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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는 어떻게 삶의 에너지가 되는가 - 하루가 편안해지고 인생이 달라지는 분노 수업 10
황미구 지음 / 세종(세종서적) / 2024년 8월
평점 :
<분노는 어떻게 삶의 에너지가 되는가>는 욱하는 감정을 좀처럼 다스리기 힘든 사람들, 자칫 피해를 볼까 봐 최대한 감정을 감추려는 사람들, 분노를 잘 이해해 더 멋진 인생을 살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본격 '분노 가이드북'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을 쓴 황미구 저자는 30년간 2만여 시간의 심리상담 이력을 보유한 국내 최고의 상담심리 전문가다. 그는 수천 명의 내담자를 만나면서 한국인들이 유독 분노 감정에 대해서는 최대한 참거나 막무가내로 폭발시키는 양극단적 태도를 가지고 있음을 발견한다. 또한 우울, 불안, 사회부적응, 자살충동에 이르기까지 각자가 털어놓는 마음의 고통은 다양해도 자기 자신과 세상에 분노하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는 현상을 주목하며, 우리 사회가 분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음을 절감하고 이 책을 썼다. 이 책은 다양한 예시와 각종 연구 결과는 물론이고 평범한 분노와 병리적 분노까지 촘촘하게 비교, 분석하며 분노에 관한 우리의 오랜 인식과 생각을 완전히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게 해줌으로써, 더 멋지고 열정적인 인생을 살기 위한 분노 활용법을 알려준다.
이 책은 '1장 천만 명이 시한폭탄인 나라, 2장 감정과 정서는 다르다, 3장 화가 날 때 우리의 마음속에서 벌어지는 일들, 4장 화가 날 때 우리의 머릿속에서 벌어지는 일들, 5장 우리가 느끼는 모든 분노에는 이유가 있다, 6장 분노는 무엇으로 구성되어 있을까, 7장 분노를 잘 활용해서 멋진 인생을 사는 법, 8장 일상에서 수시로 느끼는, 보통의 분노 유형, 9장 그냥 넘겨서는 안 되는, 병리적인 분노 유형, 10장 분노는 나를 가장 잘 알고 있다'라는 10개의 목차로 구성되어 있다.
저자는 분노는 부정적인 것, 문제가 되는 것, 제거하거나 해결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우리에게 큰 기회를 주기도 한다고 말한다. 분노는 우리가 관심을 기울이고, 배우고, 성장하고, 성숙해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에, 그 신호를 알아차리고 의미를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저자의 글에 공감한다.
저자는 다른 모든 감정과 마찬가지로 분노는 뇌에서 생성되는 하나의 신호일 뿐이며 우리의 신체적, 심리적 욕구가 얼마나 잘 충족되고 있는지 알려준다고 말한다. 저자는 특히 분노는 자신이 싫어하거나 불편해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음을 잘 알려주어 우리 삶에 매우 유익한 정보를 제공해준다고 이야기한다.
"분노는 지금이 뭔가를 해야 하는 결정적인 시기임을 알려주고, 두려움을 극복하게 해주고, 잘못되었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를 준다. 잘만 활용하면 대단히 긍정적이고 유익하며 사회 전체에 도움이 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감정이 분노인 것이다."
저자는 분노를 잘 통제하고 싶을 대 가장 먼저 자신에게 해야 하는 질문은 "어떻게 하면 분노를 잘 조절할 수 있을까?"가 아니라 "이 분노는 대체 어디서 왔을까?"다라고 말한다. 왜냐하면 분노 아래에는 아주 많은 감정이 감춰져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분노를 잘 조절하려면 먼저 분노 뒤에 숨어 있는 다양한 감정을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대다수의 현대인은 평온하고 조화로운 마음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경우가 거의 없고 늘 알 수 없는 불안에 시달리면서 살아가기 때문이다.
저자는 다른 사람을 비난하는 행위는 원망, 분노, 증오, 적개심 같은 부정적인 감정으로 이어지기도 한다고 말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타인이 자신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말하는지에 상당히 관심이 많다 보니 어떤 행동을 할 때도 스스로 많은 제한을 두는 경우가 있다. 저자는 자신의 잘못이나 실수를 인정할 때 느끼게 되는 극심한 수치심을 피하기 위해, 상대방의 잘못이나 실수를 더 엄격하게 평가하고 비난하기도 한다고 이야기한다.
"비난은 일반적으로 분노와 관련이 있지만, 비난의 기저에는 단지 분노 감정만 있는 것이 아니다. 비난은 다양한 상황에서 발생하는 감정, 생각, 행동의 결과로 여러 단계를 거쳐 드러나며 다른 행동보다 상대적으로 오래 지속된다. 또한 비난은 죄책감, 수치심, 분노, 적개심, 실망, 혐오감, 경멸, 슬픔을 느끼게 한다. 만성적인 분노를 가졌다면 남을 비난하면서 자신의 방식을 정당화하기도 한다. 가정폭력이 발생했을 때 가해자가 피해자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졌다고 비난하고, 피해자는 자신이 잘못해서 맞았다고 스스로를 비난하며, 방관자는 피해자에게 원래 문제가 있었다고 비난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이러한 병리적 구조 때문에 가정폭력이 정당화되고 강화되고 지속된다."
저자는 타인을 비난하는 행위는 궁극적으로 책임감을 가지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경험을 막음으로써 자신의 내재된 가치를 발견하지 못하도록 방해한다고 말한다. 또한 남을 비난할 때마다 우리 안에는 피해의식이 강화된다. 자신이 희생자라고 생각할수록 무력감, 무기력함, 비관주의와 같은 부정적인 감정이 강해져 성찰과 반성으로 더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만다. 저자는 비난은 돌도 돌아 우리가 공격적으로 반응하면 할수록 우리 안에 내재된 공격성이 더 강화된다고 이야기한다.
"누구나 약점과 결점이 있고, 실수와 실패를 하면서 살아가는 만큼 어느 정도의 고통은 감당할 수밖에 없다. 그러니 먼저 자신에게 좀 더 너그러워지면 좋겠다. 나의 부족한 점, 부끄러운 실패와 실수를 너무 가혹하게 생각하지 말자. 어떤 경험이든 쌓이다 보면 자신이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구분하게 되고, 본인과 주변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기회도 갖게 된다. 세상을 너무 엄격하게 감시하고 판단하기보다는 각자의 한계를 받아들이고 수용할 수 있는 자아를 개발해야 한다. 살면서 느끼는 고통을 부정하거나 최소화하거나 없애기 위해 노력하자는 것이 아니라, 서로 공감하고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주자는 것이다."
저자는 영화 <스타워즈> 주인공인 다스 베이더는 두려움을 떨쳐내지 못하는 전형적인 케이스라고 말한다. 그가 어린 시절 다시는 어머니를 볼 수 없을 것이라는 두려움에 가득 차 있을 대 스승 요다가 그에게 두려움이 미치는 악영향을 경고한다. "두려움은 고통을, 고통은 분노를, 분노는 증오를 낳고, 증오는 악한 쪽으로 이끄는 법"이라고 말이다. 뿐만 아니라 저자는 우리는 두려움을 주고 '약함'으로, 분노는 '힘'으로 인식한다고 이야기한다. 두려움과 분노는 맞서 싸우거나 도망치거나 얼어붙게 만든다.
"두려움은 상황을 좀 더 위험하다고 예측하게 만들지만, 분노는 어떤 상황에 대한 위험을 낮게 인식해 더 위험한 행동을 하게 만든다. 또한 두려움 때문에 분노하는 행동을 동기부여로 삼으면 어떤 행동은 더욱 발전시킬 수도 있다. 그래서 분노 아래에 감춰진 슬픔, 상처, 두려움을 잘 인식하는 일이 중요하다. 친구에게 작은 실수를 했다가 비난을 들을 것이 두려워 공개적으로 더 큰 망신을 주거나, 아예 관계를 끊어내는 경우가 있다. 회사에서 낮은 평가를 받고 혹시 해고당할까 두려운 마음에 상사가 자신을 부당하게 대우한다고 화를 내는 것이 대표적이다."
저자는 흔히 자살의 원인으로 우울증을 꼽지만 실제 임상 결과를 보면 무력감, 분노감, 억울함에 죄책감이 더해질 때 자살로 이어지는 경우가 더 흔하다고 말한다. 엄청난 무력감에 시달릴 때는 자살이 자기 인생을 통제한다는 느낌을 주는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저자는 충동이 올라오는 원인을 모른다면 이 문제의 해결책도 찾기 어렵다고 이야기한다. 뿐만 아니라 저자는 삶이 곧 고통이라는 철학자 쇼펜아우어의 말을 한번쯤 되새길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경험하는 모든 일은 살아 있기에 겪는 것들이며, 삶에서 겪는 부정적인 것들을 무조건 고통으로 받아들일 것이 아니라, 그 고통과 함게 찾아오는 행복이 있다는 사실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는 저자의 글에 공감한다.
저자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매우 작은 존재라고 여기고, 그런 느낌이 무력감을 만들어낸다고 말한다.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기 때문에 더 큰 무력감을 느끼기도 한다. 자신이 도저히 통제할 수 없는 외부 상황 때문에 그동안 소중히 지켜온 가치를 잠시 거스르는 결정을 내려야 할 때도 있다. 하지만 저자는 무력감에서 벗어나겠다는 결심은 '하루 만에 태산을 넘겠다'라는 생각에서 시작된다고 이야기한다. 중요한 것은 오늘 당장 할 수 있는 작은 행동 한가지를 정해, 실제로 하는 것이다. 그 실천이 무력감의 원인을 직접 제거하는 활동이 아니어도 '지각된 통제감'을 느낄 수 있다.
저자는 억제를 개인의 감정 조절법으로 활용할 경우, 사회적 소속감과 심리적 안정감을 유지하려는 노력이 될 수 있지만, 억제를 많이 하는 사람일수록 우울증과 불안의 정도가 더 높다고 말한다. 타인과의 갈등이나 충돌이 두려워 감정을 자꾸 내면화하는 사람들은 결국 내적으로 고통을 겪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저자는 분노를 오랫동안 억제하다 보면 기쁨, 설렘, 행복감 같은 긍정적인 감정도 억제하는 습관이 생길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이런 습관이 굳어지면 자신의 욕구를 충족하기도 어렵고, 타인에게 깊은 애정이나 고마움을 표현하는 것도 어려워질 수 있다.
"분노를 억제하는 데는 많은 에저니가 소모되며, 결과적으로 사람을 지치게 한다. 감정을 억누르기 위해 쏟는 에너지는 교감신경을 활성화시켜 건강에 무리를 준다. 더욱이 이런 사람들은 분노만 참는 것이 아니어서 자신이 가진 나쁜 습관을 방치하다가 더는 계속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하기도 한다. 화병이 대표적인 예시다. 그러니 참는 게 미덕이라는 생각을 버리고 지금부터라도 건강하게 표현하는 방법을 익히는 것이 맞다."
저자는 우리가 분노에만 사로잡혀 있을 때는 상처받은 마음을 스스로 달래고 안정을 유지하는 데 방해를 받는다고 말한다. 저자는 이때 수용과 용서를 잘 이해하고 내 삶에 도입하면 깊은 슬픔 뒤에 밀려오는 분노를 다스리는데 결정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우선 수용은 우리가 현실을 인정하고 그 상황에서 올라오는 여러 감정을 받아들이는 데서 시작한다. 깊은 슬픔을 느낀 뒤에 화가 치솟는다면 자연스러운 반응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또한 용서는 우리를 분노에서 해방시켜 편안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게 도와준다. 용서는 우리를 이토록 슬프게 한 누군가의 행동을 잊어버리거나 없었던 것으로 치부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를 소진시키는 모든 부정적인 감정에서 벗어나게 해준다. 특히 자신을 용서한다는 개념을 오해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말은 스스로에게 무조건 면죄부를 준다거나 자신의 나약함을 내버려두고 회피한다는 뜻이 절대 아니다. 자신과 다른 사람들을 함께 용서함으로써 마음을 치유하고 어쩔 수 없는 한계를 지닌 자신과 주변 사람들에게 공감하며, 개인적으로는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진정한 자기용서라 할 수 있다."
저자는 고통에서 비롯되는 분노는 마음의 상처, 심리적 고통, 우울증 등을 대신해 드러나는 분노라 할 수 있다고 말한다. 어떤 사람들은 화를 내는게 쉽다고 생각하는데, 이들은 화가 나면 힘이 솟는 반면에 슬픔이나 우울감을 느끼면 자신이 나약해진다고 느끼기도 한다. 이들은 극심한 고통 끝에 슬픔이 밀려오면 오히려 분노를 무기처럼 사용하기도 한다. 그러나 저자는 결과적으로 분노는 상황을 악화시킬 뿐이라고 이야기한다. 분노하는 것만으로는 근본적인 고통을 해결하지 못할 뿐 아니라 후회, 외로움, 죄책감 등 더 많은 고통을 가중시킨다.
"고통, 분노, 우울 같은 부정적인 감정은 밀접하고 결합되어 서로를 활성화시키기도 한다. 우울증으로 고통을 받으면 분노가 올라오고, 화가 계속 나다 보면 우울해지기도 한다."
"지그문트 프로이트는 우울증을 멜랑콜리아락 지칭하며, 나를 비난과 공격이 자신의 내면으로 향하는 증상이라고 주장했다. 억압된 분노가 내면으로 향할 때 우울증이 발생한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분노가 내면으로 향할 경우 우울증이 악화되는 악순환을 일으킬 수 잇다. 물론 모든 분노가 우울증을 만드는 것은 아니지만 분노가 어떤 행동의 결과를 만들듯, 어떤 분노는 우울증을 촉발시킨다. 분노를 억압할 때는 무의식적으로 회피하거나 부정하거나 무시하게 되는데, 정신분석치료에서는 억압된 분노가 우울증 치료의 핵심이 될 수도 있다고 보았다."
저자는 자해하는 사람들을 만나보면 누군가 내 고통을 알아주기를 바란다고 말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한다. 자해는 매우 은밀하게 일어나며, 대부분의 자해는 옷이나 소품 등으로 가릴 수 있는 부위에 시도한다. 저자는 이들은 늘 '마음의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다'고 말하며, 삶을 끝내고 싶은 것이 아니라 잘 살고 싶은데 현실이 따라주지 않으니 자신도 모르게 자해하게 되는 것이 이들의 행동 패턴이라고 이야기한다. 실제로 이들은 해결되지 않은 고통을 잠시라도 잊기 위해 자해를 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심리적, 정서적 고통을 신체의 고통으로 대체하려는 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자해를 통해 일시적으로 긴장을 해소하고 안정감을 느낄 수는 있어도 대다수는 또다시 죄책감, 수치심, 고통을 느끼고, 자해를 반복할수록 더 심각하고 치명적인 건강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비자살성이라고 해도 자해를 절대 가볍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고통 끝에 다가오는 분노를 다스리는 방법으로 화가 날 때 올라오는 감정을 언어로 표현하기, 화를 내는 목적을 인식하기, 건강하게 자기주장하기, 비합리적인 신념 알아차리기, 개인적으로 느끼는 불평불만에 주목하기, 분노 일기로 트리거 알아차리기, 명상하기, 주의를 분산시키기에 대해 소개한다.
"자신의 상태를 막연하게 뭉뚱그리지 말고 단어나 문장을 통해 언어로 인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인간의 뇌는 자신에게 커다란 상처와 고통을 안겨준 사건에 대한 감정을 모두 편도체에 저장한다. 그런데 편도체에 저장된 기억은 시공간의 개념이 없기 때문에 오래전 기억도 마치 며칠 전에 겪은 일처럼 떠올라 현재의 삶에 수시로 영향을 미친다.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교 심리학과 매튜 리버만 교수와 동료들은 뇌 영상 연구를 통해 감정을 언어로 표현할수록 슬픔, 분노, 고통의 강도가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신경생물학 측면에서 보면 슬픔이나 분노를 언어로 표현할수록 편도체가 덜 활성화되고, 이성적인 사고를 할 수 있도록 대뇌 피질 영역이 활성화되기 때문이다."
저자는 좌절 후 밀려드는 분노를 다스리는 법으로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구분하기, 감정을 환기하기, 나를 쉬게 하기, 회복탄력성 강화하기, 현실적인 목표 세우기, 계획된 우연이 있다, 4-7-8 호흡 연습하기를 소개한다.
"감정을 환기하면 두려움, 불안, 분노 등을 적절히 표출함으로써 치유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운동, 일기 쓰기, 심호흡 명상, 나와의 대화 등으로 감정을 환기시킴으로써 자신의 상태를 잘 알아차리고, 부정적인 감정을 가라앉히고, 나에게 해로운 요인을 제거할 수 있다. 또한 부정적인 감정을 해소한 뒤에는 자신의 문제를 더 객관적으로 파악해 관리하고 해결할 수 있다."
저자는 인간관계에서 투사 과정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투사가 우리의 인생 전반에 미치는 영향 때문이라고 말한다. 우리는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싫어하는 어떤 특성을 자신이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으려 한다. 저자는 투사가 가진 묘한 특성은 자신이 불편감을 느끼면서도 스스로 전혀 인식하지 못한다는 점이라고 이야기한다. 뭔가 불편하지만 이게 자신의 내면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틀림없이 상대방의 문제라고 확신하게 된다. 저자는 투사의 가장 큰 문제라면, 이처럼 매번 상대방에게 던져버리는 감정이 자신에게 미치는 영향을 알 수 없게 만든다는 점이라고 말한다.
"지금 누군가에게 불평불만을 가지고 있다면, 그 일부는 우리 자신이 만든 것일 수 있다. 상대방이 내가 감당하기 어려운 성격을 가진 것이 아니라 어쩌면 상대방이 나를 미치게 하는 언행을 하도록 무의식중에 내가 자극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저자는 영화 <조커>의 주인공 아서 플렉은 착하게 살려고 노력하지만 세상의 부조리함과 불공평함 때문에 끊임없이 절망한다고 말한다. 사랑도, 직업도 원하는 대로 되지 않고, 자신을 향한 편견에 맞서다 지친 아서는 끝내 최악의 악당 조커가 되어 자신을 이렇게 만든 세상에 복수하기로 결심한다. 저자는 아서의 광기에 가까운 웃음은 어머니를 포함한 주변 사람들이 행복하기를 바라는 마음이자 아서의 조적방어로도 보인다고 이야기한다. 그는 불편한 감정을 느낄 때마다 일부러 그와 반대되는 감정을 떠올리며 했을 수 있다. 그래서 평범한 웃음이 아닌 광기어린 웃음을 지었을 것이다. 불안하거나 어색하거나 부적절하다고 느낄 때 자아를 손상시킬 수 있는 생각이나 지각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한 반사적인 행동이 이런 웃음이다. 저자는 조적방어의 핵심은 자신의 감정과 반대되는 감정을 드러냄으로써 상대방이 전능적인 통제감을 느끼는 것은 방지하고 본인의 무력감과 좌절감을 막으려는 일종의 방어라고 말한다.
"감정은 표현하는 것만큼이나 숨기는 것도 어렵다. 그래도 화를 참는 건 비교적 쉽지만 웃음이나 울음을 참는 일은 정말 어렵다. 영화 <조커>에는 주인공이 웃음을 참지 못해 곤란한 상황에 처하는 장면이 등장하는데, 전두엽이나 뇌의 신경회로에 문제가 생기면 의지와 상관없이 웃게 된다. 이것을 가성감정표현 혹은 병리적 웃음이라고 한다.
우리도 항상 웃기만 하는 사람을 만나는 경우가 있다. 그 사람이 워낙 긍정적이어서 늘 웃고 지낼 수도 있지만, 적절하지 않은 순간에도 지속적으로 웃음을 보인다면 정신분석학 입장에서는 일종의 방어적 태도라고 볼 수 있다. 영화에서 아서는 어린 시절 심한 학대와 방치를 당하는데, 몇몇 장면을 통해 유추하자면 망상에 빠진 어머니가 아들의 고통은 완전히 무시한 채 아서가 항상 행복한 아이라고 생각했다는 장면에서 이러한 방어기제가 생겼음을 짐작할 수 있다. 아마 어린 아서는 엄청난 슬픔과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겪으면서도 어머니에게는 항상 행복한 모습을 보여주고자 했을 수도 있다."
"조작방어는 정신분석학자이자 대상관계 이론가인 멜라니 클라인이 발전시킨 심리적 방어기제의 하위 유형으로, 그는 이것을 자기애적 방어기제의 한 변형이라고 정의했다. 이상화된 자아를 유지하고 상대방을 온전히 지배 또는 융합하려는 환상을 만들어내고자 할 때 어느 정도의 심리적 고통도 함께 느끼는데, 이 고통을 견디기 위해 사용하는 것이 조작방어다. 조작방어는 상대방에 대한 통제, 성취, 경멸이라는 세 가지 특성을 지니며 주로 과도한 웃음이나 광란에 가까운 활동 등 매우 경쾌하고 희열에 찬 행동으로 드러난다. 그러나 정작 당사자는 전혀 행복을 느끼지 못하고 슬픔을 어떻게 다루어야 할지, 어떻게 안녕감을 누리면서 살아갈 수 있을지를 잘 알지 못한다."
저자는 일상에서 분노를 예방하는 4가지 방법으로 정확하게 의사소통하기, 문학 작품 읽기로 공감 능력 키우기, 나와 다른 사람들과 자주 소통하기, 스트레스 관리하기를 소개한다. 끝으로 저자가 건강하게 분노를 표현하기 위한 방법으로 관계에 집중하기, 지금 여기에 머물기, 용서하기, 감정 정화하기, 잠시 일상을 중단하기, 삶의 방향을 바꾸기를 소개한 글이 인상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