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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수업 어떻게 시작할까 - 질문 능력을 길러주는 탐구하는 질문 수업 전중후 가이드
양경윤 지음 / 테크빌교육 / 2024년 6월
평점 :
교육서를 읽을 때마다 드는 생각이 있다. 좋은 책이라고 해서 반드시 나에게도 좋은 책은 아니라는 것이다. 반대로 나에게 크게 와닿지 않은 책이라도 누군가에게는 교육관을 바꿀 만큼 의미 있는 책이 될 수 있다.
『질문 수업 어떻게 시작할』도 내게는 그런 책이었다.
솔직히 말하면 읽는 내내 크게 공감되지는 않았다. 나는 질문이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저절로 탄생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런 생각은 정민 교수가 쓴 『다산선생 지식경영법』에서 영향을 받은 부분도 있다. 그 책에서는 지식이 쌓이고 사유가 깊어질수록 비로소 의미 있는 질문이 나온다고 말한다. 나 역시 어느 정도의 경험과 지식, 그리고 교사의 적절한 설명이 쌓였을 때 비로소 "왜 그럴까?"라는 질문이 생긴다고 믿는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책의 가치가 낮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우리 교육 현실을 생각하면 이 책이 꼭 필요한 교사들도 많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교실은 오랫동안 교사의 설명이 중심이었다. 학생은 듣고, 필기하고, 문제를 푸는 데 익숙했다. 이런 환경에서는 질문하는 학생보다 정답을 빨리 찾는 학생이 더 좋은 평가를 받기 쉽다.
이 책은 그런 흐름에 질문을 던진다. "수업은 질문으로 시작할 수 없을까?" 저자는 질문이 많다는 것은 학생들의 사고가 열려 있다는 증거이며, 질문은 또 다른 답을 향해 나아가게 하는 힘이라고 말한다. 또한 경쟁보다 협력을 강조하며, 친구에게 설명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진정한 배움이 이루어진다고 이야기한다.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라 크게 새롭게 다가오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만든 문장은 이것이었다.
"진정한 앎은 스스로 설명할 수 있을 때 가능한 것입니다."
이 문장은 질문 수업을 넘어 모든 수업에 적용될 수 있는 원칙이라고 생각한다.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은 단순히 외운 것이 아니라 자신의 언어로 재구성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물론 나는 질문이 배움의 출발점이라기보다, 어느 정도의 이해가 쌓인 뒤에 자연스럽게 생겨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의 내용이 아무 쓸모 없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혹시 내 수업이 설명에만 치우쳐 있지는 않은지, 학생들에게 스스로 생각할 시간을 너무 적게 주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좋은 교육서는 반드시 정답을 알려주는 책이 아니다. 때로는 내 생각과 다른 주장을 통해 내가 무엇을 믿고 있는지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질문 수업 어떻게 시작할』은 내게 '완전히 동의한 책'은 아니었지만, '한 번쯤 읽어 볼 가치가 있는 책'이었다.
모든 교사가 같은 방식으로 수업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한 번쯤은 "나는 왜 이렇게 수업하는가?"를 스스로에게 묻는 계기는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