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인 미야베 월드 2막
미야베 미유키 지음, 이규원 옮김 / 북스피어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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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는 '천구바람(天狗風)'. 한국판 제목은 무척 마음에 듭니다. 미야베 미유키의 시대 미스터리 중의 한 편으로 『흔들리는 바위』의 신비한 힘을 가진 소녀 오하쓰와 우직한 청년 우쿄노스케가 주인공으로 등장합니다. 그리고 말하는 줄무늬 고양이 데쓰. 가미카쿠시(일본에서만 볼 수 있는 단어. 다른 세계로 사라져 버리는 일. 실종과는 의미가 조금 다름)를 소재로 하고 있습니다. 젊고 아름다운 처녀들이 사라집니다. 관음보살을 닮은 요물과 말하는 고양이 등 판타지적인 요소가 많은데, 내용은 지극히 현실적입니다(판타지도 현실화시켜 버리는 능력). 아름다움을 계속 간직하고 싶은 죽은 자의 망상이 불러일으키는 끔찍한 사건의 연속. 오하쓰와 우쿄노스케, 데쓰가 힘을 합쳐 요물을 물리친다는 이야기입니다. 성형을 하면서까지 아름다워지고 싶은 여자. 미인이어야 시집도 잘 가고, 부모님에게 사랑도 받고, 모두에게 사랑을 받는다는 등 삐뚤어진 망상(그런데 이걸 망상이라고 부를 수 있을지. 미인이 아니면 대접 받지 못하는 세상은 맞으니까요)은 결국 요물을 불러내고……. 스스로 그런 요물이 되어간다는, 어찌 보면 매우 슬픈 이야기. 사실 이런 소재는 너무 흔해서 조금 식상하죠(1997년에 발표된 소설임을 감안해도). 조금 지루했습니다.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도 조금 고루하고요. 예측 가능한 수준에서 사건들이 전개됩니다. 이번 작품은 미야베 미유키의 시대 미스터리 중에서도 조금 실망스러운 측에 속하네요. 너무 설명이 많습니다. 군더더기도 많은 것 같고. 아름다움에 대한 여성의 욕망도 너무 당연한 것이라서 마음에 크게 와 닿지도 않았고요. 미야베 미유키의 대한 기대감이 커서인지 실망감도 그만큼 컸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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