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박물관 동심원 15
푸른동시 동인 지음, 임수진 그림 / 푸른책들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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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온 만큼 지혜가 생긴다면 나이가 들어도 덜 억울하겠죠. 하지만 나이를 먹을수록 속은 점점 좁아지고, 세상일은 자꾸 비꼬아지게 되고, 꼴보기 싫은 사람들만 한 둘 늘어나고... 삶이 팍팍하다고 여겨질 때 마음을 푸는 방법은 참 많아요. 어떤 사람은 술로 풀고, 또 다른 사람은 수다를 떨죠. 맛있는 걸 찾는 사람도 있고, 그냥 혼자서 한탄하면서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요. 동시를 읽어보면 어떨까요? 동시를 읽다보면 그나마 픽 웃으면서 세상 별 거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요. 아이들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면 화낼 일도 줄어들고, 아주 작은 것에서 행복을 찾을 수도 있죠. 별 거 아닌 일로 웃을 수도 있고요,

 

<별박물관>은 ' 푸른동시' 동인들의 작품을 수록해 놓은 동시집입니다. 편안하면서도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 나와요. 옆집과의 갈등, 나 혼자만의 고민들, 집에 있는 사소한 물건에 대한 추억, 그리운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 슬며시 웃게 해주는 글도 있고요. 찡해오는 감동을 느낄 수 있는 동시도 있습니다. 평소에 매일 겪으면서도 모르고 살았던 일들에 대해 다시 떠올려 볼 수도 있고요. 주변 사람들을 새롭고 따뜻한 눈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해준 글도 있어요. 늘 보고지내는 사람들에 대한 풋풋한 마음도 새로 생기고요.

 



작가 나이를 보니 1940년대 생부터 1970년대 생까지 다양하던데, 동시는 하나같이 맑고 고와요. 어른의 눈으로 세상을 보드랍게 바라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부러움이 넘칩니다. 어떤 동시는  살아온 연륜이 그대로 느껴지기도 했고요. 동동 거리면서 화내고, 급하게 몰아치며 사는 사람들에게 따뜻한 충고를 던져주는 듯한 글을 보면서 반성도 하게 됩니다. 무심코 넘긴 모습을 코믹하게 묘사해서 깔깔 웃게 해준 동시도 기억나네요.

 

우리 아빠 콧구멍에

거미가 살아요

 

가끔 다리 몇 개씩 콧구멍 밖으로

삐죽삐죽 내밀어요

 

아빠는

거미는 내쫓을 생각은 전혀 않고

하하하하 웃으시며

자꾸만 콧구멍 속으로

디밀어 넣어 줘요

 

우리 아빠 콧구멍에

다리 까만 거미

몇 마리나 살까요?

 

-『아빠 코털』 중에서 -

 

 

아랫집 할머니의 슝 뚫린 마음을 채워주는 이야기도 긴 여운을 남겨주네요. 층간소음 문제를 이렇게 귀엽게 묘사하면서 해결하다니, 한 수 배우고 싶어지네요. 자신의 잘못이나 실수를 남의 탓으로 돌리는 식구들을 표현한 동시도 재미있었어요. 저희 집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아서 살짝 찔렸고요. 별박물관이라고 불리는 산골 할아버지 댁에 꼭 한번 가보고 싶어요. 양말 빨랫감을 하나 더 늘렸다고 팔짱 끼고 당당해 하는 소녀의 이야기를 보면서 움찔 했어요. 아이를 만만하게 보면 절대 안되겠어요.

 

짧고 간단한 이야기지만, 그 안에는 세상 전부가 들어 있어요. 내 이야기, 이웃들의 이야기.  아이의 마음으로 세상을 살고 싶어요. 그렇게만 할 수 있다면, 지금보다 화도 덜 내고, 짜증도 덜 부리게 되겠죠. 앞만 보고 달려가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어요. 조금만 천천히 달리면서 주변을 돌아보면 의외로 재미있고 신기한 일들이 많다고 이야기 해주고 싶어집니다. 따뜻한 그림과 푸근한 이야기 덕분에 한번 더 웃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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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산과 지진 - 부글 부글 땅속의 비밀 야무진 과학씨 4
신현정.함석진 지음, 이경국 그림, 윤성효 감수 / 웅진주니어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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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뉴스에서 백두산 폭발에 대한 기사를 본 적 있어요. 유진이도 산이 폭발하면 근처에 사는 사람들은 어떻게 되는지 궁금해 했답니다. 만약 백두산이 폭발하면 그 영향은 우리가 살고 있는 곳까지 오지 않을까 싶어요. 그래서 두렵기도 하고요. 화산이 일어나는 곳, 지진이 일어나는 곳에 대해서 좀 더 자세히 알고 싶어졌어요. 우리나라도 지진 안전국가가 아니라고 하지요. 간간이 들려오는 지진소식은 불안함을 더해줍니다. 이웃나라 일본은 지진이 자주 일어나는 나라지요. 건물을 지을 때도 강한 지진에 견딜 있을 정도로 튼튼하게 설계해야 한다고 하네요.

 

지진이 일어나거나 화산이 폭발하면 엄청난 피해가 몰려와요. 사람의 목숨도 위태로워지고, 생활공간도 잃게 됩니다. 갑작스러운 충격에 모두가 혼란스러워지고 다시 회복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고요. 화산이 왜 일어나는지, 땅속에 어마어마한 힘이 숨겨져 있어서 그것이 밖으로 나올 수밖에 없는지, 자세히 알려주고 있어요. 그림과 함께 설명하고 있어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어요. 마그마가 땅속에서 자리잡게 되는 과정, 그것이 밖으로 나오게 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자연의 신비로움을 알게 됩니다. 

 

지구가 퍼즐처럼 판으로 되어 있다는 것도 신기해요. 판과 판이 만나는 부분에서 특히 지진이 자주 일어난다고 합니다. 지구의 판구조를 알고 있으면 어떤 지역이 지진과 화산에 자주 노출될 수밖에 없는지 파악할 수 있어요. 화산과 지진은 무조건 나쁘다고만 생각했어요. 엄청난 피해를 몰고 다니니 위험한 존재로만 여기고 있었어요. 그런데 화산과 지진을 잘 이용하면 엄청난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고 하네요. 지열에너지, 온천처럼 우리 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맺을 수도 있고요. 

 

 

화산과 지진은 하늘이 내리는 재앙이 아니에요. 미리 예측하고 대비할 수 있다면 얼마든지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을 거라 믿어요. 우리 생활의 일부분이라고 여기면서 연구하고 대비한다면 무시무시한 결과를 막을 수 있을 거예요. 네이버에서 화산폭발과 지진동영상을 검색해보니 아이슬란드 화산폭발과 아이티 지진이 제일 많이 검색되더군요. 만약 백두산이 폭발하게 되면 아이슬란드 폭발의 10배 이상될 거라는 글도 잠깐 봤어요. 실제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확실히 모르지만 괜히 두려움이 앞서네요. 아이티 지진 동영상을 다시 봤는데  역시 끔찍하고 무서웠어요.

 

동영상을 보고 화산폭발하는 장면을 그림으로 그려봤어요. 다쳐서 누워있는 사람도 있고, 바위가 쪼개지고 있는 장면까지 그렸더군요. 그림 아래 꽃들이 괜히 처량맞게 보이기도 하고요. 자연재해는 얼마나 대비하고 예측하는가가 중요한 것 같아요. 우리나라도 안전지대가 아니라고 하니 늘 관심갖고 지켜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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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으로 보는 그림 세계지리 백과 한 권으로 보는 그림 백과
신현종.최선웅 지음, 김재일.홍성지 그림, 권동희 감수 / 진선아이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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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는 참 어려운 과목이에요.제일 싫어했던 과목인데, 살아가면서 가장 필요한 과목이기도 하더군요.  미국,영국, 프랑스처럼 잘 알려진 나라는 금방 익숙해지지만, 처음 들어보는 나라들 - 트루크메니스탄,키프로스, 마셜, 투발루,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몰도바, 카보베르데, 코트디부아르,부르키나파소, 상투메프린시페,세인트키츠네비스,앤티가바부다 - 은 이름만 익숙해지려고 해도 꽤 많은 시간이 필요해요. 어쩌면 영영 멀고 낯선 나라로 기억될지도 모르겠네요. 아시아, 오세아니아,유럽, 아프리카,북 중앙 아메리카, 남아메리카로 나누어 총 194개국의 정보를 담은 책입니다. 백과사전이라고 해도 충분할 만큼 내용도 알차고, 세계여러 나라에 대한 정보도 풍부해요.

 

설명도 자세하지만, 지도와 관련된 자료가 정말 많아요. 세계 지도, 각 대륙 지도, 나라와 관련된 지도...설명만 읽다보면 나중에는 정리가 안되는데, 지도와 함께 짚어보면서 책을 보니 훨씬 이해가 빨라요. 특히 자주 들어봤던 나라지만, 실제 아는 정보가 거의 없는 곳에 대한 설명은 지도와 함께 연관해서 읽다보니 금방 익숙해졌어요.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을 통해서 알게된 수많은 나라들, 이름만 익숙하고 제대로 알고 있는 정보는 거의 없는 나라들에 대해 체계적으로 접해볼 수 있었어요.

 

백과사전이라고 말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자료와 정보가 잘 정리되어 있어요. 나라의 위치, 면적, 정치,문화, 자연환경에 대해서 두루두루 알려주고 있습니다. 세계지도를 통해서 전세계에 분포되어 있는 인구나, 언어, 지형에 대한 정보도 얻을 수 있어요. 글자 못지않게 그림과 지도가 풍부하게 실려있어서 지루하지 않게 공부할 수 있어요. 좋아하는 나라부터 찾아보고 그곳의 정보를 읽어보는 것도 재미있어요. 요즘 유진이가 제일 좋아하는 놀이가 빙고놀이입니다. 2-3명이서 가로 세로 다섯 칸씩, 총 스물 다섯 칸을 만든다음 그곳에 나라이름을 채워넣은 다음에 순서대로 하나씩 부르는 게임이에요. 대각선이든, 가로, 세로든, 약속한 후에 먼저 다 지워진 사람이 이기는 게임인데, 은근히 재미있고, 나라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데에도 도움이 되더군요. 평소에는 지구본을 보면서 나라이름을 채워넣곤 했는데, 이제는 세계지리 백과를 보면서 하면 더 빨리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인터넷이든, TV 든 세계곳곳의 소식을 전해주는 매체는 점점 늘어나지만, 깊이있게 상대 나라에 대한 정보를 접하고 익히는 과정은 여전히 낯설어요. 나라 이름만 가물가물 기억나고, 그곳에 어떤 사람이 살고 있고, 그 나라가 어떤 대륙에 있는지 조차 모르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좀 더 관심갖고 공부해봐야겠어요. 지도와 함께 익힐 수 있어서 어렵지 않아요. 눈으로 지도를 읽고, 설명을 읽으면서 동시에 그 나라에 대한 정보를 자연스럽게 기억할 수 있게 해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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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웃은 강아지
이사벨 미노스 마르틴스 글, 마달레나 마토소 그림, 전은주 옮김 / 청어람주니어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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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모습을 보는 것 같아서 부끄러웠어요. 옆집에 누가 이사를 와도 시큰둥, 아랫집이 이사를 가도 모른 척...

이웃에 관심갖고 돌아다니시는 나이드신 할머니를 부담스러워 하기도 하고, 누군가 벨을 누르기만 해도 괜히 철렁하고, 경비아저씨 말고는 대화를 주고 받는 사람도 없고. 저 같은 사람이 많을 거예요. 서로 모른 척 해주는 게 예의라고 생각하면서 지내게 되는데, 그나마 아이가 있어서 친구 엄마나 또래 아이들하고 오손도손 지내니 삭막하지는 않지만, 예전 엄마들 세대에서 느낄 수 있었던 이웃간의 정은 퇴색된 듯해요.

 

네모 반듯한 아파트에 누군가 이사를 와요. 이삿짐이 도착했는데, 그제서야 사람들은 창문을 통해 두리번 거리죠. 평소에는 몇 층 몇 호에 누가 사는지 알기 어렵지만, 그나마 새로운 사람이 이사를 오니 내다보기는 하네요. 아이는 달랐어요. 누가 이사를 올지, 이삿짐에 뭐가 들어있는지, 내내 지켜보지요. 다음날 강아지 한 마리가 새로운 이웃이 되어 짠 나타나요. 아이 눈에는 반갑고 기뻤지만 아이 부모님 눈에는 뭔가 이상하고 낯설었어요. 트집을 잡고, 좋게 보지 않으려고 하는 마음이 그대로 전해졌어요. 꼭 그럴 필요는 없었는데 말입니다. 그리고 또 다른 이웃이 이사를 와요. 이번에는 코끼리 두 마리네요.부모님 눈에는 좋게 보이지 않았어요. 그들의 빨래가 너무 커서 함께 널어놓는 공간이 부족했거든요. 하지만 아이는 좋았어요. 차를 닦는 것도 도와줄 수 있는 멋진 이웃으로 보였어요.

 

어른들과 아이들이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방법은 무척 달라요. 아이들은 새롭고 낯선 것에 반가움을 먼저 느끼지만, 어른들은 경계심을 먼저 갖게 되지요. 살아온 경험에 비추어, 모르는 것과 낯선 것에 친절할 필요가 없다는 진실을 일찍 알아버린 탓도 있을 거예요. 안타깝고 슬픈 일이지요. 저도 어렸을 때는 이웃들을 좋아했어요. 처음 보는 사람에게도 관심갖고, 어떤 사람인지, 뭘 하는 사람인지, 집안은 어떻게 꾸며놓고 사는지, 모두 궁금했어요. 그런데 지금은 다른 사람에게 관심갖는 것 자체가 실례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조심하고 있어요. 아이들이 순수한 마음으로 낯선 이웃에게 다가가는 것조차도 불안한 마음이 들어요. 이상한 사람들도 많고, 아이들을 상대로 한 범죄도 많은 세상이라 믿음이 점점 없어지는 것 같아요.

 

아이가 사는 아파트에는 또 다른 이웃이 이사와요. 악어아줌마인데, 아이 눈에는 참 좋아보였어요. 선물하는 것도 좋아하고 인상도 괜찮아 보였거든요. 그런데 어른들은 좋게 생각하지 않았어요. 동물 이웃들이 이사를 오자 아이의 부모님은 살던 곳을 떠날 생각을 해요. 이상한 이웃들이 점점 늘어나는 게 맘에 안 들었나 봐요. 아이는 아쉬웠어요. 그리고 나중을 기약하지요.

 

 

빨강과 파랑이 흰 바탕과 잘 어우러진 그림책이에요. 가위로 자른 듯한 섬세한 그림이 쓸쓸한 현대인의 마음을 말해주고 있는 듯했어요.누구도 믿지 못하는 세상이 되어가는 것 같아 안타까워요. 아이처럼 새롭고 낯선 것에 기대하고 마음껏 설렐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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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카 메이벨 이야기
버지니아 리 버튼 글.그림, 이수연 옮김 / 키다리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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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에 이모를 만나러 미국에 다녀온 적이 있어요. 오렌지 카운티에 살고 계신 이모와 서부 도시 몇 곳을 함께 여행했었는데, 그 때 샌프란시스코에도 잠깐 들렀어요. 하룻밤만 자고 떠나야 하는 상황이 너무 아쉬울 만큼 아름다운 도시였어요. 금문교와 태평양 바다를 보면서 어찌나 시원하고 통쾌하던지...언덕이 많은 샌프란시스코에는 참 예쁜 집들이 자주 보였어요. 하얗고 반듯하면서도 고풍스러운 주택들을 보면서 바다가 보이는 이런 곳에 살고 싶다는 생각도 했지요. 기억속에 꼭꼭 숨어 있던 샌프란시스코의 모습을 그림책을 통해 만나게 될 줄이야...정말 반가웠답니다.

 

 

메이벨은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케이블카입니다. 남산이나 설악산에서 타본 케이블카와는 달라요. 공중에 줄이 있어서 매달려서 가는 케이블카가 아니고, 전차와 비슷한 운송수단이지요. 언덕이 많은 샌프란시스코에 꼭 필요한 존재였어요. 세월이 흐르면서 메이벨은 점점 낡았어요. 색도 바래고...더 빠르고 튼튼해 보이는 교통수단이 하나씩 나타나기 시작했어요. 버스는 느리고 답답해보이는 케이블카를 우습게 봤어요. 겉모습도 번지르르하고 속도도 낼 수 있는 자신이 자랑스러웠지요. 느리고 오래되어 낡은 메이벨에게 상처주는 말도 했어요. 시청에서는 케이블카를 없애겠다는 의견이 나왔어요. 

 

메이벨의 가치는 점점 보잘 것 없어졌어요. 더 좋은 것이 나오는 도시에서 볼품없는 천덕꾸러기가 되는 듯했어요. 도시는 발전하면서 더욱 빛을 내고, 매일 화려하고 더 좋은 것들이 나왔지요. 단지 기계에 불과했지만, 메이벨은 샌프란시스코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잔잔하고 따스한 추억을 주는 존재였는데...

 

새로운 것만 찾고, 겉모습이 화려하고 웅장한 것만 남아있다면, 아마 삭막하고 답답한 도시가 될 거예요. 서울에 고궁이나 옛문화재들이 없어지고, 높은 빌딩만 남아있다면 ...상상만으로도 끔찍하네요. 오래된 것을 보존하고 그것의 가치를 돋보이게 만들 수 있는 도시는 소중한 존재로 다가올 거예요. 한옥을 보존하고  옛날 궁궐과 공원들을 잘 가꾸는 것만으로도 서울의 가치는 쑥쑥 올라가겠지요. 샌프란시스코의 시민들도 바보가 아니었어요. 자신들에게 소중한 것을 지킬 줄 아는 똑똑한 사람들이었지요. 메이벨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이 참 반듯해 보였어요. 억지로 주장하고 자신의 의견만 내세우는 방법이 아닌, 모두가 공감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당당한 방법으로 지켜냈어요.

 

버지니아 리 버튼의 그림책은 겉으로는 잔잔해 보이지만, 깊이있는 생각거리를 남겨줍니다. <작은집 이야기>(시공주니어)를 보면서 참 따뜻하지만, 올바른 목소리를 가진 작가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이번에 읽은 <케이블카 메이벨 이야기>역시 기대이상이에요. 실제 있었던 이야기를 그림책으로 만들면서 감동과 교훈을 그대로 전할 수 있는 작가가 멋져요. 오래된 것이 새 것과 만나면서 겪게되는 복잡한 이야기, 그것을 잘 극복하면서 가치를 빛내는 이야기, 안타까움이 함께 하지만, 늘 실망시키지 않아요. 작은집이 남아서 많은 사람들에게 특별한 의미를 선물해 주었던 것처럼 케이블카 역시오래 오래 남아서 그들의 도시를 더욱 빛내주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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