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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나크 사냥 미야베 월드 (현대물)
미야베 미유키 지음, 권일영 옮김 / 북스피어 / 2007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북스피어의 미야베월드 시리즈의 5번째입니다. 앞으로 (모두 가제입니다) <쓸쓸한 사냥꾼>, <흔들리는 바위>, <고숙의 인>, <레벨 7>, <가모우 저택 사건>(일본 SF 대상 수상)의 출간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습니다. 온다 리쿠와 히가시노 게이고 만큼이나 미미 여사의 책도 엄청나게 출간되는군요. 요즘에는 일본 장르소설이 정말 국내에서 잘 팔리는 것 같아요. 10년 아니 5년 전만 해도 상상도 못한 일인데, 암튼 장르소설 매니아로서 너무 기쁘네요.

자신의 아내와 딸을 무참하게 죽여 놓고, 어떤 죄의식도 느끼지 못하는 젊은 남녀를 단죄하기 위해 그들이 사기를 쳐서 입원한 병원을 찾아가는 오리구치, 그는 자신의 낚시 용품 매장에 자주 오는 단골 게이코를 마취 시킨 후 산탄총과 차를 훔칩니다. 게이코라는 여성은 자신을 이용해 먹은 남자 친구의 결혼식에서 자살을 해서 결혼식을 망치려고 가나, 도중에 남자 친구의 동생을 포기하고 집으로 옵니다. 그리고 오리구치의 회사 동료 슈지는 게이코의 남자친구의 여동생과 오리구치의 범죄를 막으려고 추적합니다. 형사들도 점점 오리구치의 범행을 눈치 채고, 수사망을 좁혀갑니다. 게이코의 남자친구는 게이코가 자신을 죽이려고 했다고 오해를 하고(나쁜 놈), 그녀의 입을 막으러 갑니다. 많은 등장인물들이 얽히고설키면서 서서히 드러나는 비밀들. 물론 사건의 중심은 오리구치의 자신의 아내와 딸을 죽인 파렴치한 년/놈들의 죄에 대한 단죄입니다. 법은 살인자들을 단죄하기 보다는 보호하려 합니다. 사회적 환경과 약물 복용 등 변호사는 이들 젊은이들이 잘 모르고 죄를 지었다고 용서를 구합니다. 물론 죄는 용서되어야 하겠죠? 그런데 과연 꼭 그래야만 할까? 도덕적 딜레마. 만약, 제 가족이 그런 일을 겪었다면 저 역시도 법이고, 뭐고 간에 그들에게 똑같이 아니 그보다 더 심하게 복수를 할 거에요. 반면, 다른 사람이라면 용서를 해주라고 하겠죠? 물론 마지막의 오리구치의 의도는 그게 아니었음이 드러나요. 암튼 죄를 지은 사람을 법으로 처벌하는 것이 과연 정당한가? 돈 많고, 빽 있는 사람들이 요리조리 피해가는 것이 우리나라 법이죠. 슈지의 행동도 생각해 볼 만합니다. 얌전하던 그가 총을 얻게 되자 저지르는 행동들. 아픔과 사기, 속임수, 분노 등이 총이라는 살해 무기와 만나게 되면 사람들은 모두 괴물이 되어버립니다. 인간이란 동물은 그다지 강하지도 또한 이성적이지도 않다는 생각이 들어요. 다만 이성적으로 행동하려고 노력할 뿐. 암튼 사회파 미스터리 소설로서 <화차>나 <모방범>, <이유> 등의 소설에 비해 가독력은 조금 떨어집니다. 계속 쫒고 쫒기는 이야기만 나오니, 조금 지루한 면도 없지 않아 있고요. 암튼 그래도 역시나 미미 여사입니다. 1992년에 발표된 소설이니 지금으로부터 15년 전 소설이네요. 미미 여사의 근래 사회파 미스터리 소설의 어떤 원형을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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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의 계절
요코야마 히데오 지음, 민경욱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11월
평점 :
절판


 

몸살감기 때문에 비몽사몽간에 책을 읽어서 정확한 내용은 기억이 잘 안 나네요. 요코야마 히데오의 첫 번째 작품집으로 표제작 '그늘의 계절'을 포함하여 '땅의 소리', '검은 선', '가방' 등 4편의 중편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경찰들의 세계를 주로 다룬 작가의 이력답게 이번 작품집에 실린 중편들도 경찰들의 세계, 좀더 자세하게 들어가면 경무부(경찰 조직 내에서도 '간첩'으로 불린다고 하더군요. 경찰들의 인사 문제뿐만 아니라 비리들도 파헤치니까 당연히 같은 조직인 경찰들도 조금 싫어하겠죠.)의 세계를 다루고 있습니다. 따라서 여타 경찰 세계를 다룬 소설보다 긴장감이 더 느껴집니다. 경찰들을 대상으로 수사를 해야 하는 경찰들. 그러니까 조직 세계에 속해 있는 분들은 경찰이라는 조직 세계를 다룬 이 소설에 무척 공감하지 않을까 싶어요. 경찰 조직이나 일반 사회조직이나 별 차이 없잖아요. 좀더 오래 근무하려고 비리를 저지르고, 조금 위험이 가는 인물은 경계해야 하고, '검은 선'의 여경들처럼 남자 조직 사회에서 버티려고 더럽더라도 마스코트가 되어야 하고, 같은 경찰(같은 동료)임에도 믿지를 못하고, 암튼 그런 조직 사회의 인간관계가 촘촘하게 그려져 있습니다. 그러니까 미스터리소설(물론 마지막에 반전은 준비되어 있습니다.)보다는 인간 드라마에 조금 가깝지 않을까 싶어요. 그래도 인간의 어두운 이면을 적나라하게 까발리는 소설은 아닙니다(기리노 나쓰오 여사가 이런 쪽에 해당되겠죠? 정말 가차 없이 인간의 심리를 파헤치는 그런 이야기). "과연 당신이라면 어떤 선택을 하겠는가?"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이 아닐까 싶어요. 과연 당신이라면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지. 결국 인간이란 선한 존재도 악한 존재도 아닌 단지 그 경계선에서 힘겹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나약한 존재일 뿐. 그런 잣대가 무의미하다는 거 아닐까요. 암튼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야기가 무척 재미있습니다. 물론 4편의 소설이 모두 중편이라 조금 아쉬움은 있어요. 감칠맛 난다고 할까요? 이야기가 너무 빨리 끝나버리니까(물론 중편으로서는 적절한 분량입니다.). 그래도 '검은 선'의 실종된 여경(미즈호였나?)의 이야기가 <얼굴 Face>이라는 장편소설도 곧 출간된다고 하니, 지금의 아쉬운 느낌을 조금은 달래야 하겠네요. 암튼 조직 사회 내에서의 인간관계를 미스터리하게 다룬 이야기 중에서는 단연 요코야마 히데오가 최고이지 않을까 싶네요. 개인적으로는 요코야마 히데오의 소설 중에서 장편보다 중편이 더 느낌이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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