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4쪽까지 서서히 막이 열린다
막연하지 않은 그것.
내속에도 있는 그것이 실체를 드러낼까 두렵기도하고 드러내어 직시해야 하기도 할 그것이 695쪽부터....

"어머니가 시켰다고 해노불렀을 거야. 아이는 부모에게 사랑받기 위해서라면 뭐든지 하거든, 연기 정도는 아무렇지도 않아. 하지만 애정을 표현하는 경우에는 스스로도 연기라고 생각하지 않게 돼……. 그게 아이라는 거야." - P75

유키는 눈을 감은 채 무의식중에 달콤한 향기를 그려 보았다.
왠지 바다 냄새가 되살아났다. 
눈꺼풀 안쪽에 떠올라 있던 산의
풍경이 무너지고 구름 속에 녹아, 구름은 구름바다처럼 펼쳐지고 푸른 파도가 밀어닥치는 바다로 바뀌었다.
십자가 같은 반짝이는 파도가 
깜박거리고, 파도치는 소리까지 
귀에 되살아난다. 
파도 사이로 두 명의 소년이 얼굴을 내밀었다. 그들은 그녀를 구하려고 손을 뻗어 왔다..... - P323

‘우리에게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 수도 없이 많다 살아가라
언젠가는 알게 되리라‘ - P419

괴로워하는 것은, 고민하고 있는 것은, 힘든 나날을 보내 온 것은, 일상생활을 남들과 똑같이 보낼 수 없게 된 것은...... 자신만이 아니다.
누구에게도 간섭받고 싶지 않은 것도, 자신만의 세계를 지키고싶은 것도, 누구에게도 이야기하고 싶지 않은 비밀을 갖고 있는 것도..... 자신만이 아니었다. - P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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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문제는 늘 영혼에 생채기를
내는 법이다.

[인간은 누구나 자기 운명의 주인이다
그리고 언제나 같은 실수를 저지른다
그리고 자신이 열렬하게 원하는
모든 것들로부터
그리고 삶이 너그럽게 그들 앞에
놓아주는 것들로부터 언제나 도망친다]

[물고기들은 물을 것이다
갈매기들은 어떻게 저렇게 날아다닐 수 있을까 하고.
그 신비로운 피조물들은 물고기들이 사는 세계로 풍덩 빠졌다가 들어왔을 때만큼이나 순식간에 사라져 버린다
새들 역시 물을 것이다 자신들이 먹이로 취하는 물고기들이 저 파도 아래 물속에서 어떻게 숨을 쉴 수 있는지.
새들이 존재하고, 물고기들이 존재한다.
가끔 그들의 우주는 조우하지만
서로의 질문에 대답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두 우주는 질문들을 품고 있고 그 질문들의 대답은 존재한다]

[한 사람의 단순한 문장 하나를
통해 그녀는 지혜를 찾아나설
믿음을 가지게 되었다
월리엄 블레이크 라는 영국 시인이었다
<지금 증명된 것은 예전에 누군가 상상만 했던 것이다>]

˝꽃 속에 사랑의 진정한 의미가들어 있기 때문에 사람들은 꽃을 선물해
꽃을 소유하려는 자는 결국 그 아름다움이 시드는 것을 보게 될 거야 하지만 들판에 핀 꽃을 바라보는
사람은 영원히 그 꽃과 함께하지
꽃은 오후와 저녁노을과 젖은 흙냄새와 지평선 위의 구름의 한 부분을 담고 있기 때문이야 ˝

˝기도할 줄 아나?

기도를 통해 인간과 신이 소통하지
영혼에서 우러나오는 말로 기도를 드릴 때 그것은 어떤 의식보다도
강력해지네

그렇다면 저는 기도할 줄 몰라요.
제 영혼이 침묵을 지키고 있거든요

오직 깨우친 위대한 자들의 영혼만이 침묵하는 법이네

신은 만물을 통해 현현하시지 하지만 말은 그중에서도 신께서 가장 선호하는 방법이야 말은 울림으로 바뀐 생각이거든˝

보이는 세계와 보이지 않는 세계를 잇는 그 무엇을 찾고자 순례의 길을 떠난 브리다...


평소같았으면 강력한 몰입으로
푸욱 빠지고도 모자람이 없었을
파울로 코엘료의 문장이 아닌가
이번엔 간결하나 단순하지 않고
복잡한 질문들이 고개를 쳐들어
책을 읽다 자꾸 멈짓, 맥이 끊어졌다
최근에 나의 知音 soulmate에 대한 정리, 정립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던 터라 더욱 그랬다
사람과의 관계에 온마음과 온정을 주지 않기로 오래전에 다짐했었다 이기적이라 해도 자기보호차원에서.
세상에 공짜는 없다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도 있다
기꺼이 잃기를 겁내지 않을때
비로소 얻게 되는 것도 있다
상처는 누군가가 주는 것이 아니다
내가 받는 것이다
상처 안받는 것도 내 능력이다
너무 가까이 가면 데일듯 뜨겁고
너무 떨어져 있으면 춥고 적당한
거리에서 춥지도 덥지도 않게
딱 좋은 온도 유지할 만큼.
난로 같은 인간관계, 자기희생도
타자의 헌신도 불필요한 그야말로 적당한 거리유지.
가끔은 남편도 아닌 딸도 아닌 또 다른 나 같은 누군가가 좀 데일듯 가깝게 있었으면 싶을 때가 있다
눈빛도 말도 필요없는 .....
영혼의 벗
˝갱년기라서 그래...˝는
답이 될 수 없다
꼭 만나야 할 운명 같은 단 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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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형태의 유혹이 있다
바로 궁금증이라는 병, 호기심이다
호기심은 우리로 하여금 자연의 비밀을 발견하도록 부추긴다.
이 자연의 비밀은 우리가 이해할 수 있는 범위 바깥에 있고 우리에게 어떤 소용도 되지 못하며 인간이 알려고 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
나는 이제 더 이상 별을 꿈꾸지 않는다˝

아우구스티누스가 죽고
유럽의 암흑시대가 시작되었다


이성이 잠들면 괴물이 눈을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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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은 하늘의 구름과도 같은 것]

와타루의 건강한 성장기.
응원하고 지지한다.
소라게도 달팽이도 우연히 넘겨 받은 바통들고 묵묵히 미래를 향해 달려라!

나는 아버지가 없어서 고민하고 
사치는 있어서 고민한다. 
우리는 자신의 껍데기가 마음에 들지 
않는 달팽이와 소라게 같은 존재였다.
아무리 마음에 들지 않아도 소라게와 
달팽이는 껍데기를 서로 바꿀수도 없다. - P148

나는 오랫동안 나를 보통 사람과 
다른 존재라 생각하며 살아왔다.



그러나 나는 하나도 특별하지 않다.
나는 65억분의 1. 몇 십만 년의 인류사에서 고작 17년을 살았을 뿐이다.
나의 존재가 인류 진화과정의 ‘잃어버린 고리‘가 아니라 누군가와 분명히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알았다. 나는 나 자신의 잃어버린 고리를 발견한 것이다.
발견하고는, 이해했다.
중요한 것은 누군가의 자식이라는 것이 아니다. 내 몸에 흐르는 피는 누구의 것도 아닌 나만의 것이다.



우연히 넘겨받은 바통을 들고 미래를 향해 달리는 릴레이 선수다. 그렇다면 앞만 보고 달리면 그만이다. - P4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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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本에서만 만날 수 있는
귀엽고(?) 동거하고 싶은 귀신
벽장속의 치요
메이지 39년 (1906년 )병오생 ㅋㅋ

오기와라 히로시 단편소설집




도망치려는 유령의 코앞에 새 칼피스 워터를 내밀었다. 먹이를 앞에 둔 개가 주인의 명령이 떨어지기만을 기다리는 듯이 유령이 움직임을 멈춘다. 어느새 공포심은 사라지고 없었다.
찹쌀떡처럼 생긴 얼굴에 칼피스를 목이 메도록 마시는 유령 따위 별로 무섭지 않다. 유령의 시선이 벽장과 칼피스 사이를 왔다갔다 하더니, 결국 손을 쏙 뻗었다.
"물어보고 싶은 게 있는데. 이 사진을 보고 어떤 인물인지 좀가르쳐 줄래?"
칼피스를 양손으로 감싸 쥐고 벽장으로 도망가려는 유령에게 말을 붙인다. 포장지째 먹고 있던 육포의 비닐을 벗겨주고, 펜 라이트처럼 흔들며 유혹했다.
게이타는 유령 길들이기에 성공한 최초의 인간일지도 모른다. - P35

지난 2년간 망설임이 전혀 없었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오늘 산꼭대기에서 인간들이 벌레처럼 작고 하찮아 보이는 풍경을 내려다보고 있자니, 그간의 망설임이 싹 사라졌다.
역시 불결한 바퀴벌레는 박멸해야 해. - P174

캔 뚜껑을 딴 순간, 스툴에 쌓여 있던 책 더미에 눈길이 머물렀다. 맨 위에 고양이가 몸을 웅크리고 있다. 어느새 들어왔을까? 문은 닫혀 있었을 텐데.
고양이는 내 존재를 무시하는 듯이 딴청을 부리고 있었지만, 가늘게 뜬 눈으로 빈틈없이 나의 움직임을 감시하는 눈치였다. 가까이 다가가자, 귀를 눕히고 아주 조금 털을 곤두세웠다.
"무서워하기는 네 주인님 아니냐."
안아 올려본다. 고양이 같은 걸 안아본 적이 없는지라 어설픈 손놀림에 고양이는 조그맣게 앓는 소리를 내면서도 붙임성 없이 무표정하게 몸을 맡긴다. 겉보기와 달리 목도리라도 집어든 것처럼 가볍다. 살쪄 보인 것은 처진 피부와 긴 털 탓이었나보다.  - P235

올빼미, 산을 오르다보면 간혹 볼 수 있는 새다. 커다란 회색 올빼미였다. 어디로 날아갔는지, 내 등 뒤에서 비웃는 듯한 울음이 한차례 들렸다.
녹나무 껍질의 선뜩한 냉기 탓일까. 
갑자기 15년 전, 야요이가 사라져버리기 직전의 일이 떠올랐다. 그때도 분명 이런 모습으로 토담에 얼굴을 묻고 있었지.
눈을 감자, 15년 전의 풍경이 되살아난다. - P281

무서웠습니다. 밤이슬로 미끌미끌한 삼나무 다리를 건너는 것도 그 너머에 보이는 사당도 금방이라도 사당 문이 열리고, 미라가 된 신관이 튀어나올 것만 같았습니다. 신이치도 내 맘과 똑같았을 거예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으니까요.
"사당이 아니라 냉장고라고 생각하면 돼."
"갑자기 웬 냉장고?"
"어쨌든 옷장이라도 상관없고."
우리는 냉장고 냉장고, 옷장 옷장, 하고 주문처럼 외며 삼나무에 달라붙다시피 하면서 앞으로 나아갔습니다. - P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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