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교수법 - 가르치는 사람이 반드시 배우고 익혀야 할 것
박남기 지음 / 쌤앤파커스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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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교대 총장을 역임했던 박남기 교수의 역작인 이 책은 상당한 두께와 다르게 쉽게 읽을 수 있는 저자의 깊은 내공이 돋보이는 책이다.

이 책은 자극적은 제목으로 내 눈을 사로 잡았다. 더 자극적인 것은 가슴으로 가르치는 교수, 세계가 인정한 교육자이자 교사들의 영원한 스승이라는 저자 소개 첫 줄이다. 숱한 저자 소개를 봤지만 이 정도로 화려한 문구는 본 적이 있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이 책의 교수법은 '기법'이 아니다. 그보다는 가르침은 무엇이며 교사가 갖춰야할 역량과 태도는 무엇인지 이야기하고 있다. 한 마디로 말하자면 최고의 교수법에는 지름길이 없다. 꾸준한 자기연마로 개별 학생과 각각의 상황에 맞는 최고의 수업이 있을 뿐이다. 혹시나 이 책을 통해 저자의 어떤 비법을 그대로 행하고자 한 사람이라면 조금 실망스러울 수 있겠다.

이 책에 기법이 안 나오는 건 아니다. 저자의 경험을 토대로 나름의 기법들과 깨달음도 나오긴 한다. 그러나 자신의 강의가 시간의 흐름과 학생의 변화에 따라 어떻게 변했는지도 나와 있어 결국 고정된 최고의 기법 따윈 존재하지 않는다는 걸 알 수 있다. 

과거 열린교육이라는 유행은 학교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그 순기능은 우리가 계속 계승해야겠으나 교실벽을 허무는 등 지금와서 생각하면 별 이상한 행동들은 경계해야 맞다. 그것은 지금 유행하고 있는 여러 교육 사조들도 매한가지다. 본질에서 벗어나 어떤 기법에 집착하면 교실벽을 허무는 것과 같은 이상한 행동을 하게 될 것이다. 저자는 열린교육이 유행하던 시절에 열린 교육은 5년도 채 안되서 사라질 거라며 너무 거기에 휩쓸리지 말라고 했다 한다. 그 당시에야 욕 좀 먹었겠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선견지명이 따로 없다.

좋은 책이지만 한계도 있다. 아무래도 대학교 교수가 쓴 책이어서 그런지 대학생 위주 이야기가 많이 나오며 책 주제 상 조금 원론적인 나쁘게 말하면 말하나 마나 하는 이야기들도 꽤 나온다. 가르침에 대해 새로운 기운을 받고자 하는 사람들이 아니라면 지루할 수도 있겠다.

흥미로웠던 이야기도 있었다. 아들러의 교육이야기와 5차원 교육으로 유명한 원동연의 이야기가 일맥상통한다는 저자의 해석이 바로 그것이다. 개인적으로 5차원 교육에는 별 관심이 없었는데 이 대목을 읽으며 그 분야도 한 번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또 교육이 밈전파라는 비유도 재밌었다. 도킨스가 유행시킨 이 '밈'은 이미 도킨스를 벗어나 '밈학'이라는 학문 분야가 등장할 정도로 그 위상이 높아졌다. 물론 정식 학문이라고 할 정도는 아닌 모양이지만. 교사가 열정적으로 가르치고 그 가르치는 행위에서 힘을 얻는 것은 유전자를 남기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하는 생물의 행위와 유사하다. 교사의 가르침은 다름 아닌 밈의 전파행위인 셈이다. 교단에 있기가 힘에 부쳐 은퇴한 분들에게는 상관없겠지만(그 분들을 비판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개인적으로 전통적인 스승상과 교사가 이래야 한다 저래야 한다는 하나의 코르셋이라 나는 생각한다), 여전히 열정이 넘치는 교사들이 은퇴하고나서 방황하는 것은 아직도 전해야할 밈이 있고 역량도 있는데 그러지 못했기 때문 아닌가 저자는 말한다. 제법 그럴듯한다.

박남기 교수는 그 소개글이 다소 과한 점은 있을지 모르겠으나 교육에 매우 진지하고 계속해서 가르침에 대해 탐구하는 교육자라고 생각한다. 이런 분이 교육대학교에 있다는 건 좋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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