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에게 온 마음을 - 이 한 권의 책이 한국 교육을 살린다
바실리 알렉산드로비치 수호믈린스키 지음, 수호믈린스키 교육사상연구회 옮김 / 고인돌 / 2013년 3월
평점 :
품절


요즘 들어 아이들이 마음이 들떴는지 말을 잘 듣지 않는다. 게다가 어떤 애는 교사인 내가 보여주거나 하는 활동에 딴지를 걸거나 대놓고 불만을 표시하기도 한다. 교실이 이런 상황이다 보니 나 역시 화도 나고 답답하고 그래서 애들에게 트라우마가 생길 지경이 되었다.

그러니 아이들에게 온전한 마음을 쏟기가 어렵다. 물론 책임감까지 저버린 것은 아니다. 그러나 책임감으로 애들을 억지로 이끌다 보니 어느덧 나도 강압적인 교사가 되어가는 것 같다. 행정형 교사가 되어간다는 소리다.

그 와중에서 우연히 알라딘에서 수호믈린스키의 명저 아이들에게 온 마음을이란 책을 보게 되었고 특이한 제목에 관심이 생긴 나는 바로 구입해 읽게 되었다.

책이 일반적인 책보다 두꺼워 읽는데 시간이 조금 오래 걸렸다. 그러나 읽어보고 나니 그 시간이 아깝지 않다. 이 책은 정말 읽을 만한 가치가 있다.

수호믈린스키에 대해서는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는데 왜 이런 교육자를 이제야 알게 되었는지 아쉽다. 이 책은 단순히 교육방법을 이야기하거나 아동중심교육을 하자고 권하는 책이 아니다. 그의 교육철학이 담겨져 있으며 그 철학을 구현하기 위하여 어떻게 교실에서 학생들을 지도했는지 그 실천과정이 잘 나와 있다. 뿐만 아니라 다른 교사들과 어떻게 협력하여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였는지, 문제있는 학생을 지도하기 위해 얼마나 고민했는지 그 과정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어지간한 교육학 책들을 읽기보다는 아마 이 책 한권을 여러 번 읽는 것이 교사에게 더 나을 것이다.

아이들의 건강문제, 뇌의 작용에 대해 고심하고 특히 자연을 교재로 삼는 그의 교육활동은 모든 사람의 귀감이 되기 충분하다. 그가 쓴 글들의 한 구절구절을 읽을 때마다 그의 혜안에 감탄이 나온다. 어떻게 이런 깊이있는 생각을 할 수 있는지 놀라울 뿐이다. 또한 공부에 대한 관점 및 지도방법은 교사로서 기억해둘만 하다. 학생이 앉아서 꾸준히 공부하기 위해서는 어렸을 때 지식에 대한 목마름과 자연에 대한 호기심을 갖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영어 광풍에 언어적 인지능력에만 초점이 맞춰진 한국 사회현실은 이를 용납하지 않는다. 게다가 자연에서 아이들이 뛰노는 것을 하찮게 여기는 어른들의 눈은 아이들의 기운을 꺾어버리고 모든 일에 무관심한 인간으로 만들고 있다.

아이들의 내면세계에 주목하는 그의 교육론은 지금 한국의 교사는 물론 부모, 기타 어른들에게 꼭 필요한 것이다. 교사들의 내면세계의 힘에 주목하는 파커 J 파머처럼 수호믈린스키는 어떤 교육활동이나 교재든 아이들의 내면세계와 단절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그렇다. 아동중심교육은 아동의 원대로 해주는 것도 아니고 아동을 존중하기만 해서 되는 것도 아니다. 그런 교육에 대해 듀이는 물론 수호믈린스키 역시 경고를 보내고 있다. 아이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그 마음과 세상을 연결짓는 교육이야 말로 아동중심교육이다. 우리는 이런 기초적인 원칙을 다시 한 번 되새길 필요가 있다. 당장 닥친 진도나 평가라는 암초를 무시할 수는 없겠지만 교육이라는 긴 항해를 해나가기 위해서는 그래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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