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내 새끼 때문에 고민입니다만, - “내 새끼지만 내 맘대로 안 된다!”
서민수 지음 / SISO / 2019년 5월
평점 :
>>'내 새끼지만 내 마음대로 안된다!'
제가 버릇을 좀 가르치겠습니다.
이대로 놔두면 쓰레기가 되지 않겠습니까?
10대 자녀를 키우는 부모라면 무조건 알아야 할 '요즘 애들' 속사정<<
소외된 청소년들 곁에 이런 경찰분이 계셨다니 놀라웠다. 감탄과 존경을 넘어 감동스런 분이었다.
저자는 누구보다 청소년에게 애정과 관심이 많은 경찰관이다. 사랑하는 큰아들이 중학생이 되고 나서 심하게 방황하던 때를 함께 겪으며 그 계기로 수사 업무에서 청소년 업무로 전향했다고 한다. 이후 학교전담경찰관 활동과 청소년경찰학교를 운영했고 수많은 청소년을 만나고 있는 중이다. 새벽에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와도 기꺼이 받아 조언해주고, 사비를 털어 주먹밥을 먹인다. 청소년동아리를 운영하며 청소년들의 자생력을 믿고, 대장님 으로 불리며 가정에서도 포기당한 아이들에게 기꺼이 의지처가 되어준다.
>>내가 이 책을 세상에 내놓은 이유는
부모 대부분이 '자녀를 아주 잘 안다'고 착각하기 때문이다.
그 착각을 깰 수 있다면 이 책은 목적을 다한 것이다.<<
저자는 모든 부모를 찾아갈 수 없어서 이 책을 썼다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또한 스스로 단언컨데 이 책은 학물을 위한 교양서적이 아니라, 그냥 읽기 쉬운 요즘 세대 청소년들의 생각을 반영하는 '기록'이자 결코 부모님께 말할 수 없었던 그들의 '은밀한 속사정'에 관한 이야기라고 설명한다. 그리고 이 책은 자녀의 '안전'을 대비한 준비물 이라고 부연한다. 하지만 이 책의 유효기간은 그리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얘기한다. 지금의 '자녀현상'은 그만큼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저자는 안전을 위협하는 범위는 더욱 넓어졌고, 관용은 찾아볼 수 없는 사회가 되어버렸다고 말한다. 분명한 것은 지금의 아이들이 부모가 청소년기였던 때보다 더 위험한 세상에 살고 있다고. 이제는 자녀의 교육만큼이나 자녀의 올바른 성장과 아름다운 삶의 완성을 위해 부득이 '자녀의 안전'이라는 분야를 알고 배우지 않으면 안 되는 시대가 되었다는 것을 부모들은 명심해야 한다고.
1부 부모는 지구인, 아이는 외계인
지금의 청소년들의 사고방식은 부모세대가 봤을때 도저히 이해가 안될 때가 많다. 사실 부모세대와 자식세대간의 불통은 늘 있어왔던 문제이긴 하다. 오죽하면 이집트 피라미드에도 상형문자로 요즘 애들은 말을 안듣는다고 써있다지 않은가. 하지만 시대가 변화함에 따라 불통의 모습이 어떻게 드러나느냐가 문제다. 요즘 시대는 청소년을 이해하지 못하면 바로 학교폭력과 사회범죄로 연결된다. 내아이가 가해자가 아닐지라도 언제든지 피해자가 될수 있고 따라서 내아이만 잘 간수하면 된다는 사고방식은 한계에 다다를지도 모른다. 결국 요즘 청소년들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가 필요해진다.
>>공부는 하고 싶지만 아이들에게는 친구도 중요한 문제였다. 원래 중학생들에게 또래집단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 더구나 좀 노는 친구들이라면 더더욱 그 무리를 벗어나기가 어렵다. 그러니까 나쁜 짓인지 알면서도 또래집단이 한다면 해야 하는 것이다. 그것이 그들만의 불문율이다. 딱히 누가 정한 것은 없다. 그냥 제외되는 것이다. 그러니 학원에 다니고 싶어도 친구들이 불러주면 나가야 한다. 담배를 피우자고 하면 피워야 하고, 여학생들과 놀러 가자고 하면 응해야 한다. 강요도 없다. 폭력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냥 싫으면 제외된다. 하지만 제외되면 또 다른 집단을 찾아야 하는데, 그것이 그리 쉽지 않다. 성향이 전혀 다른 친구들과 어울린다는 것은 사실 불가능하다.<<
예전보다 사춘기가 빨리 온다고 하는 요즘 아이들에게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중학교 시절은 친구관계가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부모나 선생님 말은 안들어도 친구들의 말이라면 넙죽 받아들인다. 그말이 틀렸건 맞았건 중요하지 않다. 무조건 친구가 우선이다.
>>아이들의 변화에는 단계가 있고, 앞 단계에서 잘못된 점을 놓쳤다면 다음 단계에서라도 꼭 고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런데 그러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 고치는 과정에도 잘못된 단계만큼의 계단이 있다. 결국 버티고 기다리는 시간을 얼마나 감당하느냐의 문제일지도 모른다. 그래도 내 자식이니까 못할 건 없지 않은가?<<
저자는 많은 청소년들을 만나면서 그들의 부모님들에게 아쉬움을 아니 안타까움을 표현한다. 대부분의 부모님은 어디서부터 문제가 시작되었는지를 찾으려고 하지 않는다며. 그냥 현재 시점에서 아이의 잘못만 보고 애를 태운다며. 하지만 문제아의 뒤에는 결국 문제가정이 있기 마련이다.
>>청소년들은 참을성이 약하다. 우리 아이만 분노조절 장애가 있는 게 아니다. 내가 아는 청소년 대부분은 분노를 제어하지 못한다. 어찌 보면 지극히 상식적인 이야기다. 어른도 잘 조절하지 못하는 분노를 인내심이 약한 청소년들이 어떻게 조절할 수 있단 말인가? 결국은 '참을성'이라는 단어와 관련이 깊다. 그리고 그들의 자존심이 또 한몫을 거든다. 누구보다 청소년들은 '욱'하는 성질머리부터 가정에서 교육이 되어야 한다. 중요한 대목이다. 집에서 교육할 때도 절대 두리뭉실하게 이야기해서는 안 된다. 아이가 알아들을 수 있는 '눈높이'에서 교육하는 것이 필요하다. 만일 싸우게 되는 상황이 생기더라도 일단은 침착하게 대처해야 하며 주먹을 함부로 휘두르면 상대방이 큰 상처를 입을 수 있다고 콕 집어 이야기해줘야 한다.
사건이 터지고 억장이 무너지는 건 결국 우리네 부모들이다. 중고등학생 자녀를 키우는 부모라면 오늘부터라도 콕콕 집어서, 구체적이고 정확하게, 사례까지 들어주면서 아이들에게 충고해야 한다. 진심으로 당부드린다.<<
교실내 폭력은 예상외로 친한사이에서 더 자주 발생한다고 한다. 사소한 말다툼에서 주먹다짐으로 가게 되면 주위 친구들의 시선을 의식해 자존심 싸움으로 번지게 되고 그러면 싸움이 더 격해지고, 주변 아이들은 구경만 하다가 누구하나가 피터지고 나서야 말리는 시늉이라도 하게 된다고 한다. 학교폭력은 의외로 순식간이다.
>>청소년들이 쓰는 언어가 이상하게 보여도 그들끼리는 '배려하는 글'이 있고, '정성을 다하는 글'이 있다. 학생들은 의외로 배려를 좋아한다. 그리고 정성을 다하는 글을 원한다.<<
ㅋ 한 글자의 톡이라도 청소년의 톡은 씹으면 안된다. 정성을 담은 이모티콘 이라도 ㅎ
>>정작 내가 학창 시절일 때는 몰랐는데 지금까지 청소년들을 만나면서 새롭게 발견한 사실은 모든 청소년들이 시험을 망친다는 것이다. 여태껏 수천 명의 청소년을 만나봤지만, '시험 잘 쳤니?' 라는 물음에 단 한 명도 '네'라고 답하는 친구를 보지 못했다. 내 주위에 공부를 잘하는 청소년이 없어서가 결코 아니다.
학생들에게 물었다. '여러분들은 부모님께 바라는 것이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학생들의 대답은 대부분 비숫했다. '제발 시험 끝나고 점수 몇 점이냐고 물어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2부 세상에 나쁜 아이는 없다.
>>청소년 전문가들은 흔히 청소년들이 자기중심적 성향이 강하고, 특히 다른 친구들과의 관계로 인해 동조 압력을 많이 받는 집단이라고 이야기한다. 또한 그 누구보다 방관자적 증후군을 지닌 채 생활하는 사회적 특징이 있어 청소년기야 말로 신뢰가 전제된 의사소통이 실행되지 않으면 그 어떤 아이라도 비행에 빠질 우려가 크다고 주장한다. 한편 사춘기 전후로 성장기를 겪고 있는 청소년은 다른 어떤 시기보다 자기 세계관이 강하고 잘못을 저질러서 안 좋은 결과가 나왔을 때 '잘되면 내탓, 안되면 남탓'을 앞세워 오류를 범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그러므로 이러한 현상은 청소년들의 일시적인 잘못을 지속적인 행위로 발전시킬 가능성이 클 뿐만 아니라 청소년 문제가 증가하는 주요 원인이 된다.<<
>>'표현을 잘하는 청소년은 안전하다' 내가 좋아하는 말이다. 하지만 '표현을 하지 않는 청소년은 매우 위험하다'는 것 또한 나의 주장이다.<<
>>부모와 자녀의 의사소통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다. 미국의 심리학 교수 칼 로저스는 의사소통에 있어서 '진정성', '공감', '무편견' 이라는 3가지 요소가 자녀와의 신뢰를 강화해준다고 말했다.<<
>>부모의 허락이 자녀에게 미치는 영향은 무엇일까? 그리고 허락의 중요성은 무엇을 의미할까? 내가 만나본 청소년들 중에서도 다소 어긋난 친구들과 상담할때 언제나 등장하는 변수는 바로 '허락'이었다. 즉 부모의 '허락'이 자녀를 변하게 할 수 있다.
허락을 할 때 매우 중요한 체크 포인트가 있다. 첫째, 부모가 허락해야 하는 일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를 곰곰히 따져 물어야 한다. 둘째, 자녀가 외출하고 돌아왔을 때는 어떤 일을 했는지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아이들의 문제는 '작용'의 문제다. 어떤 원인이 더해지면 그에 따른 결과가 나온다는 것은 누구나 상식적으로 알 수 있는 것들이다. 그런데 우리는 왜 그러한 사실들을 쉽게 알아차리지 못하는 걸까? 그것은 바로 '감정'이 끼어들기 때문이다. 사람에게 물어보는 것이 아니라 상황에 물어보면 된다. 조치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어떤 결과가 나올 것인지를 말이다. 그러한 감정적인 조치 때문에 아이를 놓고 실험한다는 것은 너무 위험하지 않은가? 그 실험이 아이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생각하면 아이가 좀 더 안전해질 가능성으로 생각을 모아야 한다. 적어도 이건 우리 자녀들에 대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지금은 자책보다 아이를 위해 할 수 있는 것을 찾는 게 먼저입니다'<<
>>청소년들은 쉽게 분노를 노출하지 않는다. 더구나 집에서 얻은 분노라면 더더욱 쉽게 표현하지 않는 것이 청소년들의 특성이다. 하지만 행동은 그렇지 않다. 청소년들은 화가 끝까지 치밀어 오르면 화를 쏟아낼 데를 찾는다. 그것이 청소년들의 변화가 시작되는 지점이다. 결국 누구를 괴롭히고, 때리고, 훔치고, 범죄를 저지르는 단계까지 이르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이기적인 부모들을 보면 미워진다.<<
읽을 수록 고개 끄덕여지는 부분이 많았다. 청소년들의 사연들을 대할 때 부모보다 더 따듯하게 바라보는 저자의 마음이 느껴지는 구절구절들이 읽는 내내 감사할 따름이었다.
3부 이불 밖이 위험한 '요즘 애들'
>>일전에 몸캠과 관련해서 예방 교육을 할 때 SNS에 경로를 모르는 사람, 특히 예쁜 여자로 보이는 사람이 말을 걸면 절대 말려들어서는 안된다고 신신당부를 한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효과가 있었다.<<
>>온라인 상에서 청소년들은 매우 너그럽고 쉽게 친구요청을 승인한다. 하지만 나는 친구 요청에 대한 허락은 신중해야 한다는 말을 강조하고 싶다. 친구요청을 분별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1.친구요청이 들어왔다면 반드시 그 사람의 페이지를 확인할 것. 2. 활동 사항이 언제부터 멈췄는지 아니면 지금도 활성화되어 있는지를 확인할 것. 3. 나의 친구와 아는 친구라 하더라도 절대 믿지 말건. 4. 활동은 많지만 프로필이 없고 활동 사항이 대부분 '공유' 콘텐츠일 경우에는 조심할 것. 5. 무분별한 친구 관계는 가급적 자제할 것<<
>>번호를 숨기고 전화를 하면 자기 번호가 안뜨니까 당연히 마음대로 해도 된다고 생각했던 모양이다. 그런데 어쩌지? 번호를 숨겼다고 해도 통화내역을 확인하면 번호를 확인할 수 있다. 물론 일반적으로는 개인의 통화 내역을 확인하면 발신 내역밖에 서비스를 받지 못한다. 하지만 사건접수를 하면 달라진다.<<
>>나는 '더 치트 www.thecheat.co.kr'라는 사이트를 추천한다. '더치트'는 2006년 1월경 사이버 사기 피해를 당했던 한 여성이 자신과 똑같은 사기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이름, 아이디, 휴대폰 번호, 계좌번호 등 총 10가지의 정보를 조회하여 사기꾼인지 아닌지를 알려주는 사이트다. 더욱 획기적인 것은 모든 정보다 일반인들이 사기 피해를 당했거나 의심되는 판매자의 정보를 올려준 자료를 토대로 제공된다는 것이다. 이미 가입자 수가 100만명이 넘었을 정도로 현재 가장 공신력 있는 사이버 사기피해 예방 사이트다.<<
>>분명히 말하지만 부모가 아이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가정에는 학교폭력이 없다. 당연히 사이버 폭력도 없다.<<
청소년들은 덩치가 커서 다 큰것 같지만 판단이 미숙해서 너무나 쉽게 범죄에 노출된다. 폭력적인 아이들, 학교밖 아이들이 아니어도 일반적이고 아주 평범한 환경의 아이들이라도 범죄에 쉽게 노출된 사회이기에 부모가 안전에 대해 더 알아야 할 수밖에 없다. 쉽게 친구수락을 한 친구와 카톡으로 친분을 맺고 나서 친해졌다고 생각한 순간 성범죄에 노출되고, 빠듯한 용돈으로 저렴하게 구입하려 온라인중고매매로 거래하다 돈을 날리기도 쉽고, 아르바이트를 하러 갔다가 범죄에 이용당하기도 한다. 문제아이들만 범죄에 연관되는 것이 아니었다. 모든 아이들이 범죄에 노출되 있었다. 청소년 이용해먹는 어른들이 참 나쁘다...
4부 내 새끼, 오늘도 수고했어
이 책의 마지막 부분인 4부는 읽는 내내 울컥울컥 했다. 저자의 노력이 감사했다.
>>이제 그들이 변하기를 기다려야 한다. 당연히 변하지 않는 친구들도 있을 것이다. 그럼 또 그친구들과 밥을 먹을 것이다. 그들은 잘못한 것이 없으니까 야단은 치지 않을 것이다.<<
저자는 저자가 상담한 모든 청소년들이 다 자신의 조언을 받아들였다고 생각지 않는다. 하지만 또하고 또한다. 대장님 하며 연락을 해준 것만으로도 고맙다고맙다 하며 밥을 먹인다. 하루 24시간 대기중이며, 하루 24시간 소통한다. 어떻게 그렇게 생활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늘 청소년들의 주위에 자리잡고 기다린다. 청소년담당경찰관분들이 저자와 똑같이는 아니더라도 비슷한 마음으로 아이들을 대해주면 참 좋을 것 같다는 바램을 가져본다. 세상엔 청소년을 범죄로 끌어들이고 이용하는 나쁜 어른들도 많지만, 저자처럼 저자와 함께하는 많은 선생님들처럼 청소년들을 품어주려고 노력하는 분들이 계셔서 다행이다. 모두가 다 다른 사람이니 모두가 다 다른 답을 찾으며 사는 인생이지만, 그 답이 세상에 정담이 아닐지라도 스스로에게 오답이 되지 않도록 해주는 어른들이 많아지는 세상이 되면 좋겠다. 나부터 그런 어른이 되어야 겠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