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급 며느리 - 난 정말 이상한 여자와 결혼한 걸까?
선호빈 지음 / 믹스커피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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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B급 며느리>는 영화 <B급 며느리>에서 다하지 못한 선호빈 감독의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로 흥미롭다. 이 책은 '1장 B급 며느리의 탄생, 2장 시월드의 역사, 3장 이 시대 모든 여자들의 이야기, 4장 비하인드 스토리'라는 4개의 목차로 구성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이 책의 끝부분에는 선호빈 감독의 인터뷰, 주변 인물 인터뷰도 들어 있어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특히, 영화 <B급 며느리>를 관람한 후 이 책을 읽고나니, 영화에서 담지 못한 자세한 이야기를 만들 수 있어서 인상적으로 읽을 수 있었다.

"이 책은 <B급 며느리>라는 영화의 후일담이라고 할 수 있다. 영화를 만들며 느꼈던 것과 한정된 러닝타임 안에 미처 담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정리했다. 그리고 사랑하는 아내와 부모님을 팔아 영화를 만든 남자의 비겁한 변명이 담겨 있다. 나는 내 영화와 책이 '관계 맺음'에 대해 고민하게 만드는 수단이 되었으면 한다."

영화 <B급 며느리>는 "나는 이상한 여자와 결혼했다."라는 내레이션과 함께 시작한다. 이 책의 저자는 많은 이들이 이 내레이션을 기억했으며 인상적이라며 좋아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의문을 가지는 사람도 많았다고 말한다. 저자는 자신이 특정 사람들을 '이상하게' 규정하고 바라보는 것이 기득권을 지키려는 사람들이 만들어낸 시선이라고 이야기한다. 

"진영이는 정말로 자신이 이상한 것인지 궁금해서 육아 카페나 주부들이 많은 게시판에 들어가보았다. 진영이는 깜짝 놀랐다. 거기에는 "내가 정말 이상한가요?로 시작하는 질문이 수없이 많았다고 한다. 진영이는 찬찬히 게시판의 글을 읽어보았다. 여자들이 고부갈등을 비롯한 가정 문제가 생기면 가장 많이 듣는 말이 "너 참 이상하다."라고 한다. 케이스별로 논쟁 지점과 입장이 전혀 다르지만 종국에는 모두 '이상한 여자'가 되고 마는 것이다. 외부 활동과 교류가 제한되는 주부들은 이 '정상성의 싸움'에서 질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가정에서 벌어지는 문제라는 것은 그 형태가 너무 제각각이고 판단의 준거가 확립되어 있지 않다. '그냥 원래 그런 것' 투성이다."

이 책의 저자인 <B급 며느리>의 선호빈 감독은 아내인 김진영의 '싫어요'라는 답변을 단호하게 하는 모습을 보고 처음에는 깜짝 놀라며 당황했지만, 나중에는 그 말이 멋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한다. 선호빈 감독은 '싫어요'라는 이 단순한 말이 김진영이라는 사람을 잘 보여주는 말이라고 이야기한다. 여기에는 담백하고 단순한 직설의 미학과 함께 개인주의자로서 김진영의 소신이 담겨 있다.

" "싫어요."
이 말은 건방져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것은 모든 사람을 동등한 '인간'으로 대하며 존중하는 김진영의 방식이다. 어른들은 바뀌지 않는다며 마음에 없는 말로 둘러대는 나와 달리, 진영이는 그들을 진정한 대화 상대로 생각하는 것이다. 물론 김진영의 방식은 피곤하다. 대충 넘어갈 일도 난장판이 되고 만다. 하지만 나처럼 문제를 회피하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서로에게 유의미한 변화를 가져온 것은 김진영의 '직설'이었다."

이 책의 저자인 <B급 며느리>의 감독 선호빈은 영화 <B급 며느리>를 촬영하기 위해 부모님을 자주 찾아갔고 그 과정이 자신의 가족에게 부족했던 소통의 기회가 되었다고 이야기한다. 다큐멘터리는 잔인하고 따뜻하다는 선호빈 감독의 말이 인상적이다.

"동시에 다큐멘터리는 성찰적인 매체다. 영화를 만들기 위해 나는 부모님을 자주 찾아갔다. 그리고 대화를 나누었다. 다큐를 찍기 위해서는 자꾸 질문을 하고 답변을 들어야 했다. 목적이 있는 행위였지만 어쨌든 대화를 한 것이다. 그 이전에 나는 부모님과 이렇게 많이 이야기한 적이 없었다. 두 분이 어떻게 반났는지, 데이트는 어디에서 했는지, 학창시절의 어머니는 무엇을 했는지, 결혼을 하고 나와 동생을 낳고 키우는 과정, 시집살이를 버텨낸 시간, 형제자매들과의 관계, 아버지의 직업에 대한 고민...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부모님뿐 아니라 고모, 이모, 할머니, 사촌 형제들까지 찾아다니며 어머니의 역사에 대해 캐물었다."

이 책에서 영화 <B급 며느리>에서 주인공 김진영이 했던 '내 위인전이 나올 거라고요."라는 말에 대한 선호빈 감독의 생각이 전해지는 이야기들이 눈길을 끌었다. 실제로 위인들은 기존의 질서를 깨부순 사람이라는 말에 공감한다.

" "내 위인전이 나올 거라고요."
이 말은 김진영이 영화 속에서 하는 말이다. 농담 반 진담 반인 이 말이 인상적이여서 메인 포스터에도 이 문구를 넣었다. 진영은 시댁과 싸우면서 자신을 유관순에 빗댄 적도 있었다. 진영은 자신을 위대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그냥 아닌 것은 아니라고 말하는 성품을 가진 것뿐이다. 만약 우리 부모님이 현실에서 유관순을 만났으면 싫어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위인전을 많이 읽힌다. 위인전에 나오는 훌륭한 사람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일 것이다. 그런데 어른들은 자식들이 위인처럼 살기를 바라지는 않는 것 같다. 내가 볼 때 위인전에 나오는 사람 중에 부모님이 시키는 대로 산 사람은 한 명도 없다. 그들은 불의에 목숨을 걸고 저항했거나, 전쟁터에서 용맹하게 싸웠고, 모험을 즐겼으며, 열정적으로 진리를 탐구했다. 이 중에서 한국의 부모들이 좋아하는 것은 한 가지도 없다. 요즘 부모들이 좋아한다는 스티브 잡스조차 기존 산업을 뒤흔든 반항적인 이단아다. 위인들은 기존의 질서를 깨부순 사람들이다. 적당히 남들에게 싫은 소리 하지 않고 산 위인은 없다. 공무원 위인은 없다."

이 책에는 선호빈 감독이 왜 영화 제목을 <B급 며느리>라고 지었는가에 대한 내용이 나와서 흥미롭다.

"나는 'B'급이라는 말에 애정이 많다. 내가 좋아하는 것, 좋아하는 사람들은 모두 B급이다. 나는 A급 인간에게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 서울대를 나와 삼성전자에 다니는 사람과는 친해지기 어려웠다. 나는 뭔가 부족하고 제도권에서 이탈한 사람이 재미있다. 나는 괴짜를 사랑한다. 'B급'이라는 가벼운 단어가 '며느리'라는 고리타분한 단어와 부딪혔을 때 느껴지는 이질감도 좋았다."

이 책의 저자인 선호빈 감독은 조금씩 물러나고 다시 가까워지며 타협의 선을 찾았다고 말한다. 저자는 영화 <B급 며느리>의 주인공인 김진영은 현실 속의 사람이라서 남편과 가족들이 가지고 있는 한계를 인정했고, 자신도 그 한계 안에서 존중받는 것을 원했고, 이제 전보다 더 존중받고 있다고 말한다.

"나는 진영이가 어른들에게 저항할 때 그것을 비웃었다. 세상은 그런 식으로는 변하지 않는다고 충고하며, 나처럼 회피할 줄 아는 지혜를 배울 것을 요구했다. 어른들은 절대로 바뀌지 않는다고 냉소했다. 하지만 진영이는 개의치 않고 돌진했다. 나에게도 시부모님에게도 가차 없었다.
나는 이제 생각이 바뀌었다. 진영이의 저항은 부모님을 달라지게 했다. 어떤 사람이 보기에는 만족할 만한 수준이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나에게는 깜짝 놀랄 만한 변화다. 어머니는 나에게만 전화를 하고 우리의 사정에 따라 거절을 받아들일 줄 알게 되었다. 손자에게 옷을 사주고 싶지만 참는다. 아버지는 우리의 말에 전보다 더 귀 기울인다. 그래서 진영이는 명절과 생신에 참석하고 어머니 일손을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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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아주 먼 섬
정미경 지음 / 문학동네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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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된 문장과 깊이 있는 사유로 독자들의 곁에 남아주었던 소설가 정미경의 마지막 장편소설 <당신의 아주 먼 섬>은 낯설고 먼 섬에서 우리가 볼 수 없었던 상처의 치유와 죽음의 새로운 이야기를 건넨다. 문장을 몇 번씩 곱씹으며 천천히 소화시켜야 하는 소설이 존재하는데, <당신의 아주 먼 섬>은 내면의 상처를 지닌 인물들의 세밀한 심리를 정미경 작가 특유의 깊이 있는 사유로 훌륭하게 풀어낸 작품이다.

 

 

오래전 자신이 나고 자란 섬을 떠나 예술가로서 자신의 성공만을 좇는 연수는 고등학생 딸 이우와 사사건건 부딪친다. 불의의 사고로 친구 태이를 잃은 이우가 방황하자 연수는 섬에 귀향해 살고 있는 어린 시절의 친구 정모에게 이우를 부탁한다. 점차 시력을 잃어가며 삶에 대한 욕심도 잃어가는 중이었지만 마음을 정리하기 위해 내려온 섬의 소금 창고에서 묘한 기운을 느끼고, 소금 창고를 도서관으로 꾸밀 계획을 세우는 정모. 정모는 이우와 함께 도서관을 만들어가며 차츰 자신을 어지럽힌 과거와 자신이 제어할 수 없는 앞으로의 일들을 마주할 용기를 가진다. 이우 역시 정모와 말 못하는 섬 소년 판도와 생활하며 마음을 치유해간다. 그러나 수익성 없는 일에 인생을 낭비하는 정모가 못마땅한 섬의 유지 영도는 개관이 임박한 도서관을 원상 복구시킬 것을 요구한다.


정모는 도망칠 장소가 필요해서 자신이 나고 자란 섬에 내려왔고, 어린 시절 친구였던 연수의 딸 이우를 돌봐주면서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한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엄마에게 따스한 정을 느껴보지 못한 이우에게도 섬에서의 삶은 자신을 있는 그대로 마주하게 했다. 섬은 도시에서 찢겨진 인간의 상처를 보듬어주는 치유의 장소가 되었다.


정모는 친구였던 태원에게 소금 창고를 빌린 후 도서관으로 만들어간다. 정모는 아주 먼 섬, 바람, 흰 구름을 두 눈으로 간절히 보고 싶었었지만 시력을 잃어가는 자신에게 불가해한 세계를 잊고 지낼 수 있는 일이 필요했다. 무언가로 채워질 공간을 발견하고 세상에서 하나뿐인 아름다운 도서관을 만들려는 정모의 의지는 확고했다. 정모는 태생지인 섬에서 두 눈을 잃기 전에 섬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완성하고 싶었던 것이리라.


"정모는 자신에게 두 번의 죽음이 남았다고 생각했다. 그러니까 감각의 죽음. 눈앞에 엄연히 존재하는 세상을 볼 수 없는. 그리고 생물학적인 죽음. 사실은 첫번째가 더 두려웠고, 첫 죽음의 뒤가 더 불가했다. 그러니까 일이라기보다는, 그 불가해한 세계를 잊고 지낼 수 있도록 해주는 일이 필요했다."

 

"책을 읽는다는 게. 우리 생의 일회성을 비웃어줄 수 있는 가장 멋진 방식이라고 생각하긴 해. 이 섬에 살면서 매사추세츠주의 호숫가를, 19세기 런던의 뒷골목을 거닐어볼 수 있다는 것, 하룻밤 새 벌레가 되어버린 남자의 생을 살아볼 수 있다는 것, 이 천 년 전의 시간 속으로 들어갈 수 있다는 것. 이건 거의 기적이 아니겠니?"


 

<당신의 아주 먼 섬>에서 사랑하던 태이를 잃은 상실과 자신을 이해하지 못하는 엄마로 인해 힘겨워하던 이우의 내피를 정미경 작가는 가까이에서 깊게 포착하여 독자에게 보여준다. 이우는 처음에 섬에 왔을때는 달아나고 싶었지만, 도시의 딱딱한 책상과 걸상 틈보다 섬에서의 시간이 빨리 흐르는 것을 알게 된다. 


"일등이 서른 명 모이면 거기서 누군가는 삼십등이 될 수밖에 없단 걸 엄마도 모르지 않았겠지. 다만 그게 자기 자식이 아니기를 바란 거지. 입학하고 한 달이 지났을 때 깨달았다. 자신보다 덜 똑똑한 애는 하나도 없었다. 그건 노력으로 바꿀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엄마도 그걸 깨달았으면 그런 식으로 들볶진 않았겠지. 적어도 태이는 그 문제로 자신을 학대하지 않았다. 그렇게 보였다. 그런 태이와 같이 있는 동안만은, 교실 의자에 앉는 순간 다른 사람의 두 배로 작용하는 중력으로부터 자유로워졌고 힘들여 갈비뼈를 들어올리지 않고도 숨을 쉴 수 있었다."


이우는 충격적인 태이와의 이별 후에 섬의 고요한 마음을 닮아가며 조금씩 마음을 충전한다. 이 책에서 이우가 섬들 사이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태이와의 추억을 생각하고 마음의 위안을 받는 모습이 따스하게 그려진다.


"넌 어때? 여전히 편도선은 자주 붓고, 여전히 파라락 소리가 나게 책장을 넘기고는 암담한 표정을 짓고, 여전히 쓰레기통을 쓰게리통이라고 해? 쓰게리통. 네 입에서 나오는 그 소리를 꼭 한 번만 더 듣고 싶다. 해가 지네. 오늘은 노을에 보랏빛이 살짝 섞였어. 색 바합이 매일 달라지지. 늘 여기, 네가 같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시간엔 또 그래. 저기, 섬과 섬 사이. 유난히 빛나는 한 점. 거기 어디쯤 네가 있는 듯하다."


<당신의 아주 먼 섬>에서 서커스 생활을 하다 이삐 할미가 주워온 말 못하는 섬 소년 판도가 상처 입은 자신을 완벽하게 차단하는 '배'에 대해 이야기하는 글이 인상적이다. 여태 살아오면서 제 인생에 의미 있는 일이 없었던 판도는 책 안의 세상을 들여다보며 자신이 느껴보지 못한 다양한 이야기들을 만난다. 판도에게 자신과 세상을 이해하는 통로였다. 판도는 책을 읽으면 세계가 얼마나 넓고 깊으며 알 수 없는 것들로 이루어진 곳인지 알 수 있었다.


"막 바깥의 사람들은 흔적도 남기지 않고 상처를 만들어놓곤 했다. 배는 판도의 고치였다. 눈을 감았다. 고치 안의 세계는 완벽했다."


"한 줄도 이해할 수 없는 책도 끝까지 읽었다. 그렇게 다 읽고 나면, 겨울 바다에 풍덩 뛰어들어 헤엄치고 나온 듯한 기이한 쾌감이 있었다. 소금 창고에서 서가 앞을 천천히 걸어다니는 것도 좋았다. 그곳은 책의 미로였다. 한 권을 읽다보면 다른 책으로 연결되곤 했다."


판도는 이우를 만나면서 '그녀의 하얀 팔이 내 지평선의 전부였다'고 이야기하며 이우의 솔직한 마음을 들어주는 친구가 되어준다. 이우는 판도에게 자신이 사랑했던 '태이'에 대해 이야기하며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상처를 드러낸다. 고름이 터져야 새살이 돋아나듯이 자신의 상처를 고백함으로써 마음의 새살도 자라나는 것이 아닐까? 무지개빛으로 염색하고 처음 섬을 나타났을때 이우는 무지개 같던 의미를 지닌 태이의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던 것이 아니었을까?


"언제부턴가 이우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저는 모르겠지만 말소리는 낮아지고 느려졌다. 저 빽빽한 슬픔은 언제까지나 사라지지 않을 것처럼 느껴졌다. 판도의 가슴속에도 슬픔이 해무처럼 밀려들었다. 해가 진 지 오래인데 저녁은 좀체 밤에게 자리를 내어주질 않는다.

석양은 훅 불면 찢어질 듯 얇아진 채 섬들 위에 걸려 있다.

한기가 드는지 몸을 살짝 떨고는 혼잣말을 중얼거린다.

"옆에 아무도 없는 것 같아서, 나는 말 못하는 네가 좋아."


나이가 들면서 정모의 친구였던 태원은 놀랍도록 아버지를 닮아갔다. 냉동 창고 속 생선처럼 차갑고 무감각한 태원의 아버지 영도는 아들이 더 이기적이고 더 강해지기를 쉼없이 요구했다. 그런 아버지를 못 견디고 달아났던 태원이 돌아온 후 자신도 모르게 아버지를 닮아갔다. 정모는 도서관을 완성해가면서 행복을 알게 되었다. 이 섬이야말로 수 천년의 시간을 담은 도서관이였다. 


"어릴 땐 몰랐는데. 이 섬이 도서관이야. 시간의 도서관. 백 년 전이 바로 내 발아래 있고 천 년 전이 산자락에 남아 있어. 오천 년 전의 수메르 문자로부터 비롯된 책들이 깃들기엔 가장 적합한 곳이라는 생각이 새삼 드네."


<당신의 아주 먼 섬>에서 죽음을 표현하는 정미경 작가의 깊이 있는 단어들이 눈길을 끈다.  태원의 아버지 영도는 섬의 바닷가에서 죽음의 모습을 하고 나타난다. 태이의 죽음을 마주했던 이우는 또다시 죽음이라는 강렬한 순간을 목도한다. 부를 쌓기 위해 타고난 교활함을 활용하며 이기는 데 집요했던 영도는 유일하게 자신과만 불화하지 않았다. 영도는 죽음이라는 마지막 순간조차도 제 속의 부패를 부력 삼아 제 발목에 휘감겨 있던 미역 줄기처럼 자신의 과거가 떠올랐다.  


"누가 설명해주지 않아도 자명한 광경들이 있다. 살아 있는 것들 사이에서 숨쉬지 않는 것이 더 강렬히 존재하는 순간을 이우는 알고 있다. 이토록 흐릿한 새벽빛 아래서조차 그렇구나. 낮게 깔린 안개는 사람들의 발을 먹고 사람들은 허공에 슬쩍 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당신의 아주 먼 섬>에서 아들 셋을 바다에 묻고 판도를 만난 '이삐 할미'가 아들의 죽음을 받아들이는 이야기가 바다의 밀물과 썰물의 모습처럼 표현되어 인상적이다.


"여기선 그래. 터무니없는 죽음도 악다구니 같은 억센 슬픔의 순간이 지나가면 곧 일상이 돼. 밀물과 썰물을 받아들이듯, 받아들이는 거지. 슬픔이 살이 된다더니 아들 제낫날도 밥을 고봉으로 한 그릇 드시긴 하더라."


이우에게 정모가 인간의 마지막 생이 끝나는 죽음의 순간에 행복의 물질로 가득 채워진다는 이야기는 죽음이라는 상실 앞에서 남아 있는 인간에게 건네는 치유의 손길이 아니었을까? 인간의 삶의 시작과 끝은 그 누구도 알 수 없다. 하지만 죽음의 순간이 행복으로 가득찬다면 곁에 있는 소중한 이들이 커다란 눈에 차오르는 눈물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사람의 뇌는 죽음의 순간 행복의 물질로 가득 채워진다네. 제 죽음을 감지하면 뇌가 베타 엔돌핀이나 세로토닌 같은 쾌락 전달 물질을 엄청나게 내보낸다. 자신에게 주는 마지막 선물 같은 거지. 그 순간만은...... 말할 수 없이 기분이 좋아진다네. 그건, 죽음의 원인과는 상관없이 나타나는 현상이래."


정미경 작가는 타인의 고통에 대한 통각 신경이 없고 자신의 폭력성과 죄에 대해 한 번도 자책해 본 적이 없었던 영도와 같은 인물이 되지 말아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죽음의 순간, 생을 추억할 수 있는 소중한 이들이 떠오르는가, 아니면 마지막의 순간조차 차갑고 잔인한 기억만이 자리잡을 것인가를 알게 된다면 우리는 생을 아름답고 찬란하게 살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당신의 아주 먼 섬>은 정모, 이우, 판도라는 세 인물들이 섬이라는 공간을 통해 따스한 바람막이와 같은 삶의 온기를 만나는 순간들이 인상적이다. 정미경 작가는 인간의 죽음은 끝이 아니며 죽은 이의 삶이 전해주는 따뜻한 기억을 마주하고 상실을 치유하기를 희망하면서 이 작품을 집필하지 않았을까? 정미경 작가의 마지막 장편소설이 된 <당신의 아주 먼 섬>을 읽고, 고인이 된 정미경 작가가 행복한 환의의 순간을 기억하며 편히 잠들었기를 소망한다.


"죽는다는 건 영혼이 우주 저멀리로 날아가는 거라 생각했는데 그게 아닌 것 같아. 데칼코마니처럼 여전히 곁에 있는 것 같아. 나란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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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우의 첫 책 - 제18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대상 수상작 반달문고 35
주미경 지음, 김규택 그림 / 문학동네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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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는 아이들의 동심 안으로 이끌고 들어가며 아이들의 시선으로 사회를 바라볼 수 있는 힘을 가진다. 동화는 아이들에게 무한한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꿈과 희망을 선물한다. 제18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대상 수상작인 주미경 작가의 단편 동화집 <와우의 첫책>은 '와우의 첫 책', '킁 손님과 국수 씨', '어느 날 뱀이 되었어'. '그날 밤 네모 새를 봤어', '당깨 씨와 산딸기아파트', '고민 상담사 오소리'라는 6개의 흥미로운 이야기의 단편 동화를 통해 동화의 참된 의미를 빛나게 하는 작품으로 눈길을 끌었다.

 

<와우의 첫책>에 등장하는 단편 동화들에서 주미경 작가는 어린이들에게 친근한 동물, 우리가 살고 있는 아파트 등을 소재로 하여 인간의 마음을 깊게 들여다보는 작품으로 인상적이다. 이 책에서 주미경 작가의 첫번째 단편동화로 등장하는 '와우의 첫 책'은 개구리 '와우'가 자신의 첫 책을 완성하기까지의 과정을 그린 동화로 흥미롭다. '와우의 첫 책'에서 열 권의 책을 꼬리 끝에 펜을 감아쥔 작가인 뱀 '구렝씨'에게 개구리 '와우'가 찾아와 이야기를 듣는다. 하지만 열 권 넘게 책을 낼 수 없는 숲법에 따라 '구렝씨'는 이야기를 버려야 한다고 말하고, 와우는 '구렝씨'의 이야기를 숲 속 동물들에게 들려준다. 동물들에게 이야기가 거쳐가면서 '와우'는 이야기를 변형해가며 자신의 이야기를 완성해낸다. '와우의 첫 책'은 창작을 꿈꾸지만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것에 두려움을 느끼는 아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동화가 아닐까? 하나의 이야기가 완성되기까지는 자신의 노력만이 아니라 다양한 사람들이 자신에게 영감을 주고 도움을 주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한다. '와우'는 슬프지만 아름다운 이야기를 끝내며 첫 책을 완성한다. '와우의 첫 책'은 다양한 사람들의 도움과 자신의 노력이 함께 빛날 때만이 좋은 이야기는 탄생할 수 있으며 그것은 아름다운 삶의 결과물로 이어진다는 것을 알려준다.  

 

<와우의 첫 책>에서 주미경 작가의 두 번째 단편 동화인 '킁 손님과 국수 씨'는 따뜻한 정이 불러일으키는 마법과 같은 인생의 선물을 이야기하는 작품이다. 칼국수 가게 할머니 '국수'씨에게 어느날 이상한 '킁 손님'이 찾아와서 반 그릇이 국수를 시킨 후에 도토리를 두고 간다. 하지만 툴툴거리면서도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킁 손님'을 맞이하는 '국수'씨는 매번 반 그릇이 아닌 한 그릇을 '킁 손님'에게 건네준다. 처음부터 선의로 시작된 일은 아니었지만 '국수'씨가 '킁 손님'에게 선의로 베푼 한그릇의 칼국수로 인해 '국수'씨의 칼국수 가게에는 도토리 칼국수로 많은 손님이 찾아왔다. 자신의 음식을 맛있는 소리로 먹어주던 '킁 손님'을 그리워하는 '국수'씨의 마지막 이야기가 뭉클하다. 자신이 정성스럽게 만든 음식을 누군가가 맛있게 먹어준다는 것이야말로 음식을 만드는 사람에게는 가장 행복한 소리가 아니었을까? 

 

<와우의 첫 책>에서 주미경 작가의 세 번째 단편동화 '어느 날 뱀이 되었어'에서 어느 날 뱀이 되어버린 인간은 자신이 뱀에게 저질렀던 잘못된 행동으로 인해 뱀으로 변해버렸다고 생각한다. 뱀이 되어버린 인간은 자신이 잘못을 저질렀던 뱀을 찾아가 용서를 구하지만 뱀으로부터 자신은 원래 사람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어느 날 뱀이 되었어'에서 사람으로 한 번만 살아보는 것이 소원이었던 뱀이 인간이 되어 다시 뱀으로 돌아온 이야기로 흥미로운 반전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었다. "그래 사람이 되어 보니 어때? 재미있었니?"라는 뒤에서 외치던 소리를 듣고 뱀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 우리 사회는 아무 생각 없이 혐오스럽다는 이유로 동물들을 학대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주미경 작가는 뱀의 겉모습만 보고 혐오스럽게 느끼며 동물에게 돌을 던지는 인간의 그릇된 행동을 반성하게 하는 이야기를 훌륭하게 그려낸다. '어느 날 뱀이 되었어'는 뱀의 입장이 되어 인간이 동물들에게 저지르는 끔찍한 행동들을 되돌아보게 하여 인상적인 작품이다. 

 

<와우의 첫 책>에서 주미경 작가의 네 번째 단편동화 '그날 밤 네모 새를 봤어'는 오래된 '비둘기아파트'를 주인공으로 하여 재개발이라는 사회적 문제를 들여다본다. 비둘기아파트는 자신이 서 있는 터에 전젠가 큰 은빛 새가 알아오른다는 이야기를 버드나무에게 전해 듣는다. 몇 가구가 살고 있지 않는 아파트의 사람들은 재개발로 인해 살고 있는 비둘기아파트 터전을 떠나야 했다. 비둘기아파트는 이사를 해야 하는 비둘기아파트 주민들을 위해서 이사 정보를 알려주기 위해 노력한다. 비둘기아파트는 떠나기 전에 환한 은빛 날개를 퍼덕거리며 달빛 속으로 날아갔다. '그날 밤 네모 새를 봤어'는 오래된 아파트가 없어져버리는 재개발의 사회적 문제를 은빛 날개를 달고 떠나는 비둘기아파트라는 주인공을 소재로 하여 그려내어 흥미롭다. '그날 밤 네모 새를 봤어'는 떠나는 사람들과 부서져버려야만 하는 재개발 아파트의 이야기를 뭉클하고 아름답게 표현한 동화가 아닐까? 

 

<와우의 첫 책>에서 주미경 작가의 다섯 번째 단편동화 '당깨 씨와 산딸기아파트'는 산딸기나무가 낡은 아파트를 에워싸고 있는 반달가슴곰 당깨 씨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당깨 씨는 아파트에서 층에 살고 있는 동물들이 좋아하는 것들을 상상하며 그림을 그려넣는다. 당깨 씨가 그려놓은 그림들에는 주민들의 소망과 추억이 담겨 있었다. '당깨 씨와 산딸기아파트'는 이웃과 단절되어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에게 따뜻한 관심과 사랑을 담은 동화가 아닐까?  

 

<와우의 첫 책>에서 주미경 작가의 여섯 번째 단편동화 '고민 상담사 오소리'는 다양한 동물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오소리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오소리에게 고민 상담을 하러 찾아온 동물들이 하나씩 찾아온다. 오소리를 고민 상담사로 알고 찾아온 동물들은 자신의 고민을 오소리에게 이야기한다. 동물들이 처한 어려운 상황들을 직접 경험해보며 공감하는 오소리의 모습은 누군가의 고민을 상담한다는 것은 고민에 처한 이들의 이야기를 깊이 이해하는 것에서 시작되다는 것을 일깨워준다. 걸으면서 보는 세상은 기면서 보는 세상과 다르다고 느끼는 뱀을 등에 태우고 한 발 한 발 조심스럽게 내딛는 오소리는 상대방의 입장에서 도움을 주고자 하는 진심의 힘을 보여준다.     

 

주미경 작가의 단편동화집 <와우의 첫 책>은 아이들이 쉽게 동화할 수 있는 동물 캐릭터와 생활터전인 아파트 등을 소재로 하여 더불어 사는 삶의 아름다운 이야기를 만날 수 있는 작품이 아닐까? <와우의 첫 책>은 혼자가 아닌, 함께여서 짐을 나누며 기쁨을 더해하는 인생을 아이들에게 선물해 주는 작품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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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운 나 - 3개월 동안의 자기애 실험
섀넌 카이저 지음, 손성화 옮김 / 움직이는서재 / 2017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미운 나>는 '자기애'를 발견하게 하는 책이다. 이 책의 저자인 '셰넌'은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 살찐 몸 때문에 많은 시간 자신을 사랑하지 못했다. 사랑은커녕 자신의 몸을 미워했고, 싫어했다. 몸을 미워하다 보니, 자신의 전부가 미워졌고, 이는 마음의 병으로 발전했다. 우울증, 섭식 장애, 약물 중독의 과정을 겪었으며, 그것을 극복하고 이제 그녀는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 진정한 자기애를 가진 사람이 되어 다른 여성들의 안내자 역할을 하고 있다. 이 책의 저자인 '셰넌'이 이야기하는 3개월 동안의  '자기애 실험'이란 자신을 가로막는 모든 장애물, 신념, 습관, 불안을 놓아버리는 방법이다. 양파 껍질 벗기듯 겹겹의 층들을 걷어내면 거기 사랑하는 나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한 번도 진짜 '나'로 존재하지 못했던 내가 불쌍했다. 어쩌면 내가 나를 사랑할 수 없었던 진짜 이유는 세사엥 나를 맞추려고 너무 열심히 애썼기 때문이 아닐까.
그러니 세상이 원하는 사이즈를 갖기 위해 또다시 부단한 다이어트를 시작하기보다는 그냥 '나'로 존재하는 것, 나의 참 모습 그대로 있게 하는 것이 진짜 해결책이 되지 않을까. 몸무게를 줄이려고, 더 사랑스러운 여자가 되려고 더 많이 노력하는 대신에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하고 싶다는 것, 그것이 진짜 내 속마음이었다.
그러자면 뭔가 다른 게 필요했다. 남들에게 하소연하는 것으로는 한 발짝도 더 나아가지 못할 것이다. 외부로 향하는 불평과 불안, 겉도는 위로 대신 진짜 내 욕구에 충실하고 싶었다. 나만의 리듬과 타고난 경향을 탐구할 시간이 필요했다. 몇 주 동안 이런 생각이 번져나갔고, 마침내 나는 나 자신에게로 더 깊이 뛰어들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제야 '자기애 실험'이 생생하게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이 책은 '1장 몸의 자유를 위하여, 2장 나를 둘러싼 환경 바꾸기, 3장 자기 자신을 내보이기, 4장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열다섯 가지 원칙'이라는 4개의 목차로 구성되어 있다.

이 책의 저자는 자기애와 자기 연민은 자기 자신으로 존재하는 데 대한 죄책감과 수치심을 제거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참된 욕구를 존중하는 것이다. 자신의 습관과 행동을 알아보고, 스스로 본래 모습으로 존재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자기가 생각하기에 반드시 되어야 하는 존재나 사회에서 생각하기에 반드시 되어야 하는 존재가 아니라, 진짜 자기 모습 그대로 존재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저자는 자기 연민의 핵심은 반대쪽으로 밀어붙이는 세상에서 다정하고 상냥하게 구는 법을 배우는 것이며, 이러한 자기 연민이 자기애의 토대가 된다고 이야기한다.

"자신이 정말 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그것을 억압하는 대신에 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 그것이 바로 자기애의 가장 진실한 형태다. 지금 바로 할 수 없더라도 걱정할 필요는 없다. 이 책은 자신을 더욱 따뜻하게 대할 수 있도록 돕는 데 온 힘을 쏟는 것이 목적이니까."

저자는 2개월 차에 들어설 무렵 자기애는 결코 몸무게와 관련된 게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자기애는 진정한 욕망을 내 인생의 일부가 되도록 초대하는 것이었다. 저자는 다른 어떤 것보다도 원했던 것, 내가 인정하기를 두려워했던 것, 바로 이토록 독립적인 여성이 낭만적인 연애를 원한다는 사실을 마음속으로 인정함으로써 내 꿈을 내보이는 것이었다고 이야기한다. 

저자는 자기애 실험 2개월 차에 들어섰을 때 자신을 둘러싼 환경, 자신이 살고 있는 물리적 공간을 평온과 기쁨을 주는 공간으로 조성하는 데 상당한 시간을 들였다고 말한다.

"우선 자기애 실험의 일환으로 내가 하고 싶고 배우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모조리 적은 목록도 만들었다. 아무 생각 없이 텔레비전 앞에서 지루한 재방송이나 보면서 군것질을 하는 대신에 인도에서 산 새 머그컵에 차를 따라 마시고, 온라인 강좌를 듣고, 새 책을 읽었다. 이런 행동들이 내 영혼을 설렘으로 가득 채웠고, 기운을 북돋아주었다."

 

저자는 자신이 여전히 싱글이고 엄밀히 말하면 과체중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저자는 자기애 실험을 하면서 얻은 것은 완벽한 몸매도 아니고, 멋진 남자도 아니었다. 그저 자신이 행복해졌다는 것이다. 그리고 저자는 행복이 몸이나 신체 사이즈, 연애 상대에 좌우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고 이야기한다. 저자는 자기 외부에서 답을 찾으며 평생을 살 수도 있고, 안으로 눈을 돌려서 마음으로 정말 올바르게 느껴지는것을 느낄 수도 있다고 말한다.

"완벽주의는 침묵의 살인자다. 나는 나만의 '완벽'을 추구하면서 나를 바꾸려고 애썼다. 뚱뚱한 몸으로 수십 년을 살았고, 마른 몸으로도 수년을 살았다. 남들과 어울리고 받아들여지고 싶다는 헛된 노력 때문에 섭식 장애로 고통받았다."

 

 

이 책의 끝부분에서 저자는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열다섯 가지 원칙을 소개한다. 이는 '있는 그대로의 상태를 받아들이기, 어렸을 때 되어야 했던 바로 그 존재가 되기, 선택권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도 선택이라는 것, 원하는 것을 얻으려면 원하지 않는 것을 놓아버려야 한다는 것, 더 나은 모습이 되기 위해 매일 정진하기, 어떻게 느끼는지가 어떻게 보이는지보다 중요하다는 것, 상황은 당신에게 일어나지 않고 당신을 위해 일어난다는 것, 안을 키우면 밖이 융성할 것이라는 것, 자신을 더 많이 보여줄수록 인생이 술술 풀릴 것이라는 것, 집중하는 것을 손에 넣게 된다는 것, 꿈은 눈에 보이지 않는 인생의 건축술이므로 꿈을 믿고 꿈을 존중할 것, 자기 자신과의 관계가 인생 전반의 분위기를 만든다는 것, 자기 자신을 치유하면 세상을 치유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 당신은 선물이며 살아 있는 게 행운임을 되새길 것, 자기애는 무슨 일을 하는지에 관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사는지에 관한 것이라는 것'이다.

 

 <미운 나>는 3개월 동안의 자기애 실험을 경험한 저자의 이야기를 통해 진정한 자기애를 발견할 수 있는 책으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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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이가 임신을 했어요 서울대학교동물병원 Health+ 시리즈 2
장구 지음 /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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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이가 임신을 했어요>는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장구 교수님이 들려주는 반려견의 임신과 출산에 관한 이야기이다. 반려견의 임신 기간은 두 달 정도로 짧지만, 사람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준비가 필요하다. 입양이나 분양할 때와 같이 꼼꼼하게 관리해 주어야 한다. 비사회적인 성향의 반려견들은 임신과 춠나 과정에서 더욱 불안한 상태를 보이므로 특히 주의해야 한다.

이 책은 '1장 멍이가 임신할 준비가 되었는지 어떻게 알 수 있나요?, 2장 짝짓기 신랑감, 신붓감은 어떻게 찾아야 하나요?, 3장 임신한 멍이, 어떻게 보살펴야 하나요?, 4장 멍이가 출산이 임박했어요,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요?, 5장 멍이의 산후조리, 어떻게 해줘야 하나요?, 6장 갓 태어난 새끼들은 어떻게 관리하나요?, 7장 멍이도 상상임신을 할 수 있나요?, 8장 중성화 수술을 해야 하나요?, 9장 Q&A 반려견의 임신과 출산에 대한 궁금증 22가지'라는 9개의 목차로 구성되어 있다.

이 책에서는 임신한 반려견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에 대해 알려준다. 짝짓기 이후 수정이 된 난자가 자궁 안 적당한 곳에 들어앉는 것을 착상이라고 하는데, 배란에서 착상까지는 약 2주가 걸린다. 이 기간 동안에는 계단을 뛰어오르거나 뛰어내리는 등의 심한 운동은 삼가야 한다.

"임신 기간 중 약물을 투여할 경우에는 태아에게 영향이 가거나 심하면 유산을 일으킬 수도 있으므로 백신 접종이나 불필요한 약은 삼가고, 필요할 경우 수의사와 상담을 하는 것이 좋다.
유산은 아주 쉽게 일어날 수 있으므로 항상 주의해야 한다. 음식과 물, 다른 동물과의 접촉, 스트레스, 설사나 감기 증상, 다소 높은 열, 구토 등을 항상 조심한다.
임신 1개월 후부터는 규치걱으로 운동을 하게 하는 것이 순산에 도움이 되지만,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거나 배를 압박하는 격렬한 운동은 삼가고 휴식을 충분히 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적당한 운동은 근육을 강화시키고 배 속의 새끼가 너무 크는 것을 막아 순산에 도움을 준다.
보금자리는 온도 변화가 심한 장소를 피하고 사람의 출입이 적은 어둡고 조용한 장소에 마련해준다."

 

 

 

 이 책에서는 반려견이 출산이 임박했을 때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해 알려준다. 대부분의 개들은 혼자서 분만을 한다. 하지만 첫 발정에 임신이 되었거나 임신 후기에 운동 부족으로 출산에 어려움이 있을 경우, 또는 견종에 따라 태막 제거를 잘 하지 못할 경우에는 반려인이 도움이 필요하다. 반려견 출산 전 준비해야 할 것들로는 산실 준비, 겸자가위, 가위, 소독약, 수건/드라이기, 체중계, 체온계, 대용유(젖병/주사기)가 있다.

"반려견의 임신 기간은 두 달 정도로 사람에 비해 무척 짧지만 준비는 사람만큼 철저하게 해야 한다. 출산 예정일보다 너무 일찍 새끼가 나와도 위험할 수 있고, 늦어져도 또한 문제가 될 수 있다. 따라서 출산 직전에는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 응급상황이 발생했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미리 알아두는 것이 좋다."

"새끼를 낳기 직전에는 주의가 산만해지며, 진통이 시작되면 방바닥을 긁기도 한다. 또한 몸을 주기적으로 부르르 떨거나 한 자리에서 빙글빙글 돌면서 생식기를 핥는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식욕이 급격히 떨어지고 체온이 37도 이하로 내려가면 12시간 이내에 분만이 시작된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미리 준비를 한다."

 

 

 

 이 책에는 반려견의 가정 분만 시 대처 요령에 대해 알려준다. 모견이 건강하고 난산이 아니라면 익숙한 환경인 집에서 출산하는 것이 가장 좋다. 출입이 많은 곳이나 시끄러운 곳은 피하고, 사람이 잘 다니지 않는 어둡고 안락한 공간을 마련해 그곳에서 출산을 하게 한다.

"출산 당일 갑자기 장소를 바꾸기보다는 출산 예정일 이전에 천천히 적응시켜 주면서 안전한 공간으로 인식하게 하는 것이 좋다. 최소한 분만일 2~3주 전에는 장소가 마련되어야 적응할 수 있다. 장소를 옮기더라도 평소에 사용하던 개집을 계속 사용하는 것이 좋다. 분만실 바닥 깔개는 깨끗한 타올 등으로 두껍고 넓게 깔아준다. 또한 출산 시 사용될 소독된 가위와 실, 수건 등을 미리 준비하고, 만약의 경우에 대비하여 초유(대용유)와 젖병도 구비해 둔다."

 

 이 책에는 반려견의 산후조리 방법에 대해 알려준다. 출산 후 모견은 대부분 새끼들을 돌보늘 최선을 다하기 때문에 지친 몸이 부실해질 수 있다. 따라서 출산 이후 반려인의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출산 후 모견은 수유, 배설 관리 등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많이 받게 되므로 반드시 산후 조리를 해주어야 한다. 출산 후에는 바로 장소를 옮기지 않으며, 최대한 낯선 외부인의 출입을 막아야 한다. 또한 계란 노른자나 닭가슴살 등 단백질이 풍부한 먹이를 급여해준다."

"출산 후에는 반려견도 사람처럼 산후조리가 필요하다. 설사를 계속 하는 경우도 있고, 영양실조로 이빨이 빠지거나 피부병에 걸리는 경우도 있다. 어미가 건강해야 새끼도 잘 기를 수 있기 때문에 산후조리는 사람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중요하다."

 

 

 

 이 책에는 갓 태어난 새끼들을 관리하는 방법에 대해 알려준다. 생후 2개월을 무사히 넘기면 새끼들은 건강하게 자랄 수 있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갓난 시절의 관리 상태가 일생의 건강에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되므로 특히 이 시기에 잘 관리해준다.

"무엇보다 태어난 새끼들이 건강한지 확인하고 이에 따라 적절하게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중요하게 확인해야 할 것은 선천적 기형이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다. 다리 밑 발가락 개수, 구개열/구순열, 항문이 있는지, 생식 기관이 올바르게 위치해 있는지 확인한다."

"새끼가 눈을 뜨기까지 출산 이후 2주간은 새끼의 사망률이 가장 높은 때이다. 따라서 이 시기를 잘 넘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처음 눈을 뜰 때는 눈동자가 명확하지 않고 탁한 색을 보인다. 눈이 잘 보이기 시작하면 사지를 버티고 서서 허리를 들고 걷기 시작하여, 생후 3~4주가 되면 제법 튼튼한 걸음걸이로 돌아다니며 논다."

 

 이 책 끝부분에는 반려견의 임신과 출산에 대한 궁금증 22가지를 알려준다. <멍이가 임신을 했어요>는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장구 교수님이 들려주는 반려견의 임신과 출산에 대한 좋은 정보들을 배울 수 있어서 도움이 많이 된 책이다. <멍이가 임신을 했어요>는 반려견 임신과 출산에 관한 자세하고 정확한 정보를 배울 수 있는 책으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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