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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나의 집
공지영 지음 / 푸른숲 / 2007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공지영의 작품은 대학 입학 초기에 좋아했었다. 그러다 먹물 좀 들어가니까 멀리하게 되더라. 아무튼 우연히 이 책은 선물 받아서 읽기 시작했다.
나름대로 독서 훈련이 그간 된 줄 알았는데, 중간 이상 지나니까 읽기가 힘들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지도 않고, 그저 시나리오가 그런대로 써진 일일연속극을 1회부터 60회까지 계속 보는 기분이었다. 여자들 위주의 수다는 잠시 나를 기분 좋게 하긴 했지만, 내가 그걸 굳이 끝까지 봐야 하는가 내내 생각했다.
고등학생 주인공은 나이에 비해 너무 어린 느낌이었다. 나중에 고3이 되긴 하지만, 이때 쯤이면 세상을 알기에는 많이 부족하지만, 뭔가 자신은 다 알고 있다는 기분에 한참 충만해 있을 땐데, 주인공은 그야말로 엄마를 빛나게 하기 위한 들러리일뿐 뚜렷한 개성을 갖지 못한다. 그렇다면 실질적인 주인공 엄마는 또 어떤가. 캔디처럼 외로워도 슬퍼도 참아내고 밝고 재미있게, 맛있는 음식 많이 먹으면서 살자고 으쌰으쌰하기가 주특기인데, 이 주특기는 소설 전반에 걸쳐 내내 비슷비슷한 문장으로 계속해서 반복된다. 마치 작가의 자기 암시 같아서 그다지 캔디 엄마가 좋아보이진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이 소설을 좋아하는 이유를 알 것도 같다. 중간중간에 메모해두고 싶을 정도로 좋은 문장도 나온다. 하지만 너무 가볍다. 슬픔을 너무 많이 겪은 작가의 회피형 글쓰기로도 보이고, 너무 낙천적이려고 노력하는 것도 왠지 기계적으로 보인다.
이것도 영화화 될라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