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에서 만난 길 위의 철학자들
가시와다 데쓰오 지음, 최윤영 옮김 / 한언출판사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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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하나 달랑 매고 인생을 배우다.

겁도 나고 힘들기도 하고 그리고 때로는 위험하기도 한 여행에서 안전한 것 보다 더 많은 것을 보고 배울 수 있다면 걸어야 할 것 같다. 머리 아프고 복잡한 현실을 벗어나기 보다는 지금 보다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걷는 일을 선택하고 싶다. 많은 사람들이 오늘과 내일 중에 어느 것이 더 중요한가를 물으면 어떤 대답을 할까? 일반인들에게 물어 보았다면 내일의 중요함을 더 강조하는 사람이 많았을 수도 있겠지, 하지만 배낭 하나로 지구를 걷고 있는 이들에게는 오늘이 더 중요하다. 90%의 사람이 이렇게 대답하였다고 하니 여행을 떠나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음을 새삼 느낀다.

 

젊다는 것의 특권과 지구는 둥글다는 현실을 이해하고 걷기 시작한 젊음이 있다. 우리나라 사람이 아니고 일본의 젊은이 그는 여행지로 인도를 선택했다. 인도? 왜 인도 일까? 그리고 그가 만난 철학자들은 인도의 수도승이나 현지인이 아니다. 그저 자기와 비슷한 젊은 사람 혹은 세계를 돌고 있는 여행자들 그리고 배낭을 하나 달랑 매고 말도 통하지 않는 이국땅에서 소통하는 사람들이다. 여느 여행기들과 달리 이 책은 사람의 이야기만을 담고 있다. 어디가 멋있다는 이야기나, 어떻게 이동해야 한다는 이야기는 없다. 단지 자신이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들의 말을 옮겨 놓았다. 그런데 그 말들이 하나 같이 철학적이며 인생을 살아가는 데 이정표 같은 말들로 이루어져 있다. 명사들의 한 줄 보다 더 소중하게 받아들여지는 사람도 있다. 그리고 인도는 철저한 계급사회 그리고 많은 신이 존재하고 그리 깨끗하지는 못한 그런 곳으로의 인식이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편안하다는 생각을 하는 곳이다. 그 이면에는 그들의 삶이 힘들어도 행복이라는 것에 가깝기 때문일까?

 

이상한 사람도 있다. 프렘? 칠레인 배낭여행자. 자신이 무엇인지 알고 싶어서 모든 것을 버리고 알몸으로 존재하는 배낭여행자. 돈 여권, 그리고 옷가지 까지 버리고 나서 자신을 알아가는 프렘에게는 또 다른 깨우침이 있다.

 

전차로도 12시간이 걸리는 거리를

무일푼으로 올 수 있었지.

행복은 돈도 아니고,

갖고 싶은 것을 모두 갖고 있는 것도 아니야.

바로 내 마음속에 있다는 것을 깨달았어.

노상생활을 하고 있는 인도인들은

그 누구도 자신을 불행하다고 생각하지 않더라.

내가 행복하다고 생각하면 그게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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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을 버리고 나서 깨달은 것. 불쌍하게만 보였던 인도인들이 자신 보다 행복하다는 것을 알았을 때 알몸으로 사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졌을까? 돈도 없고 여권이 없어도 편안해 보이는 그의 얼굴에서 여행은 많은 것을 알려주는 스승임을 새삼 느끼게 한다.

 

그가 만난 많은 사람들 그리고 그들이 남긴 이야기들은 어쩌면 내가 평생을 듣고도 실천하기 힘든 일 일수도 있다. 하지만 그들에게 있는 것과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을 조금만 밀고 당기면 어쩌면 나도 인도의 철학자는 아니더라도 인생의 철학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아마도 오늘을 사는 내 모습일 터이니 너무 힘들게 걱정하고 내일을 고민하다 오늘을 망치는 일은 없어야 하는 것 아닐까? 오늘 하루 속옷을 갈아입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더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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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북 2015-03-29 1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잠자자님의 리뷰를 읽으니 이 책 넘 읽고 싶어졌어요 여행기에 보다도 사람들의 이야기란 말씀이 참 매력적으로 다가옵니다 ㅋㅡㅋ,,

잠자자 2015-03-29 11:12   좋아요 0 | URL
24세의 청년의 배낭여행기 입니다. 많은 사진과 그가 만난 다양한 사람들이 등장 합니다. 여행은 많은 사람을 철학자로 만드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