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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건축가의 사람, 이야기, 공간에 관한 낙서장
신웅식 지음 / 하움출판사 / 2019년 5월
평점 :
품절
나는 건축을 잘 모르지만, 멋있는 건물 소박한 건물 특색있는 건물 보는 것을 좋아하고
나는 그림을 잘 모르지만, 공간을 그리고 건축물을 세우고 그 안에 사람과 이야기를 집어넣는 것을 존경스러이 생각하고
그것들을 직접 해낸 사람이 풀어주는 이야기가 궁금했다.
깔끔한 흰색 표지에 단순한 선 몇개로 공간 과 사람과 이야기를 표현한 작고 짧은 이 책에
어쩌면 예전 TV방송에서 집을 고쳐주는 건축가의 센스와 최근 급부상한 유현준의 건축에세이 같은 의미깊은 무언가를 기대했던 것은 과욕이었을까
어려서부터 만들고 그리기를 좋아했던 저자가 세 가지 주제에 관한 결과물(초상화, 이야기 그림, 건축 그림)들을 사람이 모여 이야기를 만들고 그 이야기는 공간에 담긴다는 철학하에 묶어 구성한 그림 에세이집이 이 책이라는데, 이 에세이집을 통해 대중과의 거리가 가장 먼 건축이, 건축보다는 상대적으로 가까운 그림의 힘을 빌려 사람들과 아주 조금 가까워질 수 있는 기회가 되는 욕심을 부려본 것이 이 책이라는데, 과욕이었다고 본다.
차례를 보면 다 영어인데, 읽어보면 별것 아닌 단어들인데 굳이 영어로 멋을 내야 했을까?
초상화가 자주 나오는데 누구의 초상화인가? 초상화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
공간에 대한 그림들은 구상단계의 스케치부터 완성단계의 그림들도 스케치와 크게 다를바 없어서 알아보기 힘들었다.
건축가들은 원래 이렇게 대충 쓱쓱 그려놔도 알아보는 건가? 나만 못알아보는건가;;;;;
차라리 음악이나 개인적 감상을 담은 그림들은 괜찮았다. 하지만 내가 이 책에 바라던 그림들은 이야기들은 건축에 대한 것들이었다.
따지고보면 제목에 굉장히 충실한 책인 셈이다.
한 건축가가 사람, 이야기, 공간에 대해 낙서한 것들을 모아 엮은 낙서장이지 작품집은 아니었으므로.
간단한 그림과 짧은 개인적 감상들 을 담은 에세이 로 인식하고 읽었다면 괜찮았을까?
건축가가 쓴 공간 에세이 로 기대하고,
서점에 흔한 아름다운 사진과 해상도 높은 이미지가 들어간 깔끔하고 정형화된 책이 아니라 저자의 평소 생각을 담아 마음을 움직이는 예술의 힘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은 출판사 서평에 기대했기에,
읽고 나니
건축가가 아니어도 쓰고 그릴만한 에세이였다고 말한다면 내가 너무 혹평하는 것일까?
세상에는 다양한 책이 쏟아져 나오고 있고, 책을 선택하는 것은 결국 나 자신이다.
그 책이 어떤 내용이 되었건, 과한 기대를 품었다면 그것은 결국 내문제이지 책의 문제는 아닐것이다.
더구나 이 책은 솔직하게 제목에 낙.서.장. 이라고 설명해주고 있는 책이었으므로.
낙서장에서 공간에 대한 철학적 사유와 은유를 기대했던 내가 잘못했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