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이기주의 님비 현상 - 다른 동네? Yes! 우리 동네? No! 초등 과학동아 토론왕 33
노지영 지음, 오정민 그림 / 뭉치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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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요즘은 뉴스에서 잘 보지 못했지만 예전만 하더라도 '님비'라는 단어가 유행했다. 님비는 지역 이기주의의 또 다른 말로 사용된다. 나도 그렇게 알고 있었기에 님비 현상이 일어나는 지역 사람들을 안 좋게 생각했다.

하지만 일방적인 손해 감수를 누가 원하겠는가? '님비'라는 단어를 지역 이기주의로만 해석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국가주의의 또 다른 모습이다. 이익만 볼라고 하지 말고 모두를 위해 손해를 감수하라는 메세지인 셈이다.

물론 이렇게만 해석하는 것도 옳진 않다. 혜택은 받아쓰면서 우리 지역에는 절대 안된다는 사람들이 없는 것은 아니니까. 가령 사드 건을 보면 성주 사람들은 사드를 도입하는 데 적극찬성하는 자유한국당을 지지했다. 그런데 자기 동네에 들어온다고 하자 결사 반대를 외쳤다. 그 와중에 민주당 당사를 점거한 것은 하나의 코미디였다. 이런 모습을 긍정적으로 민주적인 모습 중 하나라고 보는 것은 나에겐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대로된 민주주의와 지방자치제가 정립된 나라라면 자기 동네의 일에 대해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한다. 솔직히 원전이나 쓰레기 처리장 같은 시설이 바로 동네 옆에 자리잡길 원하는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국가가 지정한대로 그냥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은 파쇼에 불과하다. 그런 나라가 우리 나라 북쪽에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상하게도 자유주의라 자칭하는 사람들이 그런 주장을 잘 한다.

'지역 이기주의 님비현상'이란 책은 그런 님비 현상에 대해 잘 분석하여 이야기로 만들었다. 책은 님비 현상에 대해 마냥 찬성하지도 그렇다고 이를 악마화하지도 않는다. 제대로된 민주주의 사회라면 누구나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전제 하에서 이를 어떻게 극복할지를 이야기한다. '핌피' 현상은 님비 현상의 반대라 할 수 있는데 이를 이용하여 님비 시설을 핌피 시설과 융합하거나 발상을 전환하여 갈등을 해소하고 화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과 사례를 이야기해준다. 이 책에서 실제로 있는 여러 사례를 접하면서 나도 많이 깨우쳤고 생각의 폭이 넓어졌다. 

그러나 책 내용도 한계가 있다. 혐오 시설이야 그럴 수 있지만 장애인 시설이나 환경 관련 시설들도 혐오시설로 생각해서 반대하는 것은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 불이익을 좋아하는 인간이 누가 있겠냐마는 한 톨의 불이익도 용납할 수 없다는 태도가 과연 옳은지는 생각해볼 문제다. 누구에게나 혐오스러운 것과 편견과 차별로 인해 혐오스럽다고 여기는 것은 엄연히 다른 일이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는 이에 대한 이야기까지는 자세히 언급되어 있지 않다. 나중에 이런 내용까지 잘 쓰여진 책을 만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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