떴다! 지식 탐험대 7 - 지구가 요동친다 과학 탐정 출동!, 화산과 지진 떴다! 지식 탐험대 7
노지영 지음, 권송이 그림, 홍태경 감수 / 시공주니어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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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고난, 한오름, 아수록, 페페, 심각해, 깜장 중절모와 007가방.

 

책에 등장하는 인물의 이름이에요. 독특하지요. 각각의 캐릭터와 어찌나 잘 어울리는지, 이름을 참 잘 지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화산이 폭발하면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오지요. 주변 자연을 파괴하고 사람들도 많이 죽게 되고요. 대단한 파워로 우리의 터전을 망가뜨릴 수 있기에 미리 대비하는 것도 중요해요. 화산 연구소의 심각해 소장은 화산 폭발을 미리 당길 수도 있고, 조금 미룰 수도 있는 방법을 연구했어요. 실용화된다면 인간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었겠지요. 그런데 그만...연구 내용이 담긴 기밀을 도난 당했어요. 용의자로 주목되는 두 사람, 깜장 중절모와 007가방이 한 짓이 분명했어요. 그들을 잡기 위해 명탐정으로 알려진 명고난을 찾아오게 됩니다.

 

어리버리한 조수, 똑똑한 조카와 함께 두 용의자를 쫓아가는 여정이 그려져 있어요. 하와이에 있는 가장 안전한 화산인 킬라우에아에 찾아가게 되고 그곳에서 벌어지는 좌충우돌 벌어지는 일들이 나와요. 이야기는 범인는 쫓는 구조로 되어 있지만, 화산과 지진에 대한 다양한 정보가 숨겨져 있어요. 깜장 중절모와 007가방이 흘리고 다니는 단서에는 화산과 지진과 관련된 핵심적인 지식들이 담겨져 있어요. 화산활동이 일어나는 원인, 과정, 지구의 구조까지 배울 수 있어요. 초등학교 과학시간에 배웠던 어려운 내용들이 쉽게 이야기로 풀어져 있답니다. 지진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 이유, 화산이 폭발하는 지형의 특징을 알고 나면 인간이 어떤 것을 조심해야하고 대비해야 하는지 자연스럽게 알게 됩니다.

 

약간 모자란 조수인 아수록이 던지는 엉뚱한 말들, 게스트하우스의 꼬마 주인인 페페와 똑똑이 탐정 한오름의 재치만점 활약이 두드러지네요. 용의자를 쫓기 위한 그들의 노력은 어른들의 그것과는 차원이 달랐지만, 은근히 흥미진진합니다. 똑같은 모습의 용의자가 나타나면서 혼란이 시작되고, 결국은 일이 아주 엉뚱하게 마무리 됩니다. 범인은 생각지도 않았던 곳에서 붙잡히고, 덕분에 탐정과 아이들은 화산과 지진에 대한 정보를 마음껏 접할 수 있었어요. 퀴즈대회를 준비하고 있었던 이들을 쫓아다녔기에 얻을 수 있는 기회였지요.

 

중크롬산 암모늄으로 화산폭발 모형을 만들었던 기억이 나요. 과학시간에 주황색 가루를 모래에 놓고 화산이 분출하는 모양을 표현했는데 엄청 짜릿했답니다. 화산이 분출하는 과정도 자세히 알려주고 있어요. 그림을 통해서 이해를 돕고요.지진을 배울 때 역단층, 정단층, 수직단층, 회전단층의 개념도 함께 배웠어요. 그 때는 정말 어려워서 그림과 함께 외우기 힘들었는데 간단하면서 핵심을 놓치지 않는 설명 덕분에 쉽게 이해할 수 있었어요. 화산이 폭발하는 것이 꼭 나쁜 것은 아니더군요. 관광지를 제공해주고 땅을 기름지게 해주고 온천과 같은 유용한 장소도 만들어 줄 수 있다고 하니 한편으로는 화산도 인간이 적절하게 이용해야 할 자원이란 생각이 들었어요.

 

실제 지구에서 일어난 재해에 대해 말해주고 있어요. 지진 해일로 엄청난 피해를 당한 곳, 화산폭발로 수 만명의 인명을 잃어버린 일들, 지진으로 인해서 건물과 땅이 파괴된 모습 등등. 미리 대비하지 않으면 어떤 노력으로도 막을 수 없는 일이기에 열심히 공부하고 많이 알아두어야겠지요. 깜장 중절모와 007가방의 존재가 밝혀지는 끝부분에 가면 두근두근...그들의 존재가 궁금해서 계속 읽게 되고, 책 중간에 나오는 화산과 지진에 대한 정보를 통해서 새롭게 알게 된 점도 많고요.  떳다! 지식탐험대는 화학, 물리, 곤충, 인체...다양한 분야에 걸쳐 책이 나온다고 하니 기대됩니다. 이야기를 통해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는 과학책이라 부담도 덜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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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
신경숙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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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전화벨에 맘이 흔들리고, 혹시나 하는 두근거림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일상에 찌들어 하루 하루 살아가다보면 지난 날의 아픔과 기대는 저멀리 다리 건너쯤 있는 게 아닌가 싶을 만큼 무뎌진다. 그가 나를 생각하고 있을까? 혹시 나를 잊지 않고 기억해줄까?  지금은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을까? 그 때는 그의 손짓하나 눈빛의 흔들림까지도 내 가슴을 조이게 만들었지만, 지금은 아주 가끔 그를 떠올릴 뿐이다.

 

대학 시절, 역사와 정치로 혼란스러웠던 판이 거의 끝나갈 무렵 나의 대학생활을 시작되었다. 그래도 꺼져가는 불꽃이 오래간다고 하지 않는가? 선배들은 끊임없이 우리를 교육시키려고 했고 미팅과 동아리 활동이 더 재미있었던 우리는 선배들 눈치를 슬금슬금 보면서 피하기도 하고, 가끔은 그들과 어울려 시대를 한탄하며 원망하며, 불투명한 미래에 대해 함께  이야기 나누었다. 술과 이야기로 밤이 다가오는 것도 잊은 채, 청춘은 슬프다는 뻔한 논리로 똘똘 뭉쳐 하나가 되고, 그런 시절을 즐기면서, 때로는 탓하며 그렇게 시간을 보냈다.

 

등록금 투쟁, 정권의 잘못을 비판하는 집회, 그리고 지난 날을 기리는 행사들에 참여하면서 진지해지고, 때로는 무심해지기도 하면서 보냈던 나의 대학시절, 너무 너무 그립지만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다. 사랑인지 아닌지 몰라서 서툴게 보내야 했던 사람들에 대한 기억, 혹시 그가 나를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지 궁금해 하면서 기대하는 마음에 깜짝 놀라기도 하고, 그렇게 20대 중반을 보냈다.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는 나의 대학시절을 떠올리며  그리운 이들을 기억할 수 있게 해주었다. 잔잔한 문체, 싸늘하지만 깊은 곳에 숨어있는 따스함을 발견할 때의 기쁨과 반가움, 안도감 덕분에 작가의 문체에 빨려들어 간다.
 

  

 

<엄마를 부탁해>를 읽을 때만큼 눈물을 흘려보내지 않았지만, 미루의 언니 이야기를 읽으면서 괜히 훌쩍 거렸다. 이해할 수 있지만, 도무지 받아들일 수 없는 운명의 장난같은 이야기, 그래서 슬프지만 도무지 공감할 수 없는 그들. 가슴이 아팠다. 단이의 죽음 역시 시대의 아픔을 대변한다. 누구도 맞설 수 없는 엄청난 권력 앞에서 무능해질 수밖에 없는 우리들, 그래서 더 오래 기억하고 아파해야 했는지도 모른다.

 

정윤과 명서가 사랑할 수밖에 없었던 건, 아픔을 함께 나누었기 때문이다. 의도하지 않았던 행동들, 하지만 같은 곳을 바라보면 함께 느낄 수밖에 없었던 슬픔, 그것을 나누면서 그들은 서로를 바라보고 사랑에 빠진다. 잃어버린 것이 많았기에 아팠고, 그것을 서로 알고 있기에 애틋한 마음을 품고, 하지만 결코 더이상 가까워질 수 없을 것 같은 서러움이 그들을 지배한다. 가까워지려고 할수록 그들 사이에 존재하는 낯선 무언가가 점점 스며들면서  상처를 주게 되고, 그렇게 그들은 서로에게 멀어져 간다.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하며 하루 하루 살아가지만 새로운 만남은 그들을 두렵게 만든다. 멀어진 자신을 발견하면서 더욱 낯설어하고  피할 수록 과거는 서글퍼진다.  죽음, 새로운 만남과 기회, 시간이 흐르면서 변해가는 모습들. 모두 우리가 견뎌내야 할 과제다.

 

신경숙의 소설은 몽롱하다. 자꾸 미로에 빠져드는 듯한 기분이 든다. 그래서 더욱 허우적 거리게 되고 그 안에서 무언가 찾으려고 애써보지만, 그저 기억만 더듬고 나올 뿐이다. 잔잔한 문체는 나를 통째를 흔들어놓고, 깊은 생각에 빠지게 한다. 심각해지고, 뭔가 새로운 걸 찾아야 할 것 같고, 혼돈이 밀려오면서 헤매다보면 결국 만나게 된다. 그들과 함께 찾은 것은 결국 나의 모습이고, 나의 기억이다. 나의 20대, 나의 청춘, 그립지만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은 시절, 하지만 보고 싶은 마음만 들썩일 뿐이다. 그들을 다시 마주하고 싶은 용기가 생기지 않아 더욱 마음이 아파진다. 추억은 추억일 뿐, 새로운 날들이 기다리고 있겠지. 나 뿐 아니라 그들에게도 시간은 아픔을 치유해주는 존재일지도. 



 인간은 불완전해.어떤 명언이나 교훈으로도 딱 떨어지지 않는 복잡한 존재지. 그때 나는 뭘 했던가? 하는 자책이 일생 동안 따라다닐걸세. 그림자처럼 말이네. 사랑한 것일수록 더 그럴 거야. 잃어버린 것들에 대해 절망할 줄 모르면 무슨 의미가 있겠나. 다만..... 그 절망에 자네들 영혼이 훼손되지 않기만을 바라네.(341쪽)  

 " 내가 그 쪽으로 갈까" 라고 말해줄 수 있는 친구가 있다는 것, 사랑하는 이가 있었다는 것, 그것 자체로 청춘은 아름다웠다고 말할 수 있다. 모든 걸 두고 나를 위해 떠나올 수 있었던 상대, 비록 전부를 받아들일 수는 없었지만, 함께 아픔을 나누고 기억할 수 있었기에 영원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누군가의 전화를 기다리며 살 수 있다는 건 추억이 있다는 것이다. 내가 그 때 다르게 행동했다면, 조금 다른 판단을 했다면, 용기가 조금이라도 더 있었다면, 바보가 아니었다면...지금과 다르게 행동했다면, 좀 더 큰 사람이었다면...청춘은 아쉬움을 남긴다. 완벽하지 못했기에 순수했고, 욕심을 버렸기에 아름다울 수 있었다. 그냥 흘러가는 것으로 받아들이기에 너무나 아쉬움이 남는 시절, 그래서 오래 오래 기억하며 생각을 나누고 싶어지는 것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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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삼국유사 (문고판) 네버엔딩스토리 16
강숙인 지음, 일연 원저 / 네버엔딩스토리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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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다닐 때 국사는 정말 어려운 과목이었어요. 외우고 시험보고, 못 하면 혼나고, 제 기억에 국사시간이 제일 졸리고 싫었던 느낌이 남아요. 그런데 방학 필독도서였던 <삼국유사>를 중3때 읽었는데, 그런 어렵지 않고 재미있게 읽었어요. 아마 역사적인 사실들을 줄줄 늘어놓은 다른 역사책들과는 달리 사람사는 향기가 폴폴 풍겼기 때문일 거예요. 국사시간에 배웠던 삼국시대는 너무 복잡하고 외울 거리도 많고, 도무지 정리하기 힘든 부분이었지만 < 삼국유사>에 나온 고구려 백제 신라의 이야기는 사람들이 살고 있는 모습 자체, 흥미진진한 사랑이야기, 충성을 다하는 감동적인 신하의 이야기 등등, 이야기 자체가 탄탄하고 재미있었어요.

 

나중에 원본 <삼국유사>를 서점에서 봤는데 그 책은 제가 학교 다닐 때 읽었던 <삼국유사>와는 전혀 달랐어요. 엄청 두껍고 한자도 많고, 깨알같은 글씨에 꽉 찬 문장들. 원본은 확실히 다르더군요. 이번에 읽은 <이야기 삼국유사>는 웬만한 소설보다 더 재미있어요. 한 편씩 읽으면서 삼국시대에도 똑같은 사랑이 존재했고, 사람들이 사는 모습은 비슷하다는 생각도 했지요. 이별을 하고 그리워하고, 사랑을 하고 헤어지고, 또 만나서 기쁨을 나누고...

 

<이야기 삼국유사>는 '삼국유사 새로 읽기'와 ' 삼국유사 그대로 읽기' 두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어요. 새로읽기는 책을 엮은 분의 생각과 판단이 가미되어 있어서 좀 색다른 느낌이 들었고요. 그대로 읽기는 원래 이야기만 나와 있어서 이야기에 몰두할 수 있었고요. 특히 새로 읽기에 나온 몇 편의 이야기들은 제가 알고 있던 것과는 다른 점들을 새롭게 알게 해주었어요. 김유신의 누이 보희와 문희 이야기는 잘 알려져 있지만, 이후의 이야기는 전혀 생각해보지 못했어요. 보희 또한 김춘추의 첩이 되었다는 소식은 조금 충격이기도 하고, 아무튼 뜻밖이네요.

 

' 삼국유사 그대로 읽기' 에 나온 이야기들은 전래동화를 읽는 것처럼 흥미롭고 재미있었습니다. 옛날이야기를 소근소근 듯는 듯한 느낌도 들었고요. 실제 지명이 종종 나와서 이야기에 실감을 더해주었고요. 왕족의 이야기부터 서민들의 이야기까지, 당시를 살았던 사람들의 이야기, 조금 깊숙한 사연까지도 접해볼 수 있어요. 충성을 다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감동적이기도 했고요. 절절한 사랑이야기는 오늘날 못지 않게 애절하고요. 짧은 이야기 형식이어서 부담스럽지 않고요, 한 편씩 읽어보면서 삼국시대의 숨결을 느껴볼 수 있었답니다. 역사를 배우는 건 당시 사람들이 사는 모습을 상상하는 것부터 시작되어야 합니다. 그들이 살아왔던 사회적 분위기, 감정,생활모습을 통해서 더 깊이있는 공부를 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길 수도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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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최고야
루시 커진즈 지음, 임정은 옮김 / 시공주니어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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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 다니기 전에는 정말 제가 최고인 줄 알았어요. 부모님도 언니들도 모두 이쁘다고만 해주고, 조금 잘못해도  그냥 눈감아주고, 그래서 저는 최고로 귀엽고 이쁜 사람인 줄 착각했어요.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현실이 조금씩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어요. 나보다 이쁜 아이들도 많고, 나보다 예쁜 옷을 입고 다니는 아이들은 왜이리 많은지, 나보다 공부를 잘하는 아이까지 점점 늘어나니, 자신감은 반대로 조금씩 줄어들었어요. 자꾸 주눅들고 다른 아이가 더 멋져보였어요. 더이상 잘난 척을 하면 나만 이상한 사람이 되겠다는 것이 본능적으로 느껴졌고, 아마도 그 때부터 조금씩 겸손해지는 법을 배워온 것 같아요.

 

누구와 비교하는가에 따라 나는 잘난 사람이 될 수도 있고, 한편으론 찌질이 못난이가 될 수도 있어요. 주인공 멍멍이도 그랬어요. 거위보다 땅을 잘 팠지만  더 빨리 헤엄치지는 못했어요. 두더지보다  빨리 달릴 수는 있었지만 땅을 잘 파지는 못했지요.내가 최고라고 말하면서 잘난 척 했지만, 누구도 인정해 줄 수 없었어요. 왜냐하면 멍멍이만 최고가 아니었거든요. 모두에게 적어도 하나씩 재주가 있었고요. 그 분야에서 최고가 되었지요. 멍멍이도 잘하는 것이 있었지만 모두 잘하지는 못했어요. 어떤 시각에서 보면 멍멍이가 최고지만, 다른 시각에서 보면 멍멍이는 꼴찌가 될 수도 있었어요.

 

자신이 최고인 것 같아 기운이 불끈 솟았던 멍멍이는 친구들의 말을 듣고 기가 죽었어요. 내가 최고인 줄 알고 으쓱으쓱 했는데 주변에서는 아니라고 하네요. 기운이 빠진 멍멍이가 슬퍼보였는데, 그것도 잠깐!   곧 친구들은 멍멍이에게 힘이 되는 말을 해주었어요. 똑같은 입장이지만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얼마든지 다른 존재가 될 수 있다는 걸 말해주고 있어요. 못나 보이고 바보처럼 보여도 어떤 날은 그 사람이 크게 보이고 멋있어 보일 수 있어요. 뜀뛰기는 못해도 피아노는 잘 칠 수 있고요, 공부는 못해도 요리는 잘 할 있지요. 전부 못하는 것 투성이인 아이도 가만히 살펴보면 분명히 남다른 재주를 갖고 있을 거예요. 

 



 

유진이도 유치원 다닐 때까지는 선생님도 엄마 아빠도 이모들도 모두 자기만 이뻐해주니 스스로 공주라고 착각하며 살았어요. 옆에서 보기에 아니다 싶었지만 그냥 놔두었어요. 그런 아이가 학교에 들어가면서 조금씩 현실을 받아들이더군요. 학교 선생님들은 절대 지나친 칭찬이나 무조건적인 칭찬을 해주지 않으세요. 많은 아이들을 동시에 가르치시는 선생님 눈에는 모두 똑같은 존재로 느껴지실 거예요. 그래서 더 객관적일 수 있고요. 아이들은 딱딱한 선생님에게 상처받고, 또 나보다 잘난 친구들에게서 상처받아요. 그런 과정을 잘 거치면 모두가 소중한 존재라는 걸 알게 되겠지요. 나만 특별하고 소중하다는 생각은 나를 외롭게 만들 수 있어요. 함께 즐겁게 지내려면 다른 사람을 배려해주고 다른 사람 입장에서 바라봐 줄 수 있어야 합니다.

 

알록달록 바둑무늬 반바지를 입은 멍멍이가 참 귀여워요. 그림은 단순하지만 색이 다양하고 화려해서 기억에 또렷하게 남아요. 동물들의 모습, 안타까운 장면들, 뿌듯한 장면들, 그림만 봐도 살짝 웃음이 나오네요. 모두가 소중하다는 걸 서로 알려주다 보면 좀 더 행복해지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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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말 안 들으면 흰긴수염고래 데려온다! 딱따구리 그림책 9
맥 바네트 글, 애덤 렉스 그림, 장미란 옮김 / 다산기획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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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속상하게 하고 말을 안 들으면 어른들으 나름대로의 방법으로 겁을 주지요.

호랑이를 비롯한 무서운 동물들이 심심치않게 등장하고

가끔은 귀신이나 망태할아버지와 같은

정체불명의 존재들도 데려오지요. 



제가 어렸을 때는 망태할아버지가 너무 무서웠어요. 부모님들은 말을 안 들으면 혼을 내거나

잔소리를 하시는데 시골에 사시는 할머니는 꼭 망태할아버지를

들먹이시며 겁주시곤 했어요.

도대체 망태할아버지가 누군지 몰라서 어찌나 무섭고 두려웠는지

겉으로는 표현 못했지만, 지금도 그다지 좋은 느낌의 대상은 아니에요.

 

 

빌리의 엄마는 말썽꾸러기 아들에게 늘 흰긴수염고래를 데려오겠다고 말씀하셨어요.

빌리는 설마..했지요.

세상에서 가장 큰 동물인데 어떻게 집에 데려올 수 있겠냐며

별로 겁내지도 않았어요.

 

 

어느날,

집밖에 엄청나게 큰 고래 한 마리가 와 있었어요.

크기가 어마어마해서 그림책 한 페이지에 모두 담기도 어려워 보였어요.

빌리는 깜짝 놀랐어요. 신기하고 재미있는 마음도 조금 있었을지 모르겠지만,

귀찮고 답답한 마음이 훨씬 컸어요. 학교에도 데려가야 하고

친구들과 마음껏 놀 수도 없었어요. 친구집에 초대받아도 갈 수 없었고요.

먹는 것도 어마어마해서 도무지 감당하기 어려웠지요.

씻기고, 먹이고, 불편하지 않게 도와주는 일,

누군가를 챙겨주는 것이 얼마나 번거롭고 힘든 일인지 빌리는 알게 되었을 거예요.

 

그래서 도망갔어요 ~

어디로?

 

빌리가 찾은 은신처는 바로 고래 뱃속이에요.

그 안은 편했을까요?  너무 너무 넓어서 아무리 어질러도 치울 필요도 없었고요.

흰긴수염고래를 위해서 희생할 필요도 없었어요.

그렇다고 영원히 행복하지는 않았을 것 같아요.

과연 빌리가 다시 엄마 말을 잘 듣는 아이가 되었을지 궁금하네요.

 

상상속 이야기지만

아이들 입장에서는 엄마가 겁주는 일이 현실로 다가올 수도 있겠다는 가능성을 열어주는 그림책입니다.

상상하다보면 이루어질 수 없는 일은 없어요.

엄청 크고 무시무시한 동물들도 언제든지 우리 곁에 올 수 있거든요.

빌리가 착하고 바른 아이가 될 수 있을 거라 믿어요.

 

시원시원한 그림도 감상할 수 있고요.

흰긴수염고래라는 낯선 동물에 대한 정보도 배울 수 있어요.

마음껏 상상할 수도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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