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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말 안 들으면 흰긴수염고래 데려온다! ㅣ 딱따구리 그림책 9
맥 바네트 글, 애덤 렉스 그림, 장미란 옮김 / 다산기획 / 2010년 7월
평점 :
아이가 속상하게 하고 말을 안 들으면 어른들으 나름대로의 방법으로 겁을 주지요.
호랑이를 비롯한 무서운 동물들이 심심치않게 등장하고
가끔은 귀신이나 망태할아버지와 같은
정체불명의 존재들도 데려오지요.

제가 어렸을 때는 망태할아버지가 너무 무서웠어요. 부모님들은 말을 안 들으면 혼을 내거나
잔소리를 하시는데 시골에 사시는 할머니는 꼭 망태할아버지를
들먹이시며 겁주시곤 했어요.
도대체 망태할아버지가 누군지 몰라서 어찌나 무섭고 두려웠는지
겉으로는 표현 못했지만, 지금도 그다지 좋은 느낌의 대상은 아니에요.
빌리의 엄마는 말썽꾸러기 아들에게 늘 흰긴수염고래를 데려오겠다고 말씀하셨어요.
빌리는 설마..했지요.
세상에서 가장 큰 동물인데 어떻게 집에 데려올 수 있겠냐며
별로 겁내지도 않았어요.

어느날,
집밖에 엄청나게 큰 고래 한 마리가 와 있었어요.
크기가 어마어마해서 그림책 한 페이지에 모두 담기도 어려워 보였어요.
빌리는 깜짝 놀랐어요. 신기하고 재미있는 마음도 조금 있었을지 모르겠지만,
귀찮고 답답한 마음이 훨씬 컸어요. 학교에도 데려가야 하고
친구들과 마음껏 놀 수도 없었어요. 친구집에 초대받아도 갈 수 없었고요.
먹는 것도 어마어마해서 도무지 감당하기 어려웠지요.
씻기고, 먹이고, 불편하지 않게 도와주는 일,
누군가를 챙겨주는 것이 얼마나 번거롭고 힘든 일인지 빌리는 알게 되었을 거예요.
그래서 도망갔어요 ~
어디로?
빌리가 찾은 은신처는 바로 고래 뱃속이에요.
그 안은 편했을까요? 너무 너무 넓어서 아무리 어질러도 치울 필요도 없었고요.
흰긴수염고래를 위해서 희생할 필요도 없었어요.
그렇다고 영원히 행복하지는 않았을 것 같아요.
과연 빌리가 다시 엄마 말을 잘 듣는 아이가 되었을지 궁금하네요.
상상속 이야기지만
아이들 입장에서는 엄마가 겁주는 일이 현실로 다가올 수도 있겠다는 가능성을 열어주는 그림책입니다.
상상하다보면 이루어질 수 없는 일은 없어요.
엄청 크고 무시무시한 동물들도 언제든지 우리 곁에 올 수 있거든요.
빌리가 착하고 바른 아이가 될 수 있을 거라 믿어요.
시원시원한 그림도 감상할 수 있고요.
흰긴수염고래라는 낯선 동물에 대한 정보도 배울 수 있어요.
마음껏 상상할 수도 있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