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회귀, 지상의 삶에서 신의 품으로의 귀환. 永眠하시다.Milan Kundera1929.4.1~2023.7.12.享年 94 歲
그곳은 세상의 끝 그 자체였다. 그곳에서 기찻길은 끝나고 .......기차는 더 이상 달릴 곳이 없었고, 좁은 계곡이 휘어지는 곳에는 초록빛 개여울이 소리를 내며 흘렀다. 주머니의 바닥처럼 그곳이 끝이었고, 더 이상은 아무것도 없었다. - P78
아, 얼마나 많은 것이 이 물과 함께 흘러가는가! 마치 마음속 어떤 것이 떨어져 내리거나 흘러나와 이미 물이 데리고 가버리는 것 같았다. 사람의 어느 부위에서 나오는 것일까만, 쉬지 않고 우울과 슬픔 같은 것이 함께 사라져 갔고, 또다시 다음번을 위해 충분한 양으로 생겨났다. 고독도 그렇게 많이 흘러갔건만 결코 끝이 없었다. - P81
12년 ....12년이 지났는데 다만 육체는 늙고 고장난 것 외에 달라진 것이 없다는 것이 슬프당
<노후를 위해서 그러는 건 아니다. 그건 그저 사람들이 해보는 소리지, 돈이란 근면과 절제를 미덕으로 하는 노동의 결과를 보기 위해 존재하는 거란다. 이 통장에는 삶의 내용이들어 있고, 그건 평생의 결실이야. 여기에 내가 열심히, 그리고 검소하게 살았다는 기록이 들어 있는 것이지.> ㆍㆍㆍ일요일마다 집에서 홀로 통장을 꺼내어 자신의 정직한 삶의 합계를 들여다보았다. - P48
젊음이라는 것은 이상하게도 타협할 줄을 모르고 인과응보의 법칙을 따르는 시기이다. - P66
사람이 인생의 가치를 이해하기 위해선 어떻게든 인생을내던져야 한다.ㆍㆍㆍ왜 그다지도 많은 건달들, 좀도둑, 뚜쟁이, 창녀, 별종의 군상(群像)들이 역으로 몰려드는지 모르겠다. 아마 도착과 출발 사이를 떠도는 사람들은 이미 자신들의 익숙한 궤도에서 이탈하여, 말하자면 모든 종류의 악이 번성하는 데 비옥한 토양 구실을 하기 때문일 거라는 생각이든다. 나는 이 희미한 몰락의 냄새를 즐겨 맡았다. - P75
사람들은 자신들의 추억에 대해 자랑스러워하는 것 같으며, 어린 시절에 디프테리아가 돌았거나 엄청난 폭풍을 겪은 걸 가지고 우쭐거리는 것처럼 보인다. 마치 그러한 경험이 자신들의 업적이나 되는 듯이. ㆍㆍㆍ나의 삶에서는 비일상적이고 극적인 일은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았다. - P18
모든 직업은 그 자체로 하나의 세계였고, 다른 소재와 다른 의식(儀式)을 가지고 있었다. - P27
슬픔과 외로움 때문에 나는 목재 더미 사이로 들어가 닥치는 대로 책을 읽었다. 「아이가 참 대견하군요.」 이웃 사람들이 칭찬을 할 때면 아버지는 겸손하게 대답했다. 「뭐가 될는지 두고 봐야죠.」 - P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