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내리는 산장의 살인
구라치 준 지음, 김은모 옮김 / 검은숲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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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작 작가라서 그런가? 작품의 밀도가 상당하네요. 클로즈드 서클을 테마로 한 본격 미스터리입니다. 폐쇄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연속 살인사건. 작가와 독자의 공정한 대결. 논리를 중요시하는 미스터리에서 오는 피곤함을 배려하기 위한 적절한 유머. 그리고 독자의 허점을 찌르는 깜짝 반전까지. 재미는 확실하게 보장합니다. 본격을 패러디했다고는 하나, 오히려 더 본격에 가까운 작품이 아닐까 싶네요. 본격의 탈을 쓴 본격스럽지 않은 작품들도 많은데, 이 작품은 정말 직구입니다. 오랜만에 본격 미스터리의 재미를 느꼈습니다. 컴퓨터와 정보통신의 발달, 과학기술의 진보 등으로 현재에는 느끼기 힘든 아기자기한 재미가 있네요. 쓰즈키 미치오의 『일흔다섯 마리의 까마귀』의 전매특허와도 같은 장치가 사용되었다고 하는데, 나름 재미있는 기법이네요. 이야기 시작 전 (각 챕터마다) 작가가 독자들이 헤매지 않도록 객관적인 사실을 미리 알려줍니다(이건 팩트입니다). 치밀한 논리, 적절한 유머, 기습적인 반전, 그리고 고전 본격 미스터리의 재미 모두 느끼시고 싶으신 분들은 선택해도 좋을 듯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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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인 미야베 월드 2막
미야베 미유키 지음, 이규원 옮김 / 북스피어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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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는 '천구바람(天狗風)'. 한국판 제목은 무척 마음에 듭니다. 미야베 미유키의 시대 미스터리 중의 한 편으로 『흔들리는 바위』의 신비한 힘을 가진 소녀 오하쓰와 우직한 청년 우쿄노스케가 주인공으로 등장합니다. 그리고 말하는 줄무늬 고양이 데쓰. 가미카쿠시(일본에서만 볼 수 있는 단어. 다른 세계로 사라져 버리는 일. 실종과는 의미가 조금 다름)를 소재로 하고 있습니다. 젊고 아름다운 처녀들이 사라집니다. 관음보살을 닮은 요물과 말하는 고양이 등 판타지적인 요소가 많은데, 내용은 지극히 현실적입니다(판타지도 현실화시켜 버리는 능력). 아름다움을 계속 간직하고 싶은 죽은 자의 망상이 불러일으키는 끔찍한 사건의 연속. 오하쓰와 우쿄노스케, 데쓰가 힘을 합쳐 요물을 물리친다는 이야기입니다. 성형을 하면서까지 아름다워지고 싶은 여자. 미인이어야 시집도 잘 가고, 부모님에게 사랑도 받고, 모두에게 사랑을 받는다는 등 삐뚤어진 망상(그런데 이걸 망상이라고 부를 수 있을지. 미인이 아니면 대접 받지 못하는 세상은 맞으니까요)은 결국 요물을 불러내고……. 스스로 그런 요물이 되어간다는, 어찌 보면 매우 슬픈 이야기. 사실 이런 소재는 너무 흔해서 조금 식상하죠(1997년에 발표된 소설임을 감안해도). 조금 지루했습니다.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도 조금 고루하고요. 예측 가능한 수준에서 사건들이 전개됩니다. 이번 작품은 미야베 미유키의 시대 미스터리 중에서도 조금 실망스러운 측에 속하네요. 너무 설명이 많습니다. 군더더기도 많은 것 같고. 아름다움에 대한 여성의 욕망도 너무 당연한 것이라서 마음에 크게 와 닿지도 않았고요. 미야베 미유키의 대한 기대감이 커서인지 실망감도 그만큼 컸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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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레 사진관 - 상
미야베 미유키 지음, 이영미 옮김 / 네오픽션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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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베 미유키이고 최신작 이해는 가나... 요즘 책값은 정말 많이 비싸네요. 이래저래 고민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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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상오단장
요네자와 호노부 지음, 최고은 옮김 / 북홀릭(bookholic)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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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밀>을 제외하고는 그다지 마음이 가는 작품이 없네요. 이번 작품은 다섯 개의 리들 스토리(결말이 없는 짧은 이야기)에 숨겨진 의미를 고서점에서 일하는 요시미츠라는 한 청년이 밝혀내는 이야기입니다. 결말이 없는 짧은 이야기라서 다양한 해석이 나올 수가 있는데, 예측 가능한 결말입니다. 물론 리들 스토리의 결말을 만들어 낸 능력에는 감탄사가 나오나, 전체적으로는 살짝 지루하네요. 물론 말하고자 하는 주제 좋습니다. 구성도 나쁘지 않고요. 가독성이나 흡입력 역시 나쁘지 않습니다. 그러나 반대로 딱히 좋은 점도 없습니다. 그냥 무난한 작품이라고 할까요? <인사이트밀>에서의 그런 롤러코스터를 타는 느낌은 없네요. 물론 <인사이트밀>과는 작품의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그러한 것을 기대하는 것이 잘못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워낙 초반에 읽은 작품이 강렬해서인지, 그 다음 작품들은 기대에 미치지를 못하네요. 읽을 만한 작품입니다. 그러나 뭔가 확 마음을 끌어 당기는 그런 맛은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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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들의 저택
오리하라 이치 지음, 김성기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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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격 미스터리, 특히나 서술트릭에 있어서 우타노 쇼고와 함께 기본은 하는 작가가 아닐까 싶습니다. 또한 서술트릭에 대한 애정과 관심도 무척 많은 작가이고요. 사실 서술트릭이라는 것이 어느 정도 한계와 제한이 있는 소재임에도 끊임없이 노력하고, 발전시키려고 하는 것 같아요. 사실 서술트릭은 마지막 반전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 추리 방법입니다. 그런데 이제 그런 효과는 이미 유효기간이 다 되어서 독자들도 놀래거나 충격을 받지는 않죠. 오리하라 이치는 서술트릭이라는 기본적인 토대 위에 다중시점, 독백(모놀로그), 편지(일기), 액자구성 등의 다양한 기법을 활용하여 그러한 한계를 가볍게 뛰어 넘습니다. 지루할 수도 있는 이야기를 이런 다양한 기법들을 통해 어느 정도 극복을 합니다. 사실 근래에 국내에 소개되는 오리하라 이치의 서술트릭이 사용된 추리소설은 대부분 이러한 구성을 취하고 있더군요. 조금 식상해지려고도 하는데, 아마 작가는 또 다른 새로운 기법을 찾아내서 서술트릭에 녹아내지 않을까 싶습니다. 서술트릭에 대한 애정이 매우 강한 작가이니까요.

  서스펜스와 호러가 가미된 서술 미스터리 작품입니다. 일본추리작가협회상을 수상한 『침묵의 교실』의 공포스러운 분위기도 살짝 풍깁니다. 도착 시리즈가 연상되기도 하고요. 이번 작품에서는 유령 작가(대필 작가)가 주인공으로 등장합니다. 후지산 기슭에서 실종된 준이라는 청년의 전기를 쓰게 되는데, 준의 어린 시절 자료들을 살펴보면서 기이한 일들을 겪게 됩니다. 과거 속 이인의 존재와 현실 세계에 등장하는 이인, 그리고 누군가 그를 감시하는 듯한 시선, 준이라는 청년의 이상한 행동들과 주변 사람들의 반응. 인터뷰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그는 <고마쓰바라 준의 초상>이라는 제목으로 전기를 쓰는데, 후지산 기슭에서 누군지 알 수 없는 모놀로그도 함께 등장합니다. 인터뷰 형식이라서 그런지 많은 분량임에도 불구하고 지루하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궁금해지기 시작합니다. 준이라는 청년은 과연 누구인가? 그리고 그가 성장하면서 겪게 되는 이상한 사건들의 정체는 뭘까? 혼자 독백하는 사람은 또 누구인가? 이인의 정체는? 과연 이인들의 저택에는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요?

  사실 서술트릭은 반전에 매력이 있는 미스터리의 한 기법입니다. 『도착의 론도』, 『교실의 침묵』 등 끝내주는 반전이 있는 작품들을 많이 발표했죠. 이번 작품은 마지막의 반전보다는 반전이 드러나기까지의 과정에 중점을 둔 작품입니다. 따라서 반전은 조금 약할 수도 있습니다. 워낙 충격적인 반전이 있는 작품들이 많아서인지, 반전만 놓고 보면 약합니다. 그런데 결말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은 무척 흥미진진하게 전개됩니다. 나름 노력한 흔적들도 많이 보이고요. 단순한 이야기를 복잡하게 꼬는 능력과 뭔가 알 수 없는 것에서 느껴지는 공포스러운 분위기 조성은 압권입니다. 그리고 실종된 준과 관련된 사람들의 인터뷰를 통해서 점차 드러나는 사건의 진실도 흥미롭고요. 서술트릭(반전)에 초점을 두기보다는 호러/서스펜스에 중점을 두고 읽는다면 충분한 재미를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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