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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생생 트렌드 - 빅데이터와 인포그래픽으로 보는
타파크로스 지음 / 더난출판사 / 2014년 11월
평점 :
<2015 생생 트렌드>는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2015 트렌드를 분석한 책이다. 이 책은 전략적으로 기획된 트렌드가 아니라, 소비 주체의 관점에서 자생한 트렌드를 보여주는 방식으로 접근한 새로운 트렌드 책이다. 이 책은 크게 비지니스, 라이프스타일, 문화로 구성된다. 1장 비즈니스 트렌드에서는 2015년을 대표할 여러 업계의 동향과 소비 패턴을 예측한다. 수입차를 타면서 다운사이징을 하는 소비의 구조적 모순, 틈새를 파고들며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는 미래적 동양에는 무엇이 있는지 만나볼 수 있다. 2장 라이프스타일에서는 2015년을 대표할 다양한 삶의 방식들을 관찰할 수 있다. 젊은층은 왜 나홀로족이 되어가는 것인지, 사람들이 왜 매운맛을 찾아 헤매는지, 경제 불황에도 착한 소비를 생각하는지, 직장인들의 관심사는 무엇인지 등 세대와 계층을 아울러 살펴본다. 3장 문화 트렌드에서는 2015년을 뜨겁게 달굴 문화 코드를 분석하고 예측했다. 힐링이 종결되고 궁극적인 행복을 말하게 되는 시대, 떠오르는 핫플레이스는 어디인지, 어떤 놀리문화를 향유하는지에 대한 다양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이 책에 등장하는 라이프스타일 숍에 관한 이야기가 인상적이다. 문화 콘텐츠의 집약지이자 상호 작용이 가능한 트렌드로서의 라이프스타일 숍은 유통방식의 변화를 불러일으키는 태풍의 눈이 될 것이다.
"우리는 왜 라이프스타일 숍을 갈까? 잘 꾸며진 공간에서 오감이 충족된다. 감성을 한껏 자극받은 상태에서 공간을 구성하는 하나하나의 상품에 매료된다. 감각적인 체험은 상품을 사게 만드는 강력한 마약과도 같다."
올리브영, 왓슨스, 코오롱의 더블유 스토어, 신세계의 분스, 롯데의 롭스 등의 드로그 스토어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드로그 스토어의 성장 요인은 건강과 미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 해외 브랜드 및 제품에 대한 니즈, 뷰티 프로그램의 활성화로 볼 수 있다. 1인 가구의 증가 및 원스톱 쇼핑, 고령화 시대의 도래와 헬스케어, 꾸미는 남자인 그루밍족의 등장은 드러그 스토어의 성장 가능성이 된다.
직장인들은 관계를 회상하고 소비에 관심이 가고 커리어를 계획한다. 직장인들이 현재 골몰하는 부분은 소이였으며, 이러한 경향은 과거를 회상하거나 미래를 계획할 여유조차 없는 현대 직장인들의 현실을 고스란히 반영한다.
"빅데이터를 들여다보면 직장인들이 무엇을 가장 고민하는지가 보인다. 미래를 계획하는 직장인들에게 가장 크고 중요한 문제는 '커리어'였다. 그러나 커리어 관련 이야기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자신의 고달픈 '현실'이 함의되어 있다. 이직, 승진, 정규직 전환 등 경력 관리에 대한 이야기가 가장 많았다."
나홀로족에 관한 이야기도 눈길을 끈다. 나홀로족은 본래 마케팅 전문가인 페이스 팝콘이 쓰던 코쿤족에서 파생되었다. 코쿤족은 누에고치처럼 외부 세상으로부터 도피해 자신만의 안전한 공간에 머무르려는 사람들을 가리킨다. 그러나 최근 코쿤족에 대한 인식이 많아 달라져, 요즘엔 안정된 수입원을 가지고 있고 업무능력이 뛰어나며 스트레스 등 외부 자극을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이들을 코쿤족이라 부른다. 나홀로족이 급증하면서 관련 산업도 함께 뜨고 있다. 나홀로족을 위한 소형 가전, 미니 가구, 소량 포장 식품 등 1인 생활용품은 매장 어디에서나 한 자리를 차지한다. 나홀로족은 단순히 결혼이나 연애를 하지 않는 싱글이나 독신과도 엄연히 구분된다. 여럿이 즐기던 여가생활이나 문화생활을 일상에서 혼자 하는 사람이다. 혼자 밥을 먹고, 혼자 커피를 마시고, 혼자 책을 읽고, 혼자 영화도 보며 심지어 여행까지 혼자 간다.
"혼자 무언가를 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패턴에는 '집중'이라는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혼자 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고, 자신을 돌이켜볼 수 있는 시간을 통해 성찰을 하고, 혼자라는 것에 도전함으로써 얻어지는 뿌듯함 같은 심리가 존재한다. 또한 이들은 남들이 다 보는 흥행영화도 좋지만, 내 심리를 잘 건드려줄 수 있는 감성적인 단편영화를 선택하고, 우르르 몰려가는 패키지보다는 혼자 거닐 수 있는 자유여행을 선호한다."
"누구나 나홀로족이 될 수 있고 누구나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하다. 나홀로족이 지금보다 훨씬 긍정적이고 포괄적인 개념으로 확장될 전망이다."
"많은 사람들이 나홀로족이 되기를 선택하는 첫째 이유는 감정 소모가 많은 일상에서 자신을 회복시키기 위해서다.(...) 주위를 딱딱한 껍데기로 감싼 채 골치 아픈 사회와 단절하고 껍데기 안헤서 안락함을 추구하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과 잘 지내기 위해서는 때로 자기 본면의 모습을 감춘 채 가면을 쓴 사람처럼 지내야 한다. 불만이 있어도 꾹 참아야 하고 상사의 말에 기분 나빠도 예의 바르게 웃어야 한다. 이러한 감정 소모에 시달리는 자신을 위로하고 회복하기 위해서는 자신만의 동굴이 필요하다.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생기는 감정 소모를 회복하기 위해 나홀로족을 선택하기도 하지만 감정 소모가 생길 것을 예상하고 이를 차단하기 위해 미리 스스로 혼자인 상태로 만들어두려는 심리도 있다. 둘째로 자율성을 추구하려는 심리로 설명할 수 있다. 자율성이란 외부의 어떤 제재나 간섭 없이 자신의 기준에 따라 선택하거나 행동하는 것을 의미한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결정한 것을 실행함으로써 그로부터 자유를 얻으려는 욕구가 있다. 그 내제된 본능이 능동적으로 발산된, 자발적 독립적 주체가 나홀로족이다. 자율성은 경쟁을 지향하는 사회구조와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현대인이라는 두 축이 만들어 낸 교집합이라고 보아도 무방하다.(...) 마지막으로 자아실현의 욕수를 들 수 있다. 자아실현을 이루기 위해서는 사색과 고민의 단계인 자아성찰이 필요하다. 즉 이상적인 자아를 실현하기 위해서 지금 자신에게 무엇이 부족한지, 무엇을 고쳐야 하는지를 되돌아보고 성찰해 봐야 한다."
주택, 결혼, 여행에서 다운사이징을 시도하는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도 흥미롭다. 이 책에서는 삶의 방향이 보다 합리적인 관점으로 바뀔 때 다운사이징이 삶의 질을 높이는 적절한 방법론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한다.
" '효율과 실속'을 추구하는 새로운 소비의 패러다임, 다운사이징. 빅데이터를 분석해보면 실제로 경제성과 편리성, 심리적 만족감, 실용성 때문에 다운사이징을 선택한다."
착한 소비는 녹색소비, 로컬소비, 공정무역 제품 구매, 공동체화폐 운동, 절제, 간호화 등은 물론 구매운동이나 불매운동까지 포함된다. 선한 소비를 모두 포괄한다는 점에서 무한하게 확장되는 소비운동이라고 할 수 있다. 빅데이터를 분석해 착한 소비를 실천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어보면 착한 상품을 구매하는 사람들은 물리적 만족감과 더불어 다양한 심리적 만족감을 느꼈다. 그중에서도 착한 소비로 얻는 가장 큰 이점은 감동과 기쁨이 내재된 행복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좋은 물건도 사고 착한 일도 하는 일적이조의 효과도 있고, 착한 소비가 선순환이 돼 다른 사람들을 도와주고 자신은 자부심을 느낄 수 있다는 가치실현의 의미가 있다. 착한 소비는 개인에게 행복감을 주는 것은 물론, 공공선을 지향한다. 사회 전체의 공익을 추구하는 것은 현대 사회를 움직이는 가장 핵심전 원리다. 이 책에서는 착한 소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개선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착한 소비가 까다롭거나 유별난 소비가 아니라 자연친화적이고 따뜻한 소비라는 인식이 보편화될 때 사람들의 생활을 파고들 수 있을 것이다.
"착한 소비는 개인에게 행복감을 주는 것은 물론, '공공선'을 지향한다. 착한 소비를 통해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는 '나'를 보여준다. 이런 착한 소비는 특히 '심미성'과 연계되었을 때 그 영향력이 막강해진다."
"소비는 행복으로 귀결되어야 한다. 돈이 많고 물건을 소유하는 것이 소비의 궁극적 이유가 될 수 없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조그마한 노력에서부터 진정한 소비가 이뤄지지 않을까?"
이 책에서는 팬덤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를 이야기한다. 그 이유는 꾸준하게 언급되는 팬덤현상에서 포착된 변화의 움직임 때문이다. 그 변화의 중심에는 디지털 환경이 있다. 팬덤이라는 문화현상이 디지털 환경을 만나면서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 팬덤은 기업으로는 상업적 이익을 동반하는 문화 소비자이자 스타의 충성고객이기도 하다. 우리가 디지털 팬덤을 하나의 문화현상으로 국한하지 않고 시장을 주도하는 트렌드로 인식해야만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디지털 팬덤 시대의 팬들은 자신이 원하는 새로운 형태의 콘텐츠와 문화를 능동적으로 생산하여 함께 나눈다. 디지털 팬덤의 또 다른 역할은 사회에 공헌하는 활동가로서의 모습이다. 어디서나 소통할 수 있는 이점을 이용해 체계적으로 운영하는 팬덤은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의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 기부와 봉사 활동을 하는 등 각종 사회 활동을 펼치고 있다. 팬과 스타라는 일차적 관계로 머물던 팬덤이 사회적 관계로 확장된 셈이다.
"팬덤(fandom)은 열광적인 애호가를 뜻하는 'fanatic'에서 파생된 '팬fan'과 세력권, 영지를 뜻하는 접미사 '-dom'을 합성하여 만든 단어로, 이들이 모인 집단 및 총제적 문화를 뜻한다."
"팬덤을 상대로 관련 산업을 하는 기업의 입장에서는 다양한 니즈를 반영하고 이들의 충성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그 어느 때보다 노력해야 할 시기이다. 팬덤은 충성고객층에 의해 발현되므로, 마케팅 분야에서도 마니아 이상의 팬덤을 구축하는 전략이 주목을 받고 있다."
관계는 행복의 요소인 동시에 불행의 요소이기도 하다는 글이 인상적이다. 행복은 자기 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자신이 어떻게 쓰고 어떻게 편집하는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행복을 위한 기업이나 지자체의 마케팅 사업은 갈수록 늘고 있지만 우리의 행복지수는 여전히 바닥이다. 빅데이터상에 나타난 행복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을 들여다보면 '관계'가 행복의 요소인 동시에 불행의 요소이기도 했다."
다가올 2015를 읽어내기 위해서는 2014년, 혹은 그 이전의 빅데이터를 거슬러 올라가 현상의 뿌리가 되는 지점을 찾아야 한다. 이 책은 빅데이터가 수많은 양식으로 보여주는 과거로부터 기꺼이 다음 행보를 예측하게 한다. 우리는 빅데이터를 통해서 진정한 트렌드를 읽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