혼 변호사로 살다 보니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조금은 알 것 같다. 어차피 누굴 만나도 대단할 것 없다는 회의적인 의미가 아니라, 어떤 사람을 만나든 수십 년을 함께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라는 뜻으로 하는 말씀인 것이다. 관계의 본질에 대한 이야기랄까. (p. 116)

만화책?!이다 보니 이혼사례들이나 법적인 조항같은 구체적인 정보를 알려주는 책은 아니다. 그보다는 이혼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마음과 그 마음을 공감하는 변호사의 마음을 잔잔이 그려내는 책이다. 글자가 많다고 정보가 많은 것은 아니다. 때로는 그림 한장이 더 많은 의미를 전달해 주는 것처럼 이 책은 짧은 에피소드와 친숙한 그림을 통해 더 많은 공감을 느끼게 해주고 있었다.

저자가 만나는 이혼소송 당사자들이 말하는 이혼의 원인들은 이혼 이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연상되는 그런 이유들이다. 가정폭력, 외도, 집안의 갈등, 육아 등 일상의 단면들이자 작지만 큰 화염이 될 불씨들이다. 불씨들이 커지고 커져 집을 태워삼키는 화마와 같은 갈등이 생겼을때 이혼으로 해결하는 과정이 때로는 답이 될수도 있고 때로는 아닐수도 있다.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공감하고 간접경험으로 배워나가는 저자의 마음을 담은 글들은 이혼에 대해 좀더 숙고하게 만든다.

먹고사느라 바빠서 내가 누구랑 먹고살고 싶었었는지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물론 많이 어려운 문제다. 나도 여전히 어렵다.

모든 부부가 평생 안고 가야 할 숙제일 것이다. (p. 206)

저자는 "우리 이만 헤어져요" 라고 말하지만, 읽고나면 그 속에 "당신은 행복한가요?" 라고 묻고 있는 것임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행복하지 않다는 답을 얻었을지라도 그 해결방법으로 이혼을 선택하기 전에 어떠한 최선을 다했는지 다시한번 생각해보기를 권하고 있는 것임을 느낄 수 있다.

그렇게 "말하지 않아도 알~아~" 라는 티비광고노래처럼, 저자가 콕 집어 말해주지 않아도 어떤 결혼생활을 해나가야할지 조금은 알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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