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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어떻게 세상의 중심이 되었는가 - 김대식의 로마 제국 특강
김대식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6월
평점 :
서양 문명은 로마 제국에 대한 '각주'일 뿐이다!
제국의 시계는 아직 멈추지 않았다
학문의 경계를 넘나드는 문제적 지식인, 카이스트 김대식 교수가 진단하는 '인류의 유산과 미래
생각했던 것과 달리 너무 재미있어서 단숨에 읽었다.
저자는 카이스트 전기전자공학부 교수이자 뇌과학자 이다.
뇌과학자가 해주는 로마제국특강 이라니... 흥미로웠다.
개인적으로 이삼년전부터 고전읽기모임에 참여중인데, 고대그리스를 시작으로 수메르에 잠시 갔다가 최근 로마사를 시작한 관계로, 여기저기서 읽었던 내용들이 단숨에 정리되는 느낌의 책이라 쑤욱 읽혔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그냥 읽었으면 아~ 하고 말았을 것도, 아!!! 하고 읽게 되는 부분들이 많았다.
서양철학은 플라톤 철학의 각주에 불과하다라는 말은 종종 들어보았었다.
그리스고전을 읽으며 서양철학과 문화의 기원을 고대그리스에서 찾는 것에 대해서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런데 서양고전을 읽어나가다 보니 여기저기서 로마가 등장했다. 왜 로마일까?
저자는 '서양 문명은 로마 제국에 대한 각주 일 뿐이다' 라고 말한다.
이 한 문장으로 서양의 역사는 단숨에 정리될 수 있음을, 이 책을 읽지 않았어도 지금까지 읽어온 책들을 통해 이해할 수 있음이 반가웠다.
하지만 이 책을 읽어나가면서 그 반가움은 명료해지고, 과거를 이해하게 되는데에 그치지 않고 현재를 직시하고 미래를 고민하게 하는 데까지 나아가게 해주어서 더욱 즐겁게 읽을 수 있었다.
1부 기원-어떻게 로마는 세상을 정복했는가
에서는 서양의 고대역사를 핵심만 쏙쏙 뽑아 쉽게 설명해주고 있다. 문명의 기원은 서양이 아니었으나, 제국의 기원이 로마가 된 것은 문명의 흐름이자 역사가 주는 기회를 누가 잡았는가 를 생각하게 한다.
2부 멸망-왜 위대한 로마 제국은 무너졌는가
에서는 제국의 시작은 멸망의 근원을 품게 마련이라는 것을 새삼 느끼게 해준다. 왕정과 공화정을 거쳐 제국이 되기까지 로마가 지나간 길은 역사의 바퀴가 되어 지금도 굴러가고 있다. 로마의 자리에 다른 나라가 있을 뿐.
3부 복원-무엇이 로마의 역사를 이어지게 하는가
에서는 로마제국이 멸망한 것 같지만, 중세가 암흑천년 이라고 하지만, 시간이 흘러 역사가 되었고 그 역사를 만들어낸 사람들이 있었으며, 왜 로마가 복원된 것인지 느끼게 해준다.
4부 유산-누가 로마 다음의 역사를 쓸 것인가
에서는 현재관찰이자 미래예측을 하고 있다. 여전히 서양세력의 각축전인 세계의 흐름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알아야 하고 어떻게 해야 할까?
역사를 모르면 역사를 반복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역사를 아는 사람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인간의 어리석음을 조금은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종교전쟁은 끝나지 않았고, 자본주의는 왜곡되고 있으며, 자유주의는 혼란에 빠진 지금, 선진국들이라 불리는 나라들에서는 민족주의가 부흥하고 배티성을 강조하는 포퓰리즘 정치인들이 득세하고 있으며 어디서도 평화의 모습은 찾기 힘들어졌다. 저자는 지금의 위기가 전쟁으로 가지 않기 위한 노력을 할 수 있는 시간이 향후 10년밖에 남지 않았다고 이야기 한다.
위기 인것 같긴 한데, 무엇을 해야할지 모르겠다면, 일단 역사를 읽어야 한다.
표지의 카이사르와 눈을 맞추고, 대를 이은 로마의 카이사르들을 살펴봐야 한다.
저자의 말처럼 역사는 반복되고 그래서 역사에 답이 있다.
나는 아직 답은 모르겠지만, 열심히 읽고 있는 중이다.
역사를.
지금.
앞으로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