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 시스테마 꿈을 연주하다>를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엘 시스테마, 꿈을 연주하다 - 빈민가 아이들에게 미래를 약속한 베네수엘라 음악 혁명
체피 보르사치니 지음, 김희경 옮김 / 푸른숲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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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다큐멘터리 『기적의 오케스트라 - 엘 시스테마』 개봉에 맞춰 에세이집 《엘 시스테마, 꿈을 연주하다》가 출간되었습니다. 영화 개봉에 맞춰 어떤 이득을 보려고 출간된 것은 아닙니다. 사실 블록버스터도 아닌 다큐멘터리 영화는 관련 책을 출간해봤자 크게 이익이 되지도 않고요. 번역가 김희경 씨의 개인적인 관심에 의해서 출간이 되었더군요. 이 책의 주인공인 엘 시스테마를 아끼고 자랑스러워하는 분들의 도움도 받고, 오랫동안 준비해서 출간된 책입니다. 감동, 그 이상의 감동이 전해지는 좋은 책이네요. 극적인 감동 그러한 것은 없습니다. 열정, 진심, 헌신, 노력 등 엘 시스테마의 모든 구성원이 이룩해 낸 음악의 힘, 바로 그 힘에 감동했습니다.

  엘 시스테마(El Sistema)는 남미의 가난한 나라 베네수엘라의 거대한 음악 시스템을 일컫습니다. 어린이 오케스트라, 청소년 오케스트라, 장애아 특수교육 프로그램, 지역 교육 센터, 악기 제작 아카데믹 센터, 음악 센터, 음악 워크숍, 시청각 음향 센터 등 수없이 많은 음악 관련 네트워크 프로그램입니다. 극심한 빈부격차, 아이들은 마약과 폭력에 얼룩진 하루하루를 무의미하게 소비합니다. 그런 그들에게 꿈과 희망은 없습니다. 암울한 현재와 미래만 있을 뿐. 그런데 이들이 오케스트라에서 악기 연주를 하기 시작합니다. 과연 음악이 이들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을까요? 할 수 있습니다. 35년 경력의 엘 시스테마가 그것을 증명합니다.

“가난과 관련하여 가장 참담하고 비극적인 일은 일용할 양식이나 거처할 공간이 부족한 것이 아닙니다. 스스로가 아무것도 아니라는 느낌, 아무것도 안 될 거라는 느낌, 존재감의 부재, 공적인 존중의 부재야말로 가장 비참한 일입니다.”

- 테레사 수녀

  가난한 자, 특히 어린 아이들은 값싼 동정을 원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돈(양식일수도 공간일 수도 있죠)은 더 원하지 않습니다. 마치 인심을 쓰듯이 돈 몇 푼 쥐어주고, 가난한 자를 도와주었다고 스스로 위안을 삼죠. 그렇다면 과연 이런 아이들에게 어떤 도움을 주어야 할까요? 사회적/정치적 접근을 목적으로 호세 안토니오 아브레우(엘 시스테마의 창립자)가 엘 시스테마를 이끌었던 것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엘 시스테마는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고 있습니다. 엘 시스테마를 통해 아이들은 환경에 맞서 싸우는 방법, 단체생활을 통한 협동심과 배려, 스스로 생각하는 방법, 성찰적 사고 능력과 실천 의지 등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아브레우를 중심으로 음악 관계자들의 헌신과 노력으로 기적(은 아니죠. 노력입니다)은 일어났습니다.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바이올린이나 첼로를 배우고 싶어도 가난하면 배우기 힘들죠(개인레슨 비싸죠). 누구나 즐겨야 할 음악이 소수의 음악이 되어가고 있죠. 특히 클래식은 말이죠. 우리나라도 베네수엘라의 엘 시스테마 시스템을 도입했으면 좋겠네요. 그나저나 다큐멘터리가 보고 싶네요. 음악은 글로 읽는 것보다 귀로 들어야 하잖아요. 이 책을 읽고 나서 구스타보 두다멜이 이끄는 시몬 볼리바르 오케스트라의 음악이 듣고 싶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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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의 변호사 - 붉은 집 살인사건 어둠의 변호사 시리즈 1
도진기 지음 / 들녘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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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한국형 본격 미스터리 시리즈의 첫 신호탄이 될 만한 개성 넘치는 추리소설 시리즈의 등장이 아닐까 싶네요. 판사직을 그만두고 법의 테두리 안에서, 그러나 음지에서 활약하는 변호사 고진과 경찰대를 졸업했음에도 관리직이 싫어서 강력계 현장에서 활약하는 경찰 유현2대에 걸쳐 연속적으로 벌어지는 붉은 집에서의 살인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뭉쳤습니다. 하드보일드 탐정을 연상시키는 고독한 변호사 고진과 바른생활 청년을 연상시키는 열혈 경찰 유현, 개성은 약하지만(조금은 평범하다고 할까요?), 무척 잘 어울리는 탐정소설의 콤비가 아닐까 싶네요. 사실 국내 추리소설에 실망한 적이 많아서 별로 기대하지 않고 읽었는데, 의외의 발견이네요. 사실 현직 판사라는 꼬리표 때문에(당사자가 아닌 이상 판결문을 읽어보면 정말 지루하잖아요) 조금 딱딱하고 재미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의외로 글이 재미있네요(인터뷰 기사를 보니 실제 사건들이 아닌 100% 순수 창작물이라고 하네요).

  고진과 유현이 사건의 범인을 잡기 위해 정말 열심히 뛰어다니지만, 그럼에도 ‘투 스타’ 출신의 서태황 가족과 은퇴한 교수 남성룡 가족이 함께 살고 있는 붉은 저택에서 연이은 살인사건이 발생합니다(물론 부산의 별장에서도 사건이 일어나기는 하지만 편의상 이렇게 씀). 흔적을 찾을 수 없는 범행 현장. 결국 알리바이 트릭을 깨지 않고서는 사건이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용의자들의 알리바이를 파헤칠수록 의심되는 용의자들은 용의선상에서 벗어나고, 더욱더 사건은 의문 속으로 빠져듭니다. 본격 미스터리를 표방한 추리소설답게 알리바이 트릭이나 다잉 메시지, 밀실살인 등도 적절하게 오버하지 않는 선에서 등장합니다. 그리고 반전의 반전, 또 다시 반전 역시 억지스럽지가 않고 자연스럽습니다. 트릭과 반전에서는 단연 높은 점수를 주고 싶네요(트릭은 다소 유치할 수도 있는데, 작품의 내용상 자연스러운 트릭이라서 높은 점수를 주었습니다). 물론, 영미권이나 일본권 추리소설에 영향을 안 받을 수는 없겠죠. 개인적으로 잘 쓰인 일본 미스터리에 절대 뒤지지 않는 완성도를 보여줍니다. 그래서 깜짝 놀랐습니다. 혹시 모방작은 아닌가 싶을 정도로 잘 쓰였습니다(뭐 흉내 낸 것일 수도 있겠지만 이 정도 퀼리티의 흉내라면 환영합니다).

  트릭 위주의 본격 미스터리소설이기는 하지만, 인간의 어두운 심연의 문제를 더 깊게 파고든 작품입니다. 그러한 인간의 어두운 심연이 트릭과 만나니 충격의 효과가 배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계속 몰아쳐서 벼랑 끝으로 몰고 간다고 할까요? 벼랑 끝으로 몰고 가서 목숨을 빼앗았음에도 결코 멈추지 않고 계속 인간의 악의를 파헤칩니다. 그리고 떡밥이라고 해야 할까요? 독자들이 작품에 지속적으로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단서(힌트)를 흘리는 것도 아주 노련합니다. 절대 다 보여주지 않고 하나씩 하나씩, 그리고 반전이나 충격도 하나씩 하나씩 던져 놓습니다. 작품이 조금 다듬어지지 않은 느낌이 들고, 고진이라는 탐정 캐릭터의 특성이 조금 약하다는 단점은 있지만, 그 외에는 모두 만족스러운 작품이었습니다. 어둠의 변호사 시리즈, 특히 고진의 활약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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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왕님과 나
우타노 쇼고 지음, 양억관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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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타노 쇼고는 파면 팔수록 새로운 물이 계속 나오는 깊은 우물과도 같은 작가가 아닐까 싶어요. 『벚꽃 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를 처음 읽었을 때는 그냥 충격적인 반전의 (논란의 여지가 있는) 서술트릭이 전부인 작가인 줄 알았는데, 『시체를 사는 남자』, 『그리고 명탐정이 태어났다』, 『여왕님과 나』까지 읽은 지금은 『벚꽃 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는 그냥 우타노 쇼고의 일부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서술트릭과 밀실트릭, 음울하고 환상적인 분위기, 에도가와 란포와 히키코모리 롤리콤 오타쿠라는 전혀 이절적인 캐릭터의 등장까지 뭐라 특정 지을 수 없는 다양하고 폭넓은 스펙트럼을 가진 작가가 아닐까 싶어요. 『벚꽃 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는 이제는 그만 잊어도 되지 않을까 싶어요.

  히키코모리, 오타쿠, 롤리콤 등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추리소설은 새로운 것은 아니죠. 그런데 20년 동안 집 밖에서 사회생활을 전혀 하지 않는 44세의 히키코모리 오타쿠 롤리콤이 추리소설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소설은 아마 없지 않을까 싶어요. 아동 성 도착증이기도 한데, 주인공 신토 카즈마는 이렇게 불리는 것을 무척 싫어합니다. 정확하게는 10대 중반의 소녀를 좋아합니다(소년은 안 좋아해요. 그리고 너무 어린 아이도 좋아하지 않습니다. 확고한 신념을 갖고 있죠). 추리소설이니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살인사건이 등장해야 합니다. 그래서 어린 소녀들만 죽이는 연쇄살인사건이 벌어집니다. 과연 44세의 히키코모리 오타쿠이자 롤리콤인 주인공이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아마추어 탐정조차 되기에 벅차 보이는 그가 과연 이 사건들을 어떻게 헤쳐 나갈 수 있을지 우려 반 기대 반입니다.

  44세의 신토 카즈마, 우연히 12세의 여왕님 라이미를 만나게 됩니다. 변태새끼, 쓰레기, 돼지, 찌질이 등이라 불리며 한참 어린 소녀에게 구박을 받지만 신토 카즈마는 행복해 합니다. 이런 관심이라도 받아본 적이 없거든요. 나이 마흔넷에 부모님에게 용돈을 받으며 생활하고, 사회생활은 전혀 하지 않으면 소녀 인형을 대상으로 대화를 나누는 한심한 어른, 나름대로의 신념은 갖고 있습니다. 왜 이 아저씨는 이렇게 살아가는 것일까요? 변태새끼라고 욕을 하고 싶지만(사실 순수한 아저씨는 아닙니다), 주저하게 되는 그 무엇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 소설은 조금 불편합니다. 44세 아저씨와 12세 소녀의 데이트도 그래서 불편할 수도 있고요. 44세 아저씨가 12세 소녀에게 노예처럼 부림을 당해도 행복해 합니다. 사디즘일까요? 암튼 44세 소녀가 12세 소녀에게서 사랑을 느끼고, 12세 소녀는 44세 어른을 변태, 찌질이, 돼지라는 이유로 마구 구박하고 부려먹습니다. 12세 소녀들은 자해를 하고, 돈을 받고 몸을 팔며, 어른들은 소녀들을 강간하고, 부모는 딸을 성적으로 학대합니다. 뭔가 일그러진 세계, 일그러진 인간들, “이건 악몽이야!”라고 외치고 싶지만, 신문이나 TV 뉴스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현실이기도 합니다.

  미소녀 연쇄살인사건. 연쇄살인사건의 희생자들의 친구인 12세 소녀 라이미. 그녀(?)를 구하기 위하여 44세의 히키코모리 오타쿠이자 롤리콤 신토 카즈마가 탐정 역할을 자처합니다. 사람에게 말도 잘 못하는 그가 과연 탐정 역할을 잘 수행할 수 있을까요? 『벚꽃 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의 서술트릭이 논란이 되었죠. 신토 카즈마가 탐정 역할을 수행하면서 역시나 논란이 예상되는 것이 등장합니다. 여기서부터 이야기가 조금 이상하게 흘러갑니다. “이건 뭐지?” 미스터리와 판타지의 만남이라고 할까요? 연쇄살인사건의 범인은 논리적인 추리에 의해서 붙잡습니다. 본격 미스터리이죠. 그런데 중간에 이질적인 것들이 끼어들기 시작하면서 작품의 분위기가 이상해집니다. 다시 한 번 “이건 뭐지?” 44세 오타쿠 롤리콤이 등장하는데 장르소설로서의 정체성으로도 어긋나기 시작합니다. 이 작품의 매력이자 논란이 예상되는 부분. 마지막 장의 빼도 박도 못하는 현실에서의 깊은 좌절감과 정말. 꿈이나 현실이나……. 도망갈 곳이 없습니다. 절망. 이 작품의 키워드는 바로 절망이 아닐까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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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적의 시대>를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해적의 시대
마이클 크라이튼 지음, 이원경 옮김 / 김영사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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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 시절 만화영화 《보물섬》에 열광한 제게 보물을 찾는 해양 모험 이야기는 언제나 로망이었던 것 같아요. 비록 몸은 그런 험난한 모험을 떠날 수는 없지만, 마음은 언제나 해양에서 펼쳐지는 해적들의 보물을 찾는 이야기를 꿈꾸었던 것 같아요. 그러나 확실히 해양 모험 이야기는 영상에 비해 소설은 어려운 것 같아요. 철저한 고증과 정확한 지식이 없이는 쓰기도 어려울 뿐더러 익숙하지 않은 명칭과 용어들에 독자들도 혼란스럽고 독서에 어려움도 느끼고요. 영국의 대표적인 해양소설 「마스터 앤드 커맨더」가 제게는 그랬거든요. 어린 시절 만화로 봤을 때와는 다르게 해양 모험소설이 읽기가 어렵더군요. 그래서 이번 마이클 크라이튼의 유작 「해적의 시대」도 그런 선입견을 갖고 읽었는데, 탁월한 이야기꾼이자 베스트셀러 작가답게 읽기에 무척 편하더군요.

  과학 스릴러의 거장이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은 마이클 크라이튼의 유작 「해적의 시대」는 영국령 자메이카의 포트 로열에 주둔하는 찰스 헌터 선장이 (마치 무협소설처럼) 관련 분야의 전문가들과 선원들을 모와서 스페인이 가지고 있는 보물을 약탈하는 모험 이야기입니다. 시력이 좋은 라쉬, 폭약 전무가 돈 디에고, 거구의 바사, 킬러 상송, 외과 의사이자 항해사인 엔더스 등 그들이 겪는 위험천만한 바다 위에서의 모험은 확실히 스릴 있고 흥미진진하며 환상적입니다. 강한 스페인 전함에 맞서 싸우는 헌터 일당들. 허리케인과 전설의 바다괴물 크라켄의 습격, 스페인 전함과의 쫒고 쫒기는 추격신, 미모의 여성과의 (재미있는) 로맨스, 배신과 음모, 그리고 17세기 카리브 해 주변의 손엘 잡힐 듯한 생생한 모습들, 바쁘고 지친 일상에 단비와도 같은 행복을 주는 황홀한 모험이 아닐까 싶어요.

  「해적의 시대」는 해적들이 보물을 약탈하는 이야기입니다. 해양소설이기는 하지만 어렵지는 않습니다. 보통 해양소설은 용어나 명칭, 익숙지 않은 배경 등으로 조금 어려운데 이 작품은 그렇지 않더군요. 어렵지가 않아서 페이지도 잘 넘어갑니다. 그리고 긴장감을 놓지 않는 군더더기 없는 사건의 전개도 이 소설의 매력이고요. 스페인 해적에게 포로가 되었다가 탈출을 하고, 따돌리는 과정에서 험난한 전쟁을 치르고, 허리케인과 크라켄을 만나며, 보물을 갖고 포트 로열에 도착하지만 기다리고 있는 것은 음모와 배신. 헌터 해적 일당들과 떠나는 험난한 여정은 그만큼 힘들지만, 그에 비례하여 만족감도 큽니다. 이제는 결코 겪을 수 없는, 마음속에서만 품어야만 하는 낭만과 환상의 세계, 해적들의 보물을 찾아 떠나는 모험 이야기, 감동이 아닐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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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퍼케이션>을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바이퍼케이션 1 - 하이드라
이우혁 지음 / 해냄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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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퇴마록』의 이우혁 작가의 7년만의 신작, 아마 오래 기다리신 분들 많았을 거라 생각됩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면, 수위가 조금 높고, 내용이 많이 잔인합니다. 인간의 능력을 초월한 ‘헤라’와 ‘하이드라’라는 인간을 마치 장난감 다루듯이 마구 죽이는 인간들이 등장하고, 연쇄살인마들의 잔혹한 살인행위도 수위가 조금 높습니다. 자신의 몸을 손으로 갈기갈기 찢어서 자살하는 연쇄살인마만 봐도 잘 알 수 있죠. 사이코패스와 범죄심리학, 최면효과, 그리스신화, 초자연적인 힘까지 갈피를 잡을 수 없이 방대하게 뻗어나가는 스토리와 공포, 미스터리, 스릴러, 서스펜스까지 복합적인 장르의 요소까지 재미있는 것들은 모두 가져와서 무시무시한 괴물들의 광기의 대결을 그리고 있습니다. 작품성을 찾으려면 찾을 수도 있겠지만(작가는 작품의 행간에 숨겨두었다고는 하지만) 개인적으로 더운 여름을 겨냥한 오락적인 요소가 가득한 기획성 공포/미스터리 장르소설이 아닐까 싶네요. 

“괴물을 상대하는 자 괴물이 되지 않게 주의하라. 

그대가 심연을 들여다볼 때, 심연 또한 그대를 들여다보리니.” 

- 니체,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중에서

  사랑하는 남편의 충동적인 살해 위협으로 ‘해리성정체장애’ 증상을 보이게 된 ‘헤라’라는 여성이 자신의 행복한 삶을 파괴한 ‘하이드라’라는 정체불명의 괴물에게 복수하는 이야기가 이 작품의 주된 이야기입니다. 미국의 작은 소도시에 동기를 전혀 알 수 없는 잔인한 무차별적인 살인사건이 연이어 발생합니다. 가르시아 반장과 FBI 요원 에이들은 이러한 미스터리한 연쇄살인의 범인을 추적하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그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더 끔찍하고 잔인한 살인사건은 계속 일어납니다. 범인의 흔적조차 없는 밀실에서의 살인사건, 범인은 점점 미궁 속으로 빠져들고, 그들도 서서히 미쳐가기 시작합니다.

  미스터리적인 요소가 아주 많지만 정통 추리소설로 보기에는 힘들 수도 있습니다. 여기에는 (이 작품에 100% 완전 몰입하기 위해서는) 믿기 힘든 어떤 현상을 믿어야만 사건을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가 있거든요. 인간의 감각에 관한 문제인데, 과연 인간의 감각(오감)을 어디까지 받아들일 수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하이드라나 헤라처럼 인간 이상의 능력을 가진 존재들이 등장하거든요. 사실 이 부분에 대한 과학적인 설명은 조금 부족합니다. 인간은 눈에 보이는 것만 진실로 믿고, 그렇지 않은 것은 미신이나 비과학적이라고 해서 무시를 하잖아요. 그 부분을 과연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주제도 여기에 있을 듯싶은데, 그냥 단순 재미로 받아들이거나 아니면 좀 더 본질에 접근하거나 그것은 독자들의 몫이 아닐까 싶어요.

  괴물과 괴물의 대결, 쫒고 쫒기는 추격전에서 오는 긴장감과 스릴감. 그리고 인간의 상상을 초월하는 잔혹한 살인사건들. 가르시아 반장과 FBI 요원 에이들이 미궁의 수수께끼를 하나씩 풀어가는 데서 오는 카타르시스. 그리고 선악의 개념을 넘어 선 인간들의 잔혹한 살인행위에서 오는 인간의 부조리함과 악마성. 이상 능력이라는 조금은 비과학적이고 초자연적인 설정이 보이기는 하나 그 부분을 수긍하고 넘어가면 꽤나 논리적인 추리소설이 아닐까 싶어요. 계속 끊임없이 사고를 하고 추리를 해야 하는데서 오는 지루함이 없는 빠른 이야기 전개도 높게 평가하고 싶고요. 『퇴마록』과는 달리 조금 잔인한 묘사가 많아서 대중적인 인기를 얻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조금 쎄고 강한 이야기를 좋아하는 제게는 오히려 『바이퍼케이션 하이드라』가 더 잘 맞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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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03 10: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로네리 2010-09-03 16:38   좋아요 0 | URL
예, 사용하셔도 됩니다.

2010-09-06 10:04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