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핫드링크 노트
프티그랑퍼블리싱 엮음, 박규리 옮김 / 나비장책 / 2007년 11월
평점 :
품절


 

선물로 받은 책이다. 차에 대한 관심과 함께 책이 너무너무 예뻐서 즐겁게 읽었다. 랄랄라~

핫 드링크, 그 중에서도 커피에 대한 비중이 높은 이 책은 차에 대한 간단한 유래나 관련 이야기, 레시피, 사진을 제공한다. 어떻게 보면 정보 나열이나 메뉴얼 같은 느낌도 나는데, 그게 또 이 책만의 매력인 것 같다. 딱 차 한 잔과 같은 심플한 차 이야기만 나와 있으니 말이다.

먼저 세상에 이렇게나 많은 차들이 존재한다는 데 놀랐고, 사진이 워낙 먹음직스럽게 나와 있어서 맛보고 싶은 것들이 꽤 되었다. 국내에도 차 마니아가 많아져서 관련 잡지, 모임, 기계나 소모품의 유통 판매 등이 활발한 것으로 아는데, 이상하게 도서 쪽으로는 좀 부실한 것 같다. 특히 요즘 유행은 핸드드립 같은 서양식 차인데, 도서 쪽에는 스님들 나오고 정신세계를 논하는 동양식 다도 관련 책이 더 많은 것 같다. 그래서 이 책이 더 반갑고 소중한 건지도 모른다.

음, 나만의 생각인데 한 번 보고 말기에는 이 책이 아까우니까 여백을 활용해서 나만의 카페 기록을 적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요 카페에서는 이게 맛있고, 이건 꼭 먹어보고 싶은 거니까 체크도 해보고, 그야말로 혼자놀기의 진수지만;;; 그래도 책이 너무 내가 좋아하는 느낌이라 슬며시 아이디어를 내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물은 답을 알고 있다 - 물이 전하는 신비한 메시지 물은 답을 알고 있다 (더난출판사) 1
에모토 마사루 지음, 홍성민 옮김 / 더난출판사 / 2008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08년을 시작하면서 개인적으로 다양한 종류의 책을 읽어보자고 결심했다. 그래서 이 책을 택하게 되었다.

기름 유출 사고나 대운하를 떠나서도 환경은 꽤 오래전부터 관심 대상이다. 관련 회사에서 일한 경험도 있고 관련 포럼을 들었던 적도 있다. 그래서 이 책에 대한 기대가 너무 높았는지도 모른다.

물이 살아있다는 주장을 하는 일본 학자의 실험과 학설에 대한 내용으로 시작되는 이 책은,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물의 결정, '기억하는 존재'로의 물, 진동하는 물, 우리 몸 속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물, 우리 몸의 물 진동을 결정하는 것은 스스로이므로 긍정적인 생각을 하자는 결론으로 끝이 난다. 간단한 주제에 이르기까지, 어찌 보면 조금 방대하다 싶을 정도로의 여정을 따라가게 된다. 학자의 실험은 충분히 매력적이었고, 납득이 갔다. 하지만 내가 조금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학자의 '객관적인 실험 결과'와 이를 분석하는 그의 '개인적인 시선' 사이의 경계가 이 책에서는 거의 보이질 않는다는 점이다. 물론 보고서도 아니고 수필도 아닌 과학 에세이이기 때문에 발생하는 일이겠지만, 그래도 학자의 실험을 보고 판단하는 것은 독자의 몫이 아닐까?

한 예로 물의 결정이 아름답다, 아름답지 못하다라고 표현하는 건 굉장한 오류다. 물의 결정이 육각형으로 완전하다, 완전하지 못하다라고 말을 할 수는 있지만, 단지 익숙한 모양을 아름답다고 말하는 부분에서는 공감이 되질 않았다. 저자의 생각대로라면 익숙하고 따뜻하고 안정적인 정물화는 그림이고, 난해하고 낯선 추상화는 흉한 낙서가 될 뿐이라고 생각된다.

아무튼 반발심이 드는 저자의 주장이 몇 개 있는 것을 제외하고는 여전히 흥미롭고 다시 읽어볼 만한 책이라고 생각된다. 특히 학계에서 인정받지 못하지만 연구해볼 만한 가치가 있는 학설들을 소개한 부분에서는 관련 도서를 더 읽어보고 싶어질만큼 관심이 갔고, 과학적인 연구를 깊이 할 수록 신의 존재를 믿을 수 밖에 없다는 고백 혹은 간증도 고개를 끄덕이게 했다.

더이상 물을 마시거나 손을 씻거나 빨래를 하는 물로 생각해서는 안 될 것 같다. '생명의 수프'를 간직한 물은 산업화와 인간의 이기심으로 다루기가 꽤나 까다로워졌지만, 물을 소중하게 여기고 물처럼 겸허하고 맑게 사는 자세를 유지하는 일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고 본다.

두께도 얇고, 결정의 그림들도 구경할 수 있어서 누구나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푸른 빛이 별색으로 들어간 표지가 물의 이미지, 책의 내용과 잘 어울려 깔끔한 느낌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즐거운 나의 집
공지영 지음 / 푸른숲 / 2007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공지영의 작품은 대학 입학 초기에 좋아했었다. 그러다 먹물 좀 들어가니까 멀리하게 되더라. 아무튼 우연히 이 책은 선물 받아서 읽기 시작했다.

나름대로 독서 훈련이 그간 된 줄 알았는데, 중간 이상 지나니까 읽기가 힘들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지도 않고, 그저 시나리오가 그런대로 써진 일일연속극을 1회부터 60회까지 계속 보는 기분이었다. 여자들 위주의 수다는 잠시 나를 기분 좋게 하긴 했지만, 내가 그걸 굳이 끝까지 봐야 하는가 내내 생각했다.

고등학생 주인공은 나이에 비해 너무 어린 느낌이었다. 나중에 고3이 되긴 하지만, 이때 쯤이면 세상을 알기에는 많이 부족하지만, 뭔가 자신은 다 알고 있다는 기분에 한참 충만해 있을 땐데, 주인공은 그야말로 엄마를 빛나게 하기 위한 들러리일뿐 뚜렷한 개성을 갖지 못한다. 그렇다면 실질적인 주인공 엄마는 또 어떤가. 캔디처럼 외로워도 슬퍼도 참아내고 밝고 재미있게, 맛있는 음식 많이 먹으면서 살자고 으쌰으쌰하기가 주특기인데, 이 주특기는 소설 전반에 걸쳐 내내 비슷비슷한 문장으로 계속해서 반복된다. 마치 작가의 자기 암시 같아서 그다지 캔디 엄마가 좋아보이진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이 소설을 좋아하는 이유를 알 것도 같다. 중간중간에 메모해두고 싶을 정도로 좋은 문장도 나온다. 하지만 너무 가볍다. 슬픔을 너무 많이 겪은 작가의 회피형 글쓰기로도 보이고, 너무 낙천적이려고 노력하는 것도 왠지 기계적으로 보인다. 

이것도 영화화 될라나;;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행인 2008-01-31 1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우연히 들렀습니다. 평이 참 시원하고 예리하고 정확하시네요. 제 생각과도 비슷하다는... 뭐랄까요,,,나쁘소설은 아닌데도 불구하고 뭔가 억지스러운, 작가의 자기합리화가 느껴지는 그런 책이었습니다. 제게는..... 하지만 공지영 작가는 글을 참 잘쓴다고 생각합니다. 공지영 작가를 보면 글을 쓰는 재주와 내용의 깊이가 꼭 비례하지는 않는다는 사실에 다시 한 번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astromilk 2008-04-06 0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방문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랜만에 책장 정리를 하는데 공지영 작가의 다른 책이 발견되었어요. 한땐 정말 좋아했었는데, 공지영 작가 이제 일일연속극 그만 쓰고 더 나은 작품으로 만나면 좋겠네요. ㅎㅎ
 
미나
김사과 지음 / 창비 / 2008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창비라는 출판사 이름은 그동안 얼마나 도서의 질적인 수준을 약속해왔는가? 산뜻한 표지에 김영하의 그럴듯한 추천까지 있는 이 책 미나는 순진한 나의 창비를 향한 믿음으로 읽게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터. 김사과는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었고, 큰 기대나 들은 입소문 하나 없이 읽어갔다.

반쯤 읽었을까? 나는 이 소설에 너무 지치고 말았다. 작가가 말하고 싶은 건 주인공들의 고뇌에 눌린 몽상, 그 구름 위에의 커피 한 잔 같은 아스라하고 모호한 그 이미지인 걸까? 아이큐 400 이상의 허경영이 아닌 내가 이해하기에는 애매했다.

분명 매력적인 캐릭터가 존재하고, 여자들이라면 이해할 그녀들만의 섬세하고 복잡한 감정이 잘 나타나 있는 건 사실이다. 그래도 전체적으로 짜임새가 부족하고, 주인공의 행동에서 1/20만큼의 공감이나 타당함, 이해심을 느끼지 못한다면, 그건 이 텍스트가 주는 힘이 많이 떨어진다는 뜻일 것이다. 마치 이국의 언어로 진행되는 매우 추상적인 연극의 한 부분을 보는 느낌이랄까? 나의 이 괴리감이 '당신이 요즘 10대를 너무 몰라서 그래'로 치부된다면, 오히려 '요즘 10대'가 '나의 10대'랑 다른다고 구분짓는 것 자체가 칙칙한 짓임을 알아주었으면 한다.

모르겠다. 창비는 이런 텍스트의 허술함을 신선함으로 오해하고 있는 듯하다. 굉장히 불편한 감정으로 끝까지 겨우 읽은 책인데 여러 언론에서 주목받는 걸 보고 솔직히 좀 웃겼다.

작가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아마 찾아서 볼 거라고 믿는다, 첫 책이니까-아무도 당신의 인형놀이를 궁금해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창비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옛날처럼 트렌드를 억지로 만들기에는 이제 힘이 달리는 걸 인정하길 바란다,는 것이다. 특히 문학으로 장난치는 짓은 그만했으면 싶다.

 


댓글(2) 먼댓글(1)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 1-31 '미나'를 위한 변호
    from FURTHER, FURTHER 2008-01-31 01:59 
    ‘미나’에 대한 반응은 예상대로 기대 이하다. (‘예상대로 기대 이하’라니 좀 슬프다) 덕분에 블로그와 알라딘에 가볍게 추천의 글을 몇 자 적는 선에서 마무리하려던 것이, 이렇게 짧지 않은 글을 쓰게 됐다. 중요 스포일러가 있다. 1.‘미나’의 미덕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먼저 못박아두고 싶은게 있다. ‘미나’는 신선함이나 놀라움, 파격을
 
 
허허 2008-03-05 19: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저는 이 책을 읽는 내내 불편하다 못해 불쾌했습니다. 다른 사람들과 달리 제가 이 소설의 매력을 느끼지 못해서 일 수도 있지만.

astromilk 2008-04-06 0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른 책들은 흉 좀 봐도 아무 반응이 없는데, 이상하게 미나는 격렬하네요;; 서평 봐도 되게 좋고 싫음이 극명하게 갈리는 점이 특이하네요. 김사과 씨가 내공이 있다는 건 인정해요, 다음 작품이 나오고 기회가 되면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ㅁ^
 
날라리 on the Pink
이명랑 지음 / 세계사 / 2008년 1월
평점 :
품절


 

비록 20대 후반이긴 하지만, 아직까지도 청춘이라고 굳게 믿고 있는 나, 어느날 10대들의 이야기를 그렸다는 이 책 <날라리 온 더 핑크>를 읽기 시작했다.

책은 초반부터 강한 이야기로 내 정신을 혼란스럽게 했다. 어떤 미화나 여과도 없는 생생한 10대들의 입담은, 생경하기도 했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분명 나도 10대의 어느 땐가 한번이고 했을 법한 그런 이야기였다. 다섯 명의 소녀들이 학교, 가정, 친구, 서열 등의 문제로 고민하고, 때론 그 고민이 전혀 엉뚱한 열매를 맺어 여러 사람을 애먹이고 본인들도 고생한다는 내용의 책이다. 특별히 큰 사건이라고 할 만한 건 짧은 그녀들의 가출 정도? 이 책은 10대의 어느 한 부분을 그저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결코 아름답고 반짝반짝하기만 한 청춘 소설은 아니다. 하지만 정말 웃기고, 정말 놀랍다. 그리고 생각할 꺼리도 많이 안겨다주는 편이다.

조금 진보적인 성향의 교사라면 학생들에게 읽혀도 좋을 것 같고, 학부모라면 당연히 읽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요즘 10대들 머릿속에 뭐가 들었는지 알고 싶어하는 사람 많을 텐데, 꼭 추천하고 싶다. 혹은 나처럼 그시절을 한번쯤 더 추억하고 깔깔거리며 웃고 싶은 사람에게도 좋다.

아, 그리고 표지가 이제까지 보았던 어떤 책보다 독창적이어서, 제목과 내용과 잘 어울려보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