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위와 권력 - 혼돈의 시대를 헤쳐가기 위한 정치학 수업
나다 이나다 지음, 송태욱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8년 12월
평점 :
절판


<권위와 권력> 나다 이나다 지음

2020년 2월 23일 일 오후 1:08

우리 반이 단결하지 않아서 걱정이라는 고민에서 시작된 대화로 이루어진 이 책은 권위와 권력의 차이가 뭔지, 그리고 이 둘이 어떻게 생겨나는지, 앞으로 우리가 지향해야할 점은 무엇인지 이야기해준다.

개인적으로 이 책을 보고 깨달은 점도 많았고 동의하지 못하는 지점도 몇몇 있었다. 어찌됐든 오늘날 사회에 대해 이해하기 위하여 한 번쯤 아니 두세 번쯤은 읽어볼만한 책이다.

권위와 권력의 차이는 무엇일까? 권위는 자발적인 복종을 이끌어낸다. 즉, 순종이라는 가치를 이끌어낸다. 그러나 권력은 강제적인 복종을 이끌어낸다. 오늘날 그 수많은 법에 대해 모두 동의하고 따르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 아마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을 따르는 것은 권장된다. 이게 권력이고 또 권력으로 인해 생기는 법의 권위인 것이다. 강제적인 복종을 넘어서 자발적인 복종을 이끌어내고 또 이를 사회의 바른 가치이자 상식으로 세우는 것이다.

확실히 권력보다는 권위가 더 부드럽고 민주적인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저자는 권위조차도 넘어서기를 원하는 것 같다. 저자는 권위 역시 무지와 의지하고자 하는 마음에서 나오는 것이라 말하며, 이에 대한 대안으로 합리적 설득을 제시한다.

합리적 설득이란 이치를 통해 상대방이 상황을 깨닫게 하여 바른 행동을 하게 하는 것이다. 모든 사람이 평등하다는 민주주의의 이념을 생각해볼 때 저자의 대안은 타당해 보인다. 문제는 이게 정말 인간 삶 전부에 적용가능하냐는 것이다.

저자 역시 한정된 영역에서나 아게 가능하다고 말한다. 예술이나 음식 취향 같은 것을 이치로 설명할 수는 없지 않은가? 게다가 이치라는 것은 서로가 공유하고 인정해야 전제로 삼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럼 합리적 설득이 안 되는 경우는 어찌해야 하는 걸까?

여기서 다시 나오는 게 권위다. 우리는 다수라는 권위, 전문가라는 권위, 상의 권위로 예술와 음식 같은 주관적 요소가 강한 영역까지 서열화한다. 여기서 인간이 권위를 만들어내는 걸까, 아니면 권위에 길들여지는 걸까? 아니면 둘 다일까?

돌아와서 오늘날 단결이 잘 안 되는 이유는 이런 권위의 실종 때문이다. 그렇다고 억지로 단결시키려고 한다면 필연적으로 권력의 개입이 필요하다. 즉, 법과 처벌이 생겨난다.

저자는 결론에서 단결을 대신하여 조화를 이야기한다. 어떻게 보면 허무한 결론일 수 있지만 오늘날 민주사회에서 상식적인 이야기일수도 있다.

그런데 이 책이 아주 오랜전에 나온 책이다 보니 현대 과학의 성과가 반영 안된 부분도 있는 것 같다. 내가 동의하지 못한 부분이 그것인데 최근 연구 결과 중 하나는 인간의 자아가 공동체의 탄생 이후 생겨난 것이라고 말한다. 자아를 가진 인간이 모여 공동체(사회)를 만든 것이 아니라 일단 모이고 그러면서 역할이 생기면서 자아가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물론 구조가 모든 것을 결정하는 것은 아니겠으나 이런 관점에서 보면 저자의 조화론은 결국 하나마나한 이야기라고 볼수도 있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저자도 이를 알기에 마지막에 A군의 미소에 비아냥거리는 그림자가 전혀 없었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이라고 쓴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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