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년 전 시청 앞 광장에서 그들을 마주쳤다

태극기를 감싸고 ‘계엄령을 선포하라!‘는 구호를 외치는 그들을 보며 내안에 분노와 경멸과 조롱이 휘몰아쳤다

이 감정은 나를 상하게 했다..

왜 저들은 저렇게 지독하고 광기어린 사랑을 마음에 품게 되었을까?

이 영화는 그들을 비웃지도, 비난하지도, 우스개로 만들지도 않는다

한국 현대사에 그 뿌리가 너무 깊어 그늘이 짙은 박정희 신화를 그저 담담하게 바라본다

마냥 행복한 어린 영애 시절
부모를 잃고 집을 떠난 영애
다시 대통령으로 집에 돌아온 그녀
탄핵으로 집을 떠나는 박근혜 전 대통령

이 장면들이 겹쳐지면서
‘즐거운 나의 집‘이 나즈막히 흐른다

즐거운 곳에서는 날 오라 하여도
내 쉴 곳은 작은 집 내 집뿐이리

기괴하고 무서웠다

대한민국은 우리 아버지가 만든 ‘나의 나라‘였고
이 나라 국민은 아버지가 궁휼히 여긴 ‘나의 국민‘이고
물론 청와대는 ‘나의 집‘이고
그리고 대통령은 바로 ‘가업‘이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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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7-10-30 18: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지난 주 토요일에 버스 타고 집에 가는 길이었어요. 박근혜 석방 집회 행진 때문에 차로가 막혀서 5분 동안 버스 창문으로 그걸 지켜봤는데 정말 힘들었어요. 5분이 정말 길게 느껴졌습니다.

나와같다면 2017-10-30 22:39   좋아요 1 | URL
그 힘든 감정 이해해요

조금이라도 객관적으로 그들을 이해하고 싶어서 이 영화를 봤는데, 그 간극이 너무나 깊어서 이해하기는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냥 내 안의 분노가 좀 잠잠해지기를..

2017-10-30 19: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나와같다면 2017-10-30 22:40   좋아요 2 | URL
영화 보는 내내, 김재규 평전 <바람없는 천지에 꽃이 피겠나>가 머리속에 가득했어요..

겨울호랑이 2017-10-30 21:1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애국심이라는 말로 자신의 사심을 채운 이들이 더이상 나오지 말아야겠지요...

나와같다면 2017-10-30 22:45   좋아요 2 | URL
제일 마음 아픈것은 애국심. 반공. 안보.. 라는 이름아래 흘려진 ‘수 많은 피들‘
왜 피에 복수를 사용하는지 겨울호랑이님은 아시죠..?

오늘 김주혁 사고 뉴스를 늦은 가을밤 전해듣고 마음이 아프고 쓸쓸하네요..

겨울호랑이 2017-10-30 22:47   좋아요 2 | URL
네... 젊은 분이 안타깝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transient-guest 2017-10-31 01:3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들이 이젠 이해할 대상이 아니라고 생가합니다. 박형준같은 사람들이 ‘보수‘와 ‘합리적보수‘란 수식을 즐겨쓰는데 실제로는 ‘합리적보수‘란 건 따로 분리할 수 없다고 봅니다. 그저 보수가 있고 수구가 있는거죠. 세뇌가 된 사람은 다시 돌리기 힘들어요; 사실 죄를 묻기도 어렵구요. 단 이들을 세뇌한 사람들, 이들로 이익을 보려는 사람들은 철저한 단죄의 대상입니다.

나와같다면 2017-10-31 09:54   좋아요 2 | URL
저는 ‘바른정당‘이 나왔을때 그들이 정말 따뜻하고, 품격있는 보수가 되기를 바랬는데..
얼마나 어이없는 기대였는지.. 사람이 변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다시 한번 깨달았습니다

예, 자신의 이익을 위해 국민을 세뇌하고, 이용한 사람들이 죄값을 받기원합니다

transient-guest 2017-10-31 10:06   좋아요 1 | URL
결국 자유당-친박 바른당- 친이 정도로 단순화 되죠 물론 그들 중 소수지만 괜찮은 사람들도 있지만요 당리당론도 있으니 어렵겠죠

2017-11-14 10: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1-14 16: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보빠 2017-11-18 21: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영화보니 박근혜씨 젊었을땐 예쁘네요

2017-11-21 23: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1-23 19: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1-24 00:45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