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카가와 마사야 즉 Lily Franky 의 자서전소설 《도쿄타워》

[ 60년에 한 번씩 찾아온다는 병오년. 그 해에 태어난 여자아이는 남자를 잡아먹는다는 속설이 그때만 해도 있었다고 한다. 물론 그것은 비과학적인 속설이었다. 



혹은 너무 드센 생명력을 가진 해라서 그랬다나.
아무튼 여러 가지 설이 있는 모양인데 요즘 시대라면 아무도 믿지 않을 그런 이야기들이었다. 
내가 태어나고 3년 뒤인 1966년은 60년에 한 번씩 돌아오는 그 병오년이었다.] p337

내가 1966년 그 병오丙午年 출생이다. 1945년 해방이후 외할머니와 엄마는 일본에서 나오신 이후 한국에서 사셨지만 일본 풍습과 문화의 영향이 컸는지 온전히 믿었는지 아무튼 외할머니는 돌아가시기 전까지도 나를 1967년 정미丁未年 양띠라고 말해야 하고 그 누구라도 감쪽같이, 후환(?)없도록 마침내 사위( 내 아버지)까지 설득을 시켰으니
출생신고도 그렇게 해를 넘겨 등록케 하셨다.
올해 구순이신 울엄니는 전화 통화할 때마다 ˝니가 올해 몇이냐? 호적상... 그럼 진짜는 +1 이제~˝ 라며 확인 하신다ㅋㅋㅋ
어쨌든 출생의 비밀 (1966년생이라고 밝히면 안되는) 을 간직한 채 지금까지 살고 있다.
밝힐 수 없는 들키면 안되는 내 출생의 비밀의 유래와 근거를 《도쿄타워》에서 찾다니!

˝아리가또 나카가와 마사야˝

머잖아 환갑을 맞을 나는 감쪽같은 금기를 슬금슬금 깨고 있다 .
지하에 계신 외할머니께서 벌떡 일어나 막으시고 싶으시겠지만
˝나...말했던가 병오🐎이야 ˝

그저 있는 것만으로도

당신이 그곳에
그저 있는 것만으로도
그 자리의 분위기가
환하게 밝아집니다
당신이 그저
그 자리에 있는 것만으로도
모두의 마음이
편안히 쉴 수 있는
그런 당신이
나도 되고 싶습니다
-아이다 미츠오 - P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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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아이의 하루와 한 해는 농밀하다]

[어른의 하루와 한 해는 덤덤하다]

나카가와 마사야 즉, 릴리 프랭키

빙글빙글 구루구루 그 장엄한 추억속으로 들어가 본다.
울준비도 되어있다!

그것은 마치 팽이 심지처럼 꼭 한가운데 꽂혀 있다.
도쿄의 중심에, 일본의 중심에, 우리 모두가 가진 동경憧憬의 중심에. - P4

<피가로의 결혼>이라는 희곡 중에 이런 대사가 있다.
‘온갖 성실한 것 중에서도 결혼이라는 놈이 가장 장난을 많이 친다.‘ - P37

끔찍하게 귀찮고 무겁기 짝이 없는 그 ‘자각‘이라는 것.
그 자각이 빠져버린 부부가 쌓아올린 가정이라는 모래위의 누각은 비바람이 몰아치면 한 차례의 파도에도 허망하게 휩쓸려나가 모래사장에 가족의 사해만을 남겨놓은 채 사라져 버린다.
모래에 처박힌 조개껍질처럼 어린 아이들은 그곳에서 물결의 행방을 지켜본다. 그리 쓸쓸한 것도 슬픈 것도 아니다. 그저 엄청나게 냉정한 눈으로 지켜보고 있다. - P38

형제가 똑같이 비겁하다고 생각했고, 형제라서 좋겠다고도 생각했다. - P54

가난은 비교할 것이 있을 때 비로소 눈에 띈다. - P55

도쿄에서는 ‘필요한 것‘만 가진 자는 가난한 사람이 된다. 도쿄에서는 ‘필요 이상의 것‘을 가져야 비로소 일반적인 서민이고, ‘필요 과잉한 재물‘을 손에 넣고서야 비로소 부유한 사람 축에 낀다.
‘가난하더라도 만족하며 사는 사람은 부자, 그것도 대단한 부자이다. 하지만 부자라도 언제 가난해질지 모른다고 겁을 내며 사는 사람은 헐벗은 겨울 같은 법이다.‘
<오셀로>에 등장하는 이런 대사도 도쿄라는 무대에서 듣게 되면 관념적이고 진부하기 짝이 없는 말로 다가온다.  - P56

‘가난‘이란 아름다운 것은 아니지만 결코 추한 것도 아니다. 하지만 도쿄의 ‘볼품없는 가난‘은 추함을 넘어 이미 ‘더러움‘에 속한다. - P57

하지만 당연히 될 것이라고 생각했던 그 ‘당연한 일‘이 내게만은 일어나지 않는 일이 있다. 누구에게라도 일어나는 ‘당연한 일‘,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까지 저절로 찾아오는 ‘당연한 일‘이 나에게만은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다.
전혀 힘든 일이 아니었을 터였다. 이루어지지 못할 일이 아니었을 터였다.
남에게는 ‘당연한 일‘이 나에게만은 ‘당연한 일‘이 아니게 된다. 세상의 일상에서 수없이 반복되는 평범한 현상이 나에게는 완전히 ‘기적‘으로 보인다..... - P82

도쿄에는 길거리를 돌아다니면 발에 밟힐 만큼 자유가 굴러다닌다. 떨어진 잎사귀처럼 빈 깡통처럼 어디에나 굴러다닌다.



스스로를 훈계할 능력이 없는 자가 소유한 질 낮은 자유는 사고와 감정을 마비시키고 그 인간의 몸뚱이를 길가 진흙구덩이로 끌고 들어간다. - P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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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의 구애_편혜영

물속 골리앗_김애란

여자에게는 화원에서와 같은 뒤엉킨 꽃 냄새가 풍겼다. 



김은 화원을 인수하고 나서야 아무리 좋은 향기라도 몇 가지 종류가 한데 뒤섞이면 금세 악취가 된다는 걸 실감했다. - P16

김은 장례식장의 어두컴컴한 지하주차장으로 들어갔다. 입관하듯 선에 맞추어 차를 댔다. 



어두컴컴한 짐칸 안에서 화환이 옅은 국화 냄새를 풍기며 낮달처럼 희미하게 빛나고 있었다. 김은 짐칸으로 들어가 조화 옆에 누웠다. 등을 타고 찬 기운이 전해졌다. 어두운 곳에서 차고 딱딱한 곳에 누워 있자니 염을 기다리는시신이 된 기분이었다. - P23

김은 어둠에 모습을 감춘 국도 속으로 마라토너가 서서히 사라지는 걸 지켜보았다.
그는 흔들리는 흰 점이 되어 차츰 작아져가다가 끝내 숨듯이 모습을 감췄다. 그 완전한 소멸은 오히려 어둠 너머 보이지 않는 곳에도 길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는 생각을 일깨웠다.  - P28

장마는 지속되고 수박은 맛없어진다. 여름이니까 그럴 수 있다.



비가 내리고 계속 내리고, 자꾸 내리던 시절이. 말하자면 세계가 점점 싱거워지던 날들이 말이다. - P35

자연은 자연스럽지 않게 자연이고자 했다. 예상하지 말라는 듯. 예고도 준비도 설명도 말며 납작 엎드려 있으라는 듯. - P48

관계자들은 진실을 쥔 손은 등뒤로 감춘 채 나머지 한 손으로 어색한 악수를 건네려 했다. - P59

살면서 그렇게 푸른 하늘은 본 적이 없었다. 파랑의 종류만도 수백 가지가 넘는다는데, 그런 걸 뭐라고 부르는지 모르겠다. 인디고블루, 프러시안블루, 코발트블루, 네이비블루, 아쿠아마린, 스카이블루······ 그리고 또 뭐가 있더라? 나는 그 이름을 알고 싶었다. 하지만 사실그건 어떤 파랑도 아니었다. 그건 그냥 완벽한 파랑이었다. 어디선가 ‘울트라마린 아니야?‘라고 대꾸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아무렇지 않게 ‘그게 뭔데?‘라고 물었다. 그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옛날 화가들이 그린 기도서의 색깔이야‘라고 답했다. 나는 그게 무슨색인지 몰랐지만 ‘기도서의 색‘이라는 말만은 마음에 들었다. 그러나 이내 불쾌해져 기도가 그렇게 푸를 리 없다고. 내가 아는 기도는 세상에서 가장 비천한 색을 지녔다고 닳고 닳아 너절해진 더러운 색이라며 화를 냈다. - P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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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이 온다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한강 지음 / 창비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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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벨문학상 🏆
서점가에선 단군이래 최대의 호황기를 누리겠는가 ~ ㅋㅋ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자 한 강의 책들을 읽었고 밑줄을 긋지 않은 책은 팔기도 했고 《소년이 온다》는 나의 도서관에서 열한 번이나 대여도 했었다.
성인이 되어 전라남도 광주 전주 군산 목포 .... 여행도 여러 차례 갔다왔고 그 지역 출신 친구들도 많이 사귀었다. 딴 세상도 딴 나라 사람들도 아니었다.


6년전의 기록을 펼쳐 본다.

1980년 5월 18일 나는 거기에 없었다. 그때 나는 중2학년 재학중이었고 그야말로 천과 지를 모르고 친구들과 학교앞 분식집 들락거리며 깔깔, 껄껄, 하하, 호호, 철부지였다.
내가 태어나 자란 부산에서 물리적으로 이념적으로 멀어서 갈 수 없는 곳, 가서는 안되는 곳 즉, 위험한 곳, 광주는 내게 딴 나라, 딴 세상이었다.
(2018년)아직도 진위는 의심받고 있다.
그때 거기 있지 않은 사람이라서, 역사의 현장에 있었던 사람은 고립되고 훼손되고 짓밟혔다.
광주의 시계는 1980년 5월18일에 멈추어 도무지 앞으로 흐르지 않는다.
열다섯 살의 동호와 약 7,200 여 명의 사상자들에게 애도를 표하며 명복을 .....
전라남도 광주는 내게서 그렇게 먼 곳이었다.
내일은 5월18 일이다.
그때로부터 5.18 광주민주화운동 서른여덟 번째 해를 맞이 한다 .
-2018년 5월17일의 독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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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2년 10월 29일, 울리히 알렉산더 보슈비츠는 아조레스 제도에서 북서쪽으로 약 1296킬로미터 떨어진 곳을 항해하던 아보소 호에 타고 있다. 영국 정부가 전세 낸 이 여객선은 독일 잠수함 U-575 어뢰에 맞아 중부유럽 표준시로 23시경에 침몰한다. 당시 울리히 보슈비츠는 겨우 27세였는데, 다른 승객 361명과 마찬가지로 그의 삶도 이때 소멸된다. 마지막으로 쓴 원고를 몸에 지닌 채로,



이 소설의 많은 부분은 자서전 또는 가족 전기 성격을 띤다. 
11월 포그롬 소식을 들은 울리히 보슈비츠에게 오토 질버만이 처한 자포자기와 절망이 전해진 걸까? 그는 사건 직후 마치 열에 취한 듯 겨우 사주 만에《여행자>를 썼다. 
이 소설은 1939년 영국의 해미시 해밀턴 출판사에서 《기차를 탄 남자(The man who took trains)》라는 제목으로, 1940년에는 미국의 하퍼 출판사에서 《도망자(The Fugitive)》라는 제목으로 출간됐다. 울리히 보슈비츠는 무력감에 저항하고, 독일과 오스트리아에서 벌어진 범죄와 세상이 이 범죄에 보인 충격적인 무관심 또는 수동적 태도를 문학적 증거로 남기고자 글을 쓴 듯하다.]
발행인 후기 中


pogrom :19세기에서 20세기 초에 제정 러시아에서 일어난 유태인에 대한 조직적인 탄압과 학살을 이르던 말. 넓게는 러시아 민족을 제외한 소수 민족에 대한 박해를 의미하며, 20세기 초에는 혁명 운동을 탄압하는 수단으로 이용되었다.
_네이버 국어사전


"매일 마지막 날이라는 듯 즐기며 살 거예요. 그러면 하루하루가 다른 사람들의 일 년과 같을 거예요. 그리고..... - P2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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