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아직도 부자를 꿈꾸는가 - 우리 시대 부모들을 위한 교양 강좌
심상정 엮음 / 양철북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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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여러분, 부자되세요.”라는 광고 문구가 유행한 적이 있다. 이 광고가 유행하던 당시는 주식, 펀드, 부동산 등의 자산이 급등하던 시기였다. 아마 그래서 이런 말들이 유행했던 것이 아닌가 싶다. 실제로 부자가 된 사람들도 있었고.

 

그러나 지금은 어떠한가? 양극화는 심해지고 사람들의 관계는 삭막해졌다. 부자를 꿈꾸며 빚까지 내가며 부동산에 투자 라고 쓰고 투기라 읽는다 했던 사람들은 지금 빚더미에 올라앉아 허덕이며 정부의 도움만 바라보고 있다. 불과 몇 년이 지났을 뿐인데 모든 것이 너무나도 많이 바뀌었다.

 

내 생각에 부자가 되는 것이 나쁜 일은 아닌 것 같다. 칼빈의 말처럼 열심히 일한 결과인 ’, 그러니까 청부는 도리어 칭찬받을 일이다. 문제는 부자를 인생의 목표로 삼고 그 외 것들을 모두 부자라는 꿈에 쏟아 붓고 도외시한다는데 있다. 쉽게 말하자면 부자만 될 수 있다면 그 어떠한 일도 한다는 풍습이 문제란 이야기다.

 

부자가 되면 선택의 여부가 더 많아지기는 하지만 꼭 행복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황금만능주의에 빠져든 사람들에게 부는 행복의 척도이자 숭배의 대상이다. 재벌들을 욕하면서도 재벌들의 부를 동경하는 사람들을 생각해보면 된다. 여기에 남과 비교하기 좋아하는 국민성이 더해져 상황은 계속 악화일로에 있다.

 

이제는 사람들도 눈치를 챈 것일까? 멈추지 않고 이대로 계속 나간다면 파국이라는 것을 상당수의 사람들도 어렴풋이나마 인정은 하는 것 같다.

 

그러나 그 대안은 아직 부실하거나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 공산주의가 망한 후 자본주의가 그 자리를 빠르게 차지한 것과 달리 이미 많은 문제점을 보인 신자유주의는 무너지기는커녕 그 기세를 더하고 있다. 대다수의 국가들이 신자유주의의 문제점을 보정하거나 임시방편으로 대책을 내놓을 뿐 정책의 전면적인 전환을 꾀하지 못하고 있다. 딱히 신자유주의를 대신할 거대담론이 존재하지 않는 탓이다.

 

이런 현실에서 <그대 아직도 부자를 꿈꾸는가-우리시대 부모들을 위한 교양강좌>와 같은 책은 메마른 사막에 단비처럼 인간이 존재하지 않는 메마른 한국 사회에 단비와 같은 존재다. 이 책은 시민교양 프로그램에서 강연된 9개의 강좌를 심상정(현 진보정의당 대표) 씨가 엮은 것이다. 이런 강좌가 있었다는 사실은 따져보면 그만큼 사람들이 새로운 세상을 갈망하고 이를 위한 대안을 찾고 있는지를 이야기해준다.

 

이 책은 황금만능주의에 경도된 물신이란 단어로 대변되는 현대 물질문명 사회를 인간이라는 우리가 근본적으로 생각해야 할 존재를 최우선으로 여기는 공동체로 바꾸자고 주장한다. 각자 분야에 따라 내용이 다르긴 하지만 근본은 위와 같다. 물질에만 집착하는 삶에서 탈피하자는 이야기다.

 

물질에만 집착하다보니 독재를 옹호하는 사람도 생겨나고 자유민주주의를 부르짖으며 타인이 누려야할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사람도 생겨난다. 이 모든 것이 황금에 눈이 어두워 교육을 제대로 시키지 못한 이전 세대와 화려한 문명에 빠져 더 소중한 것을 무시한 지금 세대 모두의 잘못이다. 지금이라도 새로운 사회를 만들기 위한 교육이 진행되어야 한다.

 

민주주의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있는 시민이다. 공부하지 않는 시민은 정부의 신민으로 전락한다. 이런 강좌가 많아지고 있다는 사실은 매우 긍정적이다. 시민들이 공부할 수 있는 기회가 많고 많은 시민들이 공부를 하는 그런 대한민국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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