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2년 10월 29일, 울리히 알렉산더 보슈비츠는 아조레스 제도에서 북서쪽으로 약 1296킬로미터 떨어진 곳을 항해하던 아보소 호에 타고 있다. 영국 정부가 전세 낸 이 여객선은 독일 잠수함 U-575 어뢰에 맞아 중부유럽 표준시로 23시경에 침몰한다. 당시 울리히 보슈비츠는 겨우 27세였는데, 다른 승객 361명과 마찬가지로 그의 삶도 이때 소멸된다. 마지막으로 쓴 원고를 몸에 지닌 채로,



이 소설의 많은 부분은 자서전 또는 가족 전기 성격을 띤다. 
11월 포그롬 소식을 들은 울리히 보슈비츠에게 오토 질버만이 처한 자포자기와 절망이 전해진 걸까? 그는 사건 직후 마치 열에 취한 듯 겨우 사주 만에《여행자>를 썼다. 
이 소설은 1939년 영국의 해미시 해밀턴 출판사에서 《기차를 탄 남자(The man who took trains)》라는 제목으로, 1940년에는 미국의 하퍼 출판사에서 《도망자(The Fugitive)》라는 제목으로 출간됐다. 울리히 보슈비츠는 무력감에 저항하고, 독일과 오스트리아에서 벌어진 범죄와 세상이 이 범죄에 보인 충격적인 무관심 또는 수동적 태도를 문학적 증거로 남기고자 글을 쓴 듯하다.]
발행인 후기 中


pogrom :19세기에서 20세기 초에 제정 러시아에서 일어난 유태인에 대한 조직적인 탄압과 학살을 이르던 말. 넓게는 러시아 민족을 제외한 소수 민족에 대한 박해를 의미하며, 20세기 초에는 혁명 운동을 탄압하는 수단으로 이용되었다.
_네이버 국어사전


"매일 마지막 날이라는 듯 즐기며 살 거예요. 그러면 하루하루가 다른 사람들의 일 년과 같을 거예요. 그리고..... - P2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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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자 비채 모던 앤 클래식 문학 Modern & Classic
울리히 알렉산더 보슈비츠 지음, 전은경 옮김 / 비채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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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은 출구에서 다시 그를 기다린다] 걱정은 흔들리는 의자와 같다. ˝여하튼......,여하튼......,˝ 우리에게 여행은 기대와 부품이고 희망이다. 그러나 이 여행자 오토 질버만의 여정은 긴장과 두려운 도주다. 도주는 끝낼 수도 끝나서도.....[나는 안전해. 지금 움직이고 있잖아.] 도주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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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들은 현명했다. 타인은 언제나 더 현명하다!
내 처지를 제때 정확히 판단했더라면 돈을 구할 수 있었을 텐데. 하지만 다른 사람들, 특히 베커가 나를 계속 안심시켰지. 멍청한 나는 안심했고! 그래서 내가 지금 꼼짝 못 하는 거다. ‘꼴찌는 귀신에게 잡아먹힌다.‘ 참 훌륭한 속담이지. 하필이면 이번에는 내가 꼴찌군. 하지만 확장된 제국에는 아직 60만 명의 유대인이 살잖아. 그 사람들은 어떻게 하지? 아, 그들이야 뭔가 방법이 있겠지. 사람들은 항상 나보다 더 잘 안다. 나만 몰라. 내가 엄청 바보는 아닌데도! - P121

뭔가 행동에 옮기면 유죄고, 행동하지 않으면 호된 벌을 받는다. 학교생활과 똑같아. 수학 문제를 직접 풀면 ‘D‘이고 남의 것을 베끼면 ‘B‘였지만, 베끼다가 들키거나 아주 솔직하게 풀 시도조차 하지 않으면 ‘F‘였지 결과적으로는 똑같았어. - P122

여자는 그가 용기를 얻을 정도로, 딱 그 정도로만 살며시 미소지었다. - P122

여자들은 뭐든지 자기랑 관계가 있다고 생각하지! - P123

여행 가방을 싸기 시작했다. 여행에 필요한 최소한의 물품만 담는 동안 기분이 다시 낙관적으로 변했다. - P131

이별의 불안이 행복한 모든 순간을 갉아먹었다. - P161

"커피 한 잔 때문에 용기를 증명할 필요는 없어요! 용기가 아주 좋기는 하지만, 평화는 더 좋으니까요." - P1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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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전에 제주에 왑서!
그리고 제주일주 아닌 이주 중이다
이미 차로 10시간30분 약 200km 제주 해안도로 일주성취
지금은 걸어서 이주 도전 중

[제주를 다 안다고 생각하는 여행자들에게 건네는
진짜 제주의 이야기]
궁금해서 펼쳐 들다

♤새롭게 알게 된 단어 ‘괸당‘

♤독보적 기록 당첨! 까지
여행을 더욱 경쾌하게 고마워요 Aladd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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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원 배지를 단 남자는 이번에 매우 주의 깊게 체스를 둔 덕에 질버만보다 약간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그러나 질버만 역시 온 신경을 쏟았다. 마치 이 시합에 엄청나게 중요한 것이 걸려 있다는 듯 끈질기고 진지하게. - P80

"무척 예리하게 잘 드시는군요." 그의 목소리는 칭찬보다는 비난에 가까웠다.
"나는 제대로 하지 못했는데요."
질버만는 적의에 차서 거짓말을 했다.그는 이런 겸손한 말이 승자의 자만에서 비롯된 것임을, 그래서 패자에게 더 많은 굴욕을 안겨주는 것임을 잘 알았다. 패자는 최소한 상대방이 전력을 다했다는 말을 들을 자격은 있지 않은가; - P81

네 번째도 다섯 번째도 이겼고 기차가 함부르크에 도착했을 때 당원 배지를 단 남자는 여섯 번 패했다.



둘은 악수를 하고 헤어졌다. 저 사람도 인간이야. 질버만은 기뻤다. 당원 배지를 달았지만, 분명 인간이었어. 어쩌면 모든 상황이 그렇게 나쁜 건 아닐지도 몰라. 체스에서 패배한 뒤 모욕감을 느끼지 않고 뻔뻔해지지도 않는 사람이라면, 강도짓을 하거나 누구를 때려 죽이기는 어렵지 질버만은 체스 승리에 힘을 얻고 역을 떠났다. 더는 자신을 도망자나 나약한 외톨이로 느끼지 않았다. 여전히 이길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지 않았던가. - P83

수첩은 뭔가 적을 때면 늘 옆에 있었고, 뭔가 찾을 때는 한 번도 없었다. - P94

아무리 기회가 주어진데도 올바른 행실을 하는 사람도 있는 법이야. 뒹굴 수 있는 진창이 보인다고 바로 돼지가 되어 버리지 않는 사람도 있다고. - P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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