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환 밀리언셀러 클럽 104
리 밴스 지음, 한정아 옮김 / 황금가지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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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골드만삭스의 제너럴 파트너 출신의 데뷔작으로 무고한 한 남자(아내 살해 협의를 받음)가 경찰과 범죄조직으로부터 벗어나고 아내의 복수도 갚아야 하는 위기의 순간을 그린 작품입니다. 금융 스릴러라고는 하지만, 금융 세계에 대한 묘사는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주인공 피터는 알프레드 히치콕의 영화에 등장하는 억울한 누명을 쓴 주인공들과 비슷합니다. 자신도 모르는 곳에서 엄청난 사건들이 벌어지고, 뜻하지 않게 그런 사건들에 휘말리게 됩니다. 범죄조직은 협박을 하고, 경찰들은 자수를 하라고 합니다. 경찰과 범죄조직으로부터 벗어났다고 생각하는 순간, 또 다른 사건에 휘말리게 되고, 점점 통제 불가능한 상황에 처하게 됩니다. 아내 살해 사건은 사실 단순한 사건이죠. 뭐 대부분은 치정극이고요. 그런데 사실 억울한 누명을 쓴 한 남자의 아내 살해 협의는 거대 조직의 음모의 지극히 작은 시작에 불과합니다. 시한폭탄은 이미 터졌고, 억울한 누명을 쓴 주인공 피터는 이 위기의 순간을 잘 넘겨야 합니다.

  스토리의 기본 줄기는 매우 단순합니다. 아내 살해 협의를 받은 한 남자의 누명 벗기와 아내를 살해한 자에 대한 복수. 그런데 이 단순한 플롯에 복잡한 사건들이 끼어들기 시작합니다. 신약 개발을 둘러싼 갈등, 나치 시대에 사라진 명화들, 거금의 횡령 사건, 주인공을 쫒는 정체모를 단체, 친한 친구의 실종, 그리고 뭔가를 숨긴 듯한 주변 사람들. 그리고 주인공은 엄청난 역경과 고난을 겪습니다(한 마디로 엄청나게 얻어터집니다). 그리고 요즘 스릴러 소설의 유행인 반전의 반전도 준비되어 있고요. 뭐 결론은 주인공 피터는 장기판의 말에 불과한 전혀 힘이 없고 무기력한 존재라는 것. 그런데 아내를 살해한 자에 대한 복수심 때문인지 무척 집요합니다. 협박을 받고, 매일 얻어터지면서도 끈질기게 사건을 파헤칩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은 무기력한 주인공이 이 엄청난 사건과 음모에 복병 역할을 한다는 것입니다.

  물론 아쉬움도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반전 스릴러 소설로는 할런 코벤의 소설을 무척 좋아합니다. 물론 이제 데뷔한 신인작가와 대작가의 작품을 비교하는 것이 조금 공평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뭔가 설명할 수 없는 그런 아쉬움이 남더군요. 마지막 반전의 반전도 좋고, 주인공이 무척 고생하는 이야기도 충분히 공감은 가는데, 흥미로운 소재(신약 개발, 명화그림, 공금 횡령)를 많이 다루어서 집중도가 조금 떨어지고, 마지막 종장(반전의 반전)까지 가는 과정의 긴장감이 조금 부족하더군요(보여줄 것과 숨겨야 하는 것을 잘 조절하고 배치했으면 좀 더 긴장감을 느낄 수 있었을 텐데, 그러한 배치와 조절 부분이 살짝 아쉽더군요). 물론 단점에 비해서는 확실히 장점이 많은 반전 스릴러 소설이기는 합니다. 억울하게 누명을 쓴 한 남자가 온갖 악조건 속에서도 집요하게 추적하여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는 음모를 그린 스릴러 소설 좋아하시는 분들은 한번 읽어보셔도 좋을 듯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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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몰 피아노 - 카가미 소지가 되돌리는 범죄
사토 유야 지음, 박소영 옮김 / 학산문화사(단행본) / 2008년 1월
평점 :
절판


 

제1장 “저는 피해자입니다.”

제2장 “박해를 받고 있습니다.”

제3장 “이런 일을 당하는 원인을 알고 싶습니다.”

제4장 “그건 역시 제가 잘못한 걸까요?”

제5장 “더는 견딜 수가 없습니다.”

제6장 “누가 저를 좀 구해 주시지 않겠습니까?”

제7장 [대답이 주어지고, 인식은 역전이 일어난다]

제8장 “저는 가해자입니다.”

종장

  소설의 제목, 부제, 그리고 목차 제목까지 무척 독특하고 특이합니다. 사실 사토 유야의 《카가미 가(家) 연작 시리즈》는 제목과 부제, 그리고 목차만 잘 연구해도 조금이나마 반전이나 트릭을 알 수 있습니다만, 소설을 다 읽어야만 그 속에 숨은 의미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무척 재미있죠? 이 소설은 종반까지는 아무 것도 드러나지 않습니다.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는 것인지 알 수가 없어요.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세 개의 이야기가 ‘나’ 1인칭 시점으로 교차 진행되거든요. 추리소설이니 당연히 이 세 개의 이야기는 연관이 있겠죠?(추리소설이 아니라도 연관이 없다면 굳이 이렇게 복잡하게 플롯을 꾸밀 이유는 없겠죠)

  채팅으로 알게 된 소녀에게 집착하는 18세의 ‘나’, 뇌가 망가진 여동생의 살해 위협으로부터 벗어나고자 하는 33세의 ‘나’, 그리고 동급생 소녀를 지키기 위해 끔찍한 일을 저지르는 초등학교 4학년 ‘나’, 물론 세 명의 ‘나’는 모두 정상은 아니에요. 그런데 이런 ‘나’의 이야기에 이상한 녀석들이 끼어들기 시작하면서 이야기는 더욱 복잡해지고 수수께끼는 한층 더 깊어집니다. 채팅으로 알게 된 소녀에게 집착하는 ‘나’에게는 그 유명한 카가미 가(家)의 차남 카가미 소지가 끼어들고(물론 그의 역할은 부제처럼 범죄를 되돌리는 것입니다. 무슨 얘기인지…….), 뇌가 망가진 여동생의 살해 위협으로부터 벗어나고자 하는 ‘나’에게는 카가미 가(家)만큼이나 이상한 가족이 끼어들어 사건(세계)을 뒤흔듭니다. 제발 가만히 좀 있어주면 좋으련만, 자꾸 끼어들어서 이야기를 복잡하게 만듭니다(독자들은 이런 인간들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물론 반어법입니다). 동급생 소녀를 지키기 위해 끔찍한 일을 저지르는 ‘나’에게는 형체가 없는 ‘놈’과 검은 옷을 입고 다니는 이상한 녀석이 따라 다닙니다. 그리고 죽음도 함께.

  무슨 이야기인지 모르겠죠? 사실 저도 종반까지는 도대체 뭔 얘기를 하는지 몰랐습니다(반전이 있다는 이야기겠죠?). 사실 트릭이나 반전, 이야기의 황당함이나 잔인함(다행스럽다고 해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국내에 소개 된 카가미 가(家) 연작 시리즈 중에서는 가장 덜 잔인합니다. 아니 거의 잔인함이 없어요)보다도 우울한 인간들이 세계(작가일 수도 있고, 자기 자신일 수도 있으며, 타인일 수도 있고, 암튼 그 대상은 무궁무진)로부터 망가지고 파괴되어지는 과정의 슬픔과 우울함이 더 인상 깊은 작품이었습니다. 물론 스스로 망가지는 이유도 있지만요. 뇌가 없는 인간들이 스스로 망가지는 이야기라고나 할까요? 암튼 이번 작품도 역시 실망시키지 않네요.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에나멜을 바른 혼의 비중』이라는 작품이 더 좋았습니다(잔인한 장면 묘사가 많은 소설을 좋아하거든요). 단, 종반까지 이야기가 조금 늘어지는 감이 있네요. 따라서 조금 지루하기는 합니다.

덧1. 개인적으로는 천재 작가 오츠 이치보다 오히려 사토 유야가 한 수 위가 아닐까 싶네요. 물론 사토 유야의 작품이 국내에 많이 소개되지 않은 상황에서 비교하는 것이 조금 그렇기는 하지만, 사토 유야의 작품을 읽다보면 '정말 이 작가 천재다!'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국내에 소개 된 사토 유야의 작품은 모두 만족스러웠던 반면 오츠 이치의 작품은 조금 실망스러웠던 적이 많거든요. 사토 유야의 작품 국내에 많이 소개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덧2. 니시오 이신의 《헛소리 시리즈》와 사토 유야의 《카가미 가(家) 연작 시리즈》 모두 좋아하는데, 《헛소리 시리즈》는 캐릭터가 당황스러워서 추천하기가 조금 망설여지는데(또한 추리보다는 판타지 성향이 강하기도 하고), 《카가미 가(家) 연작 시리즈》는 변태, 가학적인 성향이 조금 짙지만, 추리적인 요소가 많아서 암튼 본격 미스터리 좋아하시는 분들에게는 추천하고 싶은 강한 열망이 있네요. 물론 책임이 못 지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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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형, 탐정이 되다 인형 탐정 시리즈 1
아비코 타케마루 지음, 최고은 옮김 / 북홀릭(bookholic)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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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복화술 명탐정 인형 마리오가 등장하는 유머 미스터리 연작 단편집. 충격 잔인 미스터리 <살육에 이르는 병>과는 완전히 느낌이 다르네요. 유머라고는 하지만 조금 썰렁하다고 할까요? 인형 마리오와 복화술사 요시오, 그리고 유치원 선생 오무츠가 나름 개그를 날리는데 오래 전 유머라서 그런지 무척 썰렁합니다. 닭살스러운 멘트들도 많이 날리고요. 사실 (스포일러는 아닙니다) 명탐정 인형의 정체는 이중인격입니다. (인형) 마리오=(복화술사) 요시오. 인간의 모습을 띄고 있는 요시오는 무척 소심한 20대 중반의 남자입니다. 인형의 모습을 띄고 있는 마리오는 머리가 아주 좋은 소년이고요. 이중인격을 소재로 한 작품이기는 한데, 이게 또 조금 이상합니다. 암튼 이들(?)의 관계 자체가 미스터리하더군요. 명탐정 인형 마리오가 해결하는 사건은 조금 시시하게 보입니다(일상 미스터리는 아닙니다. 그렇다고 잔인한 연쇄살인사건이 등장하지도 않고요. 분위기가 밝아서 그런지 굉장히 소소한 사건들로 보이기는 합니다). 토끼를 죽이고 유괴한 범인 찾기, 텐트 안에서 죽은 마술사의 범인 찾기(밀실살인사건), 꿈 에 등장하는 지크프리트에게 살해당한 남자의 범인 찾기(다잉 메시지), 인형 살해범 찾기(이런 인형이 살해당하기도 합니다) 등등 사람이 죽는 잔인한 상황인데, 이야기는 이상하게 코믹하게 흘러갑니다. 그러니 사람이 죽어도 결코 무섭지는 않아요. 코믹과 트릭, 청춘소설(요시오와 오무츠의 러브 라인)의 뒤섞인 작품이라고 할까요? 개그는 썰렁하고, 트릭이나 반전 역시 조금은 식상하지만, 아기자기한 맛은 확실히 있네요(참고로 1990년에 발표된 소설입니다. 그러니 트릭이나 반전은 다소 아쉬움이 남을 수도 있습니다). 그나저나 유치원 선생 오무츠 귀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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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이여, 내 손을 잡아라 밀리언셀러 클럽 10
데니스 루헤인 지음, 조영학 옮김 / 황금가지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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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켄지 & 제나로 시리즈》의 두 번째 시리즈로 엽기적인 사이코 연쇄살인범과의 대결을 그리고 있습니다. 작가 ‘데니스 루헤인’하면 떠오르는 인간 불평등, 소외문제, 빈부격차, 계층 간의 갈등 등 사회 부조리한 문제는 겉으로 노골적으로 드러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이번 작품에서는 보이지 않는 순수 악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고 할까요? 따라서 사립탐정 켄지와 제나로가 이번 작품에서는 무척 고생을 합니다. 도대체 범인을 알 수가 없으니까요. 시리즈의 시작인 <전쟁 전 한잔>에서도 사립탐정 켄지의 모습이 많이 그려졌는데, 이번 작품 <어둠이여, 내 손을 잡아라>에서는 켄지의 현재 뿐만 아니라 과거의 고통이나 상처까지도 건드리고 있습니다. 가장 개인적이며 내밀한 모습을 그리고 있다고 할까요? 거대한 악의 뿌리 깊은 실체가 겉으로 드러나면서 밝혀지는 진실은 꽤나 충격적입니다. 암튼 이번 시리즈에서의 사건은 켄지에게는 참으로 힘든 사건이 아닐까 싶네요.

  사실 이번 작품을 읽으면서(물론 이 작품은 1996년에 발표되었고, 이런 내용의 추리/스릴러 소설은 너무 흔해서 비교 자체가 무의미하기는 하지만), <양들의 침묵>이나 막심 샤탕의 《악의 3부작》 등의 작품이 떠오르더군요. 이번 작품에서 연쇄살인범은 십자가형이라고도 불리는 책형으로 사람을 죽입니다. 그리고 감옥에 있는 사이코 연쇄살인마가 켄지와의 면담을 요청하면서 사건은 더욱 더 잔인해지며, 미궁 속으로 빠져듭니다. FBI와 경찰까지 연쇄살인범을 잡으려고 하지만, 범인은 과감하게 FBI와 경찰을 따돌리고, 그들이 보는 앞에서 켄지와 제나로에게 위협을 가하기도 합니다. 이번 작품에서는 미국의 사회 문제는 잠시 접어두셔도 됩니다. 물론 그렇다고 사회 문제를 전혀 안 건드린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성소수자 문제나 빈부격차 등의 문제를 다루고 있으며, 빈부격차는 사건의 꽤나 중요한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사실 정치적인 해석도 가능한데, 사건의 핵심은 개인이 소속된 사회 내에서의 욕망이 아닐까 싶네요. 거대한 악의 실체는 결국 그런 인간들의 명예욕이나 허영심 등의 끝없는 욕망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켄지 & 제나로 시리즈》는 <전쟁 전 한잔>을 시작으로 <비를 바라는 기도>까지 총 다섯 작품이 발표되었습니다. 당부하고 싶은 말은 데니스 루헤인의 《켄지 & 제나로 시리즈》를 읽어보고 싶으신 분들은 꼭 순서대로 읽으시길 권합니다. 저는 뒤죽박죽으로 읽었습니다. 물론 각각의 시리즈는 시리즈 자체가 하나의 완결된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켄지와 제나로가 엄청난 사건에 부딪히고 해결하면서 점점 변화되는 모습, 그리고 부바나 데빈 등의 친구들과의 관계 등의 변화를 느끼기에는 조금 무리가 따릅니다. 또한 켄지와 제나로의 연애 감정의 변화도 이 시리즈의 큰 재미이거든요. 순서대로 읽어야 확실히 재미를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이번 작품에서는 부바와 데빈의 활약이 돋보입니다. 사실 켄지를 잘 도와주지 않는 경찰 데빈을 조금 싫어했는데, 이번 작품에서는 꽤 괜찮게 나오더군요. 무슨 이유로 이들의 관계가 틀어졌는지 그런 소소한 재미를 찾는 것도 이 시리즈의 재미가 아닐까 싶어요). 사실 첫 작품이 가장 강렬한 이미지로 각인되는 경우가 많기는 하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가라, 아이야, 가라>, <비를 바라는 기도> 등이 저는 더 좋았습니다. 이번 작품 <어둠이여, 내 손을 잡아라>는 추리/스릴러소설로서의 장르적인 재미는 확실히 있지만, 데니스 루헤인 작품의 색깔은 조금 덜한 것 같거든요. 물론 켄지와 제나로가 가장 고생하는 시리즈이기는 합니다(<신성한 관계>는 아직 못 읽어봐서 확신은 못하지만요). 암튼 이 시리즈는 후에 <신성한 관계>가 출간되면, 순서대로 다시 한 번 읽어봐야 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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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니발 매지컬 - 살육기술의 니오우노미야 남매, Faust Novel 헛소리꾼 시리즈 5
니시오 이신 지음, 현정수 옮김 / 학산문화사(단행본)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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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라이트노벨 성향이 강한 본격 미스터리로 생각하고 접한 《헛소리 시리즈》, 추리적인 요소는 점점 줄어들고, 판타지적(라이트노벨 성향)인 요소는 점점 늘어나는 것 같네요. 시리즈의 처음인 <잘린 머리 사이클>은 밀폐된 공간에서 독특한 캐릭터들이 등장해서 밀실살인의 트릭과 알리바이 등을 해체하는 나름 추리적인 요소와 재미가 많았는데, 이거 점점 시리즈가 거듭될수록, 그리고 스토리가 앞으로 나아갈수록 결말에 대한 우려가 생기더군요(만화 「간츠」가 연상되더군요). 물론 이 작품을 (다섯 번째 시리즈까지 읽은 시점에서) 본격 미스터리로 생각하고 읽는 독자들은 별로 없겠지만요. 니시오 이신이 구축한 (살인이 밥 먹듯이 일어나는) 세계, 그 이상한 세계를 살아가는 다양한 캐릭터들, 이 두 가지의 재미 때문에 이 시리즈를 계속 읽어나가는 것 같아요. 그리고 이야기의 실질적인 주인공(이야기꾼) ‘나’의 마지막 결말, 그리고 그와 엮인 다양한 인물들의 마지막 역시 궁금하고요. 암튼 《헛소리 시리즈》는 독자를 차별합니다. 니시오 이신이 창조한 세계에 적응하는 독자들만 참여할 수 있는 오락이라고 할까요?

  헛소리꾼 이짱(나)과 살육기술의 니오우노미야 남매의 만남. 주인공 이짱은 이상한 인간들만 만납니다. 필연이자 인연(악연)이며 스토리를 이어나가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수단이자 도구이죠. 이짱은 그런 이상한 살인자들 밖에는 만날 수가 없습니다. 시리즈의 마지막으로 가기 위해서는 말이죠. 허풍쟁이(라고 저는 부르고 싶은), ‘키가미네 야쿠’라는 생물학 조교수로부터 엄청난 금액의 아르바이트를 제안 받습니다(모니터 요원). 물론 몇 명의 모니터 요원이 더 필요하고요. 그래서 이짱은 같은 주택에 거주하는 주민들과 함께 외딴 곳의 실험실로 찾아갑니다. 암튼 이곳에서 기다리는 것은 황당한 연구와 믿지 못할 등장인물의 등장, 마지막으로 어이없는 살인사건.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무리수를 두는 주인공 이짱. 이곳에 트릭은 존재합니다. 그리고 사건 후 마주치게 되는 정체모를 (이짱이 엄청난 두려움을 느끼는) 존재, 난봉꾼. 이 난봉꾼의 등장이 무척 재미있습니다. 작가의 분신과도 같은 캐릭터 같은데, 스토리의 주인공과 독자들에게 시비를 겁니다. 아마 이 난봉꾼의 활약은 시리즈의 마지막 <모든 것의 래디컬>에서 드러나지 않을까 싶네요. 

  사실 추리소설이라고 부르기에는 민망할 정도(물론 추리소설이라고 생각하고 읽는 독자의 무지와 오해가 원인이겠지만요)로 추리적인 요소는 빈약합니다. 또한 스토리나 플롯 자체도 조금 엉성하고 유치합니다. 사실 사건이라고 부를만한 사건도 일어나지 않아요. 그냥 외딴 곳(밀실은 아닙니다)에서 사람이 죽고, 이런 저런 경로를 통해 범인을 찾아내고, 마지막으로 유인해서 싸웁니다. 정말 간단하죠? 잘 짜인 이야기나 뭔가 묵직한 이야기를 원하시는 분들은 과감하게 패스하세요(물론 저는 이 시리즈가 절대 가볍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표현은 가벼울지 모르지만, 곱씹어보면 나름 의미 있는 주제거든요. 물론 그렇다고 그 주제에 깊이 개입하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주인공 이짱이 자주하는 대사처럼 그냥 “헛소리”이니까요). 역시나 다시 처음으로 돌아오는데, 니시오 이신이 구축한 캐릭터와 세계에 빠져들고 싶으신 분들에게는 추천합니다. 또한 장난식의 이야기나 미소녀 캐릭터 좋아하시는 분들에게도 추천하고요(미소녀들이 정말 예쁩니다. 따라서 그녀들이 죽을 때는 너무나 슬픕니다. 작가의 잔인함에 분노합니다. 물론 이 말은 헛소리가 아닌 진심입니다. 미소녀를 살려내라!).

  니시오 이신이 구축한 세계와 캐릭터 말고도 이 시리즈가 재미있는 것은 바로 작가의 스토리에 대한 개입입니다. 주인공 이짱은 무척 나약합니다. 그러니까 실질적인 전투력은 제로라는 얘기인데, 이상하게 엄청난 사건 속에서도 계속 살아남습니다. 주변의 강한 적들은 모두 의아하게 생각합니다. ‘저 자식이 왜 아직까지 살아남은 거지?’ 전투력 제로의 주인공 이짱이 죽으면 헛소리 시리즈의 이야기는 끝납니다. 이야기를 진행시키기 위해서라도 이짱은 살아남아야 합니다. 이건 이짱 스스로도 알고 있는 것 같고요. 작가가 노골적으로 개입하지는 않지만, 다양한 등장인물의 말이나 생각을 통해서 넌지시 암시합니다. 사실 조금은 무섭기도 합니다. 시리즈의 마지막에 갑자기 작가 본인이 등장하여, “이 이야기는 모두 뻥입니다!”(물론 이야기 자체는 원래 허구이지만, 그래도 독자들은 이야기 내에서는 ‘진짜’라고 믿고 싶어 하잖아요) 이번 <카니발 매지컬>에서 그런 ‘이야기’에 대한 이야기가 정말 많이 나옵니다. 특히 난봉꾼의 등장으로 더욱 더 이런 황당한 이야기 자체에 의심이 가고요. 과연 작가는 이 이야기를 어떻게 끝낼까요? 낚시도 이런 낚시가 없습니다. 결국 시리즈의 마지막 <모든 것의 래디컬>을 읽을 수밖에 없습니다. 살인사건의 범인이 아닌 이야기 자체에 대한 궁금증을 알기 위해서라도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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