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물은 답을 알고 있다 - 물이 전하는 신비한 메시지 ㅣ 물은 답을 알고 있다 (더난출판사) 1
에모토 마사루 지음, 홍성민 옮김 / 더난출판사 / 2008년 3월
평점 :
2008년을 시작하면서 개인적으로 다양한 종류의 책을 읽어보자고 결심했다. 그래서 이 책을 택하게 되었다.
기름 유출 사고나 대운하를 떠나서도 환경은 꽤 오래전부터 관심 대상이다. 관련 회사에서 일한 경험도 있고 관련 포럼을 들었던 적도 있다. 그래서 이 책에 대한 기대가 너무 높았는지도 모른다.
물이 살아있다는 주장을 하는 일본 학자의 실험과 학설에 대한 내용으로 시작되는 이 책은,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물의 결정, '기억하는 존재'로의 물, 진동하는 물, 우리 몸 속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물, 우리 몸의 물 진동을 결정하는 것은 스스로이므로 긍정적인 생각을 하자는 결론으로 끝이 난다. 간단한 주제에 이르기까지, 어찌 보면 조금 방대하다 싶을 정도로의 여정을 따라가게 된다. 학자의 실험은 충분히 매력적이었고, 납득이 갔다. 하지만 내가 조금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학자의 '객관적인 실험 결과'와 이를 분석하는 그의 '개인적인 시선' 사이의 경계가 이 책에서는 거의 보이질 않는다는 점이다. 물론 보고서도 아니고 수필도 아닌 과학 에세이이기 때문에 발생하는 일이겠지만, 그래도 학자의 실험을 보고 판단하는 것은 독자의 몫이 아닐까?
한 예로 물의 결정이 아름답다, 아름답지 못하다라고 표현하는 건 굉장한 오류다. 물의 결정이 육각형으로 완전하다, 완전하지 못하다라고 말을 할 수는 있지만, 단지 익숙한 모양을 아름답다고 말하는 부분에서는 공감이 되질 않았다. 저자의 생각대로라면 익숙하고 따뜻하고 안정적인 정물화는 그림이고, 난해하고 낯선 추상화는 흉한 낙서가 될 뿐이라고 생각된다.
아무튼 반발심이 드는 저자의 주장이 몇 개 있는 것을 제외하고는 여전히 흥미롭고 다시 읽어볼 만한 책이라고 생각된다. 특히 학계에서 인정받지 못하지만 연구해볼 만한 가치가 있는 학설들을 소개한 부분에서는 관련 도서를 더 읽어보고 싶어질만큼 관심이 갔고, 과학적인 연구를 깊이 할 수록 신의 존재를 믿을 수 밖에 없다는 고백 혹은 간증도 고개를 끄덕이게 했다.
더이상 물을 마시거나 손을 씻거나 빨래를 하는 물로 생각해서는 안 될 것 같다. '생명의 수프'를 간직한 물은 산업화와 인간의 이기심으로 다루기가 꽤나 까다로워졌지만, 물을 소중하게 여기고 물처럼 겸허하고 맑게 사는 자세를 유지하는 일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고 본다.
두께도 얇고, 결정의 그림들도 구경할 수 있어서 누구나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푸른 빛이 별색으로 들어간 표지가 물의 이미지, 책의 내용과 잘 어울려 깔끔한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