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자기 사랑 - 레스터 레븐슨이 전하는 삶의 지혜
로렌스 크래인 지음, 편기욱 옮김 / 가디언 / 2019년 3월
평점 :
2012년 출판 당시 원제인 Love Yourself and Let the Other Person have it Your Way 를 번역하면, '너 자신을 사랑하고 다른 사람이 네 길을 가지도록 내버려둬 라.' 이다. 우리말 제목으로는 간단히 Love Yourself 이지만, 영어 원서 제목은 좀 더 폭넓은 의미의 '사랑' 이다.
저자는 레스터 레븐슨이 시작한 릴리징 테크닉을 30년 넘게 전파해 온 로렌스 크레인 이고, 번역자는 한의사이자 명상가로 국내에서 '자기사랑' 관련 활동을 하고 계신 분이라고 한다. 표지의 소개글을 보니 번역자가 활동한 카페는 'The Secret' 관련 정보를 국내 처음 체계적으로 알리기 시작한 카페 'Beyond the Secret' 라고 한다. 어쩐지 읽으면서 '시크릿' 책과 몹시 비슷한 분위기를 느꼈었는데 ...
몇년전 '시크릿' 이란 책을 읽었었다. 얇고 짧은 책이었는데 묘한 책이었다. 얼핏 읽으면 사이비 종교책 같을 정도로, 주요 내용은 '믿어라 믿으면 다 이루어진다' 였다. 잠언록 같은 짧은 글 뒤엔 체험자의 사례가 짧게 실려 있고 다시 명언록 같은 짧은 글 뒤엔 체험자의 사례가 짧게 실려 있는 식이었다. 종교를 믿으라는 것은 아니었고, 자신이 원하는 게 있으면 이루어진다고 믿고 그 믿음이 확실할 때 원하는 일은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것에 대한 믿음에 대한 책이었다. 틀린말도 나쁜말도 아니었는데 너무 확신에 찬 표현들이 생소했던 기억이 있다.
이 책도 '시크릿' 과 비슷한 분위기 이다. 이 책의 주요 내용은 '사랑하라 사랑하면 다 이루어진다' 로 정리할 수 있겠다. 구성 역시 짧은 글 뒤에 체험자의 사례가 짧게 인용되고 다시 짧은 소개 뒤에 체험자의 사례가 인용되는 식이다. 하지만 이책은 '시크릿' 보다는 좀 더 구체적이랄까. 특히 14장에서 주문처럼 반복되는 실제 적용 방법들은 약간 중독성이 있기도 하다. 노래의 후크송 처럼. 같은 말을 앞 내용만 바꾸어서 계속 읽다보면 저절로 암기되는 식이다.
저자에게 가르침을 준 레스터 레븐슨 은 열심히 살았는데, 너무 창창한 나이에 살아갈 날이 2주밖에 남지 않았다는 진단을 받았다고 한다. 그는 자신의 삶을 적극적으로 되돌아보기 시작했고, 비-사랑의 마음을 흘려보내고 사랑의 마음으로 채워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 깨달음 이후 그는 병원에 다시 가지 않았지만 42년을 건강하게 더 살다가 갔다고 한다. 그리고 세상을 떠나기 전 저자에게 그의 일을 (그의 깨달음을 사람들에게 알리는 일을) 이어달라는 부탁을 했다고 한다.
저자는 매우 열심히 고인의 유지를 이어가고 있는 것 같다. 책도 출간하고, 강연도 하고, 수련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책을 읽다보면 저자가 직접 말해주는 것처럼 편안하게 읽히는데 다만, 책의 종이 색이 익숙치 않은 핑크색인데다 인용되는 사례들이 민트색 글씨로 씌여 있어서 잘 보이지 않아 눈이 좀 피로했다.
자기사랑 이라는 개념은 종교나 명상과 비슷하면서도 매우 다르다. 종교처럼 믿어야 하고 명상처럼 비우고 흘려보내야 하지만, 신을 믿는 다기 보다 자신을 믿고 자신이 나서서 해야 할 적극적인 실천행동을 요구한다. 자기사랑은 자존감과도 비슷하면서 매우 다르다. 자존감은 자신을 소중히 여기고 치유하는 수준에서 그친다면, 자기사랑은 그것을 넘어서서 나를 위해서라도 적까지 사랑하도록 마음을 여는 것을 강조한다.
책의 첫인상은 산뜻한 민트톤 표지에 은빛 제목이 예쁘고, 분홍 띠지에 홍보문구로 UN연설에서 BTS는 왜 전 세계 젊은이에게 자신을 사랑하세요 라고 외쳤을까? 라고 써있어서 한국의 자랑스런 아이돌 방탄소년단이 이 책을 읽었나 싶은 호기심이 있었는데, 그런것 같진 않다;;;
하지만 Love Yourself 라는 의미는 이어진다. 분명 자신을 사랑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저자는 우리를 힘들게 하는 모든 것들이 실은 우리가 끌어모은 부정성 때문이므로 그것을 흘려보내야 한다고 강조한다. 우주의 법칙은 '긍정은 긍정을 끌어당기고, 부정은 부정을 끌어당긴다' 라고 여러번 강조한다. 자기사랑 개념까지 깨닫진 못하더라도 내가 힘들어하는 문제들은 내가 끌어안고 있었을 뿐 그것을 버리면 그만이라는 생각은 나도 해오던 바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훨씬 마음이 편하다는 것도 나도 느꼈던 바다. 그러고 보면 나는 자기사랑을 조금은 이미 실천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크릿' 도 그렇고 '자기사랑' 도 그렇고 중요한 것은 내가 나를 제대로 인정하고 소중히 여기는 것이다. 그래야 나 아닌 다른 사람에게도 그렇게 대할 수 있고 온 우주가 그런 나를 응원하고 온 우주법칙이 그런 마음을 응원한다.
개인적인 경험으론, 이런 책을 읽고 파울로 코엘료 의 '연금술사' 를 읽으면 구절구절들이 마음에 확 꽂힌다. 희망을 믿게 되고 긍정적이 되고 기분이 좋아진다. 뭐든 될 것 같다. 사실 인생은 뭐가 되도 되는 것인데 아무것도 안되는 인생이란 없는 것인데 그 사실이 새삼스럽게 확 마음을 울린다.
마음이 힘들때 의지할 사람이 없다고 여겨질 때 내 가치를 나도 모르게 평가절하하고 있을 때 읽으면 도움이 될 책이다. 나를 사랑하자. 그리고 나 아닌 모든 것들도 사랑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