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가 가라앉고 한 사람도 건져내지 않았다. 바닷물을 다 들이마셔서라도 갇힌 아이들을 구하고 싶었던 부모들의 마음으로 울며 지새우던 그 시간. 거짓이 거짓을, 부패가 부패를, 기만이 기만을 덮는 시간들이 끝나지 않는 악몽처럼 이어졌다.
사람들이 서로의 스펙을 묻고, 진열하고, 서열화하는 것은 사람 볼 줄 아는 능력을 상실해가기 때문이다.
사람 눈빛과 낯빛 보면 대충 알고, 몇 번 말 붙여보면 더 또렷이 느낀다.
글 쓰는 것, 사람 대하는 것을 보면 더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물론 이러한 직관을 가지려면 자신과 자신의 삶에 대한 믿음이 필요하다.
그와 그 친구들은 하나같이 자신이 속한 계급의 치부를 알고 싶어 하지 않았고, 다른 세상을 궁금해하지 않았다. 그랬다가는 누리던 모든 것들을 마음 편히 누릴 수 없다는 걸 본능적으로 알았는지 모른다.
기쁨을 주는 타자와 연대하라
우린 울고 있지만 패자가 아니다. 진실의 편에 서 있으니까
다시는 아무도 무릎 꿇는 일이 없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