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노사이드
다카노 가즈아키 지음, 김수영 옮김 / 황금가지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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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노사이드(Genocide) 대량 학살하는 행위. 『13계단』으로 국내에도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는 다카노 가즈아키의 신작입니다. 제65회 일본 추리작가협회상을 수상하고 그 외에도 많은 상들을 수상했습니다. 작가의 반일 사고와 한국인의 등장. 무엇보다 SF 기법에도 재능이 있는지는 처음 알았네요(기시 유스케의 『신세계에서』를 읽었을 때만큼 충격이었음). 블록버스터 영화가 생각날 만큼 정말 화려하고, 거대하고, 압도적이었습니다. 정말 작가가 오랜 시간 공을 들인 작품이라는 것을 입증할 만큼 작품의 스케일은 큽니다. 꼭 블록버스터 영화로 보고 싶더군요. SF, 모험, 추리, 전쟁, 스릴러, 공포 등 모든 오락적인 요소가 결합된 블록버스터 급 작품입니다. 물론 단순한 오락소설은 아닙니다. 사이비라고 할 수도 있지만, 작가가 그린 앞으로의 세계는 꽤 그럴 듯합니다. 두려우면서도 기대가 되는 미래 세계. 현재 인류에 대한 경고이자, 구원에 대한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일본과 미국, 아프리카를 오고가며 사건은 급박하게 돌아갑니다. 아프리카 콩고에서의 진화된 인류의 출현. 미국 대통령은 그런 진화된 인류의 출현이 반갑지 않습니다. 민간 군인들을 모집하여 학살을 계획합니다. 그리고 일본에서 아버지의 죽음으로 거대한 사건에 발을 들여놓게 된 고가 겐토. 불치병에 걸린 아이를 구할 신약을 개발하라고 합니다. 고작 대학원생에게 말이죠. 신약 개발 과정에서 경찰에게 쫒기는 신세가 되고, 누군가로부터 도움을 받습니다. 고가 겐토뿐만 아니라 콩고에서도 목숨을 건 싸움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인간은 인간을 끊임없이 죽입니다. 전쟁이 없으면 살 수 없는 인간들. 더럽고 탐욕스러운 인간들의 적나라한 모습들이 드러납니다. 강대국의 자원을 둘러싼 전쟁, 식민지 지배의 참혹한 현실, 그리고 일본인이 관동대지진 때 저지른 잔인한 학살까지 역사적 사실에 기반을 둔 인간들의 추악하고 잔인함이 계속 언급됩니다. 독자들은 혼란스럽습니다. 인간 본성에 대해 성찰하는 계기가 된다고 할까요? 결코 가볍지 않은 이야기입니다.


  거대하고 압도적인 스케일, 인간에 대한 진지한 성찰, 작가의 기발한 상상력, 무엇보다 작가의 치밀한 자료 조사로 탄생한 진짜 같은 이야기. 허구의 이야기임에도 정말 믿을 수밖에 없는 그런 내용들이 넘쳐납니다. 특히 약학과 생물학에 지식은 대단합니다. 굉장히 고리타분한 내용일 수도 있는데, 궁금증 유발 때문인지 전혀 어렵게 느껴지지가 않습니다. 진화론. 요즘 굉장히 이슈화 되고 있는 주제인데, 소설을 통해서 만나니 무척 새롭더군요. 인간이 진화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혼란(도태되는 자에게는 공포이기도 한)이 무척 잘 그려져 있습니다. 읽는 내내 무서웠습니다. 이 소설은 한 마디로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방대합니다. 오락적인 재미뿐만 아니라 지적 재미도 충분히 만족시켜 주고요. 후속편이 기다려지기도 합니다. 과연 이 소설의 다음은 희망일까요? 절망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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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12-06-26 2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를 보니 상당히 재미있는 책 같습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