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형의 신인류가 몰려온다 - 일생 최후의 10년을 최고의 시간으로 만드는
이시형 지음 / 특별한서재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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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 의사이자 뇌과학자이신 저자가 번역한 책 죽음의 수용소에서를 읽고 충격에 빠졌다. 그는 75세에 힐리언스 선마을을 건립 했다. 90세에도 현역에 있다는 것이 감동스럽고 존경할만하다. 초고령 사회만이 문제가 아니라 세계에서 제일 낮은 저출산 문제, 세계 최고의 자살률, 이런 문제를 생각하노라면 제대로 잠이 오지 않는다. 심각한 사회 문제가 이 글을 쓰게 된 이유라고 하였다.

 

신인류는 초고령 사회의 노인들이다. 우리가 걱정하는 초고령 노인에겐 롤 모델이 없다. 우리 누구도 장수하는 사람을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누구나 힘든 길을 걸어왔다. 수월하게 건너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건너지 않아도 되는 행운아도 있다. 슬기롭게 건널 수 있는 재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일찍부터 대비책을 잘 세워야 한다.

 

완전 공감하는 글이다. 식당 메뉴 글씨가 작은 것은 호텔 목욕탕이나 다름 없다. 담당 직원이 모두 젊어서 그렇다. 샴푸인지, 린스인지 알 수가 없다. 승강기 버튼 숫자가 하도 작아서 엉뚱한 층에 내린 적도 있다. 왜 젊은이들이 노인을 싫어할까? 우리가 얼마나 고생해서 오늘의 한국을 만들었는데 무슨 배은망덕한 소리냐고 한다. 그런데 싫어하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닌 머잖아 미워하는 시대가 온다고 말한다.

 

사노라면 언젠가는 만나게 되는 초고령 사회, 언제부터 시작해야 할까? 일찍 할수록 좋다. 늦어도 중년에 시작해야 한다. 청춘기를 지나 노년에 이르기까지의 중년기를 누구든 피할 수는 없으니 말이다.

 

저자가 쓴 책은 110권이 넘는다. 전공 분야가 사회정신의학이라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에 무관심할 수 없다. 5년마다 정해놓은 과제가 있는데 지금은 면역이 주제다. 병원 중환자실에서 괴로워하는 환자들을 보노라면 정말 힘들겠다는 상상만 할 뿐이지 직접 앓아보지 않고선 실제로 얼마나 힘들까 우리가 실감하긴 어렵다. 저자는 투병이라는 말이 마음에 안 든다고 말한다. 동물은 자신의 평균 수명대로 살다 죽지만 인간만이 원래 수명의 몇 배로 산다.

 

어느 작가의 말이 기억난다. ‘인생에서 딱 한 번밖에 없는 것이 죽음이다. 고로 한 번의 죽음이니 잘 죽어야 한다.’ 정년은 자영업에도 온다. 정년과 죽음, 이것은 누구에게나 오는데 비참하다 가혹하다, 불운이다, 그런 타령을 할 것이 아니라고 한다.

 

나이가 들면 늙는 것은 참으로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누구도 거절한다고 될 일이 아니다. 항노화가 아니고 순노화여야 한다. 사람들은 장수를 원하면서 늙음은 거부한다. 장수는 곧 노화다. 뒷방 구석에 처박혀 앉아 귀신같은 늙은이가 되는 것이 아니고 할 일을 찾아 바깥 공기를 마실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일을 가져야 한다고 한다. 그것이 존경받는 길이다.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이보다 중요한 치료제는 없다. 젊은이에게 꼰대 소리를 들어선 안 되고 함께 생활하는 시간이 많으면 서로에게 배울 점이 많아 좋다고 하였다.

 

재미있는 노년을 보내도록 하려면 자선단체에 말석이나마 앉아 사회에 진 빚을 내 형편대로 갚아야 한다. 공부를 해야 한다. 나이 들어서 교육을 통해 지적 수준을 높인다는 건 뇌의 활성도를 높여 사망률이 확실히 저하된다는 게 많은 연구 결과가 나와 있다. 초고령 신인류는 작은 일에도 쉽게 완전히 소진되는 번아웃 상태에 빠지기 쉽다. 기력도 체력도 다하는 것이다.

 

건강 수명을 늘리려면 무엇보다 내 발로 걸어 다닐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삶의 질이 무너진다. 가족도 힘들고 간병하는 경비가 여섯 배는 더 든다. 목욕 한번 시키려고 해도 사람이 셋은 필요하다. 저자가 운영하는 센터에 모든 건강 프로그램은 식후 가벼운 산책이나 운동을 권하고 있다.

 

한양대 이희수 교수의 사부곡은 품위 있게 떠나는 고인의 마지막 모습과 부모를 떠나보내는 자식의 모습이 우리 모두에게 좋은 귀감이 될 것 같아서 실은 글이라고 하였다. 책에는 매번 걷기를 열심히 권했는데, 그것만으로는 노쇠, 약화되어가는 근력을 키워낼 수가 없다. 근력 강화를 위해 근력 단련 프로그램을 만들어 실시하고 있는데, 70대 후반이 10년 젊어졌다고 놀라워했다. 결론은 장수의학연구가 사회 전반에 확산되어 건강한 고령자, 움직이는 역동적 고령 사회를 만들기 위한 종합적인 움직임이 필요하다고 한다.

 

이 책은 몇 살까지 살고 싶은가를 묻는 것이 아니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최후의 10년을 준비할 것을 역설한다. 초고령으로 가는 현실에서 노인뿐 아니라 젊은 세대도 읽고 미래를 대비해야 하는 책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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