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아이의 하루와 한 해는 농밀하다]
[어른의 하루와 한 해는 덤덤하다]
나카가와 마사야 즉, 릴리 프랭키
빙글빙글 구루구루 그 장엄한 추억속으로 들어가 본다.
울준비도 되어있다!
그것은 마치 팽이 심지처럼 꼭 한가운데 꽂혀 있다. 도쿄의 중심에, 일본의 중심에, 우리 모두가 가진 동경憧憬의 중심에. - P4
<피가로의 결혼>이라는 희곡 중에 이런 대사가 있다. ‘온갖 성실한 것 중에서도 결혼이라는 놈이 가장 장난을 많이 친다.‘ - P37
끔찍하게 귀찮고 무겁기 짝이 없는 그 ‘자각‘이라는 것. 그 자각이 빠져버린 부부가 쌓아올린 가정이라는 모래위의 누각은 비바람이 몰아치면 한 차례의 파도에도 허망하게 휩쓸려나가 모래사장에 가족의 사해만을 남겨놓은 채 사라져 버린다. 모래에 처박힌 조개껍질처럼 어린 아이들은 그곳에서 물결의 행방을 지켜본다. 그리 쓸쓸한 것도 슬픈 것도 아니다. 그저 엄청나게 냉정한 눈으로 지켜보고 있다. - P38
형제가 똑같이 비겁하다고 생각했고, 형제라서 좋겠다고도 생각했다. - P54
가난은 비교할 것이 있을 때 비로소 눈에 띈다. - P55
도쿄에서는 ‘필요한 것‘만 가진 자는 가난한 사람이 된다. 도쿄에서는 ‘필요 이상의 것‘을 가져야 비로소 일반적인 서민이고, ‘필요 과잉한 재물‘을 손에 넣고서야 비로소 부유한 사람 축에 낀다. ‘가난하더라도 만족하며 사는 사람은 부자, 그것도 대단한 부자이다. 하지만 부자라도 언제 가난해질지 모른다고 겁을 내며 사는 사람은 헐벗은 겨울 같은 법이다.‘ <오셀로>에 등장하는 이런 대사도 도쿄라는 무대에서 듣게 되면 관념적이고 진부하기 짝이 없는 말로 다가온다. - P56
‘가난‘이란 아름다운 것은 아니지만 결코 추한 것도 아니다. 하지만 도쿄의 ‘볼품없는 가난‘은 추함을 넘어 이미 ‘더러움‘에 속한다. - P57
하지만 당연히 될 것이라고 생각했던 그 ‘당연한 일‘이 내게만은 일어나지 않는 일이 있다. 누구에게라도 일어나는 ‘당연한 일‘,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까지 저절로 찾아오는 ‘당연한 일‘이 나에게만은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다. 전혀 힘든 일이 아니었을 터였다. 이루어지지 못할 일이 아니었을 터였다. 남에게는 ‘당연한 일‘이 나에게만은 ‘당연한 일‘이 아니게 된다. 세상의 일상에서 수없이 반복되는 평범한 현상이 나에게는 완전히 ‘기적‘으로 보인다..... - P82
도쿄에는 길거리를 돌아다니면 발에 밟힐 만큼 자유가 굴러다닌다. 떨어진 잎사귀처럼 빈 깡통처럼 어디에나 굴러다닌다. ㆍ ㆍ ㆍ 스스로를 훈계할 능력이 없는 자가 소유한 질 낮은 자유는 사고와 감정을 마비시키고 그 인간의 몸뚱이를 길가 진흙구덩이로 끌고 들어간다. - P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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