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육에 이르는 병 시공사 장르문학 시리즈
아비코 다케마루 지음, 권일영 옮김 / 시공사 / 2007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책을 보는 양은 평균 이상이지만, 분야만은 한정되어 있던 나에게, 이 책은 처음 만나는 장르소설이었다. 평소 추리소설에 취미도 없고, 일본소설에는 어느 정도 실망을 가진 내게, 이 책을 끝까지 읽는다는 건 도전에 가까웠다. 초반부터 전개되는 각종 잔인한 장면은, 주로 책을 대중교통 안에서 보는 나를 곤란하게 만들었다. 특별히 집에서 잠들기 전에 보고 싶지도 않았고, 끝까지 읽어야겠다는 어떤 의무감만으로 중간까지 보고 있었다.

그러나 반복되는 잔인한 장면들이 지나가고, 점차 범인을 향한 수사망이 좁혀질 때부터 나는 느꼈던 것 같다. 장르소설이 주는 그 맛을. 그리고 바로 어제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으면서, 앞으로도 이런 책을 사서 볼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이런 장르라면 만화나 영화로 보면 그뿐이지, 굳이 텍스트로 봐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건방지게도 이 분야를 수준 낮게 평가했던 것 같다. 그렇지만 등장인물들의 섬세한 심리묘사, 사건의 긴밀한 상관관계, 사회적인 분위기를 고려한 상황 및 분위기 설정 등은 일반적인 소설에서 만날 수 있는 수준이었고, 반전이 주는 그 탄산음료같은 알싸함에 흠뻑 빠지게 되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그렇게 가벼운 내용은 아닌데 표지 종이가 너무 마이너해 보인다는 것이다. 요즘 누가 그렇게 광나는 걸로 표지 하는지, 다음 책에서는 시공사에서 신경 좀 써주길 기대한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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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07-08-29 1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야, 처음부터 무지 쎈 소설을 읽으셨네요. 근데, 이 책 마이너 맞아요. 마이너에 19금에 매니아 소설이죠. 흐흐

astromilk 2007-08-29 1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럼 저도 이제 마이너 입문을 한 셈이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