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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 허풍담 6 - 터무니없는 거짓말
요른 릴 지음, 지연리 옮김 / 열림원 / 2022년 10월
평점 :
19세에 그린란드 탐사를 떠났다가 북극 생활을 시작한 작가. 허풍담(skroner)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 진정한 탐험가. 요른 릴.. 그의 걸작은 자신의 원고를 몰래 출판업자에게 빼돌린 책 장수가 아니었다면 영영 세상의 빛을 보지 못헀으리라.
덕분에 난 2012년 인쇄된 한글 초판본 3권을 가지고 있다. 이후 후속 출간이 요원하다가 열림원에서 이어 출간한다는 소식에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른다. 최신작 6권을 단숨에 읽어내린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늘어지는 북극 사내들의 폭풍 수다는 그칠 줄 모른다. 독한 화주에 취해 비틀거리는 순진남, 궤변가, 귀족, 전직 군인, 주정뱅이, 목회자 등이 모처에서 털어놓는 에피소드는 박수를 치며 포복절도하다가도, 때론 절벽 끝으로 떠밀리는 인간사 허무함에 숙연해지기도 한다. 아무튼 북쪽 끝에 처박힌 괴짜들이 다시 돌아왔다. 청산유수처럼 흐르는, 타고난 걸걸한 입담에 '아랫것'들은 두 손 모으고 귀 기울여 경청할 수 밖에 없다. 오늘은 또 어떤 기상천외하고 아슬아슬한 이야기를 들려줄지 모두 벌겋게 달군 석탄 난로 주위로 모여보자. 밤새도록 먹고 떠들다가 집 앞 철썩이는 얼음 바다로 뛰쳐나가 하의를 벗고 방광을 비우는 의식에 참여해보자. 소위 저 수평선을 높이는 거룩하고도 숭고한 의식 말이다. 절로 웃음이 터지고 온몸이 바르르 떨리리라. 이 맛에 <북극 허풍담>을 손에 쥐고 키득거리며 읽는다.
재기 넘치는 덴마크의 노작가 요른 릴의 후속작이 어서 출간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