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나는 조그마한 일에만 분개하는가 / 저 왕궁 대신에 왕궁의 음탕 대신에 / 50원짜리 갈비가 기름덩어리만 나왔다고 분개하고 / 옹졸하게 분개하고 설렁탕집 돼지 같은 주인년한테 욕을 하고 / 옹졸하게 욕을 하고 // 한번 정정당당하게 / 붙잡혀간 소설가를 위해서 / 언론의 자유를 요구하고 월남파병에 반대하는 / 자유를 이행하지 못하고 / 20원을 받으러 세 번씩 네 번씩 / 찾아오는 야경꾼들만 증오하고 있는가

김수영 [어느 날 고궁을 나오면서] 중에서


조국 전 장관 일가에게 느꼈던 분노가
윤석열 정권 앞에선 꺽이는 것인가?

왜 거악에는 분노할 줄 모르고, 불의를 보면 참고 제 불이익에만 민감하고 사소한 악에만 분노하는 것인가?


모래야 나는 얼마큼 적으냐
바람아 먼지야 풀아 나는 얼마큼 적으냐
정말 얼마큼 적으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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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대 국회 개원 첫날이던 2004년 5월31일, 민주노동당 소속 초선 의원(10명)들이 국회에 등원했다. 소감을 묻는 질문에 노회찬(1956~2018)이 대답했다

“당사에서 여기까지 걸어오는 데는 5분밖에 걸리지 않았지만, 우리 서민들 노동자 농민 대표가 여기까지 오는 데 사실 50년이 걸렸어요.”

‘진보정당’이 국회에 입성한 것은 1960년 4월혁명 직후 치러진 총선 이후 44년 만에 처음이었다.

노회찬은 이날을 자기 인생에서 가장 화려한 날이었다고 말하곤 했다.



‘혁명가’ 노회찬은 미식가, 요리사, 첼로 연주자, 음악·예술 애호가 등 ‘낭만파’이기도 했다.

“그에게 세상은 점진적으로, 혹은 조건이 맞으면 혁명적으로 바꿔야 할 대상인 동시에 도처에 숨어 있는 삶의 즐거움과 기쁨을 찾아내 누릴 수 있는 공간이었다.



한국 사회가 한번도 대통령후보 노회찬을 경험하지 못한 채 그와 작별하고 말았다는
사실이 마음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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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23-07-17 17:4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그들의 국회 등원길 사진은
정말 비장해 보이네요.

그리고 너무 일찍 별이 되셔
서 아쉬울 따름입니다.

나와같다면 2023-07-17 17:56   좋아요 5 | URL
역사의 어느 순간을 기록하는 사진
유난히 마음이 많이 가는 사진들이 있죠.. 정말 비장함이 느껴지네요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괴로워하던 사람, 노회찬

그가 그립습니다
 

천 권의 책을 읽었다
많은 날들이 지났고
그 안엔 수고와 인내와 진통이 있었다
이 순간을 기록하고 싶다

책을 읽고 적어놓은 글의 제목들을 남겨본다

- 충분히 선량한 우리 대다수는 ‘악惡‘을 이겨낼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

- 타인에게 열려있는 통각이 마비돼 있거나
미 발달된 이들이 하는 정치는 우리를 고통스럽게 한다

- 그래서 특정 작가를 좋아하는 것은 개인의 취향이 아니라 정치적 선택이다

- 전두환은 민주주의의 아버지라는 개소리에 대하여

- 이야기는 치유의 열쇠를 지니고 다니다가 진실로 듣는 이를 만나면 그 앞에 치유의 열쇠를 떨어트려 준다

- I am my brother‘s keeper

- 니가 있다는 걸 내가 알아. 그리고 내가 널 알게 되었다는 걸 너도 알지

- 내가 살고 있는 세상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채 눈을 감고 걷고 싶지는 않다

- 왜 정작 빈자는 선거때마다 자기 계급을 부정하고 보수정당을 지지하는가

- 책이 몸을 통과하면 고통을 해석하는 힘이 생긴다

- 비정의 시대를 미약한 당신과 내가 더불어 산다는것

- 우리가 얻은 민주주의는 얼마큼의 대가를 치러야 온전히 누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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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3-07-14 18: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서재 멋지네요!
근데 작은 자살이라뇨ᆢ?ㅠ

나와같다면 2023-07-14 18:18   좋아요 2 | URL
서재는 제가 제일 좋아하는 공간입니다^^

˝독서는 내게 여흥이고 휴식이고 위로고 내 작은 자살이에요. 세상이 못 견디겠으면 책을 들고 쪼그려 눕죠. 그건 내가 모든 걸 잊고 떠날 수 있게 해 주는 작은 우주선이에요.” 
- 수전 손택

저는 책을 펼쳐 들고 죽었다가,
책을 덮으며 부활합니다..

stella.K 2023-07-14 18:17   좋아요 1 | URL
오, 그뜻이군요. 쫌 멋있는데요?^^

청아 2023-07-14 19:1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제목을 어쩜 저렇게 지으셨나 감탄했는데 손택의 말이었군요^^
독서모임도 할 수 있을듯한 훌륭한 서재네요.ㅎㅎ

어려운 시기지만 함께 이겨낼 수 있기를 바랍니다.

나와같다면 2023-07-14 20:00   좋아요 2 | URL
손택의 말은 책에 빠졌던 사람이라면 어느 정도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있을거예요^^

턴테이블도 있으니 커피 한잔과 함께 독서모임 하기도 좋은 곳이죠

감사합니다 🙏

북다이제스터 2023-07-14 19:1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축하합니다.
저도 몇 년 전 개인적으로 책 천 권 읽은 기념 글을 올렸습니다. 깊이 공감합니다, 그 느낌. ^^
전 다음 글귀를 좋아합니다.

“내게 오라, 너희 편하고 영민하며 수줍어하는 책들이여!” - 니체

나와같다면 2023-07-14 20:01   좋아요 2 | URL
이 감정을 공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내게 오라, 너희 편하고 영민하며 수줍어하는 책들이여!˝ 이 글귀도 마음에 닿는데요..

페넬로페 2023-07-14 20: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천권 읽기!
와, 축하드려요~~
그 책을 읽은 시간만큼의 노력와 추억, 생각이 쌓여 있을 것 같아요.
서재, 완전 좋습니다^^
수전 손택의 말도 완전 공감해요**

나와같다면 2023-07-14 20:59   좋아요 2 | URL
오랜 기간동안 이룬 결과라 뭉클했습니다. 페넬로페님 축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그 동안의 수고. 인내. 고통. 쾌락이 지금의 저 안에 있겠죠^^

han22598 2023-07-15 08: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우! 짝짝짝! 대단하십니다!

나와같다면 2023-07-15 11:21   좋아요 1 | URL
같이 기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페크pek0501 2023-07-15 1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짝짝짝!!!
천 권의 달성을 진심 축하드립니다.
서재도 멋지고 책도 멋지고 책 읽은 이도 멋지고... 아! 멋진 날입니다.^^

나와같다면 2023-07-15 15:57   좋아요 2 | URL
감사합니다 🙏
천 권을 읽는 동안 느꼈던 희열. 감동. 고통. 인내. 쾌락. 노력이 다 귀한 경험으로 기억되네요
멋진 날입니다 ❤️

가필드 2023-07-15 16: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천권 대단하십니다 축하드려요 ^^👏👏👏

나와같다면 2023-07-15 18:13   좋아요 1 | URL
축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제 자신이 대견합니다ㅋ

잉크냄새 2023-07-15 17: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천권의 독서 축하드립니다.
그럼 이천권에서 또 뵙죠.

나와같다면 2023-07-15 18:14   좋아요 1 | URL
감사드립니다. 건강하게 계속 잘 읽어가기를 소망합니다.
함께 합시다🧡

scott 2023-07-17 16: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나와 같다님의 서재 원목 테이블에 눈을 뗄 수가 없습니다 천권의 독서마치신 나와 같다님 든든한 지식의 양식을 듬뿍 ^^ 눈 건강 잘 챙기세요 ^^

나와같다면 2023-07-17 16:58   좋아요 2 | URL
수 년간 벼르다가 큰 맘먹고 장만한 원목 테이블이예요^^
좋게 봐주시니 감사합니다 🙏
문뜩 이런 생각을 했어요. 내가 또 천 권의 책을 읽을 수 있을까? 대답은 의문이였지만, 항상 위안과 자극이 되는 책과 함께 하려구요..
scott님 고맙습니다

고양이라디오 2023-08-01 20: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나와같다면님 천권독서 축하드립니다^^ 서재 너무 이쁘고 원목테이블 너무 부럽습니다ㅎㅎ

나와같다면 2023-08-01 23:00   좋아요 1 | URL
고양이라디오님이 축하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서재는 제가 제일 좋아하는 공간이예요.
앞으로의 독서의 길도 함께 합시다!
 

구월동 살던 황광우 선배가 어느 날 저에게 신부름을 시켰어요. 주안 어디 어디 가면
‘이마 넓고, 농촌스럽게‘ 생긴 사람이 있을건데, 그 사람에게 물건 건네줘라,
이게 끝인 거예요. 길거리에서 만나는데 그렇게만 얘기하면 어떻게 찾느냐고 했더니, 걱정 말고 가라고 했어요. 제 걱정은 기우였어요. 딱 보니까 알겠더라구요.

시커먼 얼굴. 낡을 대로 낡은 점퍼, 도시 지식인 냄새라고는 전혀 없던 모습이 지금도 안 잊힙니다. 그때가 86년 이었죠 (홍승기, 인민 노련 활동가)

노동운동가 노회찬은 만났던 사람들이
말하는 그에 대한 인상이다

노동자들에게 친숙한 외모, 꿰맨 점퍼 패션, 말이 없지만 필요할 때는 정확하고 간결하고 쉽게 얘기해주는 사람, 무엇을 물어보더라도 대답이 막힌 적이 없는 사람, 많은 사람이 공통적으로 기억하는 노동운동가 노회찬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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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은 지금도 진실이 무엇인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 목소리는 절제되어야 하고, 정보가 지식으로 바뀌기 위해서는 인간의 손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옥석을 구분하고, 시시한 것과 중요한 것을 가려내는 아이디어는 초창기부터 오늘날까지 ‘타임‘에 생명력을 불어넣은 가치이다

‘타임‘의 임무는 뉴스 중에서 ‘무엇‘을 전하는 것이 아니었으며, 지금도 여전히 아니다.
‘어떻게‘ ‘왜‘ 를 파고 드는 것이 임무이다

이 책은 ‘타임‘이 역사를 기록한 것만이 아니라 역사를 만들기도 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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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23-07-04 23: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타임> 표지를 장식한 인물
들을 사진들을 보다가 문득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라이프>가 생각났습니다.

나와같다면 2023-07-04 23:26   좋아요 1 | URL
<라이프>는 이젠 전설이 되었네요
포토 저널리즘 분야를 개척한 <라이프>
우리가 아직도 기억하는 사진이 많이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