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오리의 집
야베 타카시 지음, 김해용 옮김 / 북홀릭(bookholic)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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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쓰기 쉬운 소설. 쓰는 사람은 생각나는 대로 주절거리지만, 읽는 사람은 도저히 이해하기 힘든 그런 글. 누구나 한번쯤은 그런 글을 써 보지 않았을까? 자신만의 언어로, 자신만이 느낄 수 있는 감성으로… 이런 글은 조금 유치하지 않나? 이상한 가족이 등장하는데, 그런 이상 가족을 통해 뭔가 묵직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을까? 그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냥 형편없는 쓰레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이런 허접한 글에 일본호러소설대상 장편상을 준 심사위원들도 이해가 안 감. 기시 유스케의 『검은집』도 이 대회 대상 수상작인데(물론 『검은집』은 대상 수상작이지만), 너무 격차가 크지 않나? 암튼 뭔가 있어 보이려고, 끼적거리기는 했는데(자위라고 생각함), 이런 어처구니없는 상을 줌으로써 작가도 뭔가 착각에 빠지지 않을까? 딱히 재능은 없는 작가라고 생각함. 재미도 무서움도 기본적인 독자에 대한 배려조차 없는 매우 무책임한 작품. 시간과 돈 아깝다는 생각이 정말 오랜만에 든 작품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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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는 어디에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21
요네자와 호노부 지음, 권영주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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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펜에서 열심히 신간들이 나오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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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마귀의 엄지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20
미치오 슈스케 지음, 유은정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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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쾌한 사기극? 작가의 이름을 보고는 호기심이 생겼으나, 이런 컨셉의 추리소설이 이미 많이 소개된 상태라 실망감도 함께 갖고 읽기 시작했습니다. 무엇보다 제62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 수상작이라는 네임밸류도 무시할 수 없었고요(실망하는 작품도 가끔 있었지만, 대체로 일본추리작가협회상 수상작들은 제 취향에 잘 맞더군요). 사채조직에게 가족과 꿈, 희망을 모두 잃은 두 중년 남자의 의기투합. 뭐 그렇다고 대단한 것은 아니고, 소소한 사기를 치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우연히 소매치기 소녀(와 언니, 언니의 애인)까지 만나면서 기이한 동거생활이 시작됩니다. 기이한 동거인들의 유쾌한 사기극? 이거 너무 뻔하지 않나? 처음에는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미치오 슈스케이고, 일본추리작가협회상 수상작인데 이거 너무 예상대로 스토리가 흘러가는 것 아닌가? 중반 이후부터 탄력을 받기 시작합니다. 사채조직에게 매번 당하기만 하던 다섯 명의 지질한 실패자들이 반격을 시작하거든요. 사채조직과 지질한 동거인들의 대결(일명 앨버트로스 작전). 꽤나 진지한 상황임에도 역시나 유머를 잃지 않습니다. 사채 때문에 가족을 잃은 인물들이 등장함에도 슬프거나 뭐 그렇지가 않습니다. 따뜻함과 유머스러움, 그리고 추리소설의 재미까지 암튼 줄 수 있는 모든 재미는 오버하지 않으면서 주는 작품입니다. 물론 초반부에 살짝 지루함이 있을 수도 있지만 중후반의 재미를 생각하면 충분히 용서가 됩니다.

  까마귀는 무엇일까? 그리고 엄지는? 엄지에 대해서 참으로 감동적인 에피소드가 나옵니다. 엄지는 이 작품에서 꽤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복선과 반전, 반전의 반전, 따뜻함과 유머, 그리고 감동의 메시지까지… 읽고 나면 가슴이 후련하고, 마음이 훈훈해집니다. 물론 완전히 속았다는 속상한 마음도 들지만요. 정감 가는 캐릭터, 이야기의 구성, 추리소설적인 장치(복선과 반전), 진솔한 이야기의 희망의 메시지 등등 정말 이야기를 아기자기하고 유쾌하고 재미있게 잘 풀어냈네요. 이번 작품은 아마도 미치오 슈스케의 작품 중에서 가장 대중적인 작품이 아닐까 싶네요(아마도 드라마나 영화로 나오지 않을까 싶어요. 텍스트도 물론 좋지만 영상으로 풀어내기에 더 좋은 작품). 책장을 덮는 순간 다시 앞으로 돌아가서 읽고 싶게 만드는 마력이 있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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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연속 살인사건 동서 미스터리 북스 113
사카구치 안고 지음, 유정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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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장인물이 많아서 사건을 추리하는 것보다 이름 외우는 것이 더 어렵다는 평들이 많아서 반신반의했던 작품이었는데, 생각보다 어렵지는 않네요. 물론 등장인물이 많기는 하지만 사건을 추리하는데 크게 걸림돌이 될 정도는 아닙니다. 이름이 헷갈리면, 앞장의 등장인물 안내도를 보면서 읽으면 충분합니다. 암튼 등장인물 문제는 이쯤에서 넘어가고, 본론으로 들어가면 1940년대에 발표된 작품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현대적이면서도 추리소설로도 훌륭했습니다.

  불륜, 간통, 심지어 남편이 보는 앞에서 아내를 유혹하는 등 요즘 시점에서도 전혀 이해하기 힘든 음란한 짓에 미친 (또한 매우 비도덕적인) 그런 예술가들이 대거 등장합니다. 산간마을에 있는 친구 집에 이들이 모여서 여름을 보냅니다(물론 이 중에도 초대받지 않은 손님도 등장하지만요). 그런 와중에 교살, 독살 등의 연속적인 살인사건이 벌어집니다. 사람이 연속적으로 죽어나갑니다. 그래도 이들은 즐깁니다. 여자를 유혹하고, 음란한 짓을 하며, 섹스 할 곳을 찾아 돌아다닙니다. 정상적인지 않은 친구들이죠. 암튼 폐쇄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살인과 쾌락. 탐미적이라고 할 수도 없는 외설적인 분위기가 참으로 묘합니다.

  밀실트릭, 알리바이트릭 모두 아닙니다. 이 소설에서는 바로 “맹점”을 공격합니다. 불연속적인 살인인가? 아니면 연속적인 살인인가? 범인은 한 명인가? 아니면 공범인가, 그것도 아니면 다수인가? 범행의 동기는 무엇인가? 복잡하게 꼬인 사건(많은 등장인물의 등장도 한 몫 하죠)의 마지막 탐정 박사에 의해서 깔끔하게 해결됩니다. 심리적 추리방법에 의해서 (사실 범인이 너무나 대담하게 범행을 저질러서 증거가 거의 없습니다. 심리적 허점을 파고드는 방법 외에는) 이 복잡하게 꼬인 사건의 실타래를 풉니다. 암튼 작품의 외설적인 분위기나 비꼬인 성격을 가진 등장인물들의 등장(사람이 죽어나가는 와중에도 서로를 비방하고, 음란한 짓을 하려고 합니다), 지루하지 않을 정도로 계속 벌어지는 살인사건, 마지막 명쾌한 사건 해결. 깔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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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교전 1 악의 교전 1
기시 유스케 지음, 한성례 옮김 / 느낌이있는책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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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미스터리와 SF, 호러 장르를 다양하게 넘나들며 수준 높은 작품들을 발표하고 있는 기시 유스케의 신작으로 2011년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1위 수상작입니다. 『유리망치』나 『푸른 불꽃』 등의 미스터리보다는 『열세 번째 인격-ISOLA』나 『검은 집』 등 호러소설에 더 가까운 작품입니다. 초반(1권)까지는 미스터리한 분위기로 이야기를 이끌어가지만 중반1(2권)부터는 완전 호러소설로의 반전입니다. 기시 유스케 작가의 심정의 변화인지는 모르겠으나 후반으로 갈수록 악하게, 지독하게, 잔인하게 변하네요. 사실 『검은 집』만 봐도 이 작가가 그리 인간의 선에 대해 옹호하는 입장이 아님은 알 수 있지만, 이번 작품 『악의 교전』은 그 끝(절망)을 보여주네요. 선과 악의 모호한 경계, 절대 악의 그 끝을 (평화로워야 할) 학교를 배경으로 아주 적나라하게, 노골적으로, 그리고 직설적으로 까발립니다. 사실 이렇게까지 많이 나가는 작가가 아닌데, 이번 작품에서는 아주 가차 없네요.

  학교를 배경으로 사이코패스 살인마가 등장하는 호러소설입니다. 그렇다면 과연 살인마는 누구일까? 스포일러가 될 수도 있어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겠으나 사실 초반에 이미 범인이 밝혀집니다. 살인마와 희생자(?)들의 교차 시점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는데, 이미 범인을 밝힐 상태에서 사건이 전개되거든요. 보통의 살인마(복수, 원한, 돈 등의 뚜렷한 동기와 목적을 지닌 범인)가 아닌 일반인의 사고로는 전혀 이해할 수 없는 무시무시한 사이코패스 살인마를 등장시켜, 평온해야 할 학교를 무시무시한 공포의 장소로 탈바꿈 시킵니다. 누구도 믿을 수 없는 장소. 가식과 가면, 그리고 그 속에 숨은 실체. 폭력 교사, 왕따 학생, 직장에서의 스트레스를 학교에서 해소하는 학부모, 성추행과 성폭행 등 학생이나 교사나, 학부모나 모두가 미친 것 같습니다(그 속에 속해 있으면 모르나 밖에서 보면 알 수 있는). 너무 작가가 오버한 것 아닌가? 이거 청소년단체나 학교단체 뭐 이런 곳에서 금서 딱지 붙이지나 않을까 살짝 걱정스럽더군요. 사실 사이코패스 살인마보다 그런 폭력적 학교 시스템에 길들여진 학생이나 교사들이 더 무섭더군요. 문제의식을 전혀 갖지 않고, 그냥 일상적인 삶이 되어버린 학교. 이 학교가 가장 무서운 존재가 아닐까 싶은 그런 생각도 잠깐 들었습니다.

  절대 선과 악이 있을까요? 요즘 인터넷을 보면 사실 많이 헷갈립니다. 누가 정말 나쁜 사람일까? 그렇다면 저 사람의 행동은 과연 착한 짓일까? 그런 착한 일도 정말 마음속에서 우러나온 행동일까? 아니면 보여주기 식의 가식일까? 가식이라도 착한 일은 착한 일일까? 모두에게 손가락질 받는 저 사람은 정말 악인일까? 환경에 따라 착한 사람이 되기도 하고, 나쁜 사람이 되기도 하겠죠. 인간의 본성은 악할 수도 있고, 선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암튼 그런 인간의 본성에 대해 작가는 사이코패스를 등장시켜 질문을 합니다. 과연 이 세상에 절대 악/선은 존재할까? 사실 굉장히 우울했습니다. 세상이 점점 미쳐가는 것 같거든요. 사랑, 용서, 화해 등의 단어들은 도덕교과서에나 볼 수 있는 그런 죽은 단어가 되어버린 것 같거든요. 경쟁을 통해 죽이고, 나에게 조금이라도 피해를 준 사람에게는 철저하게 복수하고… 받은 만큼 돌려주는 세상. 학교가 배경일 뿐, 사실 지금의 사회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아요. 그만큼, 인간의 본성은 점점 사악해지는 것 같아요. 정말 무서운 세상인 것이죠. 소설 속 사이코패스가 무서운 것이 아니라 사악한 현실 세계에 점점 무감각해지는 보통 사람들이 정말 무서운 것이죠. 기시 유스케 작가는 이번 작품을 통해 공포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켰네요. 자가 반복이 아닌 새로운 문제 제시, 그리고 철저한 자료 조사와 소름 돋는 묘사들, 정말 제대로 이름값 하는 작가가 아닐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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