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로마법 수업 - 흔들리지 않는 삶을 위한 천 년의 학교
한동일 지음 / 문학동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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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로마사회의 수많은 노예들에게는 피임이나 비혼의 개념조차 없었겠으나, 저는 로마사회의 교묘한 출산장려책들을 보고 있노라면 또다시 지금 우리 젊은이들이 맞닥뜨리고 있는 엄혹한 현실이 겹쳐 보입니다. 우리 사회에서 보통 가정의 자녀들은 자라서 상당수가 서비스직에 종사하게 될 겁니다. 정당하게 대우받고 사명감을 느낄 수 있는 서비스직들도 많으나, 감정노동과 갑질, 박봉 속에서 박탈감을 느끼며 최저임금만 간신히 받고 일해야만 하는 젊은이들은 훨씬 더 많겠지요.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출산을 기피하는 현상에는 이러한 배경이 그 밑바탕에 깔려 있는 건 아닐까요? 비단 지금의 현실이 어렵고, 거대한 사회시스템을 위해 복무하는 작은 톱니바퀴 역할을 감당해야 할지라도,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만 있다면 왜 젊은이들이 가정을 꾸리고 그 가정의 웃음인 아이를 갖지 않겠어요?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최소한의 충족조건을 살피지 않고 국가를 위해, 미래의 우리 사회를 위해, 인적 자원의 충족을 위해 아이를 가져야 한다고 강변한다면, 그것은 과거 로마사회에서 노예가 자녀를 가져 주인의 부를 충족해주기를 바라는 마음과 뭐가 다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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