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북 청소년 홀릭 1
김하연 지음 / 슈크림북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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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크림북 신간, 김하연 작가 소설 <블랙북>은 슈크림북에서 출간된 청소년 문학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다. 내일 일어날 일을 하루에 하나씩 예지해 주는 신비로운 책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사건들을 밀도 있게 흥미롭게 담아냈다. 미래를 엿보고 싶은 인간의 근원적인 욕망을 흥미로운 판타지 설정과 결합하여 청소년 독자는 물론 성인 독자들에게도 깊은 여운을 전한다.


학교 도서관 창고를 청소하던 중학생 재승은 우연히 정체불명의 새까만 책을 줍는다. 오직 오늘 날짜가 적힌 페이지만 하얗게 빛나는 이 책은 하루에 단 하나의 질문에만 진실을 대답한다. 단 내일에 관한 질문이어야만 한다. 처음에는 자신의 안위나 호기심을 위해 책을 사용하던 재승은 점차 주변 친구들의 아픔을 들여다보기 시작한다. 수행 평가 만점 모범생 회장과 가정 폭력에 시달리며 어른이 될 때까지 집에서 견뎌야만 한다고 체념하는 소진, 아이돌 오디션 탈락의 고배를 마시는 유주 등 각자의 사연, 상처를 지닌 아이들이 등장한다. 재승, 회장, 소진, 유주는 수행평가로 단편 영화 <블랙북>을 함께 제작하며 연대감을 쌓아간다. 출품한 영화가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블랙북의 진짜 존재를 아는 위협적인 인물이 나타나 긴장감을 최고조로 끌어올린다.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은 고립되어 있던 소년이 타인의 슬픔에 공감하며 나침반의 방향을 나에서 우리로 돌려 스스로 내일을 개척해 나가는 눈부신 성장 과정에 있다.


저자 김하연은 대학에서 국문학을 전공하고 프랑스 리옹3대학에서 현대 문학을 공부한 독특한 이력을 지녔다. 어린이 잡지 개똥이네 놀이터에 장편동화를 연재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이후 <시간을 건너는 집>, <너만 모르는 진실>, <지명여중 추리소설 창작반>, <소능력자들> 시리즈 등 다수의 베스트셀러를 집필했다. 작가는 환상적인 소재를 현실의 날 선 문제들과 교직하는 서사 방식에 탁월한 재능을 보인다. 매체 인터뷰와 작품 후기를 살펴보면 소외된 십 대들의 상처를 보듬고 다정함의 힘을 강조하는 일관된 세계관을 엿볼 수 있다. 폭력과 방관에 노출된 아이들이 마법 같은 도구에 기대기보다 서로의 온기에 의지해 스스로 구원자가 되어가는 모습은 작가가 지향하는 단단한 희망의 증명이다.


<블랙북>은 내일을 미리 안다고 해서 오늘이 반드시 행복해지는 것은 아님을 보여준다. 불안을 잠재우는 진정한 마법은 예정된 미래를 읽어내는 능력이 아니라 곁에 있는 누군가와 손을 맞잡는 현재의 용기임을 담담히 이야기한다. 블랙북이라는 판타지적 장치는 결국 등장인물들이 내면의 두려움을 직시하게 만드는 서사적 거울로 기능한다. 섣부른 위로를 건네는 대신 아이들 스스로 질문의 본질을 바꾸어가며 성장의 동력을 얻게 하는 작가의 서늘하면서도 따뜻한 시선이 매력적이다. 예측 불가능한 내일의 파도 앞에서도 두려움을 무릅쓰고 서로를 지지하는 연대의 서사는 치열한 오늘을 살아가는 모든 독자들에게 든든한 위로를 선사한다.


"도망칠 수 없다. 어른이 돼서 부모를 떠날 수 있을 때까지 이 집에서 견딜 수밖에 없다."

205p

"사람은 혼자서도 충분히 살아갈 수 있다. 하지만 사람들과 고민을 나누고, 함께 큰 소리로 웃는 것도 꽤 괜찮은 일이다. 재승은 두려움을 무릅쓰고 교수에게 외치고 싶었다. 당신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나는 더 이상 혼자가 아니라고. 당신은 결국 아무것도 모른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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