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사랑 땀으로 자라는 아이들 - 이영근 선생님의 학급운영 이야기
이영근 지음 / 테크빌교육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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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 토론으로 알려진 이영근 선생님의 학급운영 책을 읽으면서 이런 학급운영이 밑바탕이 되었기에 교실 토론이 가능한 것이 아니었나 그런 생각을 해본다. 

제목부터가 날 사로잡았다. 참, 사랑, 땀으로 자라는 아이들. 도시에서 마치 온실 속의 화초처럼 자라는 아이들을 생각하며 이 책을 골랐다. 그리고 이 책은 내 기대를 충족시켰다. 다 읽고 제목과 내용이 참 어울리는 책이라는 생각을 했다.

이영근 선생님의 학급운영은 글쓰기로 아이들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어루만지는 것이 그 근본이 되는 것 같다. '글똥누기'라는 약간 지저분해 보이는 이름은 그 활동에 참 잘 어울리는 네이밍이 아닌가 싶다. 상담 역시 글로 써보게 함으로써 아이 스스로가 마음을 다스릴 수 있게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사실 이 책의 2/3은 선생님의 일기로 이루어져 있다. 교육과 삶이 일치되어 있는 모습은 후배 교사들의 귀감이 되기 부족함이 없다. 내 삶에서 교육에 적용시킬만한 부분은 무엇인지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일기는 스스로의 삶을 반성하기에 아주 효과적인 방법이다. 보면 아이들과 함께 했던 순간과 스스로의 말을 반성하는 내용들이 많이 있다. 이렇게 하루 삶의 한 장면장면을 마치 사진을 찍는 것처럼 글로 쓰는 것도 놀라운 재주이거니와 이를 통해 교사 스스로의 언행에 대한 반성은 같은 교사로서 본받을만한 모습니다. 교사의 말은 아이들의 마음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물론 아이들의 자생력이라는 것도 무시할 것은 못되지만 교사라면 자신의 말을 다시 한 번 되새겨 스스로를 성장시켜야 하다. 일기 쓰기가 언제나 작심삼일로 끝나는 나로선 얼굴이 붉어질만한 일이다.

글과 함께 이영근 선생님의 교실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노래다. 기타를 칠 수 있다는 게 이럴 때는 참 부럽다는 생각이 든다. 동요 말고도 과거 아름다웠던 가사를 지닌 대중가요도 아이들과 함께 부르는 모습을 보면서 뭐랄까 이 교실에는 즐거움이 가득차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노래야 말로 우리 민족의 인간의 고유 특성이 아니겠는가? 생각해보면 나 스스로는 노래 부르기를 좋아하면서도 교실에서는 그다지 실천해보지 못해 아쉽다.

독서교육은 아이들이 책을 부담스럽지 않게 여길 정도로 하고 있었다.  생일에 받는 책이며 책 돌려읽기는 우리 학교에서도 진행되는 프로그램이다. 다만 이를 아이들의 삶과 부드럽게 엮는 재주는 적어도 나는 아직 가지지 못했다. 좀더 나이가 들어야 하는 걸까?

아버지 모임과 같은 모임을 만들고 유지하는 것도 놀랍다. 큰 학교에서 학부모 모임은 형식적으로 그치기 마련이다. 학급 담임 스스로가 학부모 모임을 결성하는 모습은 아직 상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미 선배교사가 실천해 나간 모습을 봤으니 나도 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아직도 학부모에 대해서는 좀 더 다가서기가 부담스럽다. 이건 아직 내가 학부모가 아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러고 보면 이영근 선생님의 학급운영에서 아침햇살이나 비오는 날 학교 둘레를 돌아다니는 것은 평화샘의 나들이와도 비슷하다. 나도 아이들과 아침에 학교 주변을 돌아본 적이 있다. 한 한 달인가 해봤는데 같이 다닌 아이들과 좀 더 친해진다는 느낌을 받았다. 다만 내가 생태에 관념적으로만 관심을 가지기 때문에 이를 아이들에게 실감시켜 주지 못해 미안할 따름이다.

그 외에도 아띠, 말과 글로 하는 칭찬 등 교사에게 유익한 내용들이 많이 있다. 단순히 내용이라기보다는 뭐랄까 일기기 때문에 선생님의 속마음을 엿본다는 느낌이 강하다. 아이들에게 끊임없이 다가가고 교사로서 일기를 쓰는 선생님의 모습은 정말 참, 사랑, 땀이란 단어가 어울린다. 아마 그런 선생님과 함께하는 아이들과 이런 가치들을 마음 속에 담아두고 어른이 되어 그렇게 살아갈 것이다. 

이 책은 체계적인 학급운영 길라잡이는 아니다. 일종의 에세이에 가깝다. 하지만 그렇기에 진심으로 다가오는 힘이 있다. 살아가는 데 딱딱 맞아 떨어지는 프로그램이 있다는 것도 웃기는 일 아닐까. 교사라면 참되고 사랑하며 땀흘리고 살아가는 것이 어떤 것인지 알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의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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