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척학전집 : 사랑은 오해다 ㅣ 세계척학전집 4
이클립스 지음 / 모티브 / 2026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매번 다른 사람을 만났다고 착각하지만 상처받는 방식은 늘 같다. 낭만으로 포장된 감정의 베일을 걷어내고 사랑의 은밀한 메커니즘을 해부하는 책이 출간되었다. 지식 크리에이터 이클립스가 펴낸 모티브 출판사 신간 <세계척학전집: 사랑은 오해다>다.



유튜브 채널 <이클립스>는 채널 개설 1년여 만에 15만 명 이상의 구독자를 매료시킨 지식 콘텐츠의 돌풍이다. 철학 심리 경제를 넘나드는 심도 있는 통찰을 일상의 언어로 번역해 낸다. 영상 하나에 인생을 관통하는 한 학기 수업이 담겨 있다는 찬사를 받는 그의 저력은 현학적인 이론을 삶의 실전 도구로 치환하는 예리한 감각에 있다. 최근 인터뷰나 서평 등에서 독자들은 기성 지식의 단순한 나열을 넘어 스스로 질문하고 판단하는 힘을 길러주는 그의 구조적 사고방식에 열광하고 있다.



이 책은 철학 심리 부를 다룬 전작들에 이은 <세계척학전집> 시리즈의 네 번째 책이다. 학문적 엄근진?을 탈피해 있어 보이는 척하기 좋은 지식의 파편들을 모았다는 파격적인 기획 의도를 지닌다. 이번 신간은 인류가 2500년 동안 축적해 온 진화생물학, 고전, 철학, 현대 심리학의 정수를 빌려 사랑이라는 거대한 환상을 낱낱이 파헤친다. 개인의 감정 문제로 치부되던 연애의 실패를 인간이라는 종 자체에 설계된 보편적 패턴으로 재해석한다.


책은 크게 네 가지 공식으로 사랑의 궤적을 해부한다. 파트 1 사랑의 정체에서는 테노브 리머런스 개념부터 스턴버그, 플라톤 등의 시선을 빌려 우리가 사랑이라 믿었던 감정의 실체를 폭로한다. 사랑은 낭만이 아니라 두뇌의 화학적 작용이자 착각임을 분명히 한다. 파트 2 끌림의 구조는 피셔 헨드릭스 라캉의 이론을 통해 왜 하필 그 사람에게 강렬하게 이끌리는지 진화론적 심리적 당위성을 증명한다. 무의식에 각인된 결핍이 어떻게 상대를 선택하게 만드는지 파고든다.

파트 3 파국의 공식에서는 가트맨 페렐 사르트르 키르케고르를 소환해 관계가 무너지는 필연적인 패턴을 분석한다. 서로의 다름을 인지하지 못한 채 파국으로 치닫는 권태와 갈등의 원인을 구조적으로 짚어낸다. 파트 4 사랑의 기술에 이르면 채프먼 드 보통 에리히 프롬의 지혜를 빌려 낭만적 신화를 넘어 잘 사랑하는 법을 후천적으로 학습할 수 있음을 역설한다. 사랑은 자연 발생적인 감정이 아니라 훈련과 이해를 통해 가꿔야 하는 기술임을 강조한다.


책장을 넘기며 마주하는 문장들은 아프지만 명징하다. 본문 19페이지 파트 1의 첫 장은 "당신은 그 사람을 사랑한 적이 없다"라는 도발적 선언으로 시작된다. 내가 사랑한 것은 상대방 자체가 아니라 내 결핍이 투영된 환상이었음을 서늘하게 일깨운다. 파트 3 존 가트맨 부부 연구를 다룬 161페이지 "15분이면 안다"라는 구절은 비난, 경멸, 방어, 담쌓기라는 관계 붕괴의 징후를 날카롭게 꼬집는다. 책 전반을 관통하는 저자의 철학은 서두를 장식하는 단 하나의 문장으로 요약된다.


"사랑은, 완벽하지 않다는 걸 아는 순간 완성된다."



실패와 상처마저 시스템의 일부임을 인지하고 상대방의 흠결을 있는 그대로 직시할 때 비로소 진정한 관계가 시작된다는 의미다. <세계척학전집: 사랑은 오해다>는 흔한 연애 지침서나 얄팍한 위로를 건네는 에세이가 아니다. 왜 끊임없이 엇갈리고 무너지는지 그 근원적 원리를 이해함으로써 관계의 주도권을 되찾게 돕는 심층적인 해설서 & 가이드다. 맹목적인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서 길을 잃은 이들에게 차분하고 이성적인 나침반이 되어줄 의미 있는 지적 탐험서라 할 수 있다.







#세계척학전집 #사랑은오해다 #이클립스 #모티브출판사 #신간리뷰 #책리뷰 #서평 #독서기록 #책추천 #인문학책추천 #심리학책추천 #철학책추천 #연애심리 #관계심리학 #지식유튜버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독서그램 #베스트셀러추천 #에리히프롬 #존가트맨 #철학적사유 #우주서평단 #도서제공협찬 #신간추천리뷰 #연애사랑가이드 #책추천리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목요일의 아이 ㅣ 청소년숲 6
곽유진 외 지음 / 봄마중 / 2026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조선 시대와 미래 과학 기술이 조우하는 기발한 세계관을 담은 청소년 소설 <목요일의 아이>를 끝까지 흥미롭게 읽었어요. 봄마중 출판사의 청소년 문학 브랜드에서 출간된 이 책은 어울리지 않을 듯한 과거의 배경과 최첨단 SF적 상상력을 교직하여 놀라운 서사를 만들어 낸답니다.


책 속에는 각기 다른 매력을 지닌 네 편의 단편이 담겨 있어요. 표제작인 곽유진 작가 <목요일의 아이>는 500년이라는 긴 시간을 훌쩍 뛰어넘는 애틋한 만남을 그립니다. 매주 목요일마다 특정 약초를 캐러 조선 시대 산 속에 나타나는 미래의 아이와 그를 마주하는 은이 아가씨의 에피소드가 따뜻하게 다가와요. 열병에 시달리는 어린 핏덩이를 구하기 위해 동괴 오미자를 구하는 단 한 번의 소원을 비는 은이의 소원이 긴 여운을 남긴답니다.


남유하 작가 <옹고집을 찾아서>는 우리에게 몹시 친숙한 옛이야기 옹고집전을 스릴러 형식으로 재해석했어요. 쥐가 주인의 손톱을 먹고 똑같은 사람으로 변신한다는 전통 설화에 미지의 변이 모티프를 절묘하게 덧입혔습니다. 멀리 세상을 떠난 애인, 서방님을 닮은 꼴이나마 다시 만나고자 하는 아씨의 사연이 가슴을 저릿하게 해요. 인간과 비인간을 구분 짓는 잣대가 과연 무엇인지, 진짜와 가짜의 경계는 존재하는지 예리한 질문을 던지는 전개가 일품이에요.


범유진 작가 <범의 머리를 던지면>은 신비로운 산군 호랑이와 하늘에서 내려온 항아리 뚜껑 모양의 미확인 비행 물체를 엮어냅니다. 주인공 개똥이가 자신의 억울한 사연을 풀기 위해 그토록 원하던.. 상처 입은 호랑이를 지키기 위해 사냥꾼 슰 앞을 막아서는 장면이 무척 인상적이에요. 사나운 짐승의 울음소리 이면에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어린아이의 절박한 목소리를 듣는 개똥이와 하늘에서 내려온 동앗줄처럼.. 비를 내리는 해결사 역할을 하는 왕눈이의 이야기가 생생히 다가온답니다.


정명섭 작가 <조선 우주 전쟁>은 평화로운 조선의 하늘에 별안간 쏟아지는 녹색 광선과 외계 생명체 사괴, 날틀의 무자비한 침공을 속도감 있게, 사실적으로 묘사합니다. 우주적 재난 상황에 직면한 아동대 상동과 조선 시대 내로라 하는 포수들.. 평범한 백성들을 혼란 속에서 구하기 위해 발버둥 치는 고군분투가 숨 막히는 긴장감을 선사해요. 마지막 순국하신 줄 알았던 전설의 인물?이 월령도에 등장하면서 깜짝 놀랄 엔딩으로 마무리됩니다. 작가의 말을 보면 독자들의 호응이 있다면 이후 이야기를 선보이겠다 하니 기대해도 좋을 거 같아요!


각자의 독창적인 세계를 창조한 네 명의 저자 이력도 무척 다채롭습니다. <꽝 없는 뽑기 기계>로 비룡소 문학상 대상을 받은 곽유진 작가는 특유의 신비로운 분위기를 능숙하게 자아내요. 한낙원과학소설상을 수상한 남유하 작가는 소설집 <다이웰 주식회사> 등에서 보여주었던 존재에 대한 탐구를 이번 작품에도 깊숙이 담아냈답니다. 창비 아동 청소년 신인문학상을 받은 범유진 작가는 다수의 청소년 문학을 집필한 경험을 살려 입체적이고 역동적인 캐릭터를 훌륭하게 구축했어요. 한국추리문학상 대상을 받은 이력이 있는 베테랑 정명섭 작가는 역사적 배경 위에 스릴 넘치는 서스펜스를 더하는 독보적인 장기를 유감없이 발휘합니다.


봄마중 신간 <목요일의 아이>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 나면 우리의 고전 설화와 역사적 기록들이 작가들의 기발한 아이디어를 만나 얼마나 무한하게 확장될 수 있는지 깨닫게 돼요. 책 내용을 그린 아기자기한 일러스트들이 눈을 즐겁게 해요. 청소년 독자는 물론 다채로운 이야기를 사랑하는 어른 독자들까지 흠뻑 빠져들 만한 매력적인 조선 SF 앤솔러지랍니다.

작품 속에서 유독 오랫동안 시선을 머물게 했던 구절을 소개할게요.


"마음속 상처는 맑은 물에 퍼진 먹물처럼 속을 까맣게 태우지만 퍼내고 퍼낸 다음 새 물을 붓고 또 부으면 다시 맑아지는 법이라 했다. 하지만 어떤 상처는 조약돌 사이에 몰래 자란 이끼처럼 잊었다 싶으면 또 눈에 띄는 법이기도 하다. 이끼 같은 날이 이어졌다."

41p


낯설지만 기이하고 눈부신 조선 시대의 기묘한 세계 속으로 지금 바로 떠나보시길..






#목요일의아이 #조선SF앤솔러지 #봄마중청소년 #곽유진 #남유하 #범유진 #정명섭 #청소년소설추천 #SF소설 #책리뷰 #독서기록 #신간도서추천 #시간여행 #우주전쟁 #옹고집전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독서리뷰 #서평 #청소년문학 #서평단 #도서제공협찬 #신간추천리뷰 #청소년소설추천 #책추천리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블랙북 ㅣ 청소년 홀릭 1
김하연 지음 / 슈크림북 / 2025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슈크림북 신간, 김하연 작가 소설 <블랙북>은 슈크림북에서 출간된 청소년 문학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다. 내일 일어날 일을 하루에 하나씩 예지해 주는 신비로운 책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사건들을 밀도 있게 흥미롭게 담아냈다. 미래를 엿보고 싶은 인간의 근원적인 욕망을 흥미로운 판타지 설정과 결합하여 청소년 독자는 물론 성인 독자들에게도 깊은 여운을 전한다.


학교 도서관 창고를 청소하던 중학생 재승은 우연히 정체불명의 새까만 책을 줍는다. 오직 오늘 날짜가 적힌 페이지만 하얗게 빛나는 이 책은 하루에 단 하나의 질문에만 진실을 대답한다. 단 내일에 관한 질문이어야만 한다. 처음에는 자신의 안위나 호기심을 위해 책을 사용하던 재승은 점차 주변 친구들의 아픔을 들여다보기 시작한다. 수행 평가 만점 모범생 회장과 가정 폭력에 시달리며 어른이 될 때까지 집에서 견뎌야만 한다고 체념하는 소진, 아이돌 오디션 탈락의 고배를 마시는 유주 등 각자의 사연, 상처를 지닌 아이들이 등장한다. 재승, 회장, 소진, 유주는 수행평가로 단편 영화 <블랙북>을 함께 제작하며 연대감을 쌓아간다. 출품한 영화가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블랙북의 진짜 존재를 아는 위협적인 인물이 나타나 긴장감을 최고조로 끌어올린다.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은 고립되어 있던 소년이 타인의 슬픔에 공감하며 나침반의 방향을 나에서 우리로 돌려 스스로 내일을 개척해 나가는 눈부신 성장 과정에 있다.


저자 김하연은 대학에서 국문학을 전공하고 프랑스 리옹3대학에서 현대 문학을 공부한 독특한 이력을 지녔다. 어린이 잡지 개똥이네 놀이터에 장편동화를 연재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이후 <시간을 건너는 집>, <너만 모르는 진실>, <지명여중 추리소설 창작반>, <소능력자들> 시리즈 등 다수의 베스트셀러를 집필했다. 작가는 환상적인 소재를 현실의 날 선 문제들과 교직하는 서사 방식에 탁월한 재능을 보인다. 매체 인터뷰와 작품 후기를 살펴보면 소외된 십 대들의 상처를 보듬고 다정함의 힘을 강조하는 일관된 세계관을 엿볼 수 있다. 폭력과 방관에 노출된 아이들이 마법 같은 도구에 기대기보다 서로의 온기에 의지해 스스로 구원자가 되어가는 모습은 작가가 지향하는 단단한 희망의 증명이다.


<블랙북>은 내일을 미리 안다고 해서 오늘이 반드시 행복해지는 것은 아님을 보여준다. 불안을 잠재우는 진정한 마법은 예정된 미래를 읽어내는 능력이 아니라 곁에 있는 누군가와 손을 맞잡는 현재의 용기임을 담담히 이야기한다. 블랙북이라는 판타지적 장치는 결국 등장인물들이 내면의 두려움을 직시하게 만드는 서사적 거울로 기능한다. 섣부른 위로를 건네는 대신 아이들 스스로 질문의 본질을 바꾸어가며 성장의 동력을 얻게 하는 작가의 서늘하면서도 따뜻한 시선이 매력적이다. 예측 불가능한 내일의 파도 앞에서도 두려움을 무릅쓰고 서로를 지지하는 연대의 서사는 치열한 오늘을 살아가는 모든 독자들에게 든든한 위로를 선사한다.


"도망칠 수 없다. 어른이 돼서 부모를 떠날 수 있을 때까지 이 집에서 견딜 수밖에 없다."

205p

"사람은 혼자서도 충분히 살아갈 수 있다. 하지만 사람들과 고민을 나누고, 함께 큰 소리로 웃는 것도 꽤 괜찮은 일이다. 재승은 두려움을 무릅쓰고 교수에게 외치고 싶었다. 당신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나는 더 이상 혼자가 아니라고. 당신은 결국 아무것도 모른다고."







#블랙북 #김하연 #슈크림북 #청소년소설 #시간을건너는집 #장편소설 #독서기록 #책리뷰 #성장소설 #책추천 #너만모르는진실 #신간도서 #소설추천 #청소년문학 #서평 #신간추천리뷰 #소설추천리뷰 #도서제공협찬 #청소년소설추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파이로매니악 1
이우혁 지음 / 반타 / 2026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반타 개정판, 이우혁 소설 <파이로매니악 1>은 법의 사각지대에서 사적 복수극을 펼치는 다크 히어로들의 이야기를 그린 테크노 스릴러다. 정교하게 설계된 폭탄이라는 소재를 다루며 사회의 거대한 악취와 부조리를 날려버리는 선명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전지적 독자 시점>의 싱숑 작가, 영화 <관상>의 한재림 감독이 남긴 추천사처럼 감각적이고 압도적인 스케일의 스릴러가 탄생했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작가 이우혁은 1965년 서울 출생으로 서울대 기계설계학과를 졸업했다. 과거 한국화약에서 무기 개발에 참여하고 한국자동차부품종합기술연구소에서 에어백을 연구한 독특한 이력을 지녔다. 1993년 PC 통신 하이텔에 연재한 <퇴마록>으로 누적 판매 부수 1,000만 부를 돌파하며 한국 장르문학 시장에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운 인물이다. <왜란 종결자>, <치우천왕기> 등 방대한 세계관, 치밀한 설정이 돋보이는 작품들을 연이어 선보여 왔다. 최근 2025년 개봉한 <퇴마록> 애니메이션의 크리에이터로 참여했으며 2026년 6월 <신퇴마록 신세편> 출간을 앞두는 등 왕성하게 활동 중이다.


이번 개정판은 1999년 스포츠 신문 연재 당시 파격적인 소재 탓에 조기 종료되었던 아픔을 딛고 25년여 만에 새롭게 완성된 결과물이다. 개정판에 쓰인 서문을 살펴보면 작가는 눈부시게 발전한 기술 시스템, 시대상을 철저히 반영하여 작품의 설정을 전면 수정했다. 주인공들이 대항하는 적은 단순한 범죄자를 넘어 국가 전체를 뒤흔드는 거대 커넥션 집단으로 진화했다. 과거 경찰, 검찰에 쫓기던 인물들이 이제는 국가 권력 그 자체와 맞서 싸우게 되며 이야기의 규모와 긴장감이 한층 거대해졌다.


이야기는 10월 2일 늦은 밤, 서울 도심에 깔린 삼엄한 군경의 검문검색 풍경으로 막을 올린다. 권력자들의 비리를 역겨워하는 정의로운 기자 영, 인생을 포기한 듯 보이지만 비상한 능력을 지닌 폭탄 전문가 동훈과 천재 해커 희수가 등장한다. 고일문 검사는 대현방산기술연구단지에서 벌어진 무기 탈취, 보안 침해 사건을 은밀히 조사한다. 그의 앞에 의문의 드론이 등장하여 사건의 주동자는 여전히 살아있다!라는 충격적인 메시지를 전한다. 정체불명 해커 토끼928, 전과자들이 얽힌 방산 무기 탈취 사건은 무수한 희생자가 발생했지만 군, 검찰, 의료진의 개입으로 철저히 은폐되어 있다. 사건 이후 법의 사각지대에 숨은 악인들을 폭탄과 첨단 기술로 처단하는 의문의 집단 'PM(파이로 매니악?)'이 활약하기 시작하는데.. 그들의 정체는 과연 무엇일까? 

괴물과 맞서 싸우기 위해 스스로 괴물이 되기를 자처하는 다크 히어로들의 행보는 선한 의지만으로는 악을 벌할 수 없는 현실의 한계를 꼬집는다. 잔혹한 폭력이라는 악으로 다른 악을 사적으로 단죄하는 모순적인 상황은 독자들에게 정의의 본질에 대한 진중한 질문을 던진다.


이우혁의 소설이 시대를 뛰어넘어 거대한 팬덤을 양산하는 이유는 치밀한 리얼리티, 속도감 넘치는 전개 스타일에 있다. 작가 본인의 화약, 기계 공학 연구원 시절 경험이 녹아든 무기와 폭발물에 대한 전문적인 묘사는 테크노 스릴러 특유의 장르적 쾌감을 극대화한다.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거침없이 써 내려가는 작가의 필력은 경이롭다. 부패한 기득권, 무능한 공권력이라는 현실의 답답함을 타파하는 다크 히어로들의 활약은 짜릿한 대리만족을 안겨준다. 철저한 고증을 바탕으로 한 견고한 세계관 속에 입체적인 인물들을 배치하여 끝까지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탁월한 흡인력을 발휘한다. 한 편의 잘 짜인 액션 영화를 텍스트로 읽는 듯한 역동성을 지닌 책이다.


<파이로매니악>은 총 3권으로 출간되었다. 시대의 흐름, 요구에 맞는 완결판 소설로 끝맺음되었기에 이우혁 작가의 오랜 팬으로서 기쁠 따름이다!



"당신들은 이미 여섯 차례나 사람들을 살해했고.."

[더 죽일 겁니다.]

어조에서 느껴지는 것과는 전혀 다른 가차 없는 답변에 고일문은 조금 놀랐다.

42p






#이우혁 #파이로매니악 #반타 #다크히어로 #테크노스릴러 #퇴마록 #한국소설 #장르문학 #책리뷰 #독서기록 #소설추천 #신간도서 #서평 #블록버스터 #북스타그램 #베스트셀러 #스릴러소설 #알라딘추천도서 #장르소설 #복수극 #서평단 #오팬하우스 #도서제공협찬 #신간추천리뷰 #소설추천리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토머스 제퍼슨 - 미국 민주주의의 토대를 세운 건국의 아버지 ㅣ 그레이트 하모니 9
존 미첨 지음, 원희래 외 옮김 / 21세기북스 / 2026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토머스 제퍼슨>은 출간 직후 국내외 주요 서점과 언론의 열렬한 찬사를 받으며 역사 전기 분야의 기념비적 저작으로 자리 잡았다. 21세기북스에서 출간된 이 책은 미국 건국의 아버지이자 제3대 대통령인 제퍼슨의 복잡한 내면과 정치적 여정을 치밀한 사료 고증으로 되살려낸다.


저자 존 미첨은 퓰리처상을 수상한 걸출한 전기 작가이자 미국의 대표적인 대통령 역사가다. 앤드루 잭슨의 전기 <미국의 사자>로 퓰리처상을 거머쥐었고 <운명과 권력>, <미국의 영혼>, 링컨 전기 <그리고 빛이 있었다> 등 다수의 베스트셀러를 집필했다. 전작들을 통해 지도자의 권력 의지와 시대적 소명을 특유의 통찰력 있는 시선으로 서술했다. 2024년 백악관으로부터 국가인문학훈장을 수훈했으며 2026년 2월 미국 국립헌법센터의 건국 250주년 기념 사업 학자로 임명되는 등 학술적 권위를 입증받은 지식인이다. 권력 이면에 숨겨진 인간적인 고뇌를 생생하게 그려내는 그의 서술 방식은 이번 작품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된다.


전체 940 페이지 정도로 책이 꽤 묵직하다. 대략 3분의 1은 주석, 참고 문헌 등에 할애하고 있다. 한 인물의 삶을 복기하기 위해 이 정도 지면 두께가 필요하다니.. 그의 생애가 얼마나 충실하고 밀도 높게 이루어져 있는지를 엿볼 수 있다. 책의 목차는 제퍼슨의 역동적인 생애를 연대기 순으로 정교히 펼쳐낸다. 출생부터 윌리엄스버그에서의 지적 성장 과정을 다룬 1부 후계자 시절을 지나 2부 혁명가 시기에는 저명한 인사로 발돋움하여 인류 역사의 흐름을 바꾼 독립 선언서 작성의 막전막후를 서술한다. 3부와 4부에서는 버지니아 주지사로서의 개혁과 몬티셀로에 당도한 영국군의 위협 속에서 겪은 좌절을 생생하게 담아냈다. 5부와 6부는 파리에서의 외교관 생활과 조지 워싱턴 행정부의 초대 국무장관으로서 겪은 치열한 권력 투쟁을 그린다.


7부 야당 지도자 시절을 거쳐 8부에서는 마침내 1801년 미국 대통령에 취임하여 새로운 질서를 구축해 나가는 파란만장한 여정이 이어진다. 마지막 9부는 은퇴 후 몬티셀로에서 학자와 철학자로서 보낸 생의 마지막 순간들을 차분하게 비춘다.


제퍼슨의 삶은 이상주의와 실용주의의 절묘한 균형을 보여준다. 숭고한 민주주의와 자유의 가치를 부르짖으면서도 현실 정치의 험난한 지형 속에서는 타협과 유연함을 잃지 않았다. 자신을 향한 맹렬한 비난을 감수하면서도 국가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삼은 고도의 정치적 수완은 이념의 양극화로 갈등하는 현대 사회에 뜻깊은 성찰의 기회를 제공한다. 철저한 문헌 교차 검증을 거친 미첨의 서술은 인물의 밝은 빛과 짙은 그림자를 가감 없이 드러낸다. 신격화된 위인의 초상을 거둬내고 결점 많고 번뇌하는 인간 제퍼슨의 맨얼굴을 복원해 냈다는 점에서 이 평전은 문학사적, 역사적 가치가 뛰어나다.


극단적인 진영 논리와 포퓰리즘이 득세하는 현재 트럼프 시대의 정치 지형에 비추어 볼 때 제퍼슨의 철학은 날카로운 시사점을 던진다. 제퍼슨 당대에도 알렉산더 해밀턴을 위시한 연방주의자들과 치열한 이념 갈등이 존재했다. 1801년 제퍼슨은 대통령 취임사에서 "우리는 모두 공화주의자이며 모두 연방주의자다."라고 선언하며 분열된 국가를 봉합하는 데 주력했다. 현대의 정치가들은 맹목적인 적대 정치를 멈추고 이념적 대립을 넘어 국가적 이익을 위해 타협을 모색하는 그의 유연한 실용주의를 본받아야 한다. 권력의 정점에서도 언론의 자유와 민주주의 제도를 존중했던 포용의 리더십은 분열을 조장하는 작금의 정치 세태에 강력한 경종을 울린다. 대중들 역시 확증 편향과 혐오에 휩쓸리지 않고 이성적인 판단력으로 권력을 감시하는 깨어 있는 시민 의식을 실천해야 한다.


책 속에서 파악되는 제퍼슨은 대단히 입체적인 인물이다. 1800년에서 1801년으로 넘어가는 워싱턴의 겨울.. 190센티미터의 장신이었던 그는 매일 아침 차가운 물에 발을 담그는 절제된 습관을 평생 유지했다. 파리 외교관 시절에는 60점이 넘는 그림과 은식기, 도자기를 수집하는 탁월한 심미안을 지녔다.


젊은 시절 윌리엄스버그에서 윌리엄 스몰 교수, 조지 위스 변호사, 프랜시스 포퀴 총독, 페이턴 랜돌프 등 지식인들과 교류하며 지성을 벼려낸 학구열은 훗날 그가 위대한 정치가로 성장하는 확고한 밑거름이 되었다.


21세기북스 신간 <토머스 제퍼슨>은 미국 민주주의의 기원을 탐구하고자 하는 독자, 복잡한 현대 사회에서 리더의 참된 자질을 고민하는 이들에게 일독을 권하는 훌륭한 길잡이가 될 것이다.



"식민지 시대의 수도였던 윌리엄스버그는 제퍼슨에게 더없이 잘 맞는 도시였다. 최신 서적들이 지적인 분위기를 북돋우고 있었고, 버지니아에서 가장 매력적인 숙녀들과 저명한 인사들이 어우러지는 활기찬 사교계가 있었다."

48p


"몬티셀로의 방에서 제퍼슨은 서재(종종 '캐비닛'이라 불렸다)와 벽난로가 있는 방 사이 벽감에 놓인 침대에서 동쪽을 향해 잠들었다. (...) 밤이 되면 서재 서쪽 벽에 놓인 괘종시계가 똑딱거리면서 매 순간 방 안의 침묵을 깨뜨렸다."

567p






#토머스제퍼슨 #존미첨 #21세기북스 #미국대통령 #위인전기 #역사책추천 #미국민주주의 #건국의아버지 #독립선언서 #실용주의 #정치철학 #신간도서 #책리뷰 #도서추천 #GreatHarmony #트럼프시대 #정치양극화 #시민의식 #리더십 #포용의정치 #서평단 #도서제공협찬 #신간추천리뷰 #평전추천리뷰 #책추천리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