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의 힘!

EBS 다큐프라임 ‘이야기의 힘‘ 제작팀 지음, 황금물고기 출판


최근, 아니 조금 이전부터 스토리텔링이란 말이 유행하고 있다. 우리나라 교육과정에도 수학 교육과정에 스토리텔링이 하나의 교수법이자 교과서 단원 제작 방법으로 들어와 있다. 이에 대한 비판도 있기는 하지만 다르게 보자면 스토리텔링이 한국사회에 꽤나 중요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스토리텔링이 유행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사실 스토리텔링은 말 그대로 이야기 말하기다. 따지고 보면 이제와서 스토리텔링, 스토리텔링 그러는 것도 우스운 일이라 하겠다. 내 생각에 이건 경제, 경영 쪽 상황을 봐야 그 이유를 좀 더 본질적으로 파악할 수 있을 것 같다. 생각해보면 경제 쪽에서 나온 용어가 다른 분야에도 유행하는 게 한 둘이 아니다.

과거에는 좋은 물건을 생산해내느냐가 기업의 성장을 좌우했다. 품질, 성능 개선이 기업의 최우선 과제라는 이야기다. 그러나 기술의 상향화, 평준화가 이루어지면서 단순히 품질, 성능만 가지고는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기 어렵게 됐다. 또한 소비자들이 꼭 고성능을 원하는 것도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상품을 파는 기업들이 눈을 돌린 것이 스토리텔링이다. 책에서 언급된 것처럼 제품의 영혼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이런 스토리들은 기업의 이름과 상품을 브랜드화시키고 매력을 배가시킨다. 그리고 소비자들의 소비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한다.

스토리텔링이 이런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은 인간이 태생적으로 이야기를 나누는 동물이기 때문이다. 어느 학자는 그래서 인류를 ‘호모나랜스‘라고 불러야 한다 주장한다. 지금도 이야기의 전수, 전래는 이루어지고 있다. 그 주체가 조부모에서 학교로 바뀌었을 따름이다.

이야기가 재미있는 이유는 그 이야기에 내재되어 있는 갈등 때문이다. 갈등이란 단어보다는 혼란이 나을지도 모르겠다. 갈등이란 곧 사건이다. 사건 없는 이야기는 별다른 흥미를 일으키지 못한다. 우리가 역사라고 부르는 History도 이야기를 쓰다란 뜻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보통 역사라고 하면 굵직한 사건이나 문화적 특성을 이야기하지 평범한 일상을 떠올리지 않는다. 그 이유 역시 이야기가 인간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균형을 깨트리는 갈등과 사건이 있어야 하기 때문 아닐까?

우리가 학교에서 지식과 경험을 습득해나가는 과정도 갈등과 균형 상태의 반복이다. 새로운 지식에 의해 흔들리는 창조적 혼돈 속에서 인간은 깨달음을 얻고 성장한다. 그렇다고 볼 때 비록 경제경영 쪽에서 시작된 개념이기는 하지만 교육에서도 스토리텔링은 접목할 여기가 많다. 물론 우격다짐 식 스토리텔링과 교육의 접목은 비웃음거리긴 하지만 말이다.


교육과 스토리텔링의 접목을 위해서 교사는 이야기에 대해 더 공부할 필요가 있다. 재미있는 이야기의 조건이라던가 어떻게 이야기를 쓰는가 같은 이론들을 충실하게 공부하고 실천해야나가야 한다. EBS 다큐프라임 제작팀에서 만든 이 책은 체계적이고 풍부한 사례를 바탕으로 하여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다. 기회가 된다면 서재에 소장하기를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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