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인생은 슬퍼라. 최고의 대목이 제일 처음에 오고 최악의 대목이 맨 끝에 오는구나. 작가 마크 트웨인의 탄식입니다. 과연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흔히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시기라고들 하는 유년기에는 너무 어려서 그 행복을 모르고, 이제 인생을 알 만하다 싶은 나이가 되면 우리는 이미 늙고 병든 노인이 되어 있으니까요. 그런데 [위대한 개츠비]의 작가 스콧피츠제럴드가 이런 생각을 했나봅니다. ‘그러가? 그 순서를 뒤집어보면 어떨까. 거꾸로 살면 인생은 행복해지는가?‘ 과연 소설가다운 반문입니다. 그래서 그는 소설을 통혀 모의실험을 해보기로 작정하고, 시간을 거꾸로 사는 한 사내의 이야기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간다]를 썼습니다. 주인공 벤자민 버튼은 노인으로 태어나 점점 젊어져서 마침내 갓난아이가 되어 죽습니다.

과연 거꾸로 사는 삶은 그렇지 않은 삶에 비해 행복한가 불행한가? 확실한 것은 거꾸로 사는 삶도 특별히 행복해 보이지는 않는다는 겁니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 시간이 어떤 방향으로 흐르건, 그건이 한 생이 함유하고 있는 기쁨과 슬픔의 배합 비율을 바꾸지는 못할 겁니다. 중요한건 시간이 ‘흐르는‘ 방식이 아니라 시간을 ‘사는‘ 방식이겠지요.
시간이 어떻게 흐르건, 우리 모두 벤자민이고 우리는 모두 벤자민이 아닙니다. 그러니 무슨 상관이람. 그저 열심히 사는 수밖에.

p33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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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 2023-03-02 14:4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브레드 피트의 영화로만 봤던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가
스콧 피츠제럴드의 소설이군요!
오늘에사 알게 되었습니다~~
<시간을 사는 방식>,
너무 좋은데요^^
그러니 오늘도 열심히 사는 수 밖에요**

나와같다면 2023-03-02 16:34   좋아요 4 | URL
영화가 좋아서 소설을 찾아 읽었던 기억이..

세상에서 제일 나쁜 것이 처음으로 오고 제일 좋은 것이 맨끝에 온다면 과연 행복할까? 이런 의문을 가진 적이 있잖아요..

설령 거꾸로 흐른다해도, 시간은, 그리고 삶은 여전히 흐른다는.. 그러니 우리는 열심히 살아낼 수 밖에..

scott 2023-03-02 16: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이영화 무진장 좋아해서 수도 없이 봤습니다 원작 보다 더 뛰어났던 시나리오 영상 음악 모두 훌륭! ^^

나와같다면 2023-03-02 16:56   좋아요 1 | URL
정말 깊은 울림을 주었던 영화였어요. 내 삶을 돌아보며 곰곰 곱씹게 만드는 영화.

우리의 삶은 기회로 결정된다. 놓쳐버린 기회에 의해서도.

나와같다면 2023-03-02 16:57   좋아요 1 | URL
영상미도 뛰어났던 영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