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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울지 않는 아이

 

에쿠니 가오리가 쓴 에세이 기대된다.

 

 

 

 

 

 

 

 

 

 

 

 

 

2. 미처 다 하지 못한

 

이제는 볼 수 없는 진심을 다해 노래하는 가수 김광석에 관한 이야기를 볼 수 있어서 기대된다.

 

 

 

 

 

 

 

 

 

 

 

 

3. 아직 설레는 일은 많다

 

작가 하성란이 전하는 에세이 기대된다

 

 

 

 

 

 

 

 

 

 

 

 

 

 

4. 눈물

 

작가 최인호의 유고집으로 기대된다.

 

 

 

 

 

 

 

 

 

 

 

 

 

 

5. 비울수록 가득하네

 

정목 스님이 전해주는 따뜻한 이야기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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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움직이게 하라 - 살아있는 조직을 만드는 시스템의 힘
김종삼 지음 / 더난출판사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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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스스로 움직이게 하라>는 국내 최고의 시스템 전문가인 김종삼이 썼다. 이 책은 조직 안에서 살아가는 직장인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들이 스스로 움직이는 힘을 갖기 위해서 꼭 읽어보기를 추천하고 싶다. 이 책은 시스템의 힘을 다양한 사례와 함께 독자들이 읽기 쉽게 썼다는 점도 마음에 든다.

 

"이 책은 내가 시스템에 몰입해 20여 년이 넘는 기간 동안 현장에서 생생하게 경험하고 직접 부딪혔던 이야기들로 채웠다. 그래서 사례가 상당히 많다. 기업, 공공기관, 학교, 시민단체, 군대 등 다양한 자리에서 경험한 이 사례들이 삶의 모양은 다르지만 개인과 조직의 변화를 바라는 모든 이에게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 독자들이 시스템에 대하여 쉽게 이해하여 보다 품격 있고 가치 있는 삶을 살게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이 책의 목차는 저절로 되게 하라, 왜 시스템인가, 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시스템을 만드는 8가지 원칙, 스스로 움직이는 사람이 되라는 5가지로 구성되어 있다.

 

예전과 달리 요즘에는 우리 사회의 분위기가 상당히 친절하다는 것을 느낄 수가 있다. 상담전화를 하든 관공서에 가든, 하다못해 고속도로 휴게소 환경미화원까지 모두가 친절하다. 저자는 결국 그들의 의식이 높아서가 아니라 보이지 않는 시스템 때문이라고 말한다. 우리는 사람이 문제라고 생각하며 의식을 바꾸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사람들 대부분은 시스템이 사람을 바꾼다는 사실을 모른다.

 

행동을 일일이 간섭하거나 통제하지 않고 누가 말하지 않아도 스스로 움직이도록 하는 것이 바로 시스템이다.

 

저자는 시스템을 잘 활용한 예로 스웨덴의 수도 스톡홀름에 설치된 피아노 계단을 이야기한다. 스웨덴 정부는 국민의 건강과 엘리베이트의 혼잡을 막기 위해 '계단을 많이 이요해달라'며 스티커를 붙이고 안내요원까지 배치했지만 백약이 무효였다. 이때 나온 아이디어가 피아노 계단이다. 이 계단을 설치하자 이전보다 다섯 배 이상의 많은 보행자가 계단을 이용하는 효과를 얻었다.

 

저자는 우리는 자본주의 사회를 피할 수는 없는 대신 그들이 만들어놓은 시스템에서 당하지 않으면 된다고 말한다. 그들의 끊임없는 공격 시스템에 당하지 않으려면 나도 시스템으로 방어를 해야 한다.

 

"당장 휴대폰 요즘 자동이체를 중지하고 요금 내역서부터 꼼꼼히 확인해보자. 물건을 살 때는 즉흥적으로 사지 말고 미리 적어놓은 품목만을 사도록 한다. 신용카드는 집에 두고 다니거나 아예 한도를 줄여놓는다. 회식자리에 나갈 때는 카드 대신 그날 쓸 현금만을 미리 챙긴다."

 

저자는 시스템을 만드는 8가지 원칙을 이야기한다. 평등보다 공정이다, 시스템을 만드는 8가지 원칙으로는 전문가가 만들어야 한다, 채찍보다 당근이 효과적이다, 시스템도 진화해야 한다, 최악의 상황까지 고려하라, 제도보다 장치를 만들어라, 단계별로 시행하라, 시스템을 없애라는 내용이 소개된다.

 

특히 시스템은 전문가가 만들어야 한다는 내용에 크게 공감이 되었다. 우리는 제도를 만들고 지키기 못한 원인은 시스템에 대하여 아무것도 모르는 비전문가들이 제도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나라의 제도 대부분을 정치하는 사람들이 만들기 때문이다. 저자는 선거로 뽑힌 그들이 선거 때 약속한 공약을 이행하려면 과연 공정한 제도를 만들겠는가라고 비판한다. 제도는 정치인이 아니라 기업이나 공무원 등 담당자들이 만들어야 한다. 그러나 그들은 제도를 만드는 것을 회피한다. 제도를 만드는 절차가 복합하고 제도를 발의한 사람에게 책임이 돌아오기 때문이다. 건강보험법이나 복지 관련 법처럼 이익을 보는 사람들만을 위한 제도가 점점 더 많아지고 손실은 국민 전체, 우리의 자녀들이 떠맡아야 한다.

 

"존 롤스의 정의론에 따르면 케이크를 자르는 사람이 마지막 케이크 조각을 반드시 가져가게 되어 있다. 그것도 다른 사람보다 월등히 큰 조각을 말이다. 그렇기에 시스템은 이해관계가 없는 전문가들이 만들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 이해관계자들이 만들면 당연히 자신에게 이로운 방향으로 만들게 되어 있다."

 

또한 '채찍보다 당근이 효과적이다'라는 말이 눈길을 끌었다. 대부분 사람들은 당근 대신 채찍을 든다. 이유는 간단하다. 효과가 빠르기 때문이다. 또한 돈이 들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들이 하나같이 사회적 우위의 자리, 즉 갑의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더더욱 그들은 채찍 외에는 아예 다른 방법을 모르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경우에 시스템을 만들 때 당근은 쏙 빼로 채찍 위주로 만들게 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저자는 채찍은 통장에 늘어나는 마이너스 잔고와 같고, 칭찬이나 보상 등 당근은  플러스 잔고와도 같아고 이야기한다.

 

저자는 시스템 전문가로서 4대강 사업 문제에 대한 추진 과정에 대해 지적한다. 저자는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시범사업을 먼저 해보고 문제점이 있는지 없는지 검토한 후에 단계별로 시행해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작은 어항의 물 하나를 갈아주어도 물고기는 갑자기 바뀐 환경 때문에 모두 죽어버린다. 하물며 전국의 강을 바꾸는 사업이라면 시간적, 공간적 여유가 반드시 필요하다. 저자는 4대강 사업 뿐만 아니라 그동한 시행한 무상뵤육이나 노인연금법 등 모든 정책이 하나같이 정치논리에 따라 급조되다 보니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시스템은 한번 만들어 시행하면 다시 거둬들이기가 쥡기 않기 때문에 예상할 수 있는 모든 부작용을 고려해서 단계별로 조금씩 확대해나가야 한다.

 

저자는 시스템의 최종 목표는 시스템을 없애는 것이라고 말한다. 좀 더 정확히 표현하자면 시스템이 있는지 없는지 사람들이 느끼지 못할 정도가 되어야 한다. 이게 선진국이고 문화시민이다. 문화는 최소한 한 세대, 즉 30년에서 50년 이상 지속적으로 변함없이 그 상태가 유지될 때 문화라고 한다. 하지만 시스템 없이 문화사회가 된 경우는 거의 없다. 시스템에서 머물지 않고 문화사회가 되는 길이 시스템의 최종 목표임을 잊지 말아야겠다.

 

저자는 책 마지막 장으로 시스템을 개인에 적용하는 방법에 대해 소개한다. 스스로를 결박하기, 몸을 힘들게 하기, 서랍장 정리, 소지품 바꾸기 등을 통해 시스템을 개인에 적용하는 것이다.

 

우리는 술은 석잔 이상 안 마시겠다, 일주일에 책 한권씩 꼭 읽겠다, 매일 일기를 쓰겠다고 끊임없이 생각하지만 마음먹은 대로 잘 되지 않는다. 왜 그럴까? 저자는 그것은 바로 내 몸속에 있는 동물 때문이라고 말한다. 인간의 뇌와 동물의 뇌가 싸웠을 때 동물의 뇌가 이긴다. 저자는 동물의 뇌를 다스리는 방법을 소개하는 부분이 흥미롭다. 첫째, 동물의 뇌는 혼자가 아닌 조직이 만든 규칙은 고분고분 따른다. 둘째, 동물의 뇌는 반복학습에 꼼짝을 못하기 때문에 매일 규칙적으로 3주 이상 같은 행동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셋째, 평소 동물의 뇌의 습성을 알고 그와 반대로 하면된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고 등산이나 운동을 가고 TV를 보는 대신 펑소를 하고 저녁에는 기름진 음식을 먹지 않는 것이다.

 

우주 삼라만상은 일정한 규칙에 의해 움직인다. 오로지 인간만이 이 규칙에서 벗어나 있다. 칸트는 자신이 규칙적인 생활을 함으로써 자연의 흐름과 하나가 되고자 했다고 한다. 규칙적인 생활이야말로 칸트가 우리에게 행동으로 보여준 심오한 철학이다. 인간답게 살아가는 비밀이기도 하다. 아무런 법칙도 없이 마음대로 행동하는 것이 인간만이 가진 특권이 아니다. <스스로 움직이게 하라>는 스스로 움직이게 하는 시스템의 힘을 일깨워준 책으로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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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월
전민식 지음 / 북폴리오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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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13월>은 소설 <개를 산책시키는 남자>로 2012년 제8회 세계문학상을 수상한 전민식의 신작 장편소설이다.

 

고아로 자라 일찍이 비행과 범죄에 노출되었지만 이를 극복하고, 꿈꾸던 명문대 학생이 된 재황. 하지만 그에게는 결코 평탄한 삶이 주어지지 않는다. 필연적인 가난에서 살아남기 위해 위험한 유혹에 휩쓸리고 급기야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마수에 빠져든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지켜보는 누군가가 있다. 비밀 정부 기관 ‘목장연구소’에 소속되어 재황의 뒤를 쫓으며 이 모든 것을 기록하는 여자, 수인이 바로 그다. 그녀는 ‘인류를 위한 숭고한 프로젝트’라는 연구소 측의 설명을 믿으며 누구보다 성실히 일을 수행하지만, 벼랑 끝으로 내몰리는 재황의 운명을 지켜보며 저도 모르게 그에게 깊이 빠져든다. 우성 인자를 연구하여 인종을 개량 하려는 비밀 정부 기관의 음모에 따라 실험 대상으로 키워진 남자와 점점 그의 그림자가 되어 가는 여자.

 

이 소설은 수인과 재황의 자신의 입장에서 쓴 이야기들이 교차하며 펼쳐진다. 특히 소설 <13월>을 읽으면서 무엇보다도 수인이 관찰대상으로 바라보는 재황의 모습에 깊이 빠져들었다. 수인은 그녀가 즐겨 보던 애니메이션의 제목인 '스폰지밥'을 생각하며 자신의 관찰대상인 재황을 '밥'이라는 애칭으로 정한다. 수인의 관찰대상인 재황은 그녀의 밥줄이기 때문에 일거수일투족을 고스란히 관찰한다. 수인은 밥의 전관찰자로부터 관찰자로서의 수인은 밥이 어떤 선택을 하던 대산의 변화에 심리적으로 흔들려서는 안된다는 충고를 받는다. 하지만 밥이 자신이 관찰하던 지난 1년과 달리 변화해가는 모습을 보며 수인의 마음은 흔들리기 시작한다. 더러운 연못에서 피어난 수련같았던 밥은 변화하기 시작했고 수인은 밥을 관찰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그의 마음을 이해하고 싶었다.

 

"수인도 밥이 주문한 것과 같은 음식을 시켰다. 밥의 뒤를 쫓다 보면 기이하게도 금방 허기가 찾아왔다. 그런데 그 허기는 그가 먹는 걸 먹어야 채워졌다. 그래서 언젠가부터 수인도 늘 같은 메뉴를 골랐다. 그가 학생식당에서 백반을 먹으면 그녀도 백반을 먹고, 카레라이스를 먹으면 카레라이스를 먹었으며, 청국장을 먹으면 청국장을 먹었다."

 

수인에게 밥의 전관찰자는 그림자가 색깔을 갖는 것을 조심하라고 당부하는 대사가 눈길을 끈다. 수인은 밥을 관찰하면서 그림자가 되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명심해, 우린 그림자야. 그림자가 색깔을 갖기 시작하면 그건 우리가 대상을 닮아가고 있다는 뜻이야. 색깔이 생기는 걸 어떻게 하냐고? 저절로 알게 돼. 그럼 우리 일은 끝난다고 보면 돼. 해고당하는 거지."

 

수인이 비밀 정부 기관인 목장연구소에 취직한데는 그녀의 관음증과 강박증이 도움이 되었다는 면접관의 말이 인상적이었다.

"사실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약간의 강박증은 물론 조울증도 갖고 가지고 있지요. 그리고 우리 일은 모든 일에 있어 완벽해야 한다는 일종의 강박증이 필요한 일이기도 하고요. 한 가지 덧붙이자면, 누군가를 꼼꼼하게 훔쳐볼 수 있는 능력도 필요하지요."

"책임감과 일종의 숭고한 의지를 가져야 합니다. 하지만 사실 그런 정서들은 외부 환경의 영향으로 쉽게 변색되곤 하지요. 그래서 관찰자를 선발할 때 편집증이라고 할 만큼 집요한 성향을 가진 인물들을 찾는 겁니다. 그 끈기와 집요함이 바탕이 되면, 희생정신도 그만큼 굳고 단단해지거든요. 1년을 채 버티지 못했던 관찰자들도 대상에게 들키지 않을 수 있었던 건 그런 책임감과 숭고한 의지입니다. 그렇다고 대상에 지나치게 몰입해 버려서는 안 돼요. 간혹 이 실험과 인간적 연민 사이에서 갈등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 연민이 인류 전체의 진보를 막는 족쇄가 될 수도 있습니다. 인간은 결국 스스로의 선택에 따라 살아간다는 걸 명심하세요. 그 선택이 선하든 악하든 우리에겐 그걸 판단할 권리가 없습니다. 그저 지켜볼 수밖에 없는 겁니다. 그게 바로 우리의 일이에요. 아시겠지요. 이 일을 하는 사람 중 많은 수가 1년을 고비로 갈등을 경험합니다. 부디 중심을 잃지 않는 관찰자가 되어 주십시오. 우리의 실험이 윤리나 도덕보다는 인류 전체의 생존과 번영에 우선순위를 둔다는 점 역시 명심해 주시기 바랍니다. 당신의 노력이 인류 발전에 커다란 족적을 남길 수 있다는 점, 부디 잊지 말아주세요."

 

수인은 도영이라는 연하의 남자가 있었다. 수인은 제멋대로 바람도 피고 제멋대로 스스로 명을 끊어버린 아버지를 대신할 남자, 잠들기 전 시린 등을 안아 줄 남자, 식당에서 홀로 밥 먹을 때 마주 앉아 같이 먹어줄 남자, 영화 볼 때 혼자라는 사실이 쑥스럽지 않게 곁에 앉아 있어줄 그런 남자를 필요로 했던 것인지로 몰랐다. 그래서 도영을 꽉 붙잡지도 그렇다고 느슨하게 풀어주지도 못한 채 관계를 질질 끌어오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수인에게 이재황은 수인과 늘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 존재하는 유일한 인간이었다.

 

보육원 출신인 재황은 명문대 학생이 되었지만 같은 보육원에서 자란 광모로 인해서 삶이 뒤바뀐다. 재황에게 광모는 그립지만 그렇다고 딱히 만나고 싶지는 않은 가조거럼, 미우면서도 밉지 않고 측은하면서도 측은하지 않은 존재였다. 광모는 외부로부터는 방패가 되어 주고, 그 대가로 자신의 말을 곧 진리로 여기도록 강요했다. 끊으며 해야 끊을 수 없는 가족의 의무, 부채의식 같은 것이 보육원 아이들이 광모에게서 간절히 벗어나고 싶어 했던 이유였다. 광모에게 찾아간 재황은 광모의 제안을 뿌리치기가 힘들었고, 결국 마수에 빠져든다. 또한, 재황은 자신이 다가가기 힘든 존재라고 생각했던 후배인 승희로 인해서 그는 소설을 짜집기해서 문학상을 수상하지만, 표절로 밝혀진다. 

 

"어쩌면 승희에게 다가갈 수 있는 길이 책 속에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서다. 그녀의 신분에에 어울릴 만한 사람, 그런 사람이 된다면. 하지만 그 길을 찾아준 건 근래에 읽은 책이 아니라 손때에 절어 표지가 너덜너덜해진 잭 런던의 '마틴 에덴'이었다. 잭 런던은 재황에게 길을 일러주었다. 천박한 존재가 밑바닥 세계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작가가 되는 것뿐임을. 승희에게 걸맞은 존재가 되는 유일한 길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야 자신의 과거는 물론 욕망도 이해받을 수 있을거라고 믿었다. 재황이 지옥의 강만큼이나 넓은 세상의 벽을 뛰어 넘을 수 있는 방법은 작가가 되는 것뿐이다."

 

재황과 광모는 사람 찾는 일을 하는 '포에버'에서 근무한다. 어쩌면 부모의 근원을 알고 싶었던 재황이 그곳을 들어간 이유일지도 모른다.

 

책 <13월>은 우리 사회 도처에서 진행되고 있는 감시에 대해 이야기한다. 책 속에 등장하는 이교덕 박사가 '인류애를 놓고 보면 악이지만 인류 전체의 진보와 존속이라는 가치를 우선에 두고 보면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한 부분을 읽고 인간 존재론적 위기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다. 그리고 삶은 미로이고, 미로의 끝을 발견한 재황이 있었다.

 

"인간은 늘 적격자를 생산하기 위해 오랜 세월 고뇌를 거듭했네. 과학자로서 부적격자를 방치는 것 그 자체가 곧 죄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지. 그렇다고 부적격자를 모두 걸러낼 수는 없는 일 아닌가. 인류를 구제할 길은 인간 종의 개량밖에 없다는 걸 알고 있지만 사실 그건 쉬운 일이 아니었데. 그러려면 먼저 선행되어야 할 일이 곧 인간 행동과 감정에 대한 감시라는 결론을 내리게 됐지.

예를 들어 한동안 밥이 광모라는 인간에게 끌려 다녔지. 사실 밥은 보다 일찍 그와의 관계를 단절할 수 있는 자질이 있었어. 그게 때론 폭력적인 형태로 나타날 수도 있지만 필요한 부분이지. 인류가 발전하려면 폭력과 억압은 사실 필요악이거든. 그런데 변수가 생기지 않았는가. 그 변수가 어떤 원인에 의해 발생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떤 원인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런 인간에게 무분별하고 불필요한 애정과 자비를 품는 건 사실은 인류 발전을 저해하는 가장 큰 요소들이야."

 

끝으로 작가의 말에서 문명의 발달이 인간을 어제보다 편하게 만들어 준 건 분명하지만, 그만큼 인간의 삶을 감시로부터 자유롭지 못하게 만들었다는 것을 실감했다는 글귀에 공감갔다. 소설 <13월>은 감시라는 소재와 인간의 존재론적 위기에 대해 생각해본 책이었다.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이 마음만 먹으면 현재 내가 있는 곳을 단 몇 초 만에 알아낸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던 겁니다. 문득 소름이 돋았습니다. 문명의 이기를 버리지 않는 한, 사람은 현대 문명의 눈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걸 새삼 뼈져리게 깨달았습니다. 그 후에도 종종 그런 경험을 했습니다. 우리가 편의의 이름으로 노출하는 정보들이 결국 우리를 감시하는 도구가 되어 있다는 것을요. 전화번호, 신용카드 내역, 교통 카드 사용 내역, 적립 카드 사용 내역, 스마트폰 사용 내역 등등. 일상적인 일이니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일 수도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그런 정보들로 한 인간이 가진 취향이나 이동 경로, 성향, 심지어 철학이나 친구 관계까지도 파악할 수 있는 얘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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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칼렛 스토리콜렉터 19
마리사 마이어 지음, 김지현 옮김 / 북로드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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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스칼렛>은 마리사 마이어의 '루나 크로니클' 시리즈 두 번째 작품이다. 루나 크로니클 시리즈의 1편인 신더가 루나 크로니클의 세계를 새롭게 소개하는 작품이었다면  <스칼렛>은 저자가 그 세계에서 펼치려는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보여주는 작품이다.

 

루나 크로니클 시리즈에는 동화를 접목시킨 것이 특징인데, <스칼렛>에는 동화 '빨간 모자' 이야기를 테마로 소설속에 녹여냈다. 소설의 제목이기도 한 '스칼렛(scarlet)', 영어로 다홍색, 새빨간 색이라는 뜻이다. '빨간 모자' 동화에서는 할머니를 만나기 위해 무서운 숲속을 지나야 하는 빨간 모자, 그리고 빨간 모자를 잡아먹기 위해 호시탐탐 노리는 늑대가 등장한다. <스칼렛>에서는 총을 감추고 빨간 후드를 걸친 스칼렛이 실종된 할머니를 찾기위해 고군분투한다. 그리고 스칼렛 옆에는 늑대 소년 울프가 있다. 빨간모자 스칼렛과 늑대소년 울프와의 로맨스를 만나볼 수 있다.

 

"내가 지켜줄게. 스칼렛, 내가 너를 지켜줄께."

 

스칼렛의 할머니와 신더와는 어떤 관련이 있는지, 스칼렛의 할머니가 왜 실종됐는지에 대해 알게 되면서 '루나 크로니클' 시리즈의 본격적인 이야기가 펼쳐진다. 신더는 죄수 카이토와 함께 탈옥하고 자신의 어린시절 과거를 알게 된다. 도망자 신세가 된 신더는 타인의 생각과 행동을 조정할 수 있는 능력을 사용한다. 또한 <스칼렛>에는 유전자 조작으로 태어난 변종 늑대인간이 등장한다는 점도 흥미롭다. 소설 끝부분에 레바나 여왕과의 결혼을 결심한 카이토의 모습이 그려지며 다음편이 궁금해진다. 루나 크로니클 시리즈가 영화화가 확정됨에 따라서, 소설 속 인물들을 영상으로 만나볼 날을 기대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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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점
시미즈 레이나 지음 / 학산문화사(단행본)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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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점>은 저자인 시미즈 레이나는 세계 각지로 떠나 이미 사람들에게 잘 알려진 곳을 비롯, 전 세계 곳곳에 숨어 있었던 곳까지 아름다운 서점 스무 곳에 찾아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독자에게 전한다. 우리가 서점을 사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저자는 그 비밀을 알고 싶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점을 찾는 여행을 시작하였다.

 

이 책을 읽으면서 독특하고 매력적인 전세계 곳곳의 서점의 아름다운 사진들을 만나볼 수 있는 기쁨과 마주한다. 그 중에서도  오랜 시간 기차역이였던 곳에 들어선 영국의 바터 북스는 교환 서점이라는 뜻을 지녔다. 바터 북스는 35만 권의 책을 보유하고 있어 영국 각지에서 사람들이 그곳을 찾는다. 사람과 책이 끊임없이 그 역사를 찾았다가 다시 떠나간다. 일찍이 여행자들로 붐볐던 역사의 여정을 지금은 책의 역이 된 서점이 계속해서 이어 나가고 있는 것이다.

 

 

 

 

 

 

 

이 책에는 어린이가 주인공인 그림책 서점인 중국 베이징의 키즈 리퍼블릭이 등장한다. 키즈 리퍼블릭은 100미터나 되는 무지갯빛 리본으로 묶은, 아이들을 위한 하얀 선물 상자다. 그 안에는 즐거운 선물이 담뿍 담겨 있다. 이곳에는 아이들이 컬러풀한 그림책과 친해질 수 있도록 몇 가지 언어네 능숙하고 아이들에게 재미나게 책을 읽어주는 상냥한 여성 도우미들이 있다. 책장도 미끄럼틀이나 버섯이 난 그루터기처럼 신기하게 생겼다. 아이들은 직접 고른 재미있는 그림책을 손에 들고 창틀이나 바닥 양탄자에 앉기도 하고 뒹굴기도 하며 각자 좋아하는 장소에서 그림책을 읽는다.

 

어릴때부터 책을 재미있고 친숙하게 읽을 수 있는 공간이 있다면 아이들의 미래는 더 밝을 것이다. 중국 베이징의 키즈 리퍼블릭은 아이들에게 좋은 추억의 선물이 되는 서점이 아닐까...

 

 

 

 

 

 

 

책 속에는 북디자인의 거장 칩 키드와 아트 디렉터 테세우스 찬, 건축가 후지모토 소우, 사진작가 미나토 치히로 등이 책과 서점이 아름다울 수밖에 없는 이유를 말한다. 그 중에서도 사진작가 미나토 히치로가 말하는 '서점의 여행자들'에 관한 칼럼이 인상적이었다. 서점이란 수명이 긴 꽃을 취급하는 꽃집처럼, 오래 남는 것들이 있는 곳은 그 나름의 공기가 있기 때문에 가는 것이다.

 

"전자책의 규모가 커지면 커질수록 오히려 서점을 찾는 사람 역시 증가라리라 생각하는 이유는, 독서란 장소의 경험과 깊게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다. 장소의 경험은 색, 냄새, 촉감처럼 책 특유의 분위기와 떼려야 뗄 수 없다. 집으로 배달되는 꽃 역시 기쁘겠지만, 그 꽃이 어떤 색채 안에서 지냈는지는 가보지 않으면 모른다. 사람보다도 오래 사는 책이 모여 있는 그 장소에도 우연한 만남이 있다. 그 순간은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그것이 책과 서점이 주는 최고의 선물이다. 우리는 보통 그것을 해피니스, 보누르, 행복이라고 한다."

 

책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점>을 읽으면서 국내에도 역사와 독창성을 자랑하는 서점들이 많이 생기기를 소망해본다.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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