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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 카네기 성공대화론 데일 카네기 초판 완역본 시리즈
데일 카네기 지음, 임상훈 옮김 / 현대지성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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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잘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경험을 통해서 알 수 있었다. 보육교사 과정을 공부하면서 마지막 날 3분 스피치를 할 때 많이 떨었었다. 이것은 평소 연습을 통해서 대중 앞에서 말을 잘 할 수 있을 것이다. [데일 카네기 성공대화론]의 각 장 말미에 목소리 훈련코너가 구성되었다. 중요한 회의나 발표, 대화를 앞두고 떨리고 불안한 마음이 스며든다면 이 책으로 자신감을 키워보자.

 

역사상 가장 뛰어난 투자가이자 기업가인 워런 버핏, 명료한 스피치로 전 세계적인 주목과 지지를 받은 오바마 등 걸출한 인물들이 뽑은 말하기 구루인 데일 카네기는 평범한 사람들의 말하기 실력 향상을 위해 이 책을 집필했다. 책에는 단편적이고 지엽적인 대화 원칙을 넘어 성공하는 말하기의 근본적이고 구체적인 해법을 제시한다. 말하기의 두려움을 몰아내는 법부터 소재 찾는 법, 연설의 구성, 연단에서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 청중을 행동하게 만드는 법, 시작과 마무리 짓는 법까지 말하기의 거의 모든 것을 아우르며 필승의 말하기 공식을 내놓는다.

 

자신감과 용기를 갖추고 다른 사람 앞에서 명확하게 생각하며 침착하게 말하기는 흔히 생각하는 것보다 10분의 1만큼도 어렵지 않다. 잘하고 싶다는 의지가 있는 사람이라면 마치 골프 실력을 키워가듯 잠재 능력을 개발할 수 있다. 그러므로 가장 중요한 것은 연습이다. 두려움은 확신이 없어서 생긴다. 이는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성공적인 경험을 계속해서 쌓아가라. 두려움은 어느새 사라질 것이다.

 

카네기는 두려움을 극복하고 용기를 갖는 것을 성공하는 말하기의 핵심 비결로 꼽는다. 윌리엄 제닝스 브라이언, 율리시스 그랜트, 루스벨트, 찰리 채플린, 링컨 등 연단에서 빛을 발한 위대한 인물들도 처음 말을 꺼낼 땐 두려움에 떨었다는 사실을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상기시키며, 자신감을 지니기 위해서는 성공 경험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 그의 강의에서는 수강생 모두에게 발표 기회를 준 것으로 유명하다.

 

훌륭한 연설자는 메모하라는 조언을 받았다. 다양한 아이디어와 사례를 종잇조각에 적어 그것들을 가지고 놀아라. 게임처럼 하면 되는데 이 종잇조각들을 서로 관계 있는 것끼리 모아서 중심이 되는 종잇조각 뭉치는 말하고자 하는 이야기의 주제가 된다고 한다. 심리학자 칼 시쇼어 교수가 말하는 기억의 자연법칙이 있는데 인상, 반복, 연상이다. 모든 기억체계는 이 세 가지에 기반한다. 기억하고 싶은 사물의 인상을 깊이, 생생하게, 지속적으로 마음에 새기는 것이다.

 

목근육 신경이 경직되면 목소리가 거칠어지고, 쉬게 되고, 피로해지며 심지어 통증을 느낀다. 교사와 목사 그리고 강연자들에게 이런 문제가 자주 나타난다. 반면 사업상 몇 달간 매일같이 쉬지 않고 말을 많이 해도 전혀 목이 아프지 않은 사람이 있다. 대중연설을 하는 사람에게는 왜 이런 증상이 나타날까? 한마디로 말하면 긴장 때문이다.

 

심리학자가 많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옷차림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한 설문 조사를 했다. 모든 사람이 옷을 잘 차려입고 단정한 몸가짐을 할 때 그 사실을 자기 자신도 알고 있을 때, 설명하기는 힘들지만 분명하고 실재적인 효과를 느꼈다고 대답했다. 단정한 옷차림으로 인해 자신감이 생기고 자존감도 더 높아진다는 것이다.

 

연단에서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이 있는데 피곤하면 연설하지 말아야하고 쉬거나 회복하고 에너지를 저장하라고 한다. 조금만 먹어라. 책을 통해 제스처를 배우려 들지 마라. 당신이 충동으로부터 제스처가 자연스럽게 나오게 하라. 즉흥성, 생명력, 자유분방함이야말로 제스처 구사에서 절대 없어서는 안 되는 요소들이다. 억지로 배워 익힌 우아함은 영향력이 미미하다.

 

사람들이 대화를 잘하지 못하는 이유는 자기가 관심 있어 하는 이야기만 하려 들기 때문이다. 그것은 다른 사람들에게는 정말이지 지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다른 사람이 이야기를 주도하게 만들고 그의 관심사, 사업, 골프 성적, 성공, 혹은 자녀에 대해 이야기하게 하라. 열심히 귀 기울여 들으라. 그러면 그들은 상당히 기뻐할 것이다. 그 결과 대화를 잘하는 사람이 된다.

 

사람의 관심을 사로잡는 일은 그만큼 어려운 일이라 섬세한 감정을 필요로 한다. 기억하라. 관심은 전염된다. 화자가 기분이 좋지 않으면 청중도 그 사실을 느낀다. 이 책은 교육 수준과는 아무 상관 없이 사람은 구체적이면서도 명확하게 말한다면 누구나 말을 잘할 수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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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기의 감각 - 삶의 감각을 깨우는 글쓰기 수업
앤 라모트 지음, 최재경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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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기의 감각]은 미국의 수많은 작가 지망생에게 필독서이자 위로와 용기를 북돋는 인생 책으로 꼽힌다. 이 책은 저자가 오랫동안 글쓰기 수업을 진행하며 학생들에게 들려준 이야기와 자전적 이야기를 토대로 썼다. 책을 읽은 후 나에게 쓰기의 감각이 생긴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저자는 책을 읽는 부모 밑에서 성장했고, 아버지는 집중하는 법을 가르쳤다. 아버지의 학생들은 샌 쿠엔틴 감옥의 창작 교실에 참여한 수감자들이었다. 아이였을 때 수감자(학생)들과 매일 조금씩이라도 종이에 쓰도록 가르쳤다. 또한 신문에 실린 아버지의 책에 대한 비평들을 읽으면서 자랐고 모든 것은 나중에 작가가 되고 싶다는 욕구를 불어넣기 시작했다. 매일 책을 읽을 수 있었던 저자의 어린 시절이 부럽다.

 

글을 쓰려고 책상에 앉아 있다 보면, 때로는 골치가 아프거나 지겨울 때도 있고, 역량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는 날도 있지만 그럴 수 없는 날도 있다. 성공한 작가들은 결코 이토록 지겹고 절망스러운 시간들을 겪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면 그것도 환상이다.

 

훌륭한 작가가 되기 위해 기본적으로 많은 글을 써야 하겠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쓰고 있는 주제에 그만큼 깊이 몰입하는 일도 필요하다. 꼭 복잡한 윤리 철학을 견지해야 할 필요는 없지만, 작가는 언제나 어느 정도의 해결책을 제시해야 하고, 인생에 대해 조금이라도 이해하고 느낀 바를 전달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매일 조금씩 글 쓰는 요령이 늘어 가면서, 캐릭터들이 인간 드라마를 연출하기를 원하기에 이르는데, 그 변화는 거의 자연 발생적인 것처럼 보인다고 한다. 뛰어난 소설을 읽을 때, 우리는 한쪽 눈은 영웅이나 선한 인물에게 두고, 다른 한쪽 눈으로는 멍하니 나쁜 인물을 바라본다. 아마 후자가 훨씬 더 재미있기 때문일 것이다. 플롯이 이 모든 캐릭터와 독자들을 컴컴한 숲속으로 끌고 들어가면, 우리는 거기서 모든 고난을 헤치고 그 플롯이라는 나침반으로 여자나 남자를 찾아낸다.

 

글쓰기는 결국 자신을 믿도록 스스로 최면을 걸어서 어떤 식으로든 글을 쓴 다음, 최면에서 깨어난 후 그 글을 냉정하게 검토하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거기에는 수많은 실수가 있을 것이므로, 많은 부분을 제거하고 또 새로운 내용을 그만큼 더 써넣어야 할 것이다. 저자의 친구 테리가 말하기를 글쓰기든 다른 일에서든 결정을 내려야 하는데 무엇을 선택해야 할지 도저히 알 수 없을 때는, 그냥 이걸 하든 저걸 하든 하라고, 이럴 때 벌어질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이라고 해봐야 내가 끔찍한 실수를 저질러 버렸다는 것 정도니까, 결정은 올바른 것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저자는 직접적이고 감정적인 방식으로 글을 쓰려고 노력하라고 한다. 너무 미묘하거나 애매모호하게 쓰지 말고, 쓰려는 소재나 과거에 대해 너무 두려움을 갖지 마라. 내가 남의 눈에 어떻게 보이고,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보는지에 너무 집착하느라 시간을 낭비하는 일을 두려워해야 한다. 글을 완성하지 못하는 일만 두려워하면 된다.

 

작가가 되려면 간혹 천진난만해져야 한다. 글쓰기는 고도의 세련미와 천진난만함의 결합이 필요하다. 그것은 정의가 아름답다는 믿음과 양심을 요구한다. 위대한 작품이 되기 위해서, 예술은 어딘가 지향점이 있어야 한다. 작가가 되는 것은 독자로서의 삶을 더욱 심오하게 바꾸어 놓을 수 있다. 사람들은 훨씬 더 깊이 있는 심미안과 집중력을 갖고 책을 읽게 된다. 글쓰기가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를 알고, 글을 쉽게 쓴 것처럼 보이게 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일인지를 알기 때문이다.

 

[쓰기의 감각]에서 저자는 유년 시절에 대해, 인생에서 열정적으로 세상에 흥미를 느꼈던 시절, 사물에 대해 깊은 감동을 느꼈을 때, 글을 써보라고 한다. 특히 유년 시절을 탐사하고 이해하는 일은 스스로에게 공감하는 능력을 줄 것이라고 강조하며 말한다.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뭐라도 쓰는 삶을 살게 된다. 나만의 글쓰기를 잘 할 수 있을까 고민하는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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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형의 신인류가 몰려온다 - 일생 최후의 10년을 최고의 시간으로 만드는
이시형 지음 / 특별한서재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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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 의사이자 뇌과학자이신 저자가 번역한 책 죽음의 수용소에서를 읽고 충격에 빠졌다. 그는 75세에 힐리언스 선마을을 건립 했다. 90세에도 현역에 있다는 것이 감동스럽고 존경할만하다. 초고령 사회만이 문제가 아니라 세계에서 제일 낮은 저출산 문제, 세계 최고의 자살률, 이런 문제를 생각하노라면 제대로 잠이 오지 않는다. 심각한 사회 문제가 이 글을 쓰게 된 이유라고 하였다.

 

신인류는 초고령 사회의 노인들이다. 우리가 걱정하는 초고령 노인에겐 롤 모델이 없다. 우리 누구도 장수하는 사람을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누구나 힘든 길을 걸어왔다. 수월하게 건너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건너지 않아도 되는 행운아도 있다. 슬기롭게 건널 수 있는 재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일찍부터 대비책을 잘 세워야 한다.

 

완전 공감하는 글이다. 식당 메뉴 글씨가 작은 것은 호텔 목욕탕이나 다름 없다. 담당 직원이 모두 젊어서 그렇다. 샴푸인지, 린스인지 알 수가 없다. 승강기 버튼 숫자가 하도 작아서 엉뚱한 층에 내린 적도 있다. 왜 젊은이들이 노인을 싫어할까? 우리가 얼마나 고생해서 오늘의 한국을 만들었는데 무슨 배은망덕한 소리냐고 한다. 그런데 싫어하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닌 머잖아 미워하는 시대가 온다고 말한다.

 

사노라면 언젠가는 만나게 되는 초고령 사회, 언제부터 시작해야 할까? 일찍 할수록 좋다. 늦어도 중년에 시작해야 한다. 청춘기를 지나 노년에 이르기까지의 중년기를 누구든 피할 수는 없으니 말이다.

 

저자가 쓴 책은 110권이 넘는다. 전공 분야가 사회정신의학이라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에 무관심할 수 없다. 5년마다 정해놓은 과제가 있는데 지금은 면역이 주제다. 병원 중환자실에서 괴로워하는 환자들을 보노라면 정말 힘들겠다는 상상만 할 뿐이지 직접 앓아보지 않고선 실제로 얼마나 힘들까 우리가 실감하긴 어렵다. 저자는 투병이라는 말이 마음에 안 든다고 말한다. 동물은 자신의 평균 수명대로 살다 죽지만 인간만이 원래 수명의 몇 배로 산다.

 

어느 작가의 말이 기억난다. ‘인생에서 딱 한 번밖에 없는 것이 죽음이다. 고로 한 번의 죽음이니 잘 죽어야 한다.’ 정년은 자영업에도 온다. 정년과 죽음, 이것은 누구에게나 오는데 비참하다 가혹하다, 불운이다, 그런 타령을 할 것이 아니라고 한다.

 

나이가 들면 늙는 것은 참으로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누구도 거절한다고 될 일이 아니다. 항노화가 아니고 순노화여야 한다. 사람들은 장수를 원하면서 늙음은 거부한다. 장수는 곧 노화다. 뒷방 구석에 처박혀 앉아 귀신같은 늙은이가 되는 것이 아니고 할 일을 찾아 바깥 공기를 마실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일을 가져야 한다고 한다. 그것이 존경받는 길이다.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이보다 중요한 치료제는 없다. 젊은이에게 꼰대 소리를 들어선 안 되고 함께 생활하는 시간이 많으면 서로에게 배울 점이 많아 좋다고 하였다.

 

재미있는 노년을 보내도록 하려면 자선단체에 말석이나마 앉아 사회에 진 빚을 내 형편대로 갚아야 한다. 공부를 해야 한다. 나이 들어서 교육을 통해 지적 수준을 높인다는 건 뇌의 활성도를 높여 사망률이 확실히 저하된다는 게 많은 연구 결과가 나와 있다. 초고령 신인류는 작은 일에도 쉽게 완전히 소진되는 번아웃 상태에 빠지기 쉽다. 기력도 체력도 다하는 것이다.

 

건강 수명을 늘리려면 무엇보다 내 발로 걸어 다닐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삶의 질이 무너진다. 가족도 힘들고 간병하는 경비가 여섯 배는 더 든다. 목욕 한번 시키려고 해도 사람이 셋은 필요하다. 저자가 운영하는 센터에 모든 건강 프로그램은 식후 가벼운 산책이나 운동을 권하고 있다.

 

한양대 이희수 교수의 사부곡은 품위 있게 떠나는 고인의 마지막 모습과 부모를 떠나보내는 자식의 모습이 우리 모두에게 좋은 귀감이 될 것 같아서 실은 글이라고 하였다. 책에는 매번 걷기를 열심히 권했는데, 그것만으로는 노쇠, 약화되어가는 근력을 키워낼 수가 없다. 근력 강화를 위해 근력 단련 프로그램을 만들어 실시하고 있는데, 70대 후반이 10년 젊어졌다고 놀라워했다. 결론은 장수의학연구가 사회 전반에 확산되어 건강한 고령자, 움직이는 역동적 고령 사회를 만들기 위한 종합적인 움직임이 필요하다고 한다.

 

이 책은 몇 살까지 살고 싶은가를 묻는 것이 아니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최후의 10년을 준비할 것을 역설한다. 초고령으로 가는 현실에서 노인뿐 아니라 젊은 세대도 읽고 미래를 대비해야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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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러티
콜린 후버 지음, 민지현 옮김 / 미래지향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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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이후, 미국 내 베스트셀러 작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콜린 후버의 책은 처음인데 [베러티]는 로맨스 장르의 심리 스릴러로 긴장감에 소름이 돋을 때도 있었다.

 

주인공 로웬 애슐레이는 출판사와 미팅이 있다는 말을 전 남친이기도 한 에이전트 코리의 연락을 받는다. 장소를 가던 중 교통사고를 목격하고 피가 옷에 튀는 바람에 미지의 남자 도움을 받는다. 로웬은 무명작가로 어머니의 오랜 병간호로 글을 쓰지 못해서 재정적 위기륾 맞게 되었다. 교통사고를 당한 유명 작가 베러티의 시리즈 소설을 마무리 해달라는 부탁과 함께 거액을 제시 받는다. 미지의 남자는 베러티의 남편 제러미였다. 제러미는 쌍둥이 두 딸을 잃었고 아내 베러티는 교통사고를 당한 것이다. 베러티는 우리가 만성 애도자라고 했다. 만성적인 비극을 앓아야 한다고 말이야. 한 가지 비극을 겪고 나면 또 다른 비극이 이어지는 것이라고 했다.

 

로웬은 베러티 소설을 읽어 본 적이 없어서 첫 번째 소설을 오디오북으로 들었고 자료를 모으기 위해 제러미 집에 며칠간 머물게 되었다. 베러티가 10년 넘는 기간 동안 모아놓은 메모와 개요들을 봐야 한다. 그녀의 저택에 도착하니 베러티를 돌보는 전임 간호사가 있고 크루라는 아들이 있었다. 로웬이 이어가야 할 시리즈도 책장에 꽂혀 있었고 총 9권으로 기획된 소설이었다. 6권이 출간되었고, 3권이 더 나와야 한다. 제목은 <고귀한 미덕>이었으며 권마다 각기 다른 미덕을 주제로 삼고 있다. 로웬이 써야 할 세 가지 덕목은 용기, 진실, 명예였다.

 

우연히 미완성 자서전 그대로 이루어지기를을 발견하게 된다. 베러티가 제러미를 만났던 첫 만남부터 시작하는 글이었다. 로웬은 자서전을 틈틈이 읽어 나가면서 심경의 변화를 일으키고 부부의 은밀한 관계까지 알게 되면서 두 딸을 잃고 힘들었을 제러미에게 연민을 느끼게 된다. 딸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더 알아보고 싶은 마음과 가능한 한 빨리 이 집에서 나가야 한다는 생각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었다. 다섯 살인 아들 크루가 하는 말도 이상하게 들린다. 제러미에게 점점 끌리고 있는 마음을 얼마나 더 오래 부정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녀의 시리즈를 모두 읽고 나니, 그녀의 스릴러 소설들이 그렇게 인기 있는 이유가 악당의 관점에서 쓰였기 때문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로웬은 어릴 때부터 몽유병을 앓고 있었다. 어머니는 심각하게 걱정을 했었는데 그것은 병이 아니라고 제러미가 위로를 해주었다. 자서전을 읽으면서 질투가 나기 시작했고, 서른두 살 생일이 되던 날 그의 생일 축하를 받는다. 만난 지 2주밖에 안 된 남자 제러미를 사랑하게 되다니 베러티가 못해 준 것을 해주고 싶다고 생각하는 로웬 이대로 괜찮을까.

 

베러티가 식물인간처럼 누워 있는 것을 보고 로웬은 모진 소리일지는 모르지만, 차라리 사고를 당했을 때 살아나지 못했더라면 모두에겐 더 낫지 않았을까. 어머니를 돌보며 지냈던 마지막 몇 달을 떠올리게 했다. 읽지 않는 게 도리라는 걸 잘 알고 있으면서 그녀의 자서전을 읽은 로웬의 생각은 베러티는 사이코패스가 아닌가 생각한다. 검색을 해보면 사이코패스는 사랑에 빠지지가 어려운데 베러티는 제러미만 좋아하고 그녀의 자녀들은 걸림돌처럼 생각하는 인물로 묘사가 된다. 만약 그것이 당신의 뜻이라면..그대로 이루어지기를. 자서전 마지막 글이 마음에 걸렸는데 잘 마무리되나 싶다가 꼭 그렇게까지 했어야 했나 마음이 무거웠다. 로웬은 아무도 몰라야 하는 진실을 가지고 살아가게 되었다. 베러티의 자서전을 읽는 로웬의 속마음이 섬뜩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 소설의 반전은 그날의 기억들이 거짓일까?라는 의문을 갖게 되는 것이다.

 

[베러티]는 로맨스 스릴러로 가독성이 좋다. 하지만 생각하면 할수록 머리가 아파 오는 것은 어쩔 수가 없는 것인가. 작가는 현실과 작품 속의 세계를 분리해서 생각할 수 있는 사람들이고, 어떤 면에서는 동시에 두 개의 세계에 산다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독자들의 입소문을 타고 아마존 차트 역주행하고 출간하는 책마다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목록에 오를만하다. 독서하기 좋은 계절에 로맨스 스릴러 베러티의 마력에 빠져들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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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어디로 가니 - 식민지 교실에 울려퍼지던 풍금 소리 한국인 이야기
이어령 지음 / 파람북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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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령의 한국인 이야기 시리즈 완결편으로 [너 어디로 가니]가 출간되었다. 이 책은 [너 누구니], [너 어떻게 살래] 이어 세 번째로 읽어보는 책이다. 한국의 대표 지성, 이어령 선생님은 일제 강점기의 어두운 트라우마를 떨치고 한국과 동아시아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였다.

 

저자가 학교에 들어간 것은 1940년이었는데 다음해 3월에 국민학교령이 공포되었다. 동시에 조선총독부에서는 민족교육금지령을 내렸다. 해방이 된 뒤에도 국민학교라는 말을 그대로 썼다가 김영삼 정부가 들어서고 난 뒤 1996년이 되어서야 초등학교로 바뀌었다.

 

일제는 어떻게 어린이들을 교육시키고자 했을까. 조선인에게는 보통교육과 실업교육이 중심이었다. 보통학교의 경우 조선어와 한문시간이 1주에 5~6시간이었지만, 일본어는 배가 많은 10시간이었다. 고등보통학교 역시 조선어와 한문은 3시간, 일본어는 7시간이었다. 교실에서 세계에서 첫째가는 국기가 히노마루(일장기)’라고 가르쳤다. 일본이 한국을 강점했던 식민지 시절이어서 국기는 우러러보는 것이고 높은 곳에서 압도하는 것이었다.

 

서울에 다녀오신 아버지가 사다 주신 란도셀. 무명천으로 만든 친구들의 책보는 김칫국물이 줄줄 새는 것이었지만 저자에게는 말끔한 란도셀이 있었다. 란도셀이 뭔지 검색을 해보니 일본에서 초등학생들이 메고 다니는 책가방이라고 한다. 재질이 단단하여 어린아이가 메고 다니기에 무거웠을 것 같다.

 

상자와 보자기는 서양인과 동양인의 사고방식을 비교할 수 있는 원형이 될 수 있다. 서양 사람들은 가방을 들고 다니고 한국인(동양인)들은 보자기를 메고 다닌다. 보자기는 싸는 물건의 크기와 모양새에 따라 달라진다. 싼 물건이 둥글면 보자기 모양새도 둥글어지고 네모난 걸 싸면 보지기 모양도 반듯해진다.

 

동방의 아시아 사람들을 하나로 이어준 것은 총칼의 힘도 물질의 풍요도 아니었다. 세한삼우의 하나인 소나무다. 추위 속에서 따뜻한 정을 만들어 내는 것이 소나무지만 그 추위의 특성이나 차이에 따라 중국의 송, 한국의 솔, 일본의 마쓰가 제각기 다르다. 태어날 때는 솔잎을 매단 금줄을 띄우고 죽을 때에는 소나무의 칠성판에 눕는 것이 한국인의 일생이다. 풍상에 시달릴수록 그 수형은 아름다워지고 척박한 땅일수록 그높고 푸른 기상을 보여준다.

 

사람들은 한평생 같은 동화를 세 번 읽는다고 한다. 한 번은 어려서 어머니가 읽어주는 동화, 두 번째는 자기가 아이들에게 들려주려고 읽는 동화다. 세 번째는 늙어서 자기 자신의 추억을 위해서 다시 읽는 동화다. 그것은 파랑새이야기다. 교과서에 실린 <아카이 도리 고토리>속에 등장했다. 아동극 <파랑새> 등 어느 동화보다도 저자의 머릿속에 강렬하게 찍혀있다.

 

메이지유신 정부는 어린이들의 역할 모델로 니노미야 긴지로에 주목했고, 그를 근대 일본 어런이들이 본받아야 할 근면과 덕행의 이상으로 삼았다. 어릴 때 아버지를 여의고 홀어머니를 모시고 살며 동생들을 돌봤고 어머니마저 여의자 고아가 됐고, 동생들은 친척 집에 맡길 수밖에 없었고, 자신은 백부 밑으로 들어가서 주경야독의 삶을 시작했다는 것이다.

 

아버지를 수탉에 비유한 까닭은 암탉은 알이라도 낳지 수탉은 시간 맞춰 우는 것 외에 하는 일이 없다. 괜히 볏만 세우고 이러저리 똥폼만 재고 다닌다. 양계장에 가보면 병아리 감별사들이 하는 일은 암평아리 속에서 수평아리를 골라내는 일을 한다. 남아 선호사상이 득세한다지만, 한국 남자들의 신세도 수탉과 다를바가 없다.

 

예전에는 동네 이야깃거리를 가져오는 소금장수가 있었다. 요즘 미용실 같은 사랑방 역할을 했던 것 같다. 시대가 바뀌면 소금장수 이야기도 라디오와 TV의 전파를 타고 인터넷의 네트워크와 연결되고 그것이 <전설의 고향>이요, 인터넷 괴담이라고 하였다.

 

책의 마지막장에 천자문에서는 하늘이 검다고 했을까. ‘검다는 말 하나에 얽힌 동서양의 역사와 사상, 본문에서 미처 다 풀지 못한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 놓았다. 세상이 골백번 변해도 한국인에게는 꼬부랑 고개, 아리랑 고개 같은 이야기의 피가 가슴속에 흐른다고 했다. 한국인의 이야기 시리즈 인문학을 추천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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