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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슐 마녀의 수리수리 약국 - 제1회 비룡소 문학상 수상작 ㅣ 난 책읽기가 좋아
김소민 지음, 소윤경 그림 / 비룡소 / 2012년 2월
평점 :
동동이 묘묘.
이름이 독특하지요. 오빠와 여동생 사이랍니다. 씩씩하고 힘 센 오빠와 다소곳하고 참한 여동생을 떠올렸다면...틀렸습니다. 태권도 검은 띠로 오빠 기를 팍 꺽어 놓은 대장부같은 여동생 때문에 오빠 동동이는 골치가 아프고 답답해요. 태권도 대결을 앞두고 어찌나 괴로운지, 친구들 앞에서 망신 당할 생각을 하면 아무 것도 하기 싫을 것 같지요. 무거운 발걸음으로 아빠가 일하시는 약국으로 가봤는데...어마어마한 일이 벌어집니다.
밝고 경쾌하면서도 깔깔 웃게 만드는 마력을 가진 책입니다. 상상속에서나 일어날 법한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왠지 아이들의 마음속을 잘 들여다 보고 있는 듯한 섬세함도 느껴지는 동화지요. 키도 크고 힘도 세고 더 많이 먹는 여동생을 가진 친구들이라면 무척 공감하면서도 동동이가 부러울 듯해요. 그냥 당하면서 하루 하루 괴로워하는 오빠들이 더 많겠지만, 동동이에게는 특별한 일이 일어나요. 아빠 약국에서 이상한 할머니를 만나요. 마침 그 때 아빠의 약국도 이상했어요. 낯선 캡슐들도 가득찬 약국, 매일 보던 아빠 약국의 모습이 아니었어요. 아빠 대신 앉아있는 마녀같은 할머니는 누굴까요?

몸은 그대로, 누군가와 영혼이 바뀌는 상상을 해본 적 있나요? 저보다 예쁘고 공부도 잘 하고 집도 잘 사는 것 같고, 뭔가 나보다 훨씬 많은 걸 가진 듯한 친구와 바꿔 살아봤으면 하는 생각은 해봤습니다. 도무지 일어날 것 같지 않은 엉뚱한 상상이라 곧, 픽 ~ 씁쓸한 웃음으로 다시 현실로 돌아왔지만요. 그런데 캡슐 마녀는 말도 안되는 우리의 꿈을 이뤄주는 사람이에요. 빨간 캡슐, 파란 캡슐...동동이에게 원하는 누군가와 당장 영혼을 바꿀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어요.
누구와 바꿔볼까?
동동이는 묘묘와 바꾸고 싶었어요. 태권도 시합에서 납작하게 코를 눌러주고 싶었답니다. 마녀가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인데...어떡해요!!
동동이의 바람과 전혀 다른 일이 벌어져요. 이런 황당한 일이...여동생 대신 아빠가 캡슐을 먹게 되지요. 아빠와 영혼이 바뀐 동동이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까요. 상상만 해봐도 두근두근..너무 너무 재미있어요. 아빠인 척 묘묘를 혼내기도 하고, 아빠처럼 양복도 입어보지요. 그리고 아빠에게 무지 무지 중요한 바로 그 일! 그것도 해결해주려고 하지요. 그런데, 철없는 소년이 아빠 흉내를 내다보니, 제대로 되는 일은 별로 없었어요. 그래도 읽는 내내 어찌나 재미있고 신이 나는지..저도 누군가와 영혼이 바뀌는 꿈을 꾸어봤답니다.

유진이는 이 책이 너무 너무 좋다고 하네요. 작년에 같은 반이었던 친구와 바꾸고 싶다고도 하고 엄마랑도 바꿔보고 싶다고도 하네요. 집에있는 머리 긴 인형하고도 바꿔보고 싶다고 하고요. 작년에 봤던 만화영화 '아따맘마'가 생각난다고도 하고요. 영혼이 다시 돌아오는 방법이 정말 궁금했어요. <캡슐 마녀의 수리수리 약국>의 가장 좋은 점은 이 부분이에요. 아무나 영혼을 다시 찾을 수 없어요. 돈으로도 안되고, 다른 캡슐로도 안돼요. 영혼이 성장한 사람만이 자신의 진짜 영혼을 제대로 찾을 수 있다는 점이 맘에 쏙 들어요.상대의 입장이 되보고, 서로를 이해하는 마음이 커지면 누구든 원하는 걸 얻을 수 있다는 걸 배울 수 있었어요.
마지막 부분...
다시 돌아온 동동이에게 또다시 찾아온 한번의 기회...와..또 바뀌었어요. 아빠와는 비교도 안 될 만큼 더 엉뚱하고 상상조차 하기 싫은 사람과 영혼이 바뀌었답니다. (여동생 묘묘는 절대 아니랍니다) 이번에 어떻게 극복하고,동동이의 영혼이 어떤 모습으로 쑥쑥 자랄지 기대되고 궁금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