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교사들에게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 - 교사와 학생의 마음건강을 위한 교육 멘토링
조벽 지음 / 해냄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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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 민원, 학생 생활지도, 행정 엄부 등 수업보다는 부수적인 업무가 교사들에게 스트레스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는 교권 침해로도 이어져 교사들의 정신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 실제로 청년 교사 10명 중 8명이 이직 및 사직을 고민하고 있고, 전체 교사 4명 중 1명은 정신과 상담을 받은 적이 있다는 통계가 이를 방증한다. 그러나 현 교육 제도나 시스템 환경에서 교사들은 피할 수 없는 상처를 받고 있다. 지금 대한민국에서 교사로 살아가는 일은 그야말로 힘겹다. 교육자로서 의욕을 잃고, 교직이라는 직업에 대한 회의감마저 밀려오는 지금, 교사로서 어떻게 해야 할까.

책 <요즘 교사들에게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에서 40여 년간 지구 100바퀴를 돌며 국내외 교육현장을 경험하고, 수많은 교육정책가, 교사, 학부모들을 만나며 21세기 교육 리더십을 실천해오며 교육정책과 교수법에 관한 세계적인 전문가이자 최고의 교육 멘토인 조벽 교수는 다시 교사로서 자긍심을 일깨우고, 의미 있는 교사로서 살아각기 위한 지혜를 전한다. 변화한 시대를 반영한 교육 비전을 세우고, 교사의 역할과 학습의 개념을 재정의하고 실천해야 할 해법을 제기한다. 이 책은 저자가 오랫동안 교육자들에게 멘토링하듯 교육 매체에 연재한 칼럼을 바탕으로 수정하고 보퉁하여 새롭게 엮었다.

이 책은 '1부 새로운 교육을 위한 뜻을 세우다, 2부 무엇을 버리고 어떻게 바꿀 것인가, 3부 교사와 학생들의 마음건강을 돕는 심리 기술'이라는 목차로 구성되어 있다.

저자는 전통적인 학교와 교육과 가정의 종말이 시작된 지금, 우리에게는 원대한 비전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뿐만 아니라 저자는 자신이 그리는 미래에는 최소 세 가지 모습이 선명하다고 이야기한다. 첫째, 한국인이 한국 제도에서 벗어났기 때문이 아니라 한국에서 인재로 빚어졌기 때문에 세계를 누비고 다닌다. 둘째, 산학협력을 넘어서 산학통합 교육이 활발하다. 셋째, 복지가 소비사업이 아니라 교육사업화로 탈바꿈해서 성장 동력이 되어 있다. 이처럼 저자는 지금의 교육 문제에 골몰해서 절망에 빠지는 대신 새로운 미래를 그려야 할 때라고 강조한다.

저자는 지난 30년간 입시 방식만 수정되는 교육에서 입시가 아니라 입지를 보아야 한다고 말한다. 입지란 '뜻을 세우다'라는 말이며,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 어떻게 살고 싶은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자신이 공부를 하는 목적이 무엇인지, 살아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이러한 생각을 해보고 꿈과 비전을 세우는 것이다. 저자는 입지가 목적이고 입시는 수단이 되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목적 없이 수단에 매달리는 건 무의미합니다. 남보다 앞서기 위해 가장 빠른 보트를 확보했는데 앞에 놓인 곳이 폭포라면 재앙입니다. 아무런 목적도 없이 공부하느라 너무나 많은 학생이 방황하고 불행감을 느낍니다. 자신의 재능과 능력과 실력을 오로지 자기 혼자 잘 먹고 잘 살자는 소인배의 삶으로 내몰리다 보니 모두를 이롭게 하자는 한국 교육의 본래 취지가 무색해집니다."

저자는 우리나라의 입시정책은 혁명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기존 틀은 유지하면서 부차적인 면들을 끝없이 수정하고 보완하는 게 아니라 아예 교육의 중심을 옮기고 기본 틀을 바꾸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저자는 성공적인 교육혁명에는 세 가지 조건이 있다고 이야기한다. 이에 대해 저자는 첫째, 패러다임 이동이 간단명료해야 하고, 둘째, 교육혁명에는 새로운 가치관(윤리관)이 등장해야 하며, 셋째, 혁명 과정에 피비린내가 나지 말아야 한다고 전한다.

"교육은 입시가 아니라 사람이 중심이 되어야 합니다. 교사와 학생이 교육의 두 중심을 이루어야 합니다."

저자는 지식 전달자 역할의 교사는 도태되고 지혜를 전달해 주는 멘토 역할의 교사는 각광받게 된다고 말한다. 저자는 지식 전달 교육은 죽은 교육이고, 지혜 전수 교육이야말로 사람이 살아있는 생교육이라고 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즉, 인생 교육이며, 구체적으로 마음이 살아있다는 뜻에서 인성 교육이라고 말하는 저자의 글에 공감한다.

저자는 교사가 학생에게 스승으로 다가가는 길만이 학생인권을 지키는 최고의 방법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역설적으로 그럴 때만 교사가 행복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뿐만 아니라 저자는 교권 회복을 위해서 세 가지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를 위해서 저자는 첫째, 교육에 대한 인식 재고가 필요하고, 둘째, 교권이 확보된 미래를 상상해야 하며, 셋째, 교사가 다시 스승이라고 불리기 위해서 오늘날 우리는 지혜 전달 교육을 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우리가 교육문제를 꼬이고 엉킨 실타래로 인식하는 바람에 교육 중심에는 접근하지 못한 채 표면만 뜯어 고치거나 새롭게 겉포장만 했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 하지만 교육 현장은 실타래가 아니라 교과과정, 학생평가, 대학입시와 더불어 생활지도, 학생인권, 교복, 급식, 교원양성 시스템과 교권 등 수많은 크고 작은 요소들이 서로 세밀하게 연결된 거미줄 같습니다. 각 요소들이 사방팔방으로 잡아당기고 있는 거미줄은 어느 부분도 잘라내거나 무시할 수 없습니다. 다 필요하고 중요한 요소들입니다.

교육은 복잡하게 뒤엉킨 실타래가 아니라 중심 잡고 균형을 이룬 거미줄입니다."

저자는 사람은 그저 생존하는 게 아니라 비전이나 꿈을 지니고 성장하는, 단어 그대로 '어른으로 되어가는' 존재라고 말한다. 나이만 먹는 게 아니라 '사람 구실'을 하는 어른으로 커가는 것이다. 교육자는 이 과정에 중추적 역할을 하는 특별한 존재라는 저자의 글이 눈길을 끈다.

저자는 희망이 없는 터전을 떠나는 사람들처럼 학생들이 학교를 떠나고 있다고 말한다. 저자는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가장 먼저 '학업중단 청소년'이라는 명칠부터 바꾸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현상에 붙이는 이름에 우리의 사고방식이 고스란히 묻어나고 해결책의 기본 방향이 세워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저자는 그들을 '학업중단 청소년'이 아니라 '탈학교 난민'이라고 불러야 한다고 말한다. 뿐만 아니라 저자는 교육 현장 역시 학교가 변해야 하며, 학교가 희망을 주는 곳이 되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위로 올라가기 위한' 교육에서 '앞으로 나가기 위한' 교육으로 바꿔야 한다는 저자의 글이 인상적이다.

"'학업중단 청소년'이라고 하면 마땅히 해야 하는 학업을 중단한 학생을 탓하는 발상입니다. '탈학교 난민'이라고 하면 마땅히 희망을 베풀어야 하는 교육을 제공해 주지 못하는 학교와 교육행정에 책임이 있다는 발상입니다. 우리 교육자를 참으로 아프게 하는 말이지만, 아이에게 책임을 추궁하지 않고 어른이 책임지겠다는 성숙한 자세를 보일 때 해결책이 등장하겠지요."

저자는 당연히 있어야 하는 게 없는 경우가 숨겨진 트라우마라고 말한다. 아이들의 생존과 성장에 필요한 보금자리, 보살핌, 양육, 지지, 지도가 없을 때 숨겨진 트라우마가 생길 수 있다. 저자는 트라우마의 어둡고 추운 그늘에서 떨고 있는 아이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녹여줄 수 있는 따뜻한 방법은 교사가 먼저 마음의 문을 열고 숨어있는 아이들의 감정을 만나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천덕꾸러기와 싸움쟁이들 중에는 애착손상을 입고 숨겨진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그저 행동만 보고 야단쳐서 자제시키고 벌줘서 해결될 문제가 아닙니다. 이들은 컴컴하고 싸늘한 인간관계에 마음이 잔뜩 얼어붙어 있기 때문에 누군가의 따스한 돌봄이 필요합니다."

저자는 아버지, 교사, 관리자 등 집단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 사람이 감정을 차단하면 그와 불가피하게 관계를 맺어야 하는 다른 사람은 정서적 연결결핍 상태가 된다고 말한다. 따라서 감정 차단은 고통을 주는 벌같이 다른 사람을 통제하고 권력을 확보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 저자는 선별적 차가움이 남의 고통에서 즐거움을 느끼는 경우와 같기에 잔인하다고 하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정서적 베풂은 가장 위력적인 나눔이며 가장 확실하게 행복해지는 방법이라는 저자의 글에 깊이 공감한다.

"감정이 차단되어 소중한 사람과 함게 기쁨과 슬픔과 고통을 공감하고 공유하지 못하면 가까운 사람들이 서서히 멀어지고, 관계는 죽습니다.

'나'가 아니라 '우리'가 중요해야 관계가 삽니다. 내 주변 사방에 테두리를 쳐서 고립시키면 모두 남이 되어버립니다."

저자는 창의력은 정신 차린 상태에서 발휘된다고 말한다. 정신을 집중하면 시야가 좁아지는 '터널 비전'이 된 상태이고, 정반대로 정신 차림은 시야가 확 트이는, 알아차림이 확장된 상태이다. 보이지 않던 해결 방안들을 볼 수 잇는 혜안이 생긴 상태이고, 기존 생각의 틀을 뛰어넘는 직관과 영감을 만날 수 있는 창의적인 상태이다. 뿐만 아니라 저자는 시야를 트이게 하는 정신 차린 상태에서 내 인생에 이루고 싶은 가장 소중한 것은 무엇인가, 내가 무엇을 할 때 내 인생이 가장 가치로운가에 대한 답을 보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때문에 정신 차림은 진로, 꿈과도 직결되어 있다.

저자는 내가 살아가는 세상과 내가 만들어가는 세계는 다르다고 말한다. 세상은 지속적인 하나지만 세계는 변화무쌍하고 다양하다. 세상은 모두에게 같지만 세계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저자는 세상은 생존과 투쟁이 있으나 세계는 나의 선택과 노력에 따라 성장과 창조로 이루어져 있다고 이야기한다.

"세상 사는 게 힘들더라도 우리는 각자 행복한 세계를 만들 수 있습니다. 한 개인이 세상을 바꾸기는 어려워도 자신의 세계는 얼마든지 만들 수 있습니다. 세상을 바꾸려 하기 전에 먼저 자신의 세계를 더 좋고 멋지게 만들어보는 게 순서입니다."

저자는 교육은 아이들의 스펙을 높게 쌓아주는 게 아니라 좋은 스토리가 나오도록 돕는 일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스펙 쌓기는 피 터지는 경쟁을 해야 베스트가 될 수 있고, 나머지는 다 실패자가 되지만, 스토리는 남과 얼마나 다르냐의 개념으로, 베스트가 아니라 유니크가 핵심 키워드라고 이야기한다. 스토리는 유사성이 아니라 유일성이 핵심이며, 남과 얼마나 다른가가 자신만의 경쟁력이 된다.

"유니크한 사람은 남과 경쟁하지 않고도 경쟁력을 갖춘 사람입니다."

"스펙은 남에게 인정받고자 하는 노력의 결과를 보여준다면 스토리는 살아온 모습과 살아가는 방법과 인간의 품격(인생)을 보여줍니다. 인성은 벼락공부로 이루어지지 않으며 시험 날 컨디션에 좌우되지 않습니다. 인성은 오랜 기간에 걸친 학습으로 닦이는 실력입니다."

저자는 무엇이 사실이고 거짓인지 알아야 남의 조종을 받는 꼭두각시가 되지 않는다로 말한다. 깨어있어야 거짓에 고종받지 않는 자유인이 되어 민주주의를 지킬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저자는 직감에 귀기울여 가짜 뉴스를 감별하고, 확신이 없는 일들에 활용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외부 세상이 가짜인지 진실인지를 알아차리려면 내가 먼저 거짓이 없고 참된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저자의 글이 눈길을 끈다.

"오감이 시끄러운 소음이라면 직감은 정말 잔잔한 음악입니다. 소음을 꺼야 잔잔한 음악이 들립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편안하게 자기조율 상태를 유지하는 기술을 평상이 실천하도록 도와주세요."

저자는 진로 선택은 현시점에서 미래를 내다보는 게 아니라 반대로 내가 원하는 미래에서 현시점을 바라봐야 한다고 말한다. 그 미래에 도달하기 위해서 오늘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판단해야 답이 나온다는 저자의 글이 인상적이다. 이처럼 저자는 꿈과 비전을 갖는 것은 미래를 내다보는 게 아니라 마음속을 들여다보는데서 시작한다고 이야기한다.

"진로는 내다보는 게 아니라 들여다보는 것입니다. 먼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성공적으로 이루었기 때문에 행복한 나나을 보내는 자신의 미래 모습을 머릿속에 그려봐야 합니다. 성공하고 행복한 '미래의 내'가 '오늘날의 나'에게 "이리 와. 여기가 바로 네가 가장 원하는 곳이야'라고 손짓하면서 나를 부르는 모습을 상상해야 합니다. 그 행복한 나의 미래 모습에 이끌려야 합니다."

저자는 배려과 과배려의 선을 넘지 않기 위해서 우리는 두 가지를 순차적으로 해야 한다고 말한다. 첫째, 배려하다고 마음이 불편해지기 시작하면 곧바로 중단한다. 둘째, 힘든 상황에서 불평 또는 하소연하지 않으려면, 스트레스 받아서 생기는 부정적 감정이 넘쳐나지 않게 하려면, 내 안에 스트레스를 담아낸 용량을 키워야 한다. 마음은 베풀수록 더 깊고 넓어지고, 그런 마음의 용량이 커지면 어떤 스트레스도 감당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는 저자의 글이 깊은 여운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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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서로의 얼굴을 오래 보았다
김영롱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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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서로의 얼굴을 오래 보았다>는 치매를 앓고 있는 94세 할머니와 손녀의 따뜻한 일상을 담은 유튜브 채널 '롱롱TV'의 첫 에세이다. 치매를 앓고 있는 할머니와 재밌는 걸 해보자는 마음으로 가볍게 시작한 유튜브는 그야말로 많은 것을 바꿔놓았다. 서먹했던 두 사람의 관계가 서로의 손을 잡고 온 동네를 거닐던 그 옛날처럼 가까워졌고, 할머니에게 받은 상처가 많았던 엄마의 마음에도 시린 겨울이 가고 봄이 찾아왔다. 무엇보다 큰 변화는 세상과 단절되어 흐릇해져가던 할머니의 일상이 다채로워졌다는 것이다. 14만 구독자의 응원을 받으며 매주 웃을 일이 생겼다.

이 책에는 그간 영상에서 볼 수 있었던 유쾌하고 따스한 일상뿐만 아니라 서로를 지금처럼 사랑하기 위해 이들이 겪어야 했던 포기와 화해, 눈물의 순간들이 빼곡하게 담겼다. 이 책은 치매를 앓고 있는 할머니를 돌보는 이야기에서 멈추지 않는다. 사랑하는 방법을 잊은 이들에게, 사랑이라는 감정 자체가 낯선 이들에게 그저 한 사람을 찬찬히 바라보기만 해도 서로의 진심이 전해질 수 있음을 말하는 책이다. 너무나 익숙해서 외면했던, 소중한 사람의 얼굴을 오래 볼 용기를 주는 책이다.

이 책은 '1장 할머니라는 섬, 2장 기억이 사라져도 기억되는 사랑, 3장 할머니의 장례식의 초대합니다'라는 3개의 목차로 구성되어 있다.

저자는 치매를 앓고 있는 할머니의 환시에 나타나는 공통점은 할머니가 사랑한 사람들이자 현실에서 더는 볼 수 없는 사람들이 등장한는 것이라고 말한다. 어린 시절 자신의 온 우주였던 할머니의 외로움을 알아채지 못했던 것에 대한 미안함과 함께 환영이 나타날 때 할머니를 가만히 안아준다고 이야기하는 저자의 글이 깊은 공감을 전한다.

"이제 나는 할머니의 눈앞에 그리운 사람의 환영이 나타날 때면 가만히 안아준다. 할머니가 잠이 들 때까지 옆에 누워서 어깨를 토닥인다. 특별히 말을 하려고 애쓰지는 않는다. 그 대신 눈 맞춤과 체온, 손짓으로 마음을 전달한다. 할머니의 환시에 등장하는 다른 사람들과 달리 결코 사라지지 않을 내가 곁에 있으니 이제는 외로워하지 말라고. 다음번에 어린 영롱이가 할머니 방에 또 오게 된다면 할머니 곁에 누워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다 함께 잠들었으면 좋겠다."

저자는 할머니의 모습을 담은 유튜브에 올릴 첫 영상을 찍던 날, 침대 맡에 걸터앉은 할머니가 "슬프면 슬픈 대로 살고, 좋으면 좋은 대로 살다 보면 당신들도 이렇게 오래 살아요"라는 말을 남겼다고 이야기한다. 저자는 이 말이 지독한 슬픔도, 넘치는 기쁨도 결국에는 한데 섞여 하나의 삶이 된다는 말로 들린다고 말한다.

"할머니가 살아온 끔찍한 세상에서 숨 쉬고 살아가려면 어쩔 수 없이 택해야 했던 방법이 '흘러가는 대로 산다'였나 보다. 어쩌면 흐릿해진 기억 덕분에 이렇게 무덤덤하게 자신의 인생을 표현할 수 있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저자는 자신과 엄마, 할머니라는 삼대의 일상을 담은 유튜브 영상을 보고 아빠가 너그러워서라던가, 엄마가 할머니에게 사랑을 많이 받고 자라서일 것이라는 추측을 했지만, 모두 다 보기 좋게 틀렸다고 말한다. 그것은 자신을 키워준 할머니의 대한 고마움과 비록 서투르지만 남은 날들은 과거와 다르게 살아보고자 한 엄마의 결심 덕분이었다는 저자의 글이 눈길을 끈다.

저자는 자신의 우울증과 할머니의 우울증은 다가오고 드러나는 모습이 너무나 달랐다고 말한다. 저자는 자신의 우울증은 관계 속의 좌절과 외로움에서 비롯되어 큰 사건들과 함께 요란스럽게 찾아왔지만, 할머니의 우울증은 적막함 속에서 아주 천천히 찾아왔다고 이야기한다. 할머니의 세계는 점점 좁아지더니 어느새 작은 섬과 같아졌고, 할머니의 치매는 세상과의 소통이 멈춰 더 이상 움직일 수 없었던 뇌가 웅크리면서 시작된 병이자 지독한 외로움에 시작된 병이라는 저자의 글이 인상적이다.

"내가 그동안 쌓아뒀던 상처들을 눈물로 다 폭발시키고 난 후에야 다시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면, 할머니의 아픔은 조용히 속으로 삼켜지는 것 같았다. 결말도 달랐다. 나는 할머니와 엄마가 만든 울타리 안에서 점차 나아졌지만, 할머니는 누군가 울타리를 만들어주는 것조차 거부했다. 슬픈 일은 쓰레기통 비우듯이 확 치워버리는 게 할머니가 곁뎌내는 방식이었기 때문이었을까? 할머니의 우울증을 눈치챈 엄마가 조금이라도 다가가려고 하면 늙음을 이유로 들며 거기에는 어떤 도움도 필요치 않다는 듯 욕설과 신경질로 엄마를 밀어냈다. 할머니는 자꾸만 더 가라앉았고, 불 꺼진 방에서는 홈쇼핑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사람들만 소리 없이 웃고 있었다."

저자는 할머니가 치매에 걸린 것을 알게 되었을 때, 사람들은 치매에 걸린 할머니보다 엄마를 더 걱정했다고 말한다. 저자 자신 또한 할머니가 피매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게 된 순간부터 할머니에게 자주적인 행동을 기대하지 않았다고 이야기한다. 이처럼 치매 노인 타이틀을 받은 순간부터 할머니는 앞으로의 삶에 대한 결정권을 잃은 사람이 되었다는 저자의 글에 공감한다.

"우리는 치매가 사소한 것 하나부터 열까지 엄청난 세심함과 관찰이 요구되는 병이라는 걸 예쌍하지 못한 채, 치매 간병의 첫걸음을 내디뎠다."

저자는 유튜브에 할머니와 자신의 일상을 영상으로 만들어서 올리면 매주 할머니와 뭘 할지를 고민하게 될 테고, 재미있는 콘텐츠를 만들다 보면 활력이 생길 거 같았다고 말한다. 뿐만 아니라 저자는 나중에 할머니가 보고 싶을 때 언제든 볼 수 있다는 점도 좋았다고 이야기한다. 저자는 할머니와 첫 유튜브 영상을 촬영하면서 할머니가 치매를 진단받고 4년이 지나도록 치매 증상들을 할머니의 전부라고 생각해 버린 게 실수였다는 것을 놓치고 있었다고 말한다. 우리 가족이 겪은 힘듦의 해결책은 고단한 일상에서 벗어나 자유를 찾는 것이 아니라 시선을 다른 쪽으로 돌리면 되는 간단한 문제일 수도 있었다는 저자의 글은 독자에게 치매라는 질환에 대한 편견을 거두고,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가에 대한 다양한 생각을 고찰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우리 일상의 힘든 모습을 최대한 배제하려다 보니 무엇을 찍어야 할지, 찍을 수 있을지 더 생각이 복잡해졌다. 결국 나는 오랜 시간 고민한 끝에 '할머니를 어떻게 기억하고 싶은가'에 대한 대답이 되어줄 수 있는 영상을 만들자는 커다란 틀만 정해놓은 채 첫 촬영을 시도해보기로 마음먹었다."

"촬영한 영상을 돌려보다 보니 알 수 있었다. 치매는 할머니의 일부일 뿐인데, 나는 치매만 쳐다보다가 '우리 할머니'를 잊고 있었다. 할머니의 정체성과 감정은 내가 보고자 하면 언제든 나올 준비가 되어 있었다. 다만 내 신경이 온통 이상행동과 실수에 몰려 있어서 알아채지 못했던 것이었다. 보려고 하지 않았던 것, 그게 바로 문제였다."

저자는 치매를 앓고 있는 할머니에 대한 유튜브 촬영을 시작하면서 4년간 묵혀왔던 갈증이 조금씩 해소되는 것 같았다고 말한다. 저자는 일과는 영상 편집까지 더해지면서 더욱 바빠졌지만, 신기하게도 피로감과 갑갑함은 더 이상 자신을 짓누르지 않았다고 이야기한다. 할머니에게 필요했던 것은 곧 기억에서 사라질 경고와 주의가 아니라 사는 걸 재미있게 만들어줄 활력, 자존감을 높여줄 칭찬과 대화, 우울감을 낮춰줄 움음이었다는 저자의 글이 눈길을 끈다.

"모든 영상은 기획이라 할 것도 없이 그때그때 생각나는 것들을 큰 주제로 두고, 할머니의 말과 반응에 따라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우리의 대화를 촬영했다. 꾸밈없는 영상들은 내게도 좋은 영향을 미쳤다. 영상을 편집하는 과정에서 같은 장면만 수십 번 보다 보니 그전에는 보이지 않았던 할머니의 작은 몸짓과 눈빛, 표정 하나하나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편집은 할머니가 내게 미처 전하지 못한 마음, 일상에서 말로 표현하지 못했던 감정을 이해하게 되는 계기를 마련해주기도 했다."

저자는 유튜브를 시작하고 자신의 가족에게 생긴 값진 변화는 할머니와 엄마, 자신의 관계가 회복된 것이라고 말한다. 서로의 상처를 발견하고 연민의 감정이 스며들며 관계의 변화를 시작한 저자의 여성 가족 삼대의 이야기가 뭉클한 감동을 전한다.

"우리 삼대가 지금처럼 웃으며 지낼 수 있게 된 건, 자신의 아픈 상처만 들여다보던 이들이 서로의 상처로 시선을 돌리면서 '저 사람도 얼마나 아팠을까?'를 헤아려보기 시작한 뒤부터였다. 몇 십 년에 걸쳐 생겨버린 상처가 아물기까지 우리에겐 분명 수많은 시행착오와 노력이 필요했다. 그러니 우리 가족은 동화의 한 장면에서 튀어나온 사람도,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도 아니다. 우리는 태어난 김에 만나 서로를 어느새 진심으로 사랑하게 된 가족이자, 함께 성숙해져가는 과정에서 행복을 느끼는 세 명의 여성들이다."

저자는 치매를 앓고 있는 할머니에게 신우요관암이라는 병이 함께 찾아오면서 다가올 이별을 생각하며 일상이 더욱 소중해졌다고 말한다. 아직 할머니를 만질 수 있는 시간이 존재한다는 저자의 글에서 뭉클한 감정이 전해진다.

"할머니의 삶이 죽음 쪽으로 더 가까워졌다 해도 할머니에게서 퍼지는 따뜻한 온기와 사랑은 여전히 내 곁에서 나를 품어주고 있다. 이제 확실히 알았다. 엄마와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우리 가족을 감싸고 있는 온기가 사라지지 않도록 할머니를 온 마음 다해 사랑하는 일이라는 걸."

저자는 유튜브를 통해서 할머니가 직접 구독자의 고민 상담을 해주는 영상을 만들어보기로 했다고 말한다. 저자는 타인의 아픈 사연에 과하게 간섭하지 않으면서도 공감과 진심을 아끼지 않는다는 건 누구에게나 어려운 일인데, 할머니는 사람들의 이야기게 진심으로 공감하면서 어느새 얼굴을 모르는 이들부터 옆에 앉은 자신의 마음까지도 따뜻하게 어루만져주고 있었다고 이야기한다.

"나는 나대로 고민의 무게가 한결 가벼워져 좋았고, 할머니는 할머니대로 내게 조언해줄 수 있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느끼는 듯했다. 그뿐이 아니었다. 내 고민을 듣는 순간마늠은 치매로부터 멀어지는 할머니를 보며, 어쩌면 할머니의 치매를 조금이라도 늦출 수 있는 건 그동안 애써 시도해왔던 낱말 퍼즐 맞추기나 그림 그리기 같은 활동보다는 사람들이 사는 세상을 보고 들으며 함게 섞이는 감각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는 우리가 한 사람에게 치매라는 단어가 붙었을 때 그 단계가 초기인지 중기인지 말기인지는 상관하지 않고 모든 인간다움을 잃어버린 사람으로 쉽게 간주하게 된 이유는 치매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퍼뜨린 매스컴에 8할의 책임이 있다고 말한다. 저자는 치매 환자들 각각이 다른 모습을 가지고 있으며, 증상도 다양하며, 그들의 존엄성과 고유함을 지켜주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나는 나의 할머니가 치매를 대표하는 이미지로 사람들에게 인식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 그래서도 안 된다. 매스컴에서도 마찬가지다. 치매 말기 환자의 모습을 함부로 치매의 이미지로 몰아가서는 안 된다. 치매에는 다양한 모습과 증상, 단계가 있고, 환자의 개별성이 존재한다. 그 다양성을 납작하게 만들지 않고 있는 그대로 보여주기만 한다면 치매 인식은 개선되기 시작할 거라고 믿는다."

<우리는 서로의 얼굴을 오래 보았다>의 저자는 치매 환자의 마지막을 똑같은 프레임으로 씌우려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자꾸만 어두워지는 삶에서 위태롭게 빛나고 있는 그 반짝임을 어떻게 지켜줘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과 노력이라고 이야기하는 저자의 글이 깊은 여운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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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구라 고이치 지음, 류휘 옮김, 김승호 감수 / 웅진지식하우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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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역'은 기원전 중국의 제왕들이 제력과 권력을 총동원해 모은 부와 운의 질서를 압축한 경전이다. 그래서 공자부터 이순신, 이나모리 가즈오에 이르기까지 시대와 국적을 막론하고 수많은 시대의 거인들이 3,000년 넘게 동양 최고의 경전이자 삶의 전략서로 삼았다. 일본의 '주역' 커뮤니케이터이자 리더십 코치로 활동하는 저자 오구라 고이치는 탄탄대로였던 인생이 처참하게 무너진 순간 '주역'을 만났다. '주역' 64괘의 의미와 가르침을 깨닫고 삶에 직접 적용하자 평범한 직장인에 불과했던 그의 인생관은 송두리째 뒤바뀌었다. 이 과정에서 '주역'이 전하는 진리를 현대인의 부와 성공에 접목하는 통찰을 얻었고, 이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심리, 철학, 경영 이론을 총망라해 신간 <거인들은 주역에서 답을 찾는다>에 집약했다.

이 책에는 윈스턴 처칠이나 오타니 쇼헤이까지 '주역'과 맞닿은 거인들의 생각법부터 일하는 사람을 위해 새롭게 재편한 64괘에서 얻는 인사이트, 시대를 이끈 위대한 구루들의 명언으로 이해하는 인생의 진리, 퍼실리테이션, 퍼포스 경영 등 실무에 도움이 될 비즈니스 철학까지 가득하다.

이 책은 '1장 성장, 2장 연결, 3장 성공, 4장 역할, 5장 출세, 6장 재물, 7장 위기'라는 7개의 목차로 구성되어 있다.

저자는 '주역'은 이 세상의 끝을 상정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세상은 영원히 변화를 거듭한다는 순환론에 기반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 관점이 확고하기에 '완성'이라는 결과물 자체에 주목하기보다 성취감 뒤에 감춰진 '방심'과 '자만심'을 우려한다고 이야기한다. 뿐만 아니라 저자는 수화기제라는 괘는 이미 갖추어져 완성된 시기를 뜻하며 완성은 흐트러짐의 시작이기도 하다는 의미라고 말한다. 이는 성과에 만족하지 말고 다른 곳에서도 통용될 새로운 배움에 시선을 돌리라는 조언을 담아 눈길을 끈다.

"평평한 것은 언젠가 기울고 정돈된 것은 결국 흐트러질 운명이라는 사실은 불 보듯 뻔하다. 즉 '완성했다 해서 자만하지 마라. 불필요한 욕심을 삼가라. 즉시 다음 준비에 착수하라'는 교훈을 전한다. 이는 '처세를 누림에 있어 난세를 잊지 않는다(평화로울 때일수록 방심하지 마라)'라는 경구와도 일맥상통한다. 본 괘에는 우리가 끊임없이 성장하기를 바라는 염원이 담겨 있다."

저자는 '주역'의 괘인 화산려란 시시각각 변하는 여행길에서 삶의 고독을 느끼는 시기로, 여행은 성장의 계기가 된다는 의미를 말한다. 저자는 '여행의 덕'을 주제로 한 본 봬에서 말하는 바를 재해석하면 평소에는 당연하게 생각하던 일도 여행지에서는 감사히 여기게 된다고 이야기한다. 이처럼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자신의 가능성을 믿고 적극적인 모험심으로 여행의 설렘과 새로운 성장을 즐기자는 저자의 글에 깊이 공감한다.

저자는 주역의 괘인 '산수몽'이란 미숙함을 의식하는 시기로, 배움을 통해 자타의 가능성을 발굴하라는 의미에 대해 말한다. 뿐만 아니라 저자는 기량이란 행위나 기술과 같은 '양=미는 힘'을 의미하고, 도량이란 경청이나 그릇의 크기, 마음가짐 같은 '음=당기는 힘'이자 '받아들이는 힘'을 의미한다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저자는 배우는 자세는 음의 힘에 해당한다고 말한다. 학문은 단순한 시직의 수집이 아닌 대화와 관대함, 어진 마음, 실행력 등 인간적 성장까지 포함한 개념이라는 저자의 글이 인상적이다.

저자는 주역의 괘인 '풍지관'은 인생을 깊이 통찰하는 시기로, 보이지 않는 중요한 부분까지 면밀히 관찰하라는 의미에 대해 말한다. 뿐만 아니라 저자는 '견'은 눈에 보이는 것을 바라보는 일, '관'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관찰하는 행위이며, 풍지관에서는 '관'이라는 한자는 후자에 속한다고 이야기한다. 대화할 때는 보이지 않는 것을 가시화하라는 저자의 글이 눈길을 끈다.

저자는 프로야구 닛폰햄 파이터스를 지휘해 2016년 일본 시리즈와 2023년 일본 야구 대표 팀 '사무라이 재팬'을 WBC 우승으로 이끈 구리야마 히데키 감독도 '주역'에서 가르침을 얻는 사람으로 유명하다고 말한다. 구리야마 감독은 현역 시절 메니에르병과 팔꿈치 통증에 시달리다 29세의 젊은 나이로 은퇴해 갖은 고생을 하고 인생의 풍파를 겪으며 안게 된 고민을 극복하고 '주역'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뿐만 아니라 지금은 세계 최고의 선수로 우뚝 선 소타니 쇼헤이 선수를 키워낸 일은 구리야마 감독의 대표적인 업적 중 하나다. 주역의 쾌인 '수풍정'은 표리부동하지 않고 꾸준히 일하는 시기로, 사람이 모이는 곳이란 정성스럽게 환경이 정비된 곳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구리야마 감독은 주역의 본괘와 같이 사람이 모이는 곳은 늘 관리를 게을리하지 말고 쾌적하게 유지하라는 조언을 잘 실천한 인물이다.

"본 괘에서는 '스스로 그 일을 하라'라고 말한다. 비록 누구에게도 감사하다는 말을 듣지 못하더라도 빈틈없이 꼼꼼하게 꾸준히 작업하는 것이다. 계속 노력하면 이를 높이 평가하는 사람이 나타나 그동안의 고생을 인정받게 되며, 지금까지 많은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었듯 자신도 행복해진다. 지금은 빛을 보지 못하더라도 언젠가 이를 알아주는 사람이 반드시 나타난다. 인정받지 못하더라도 포기하지 말고 재능을 더 갈고닦으라고 강조한다.

우물이란 많은 사람이 찾아와 물을 마시고 기뻐해야 존재 가치가 있다. 이타심을 갖고 꾸준히 노력해 세상 사람들의 신뢰를 얻으면 훗날 큰 보상이 돌아온다.

구리야마 감독은 '우물 뚜껑을 닫고 독점해서는 안 된다. 봉사하는 마음을 가지면 크게 길할 것이다'라는 본 괘의 가르침대로 닛폰햄 파이터스 시절 타자와 투수로 맹활약하며 팀의 에이스로 성장한 오타니 선수를 흔쾌히 메이저 리그로 보내주었다."

저자는 주역의 쾌인 '수지비'는 사이좋고 화기애애하게 나아가는 시기로, 부름에는 신속하게 답하고 말은 먼저 나서서 건네라는 의미를 담았다고 말한다. 저자는 일을 할 때 반응속도는 성의 표시이기도 하다고 이야기한다. 반응속도가 빠른 사람은 상대방의 신뢰를 얻기 쉽다. 나아가 저자는 본 괘에서는 리더는 집요하게 완벽함만 추구하기보다 관대한 마음으로 상대방을 대하는 태도가 중요하다는 것을 말한다. 좋은 동료를 모은 이상 믿고 맡기는 것이 성공하는 리더의 비결이다.

"본 괘에서는 '뒤늦게 찾아오는 자는 타산적이고 신뢰하기 어려우므로 흉에 해당한다'라고 말한다. 오기 전까지 숨죽이고 상황을 지켜보던 사람이라는 인상을 주기 쉽다. 다시 말해 즉시 가야 자신에게 득일지, 일단 가만히 있어야 득일지 따져보는 사람으로 비치는 것이다. 이런 경우 상대방에 대한 성의가 느껴지지 않는다. 설령 왔다고 해도 진심으로 도와줄지 의문이다. 실제로는 어떨지 모르나 늦은 반응은 상대방에게 부정적 인상을 심어준다."

<거인들은 주역에서 답을 찾는다>의 저자 오구라 고이치는 '주역'은 시대가 변함에 따라 해설과 예시가 추가되면서 끊임없이 확장해가고 있으며, 마치 프랙털 구조처럼 '영원히 미완성인 상태로 끊임없이 성장하는 책'이라고 전한다. '거인의 어깨'라고도 하는 선조들이 축적한 성과물인 '주역'을 맛볼 수 있음에 감사하며 계속 함께 등반해나갔으면 한다는 저자의 글이 여운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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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는 어떻게 삶의 에너지가 되는가 - 하루가 편안해지고 인생이 달라지는 분노 수업 10
황미구 지음 / 세종(세종서적)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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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는 어떻게 삶의 에너지가 되는가>는 욱하는 감정을 좀처럼 다스리기 힘든 사람들, 자칫 피해를 볼까 봐 최대한 감정을 감추려는 사람들, 분노를 잘 이해해 더 멋진 인생을 살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본격 '분노 가이드북'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을 쓴 황미구 저자는 30년간 2만여 시간의 심리상담 이력을 보유한 국내 최고의 상담심리 전문가다. 그는 수천 명의 내담자를 만나면서 한국인들이 유독 분노 감정에 대해서는 최대한 참거나 막무가내로 폭발시키는 양극단적 태도를 가지고 있음을 발견한다. 또한 우울, 불안, 사회부적응, 자살충동에 이르기까지 각자가 털어놓는 마음의 고통은 다양해도 자기 자신과 세상에 분노하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는 현상을 주목하며, 우리 사회가 분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음을 절감하고 이 책을 썼다. 이 책은 다양한 예시와 각종 연구 결과는 물론이고 평범한 분노와 병리적 분노까지 촘촘하게 비교, 분석하며 분노에 관한 우리의 오랜 인식과 생각을 완전히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게 해줌으로써, 더 멋지고 열정적인 인생을 살기 위한 분노 활용법을 알려준다.

이 책은 '1장 천만 명이 시한폭탄인 나라, 2장 감정과 정서는 다르다, 3장 화가 날 때 우리의 마음속에서 벌어지는 일들, 4장 화가 날 때 우리의 머릿속에서 벌어지는 일들, 5장 우리가 느끼는 모든 분노에는 이유가 있다, 6장 분노는 무엇으로 구성되어 있을까, 7장 분노를 잘 활용해서 멋진 인생을 사는 법, 8장 일상에서 수시로 느끼는, 보통의 분노 유형, 9장 그냥 넘겨서는 안 되는, 병리적인 분노 유형, 10장 분노는 나를 가장 잘 알고 있다'라는 10개의 목차로 구성되어 있다.

저자는 분노는 부정적인 것, 문제가 되는 것, 제거하거나 해결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우리에게 큰 기회를 주기도 한다고 말한다. 분노는 우리가 관심을 기울이고, 배우고, 성장하고, 성숙해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에, 그 신호를 알아차리고 의미를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저자의 글에 공감한다.

저자는 다른 모든 감정과 마찬가지로 분노는 뇌에서 생성되는 하나의 신호일 뿐이며 우리의 신체적, 심리적 욕구가 얼마나 잘 충족되고 있는지 알려준다고 말한다. 저자는 특히 분노는 자신이 싫어하거나 불편해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음을 잘 알려주어 우리 삶에 매우 유익한 정보를 제공해준다고 이야기한다.

"분노는 지금이 뭔가를 해야 하는 결정적인 시기임을 알려주고, 두려움을 극복하게 해주고, 잘못되었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를 준다. 잘만 활용하면 대단히 긍정적이고 유익하며 사회 전체에 도움이 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감정이 분노인 것이다."

저자는 분노를 잘 통제하고 싶을 대 가장 먼저 자신에게 해야 하는 질문은 "어떻게 하면 분노를 잘 조절할 수 있을까?"가 아니라 "이 분노는 대체 어디서 왔을까?"다라고 말한다. 왜냐하면 분노 아래에는 아주 많은 감정이 감춰져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분노를 잘 조절하려면 먼저 분노 뒤에 숨어 있는 다양한 감정을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대다수의 현대인은 평온하고 조화로운 마음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경우가 거의 없고 늘 알 수 없는 불안에 시달리면서 살아가기 때문이다.

저자는 다른 사람을 비난하는 행위는 원망, 분노, 증오, 적개심 같은 부정적인 감정으로 이어지기도 한다고 말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타인이 자신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말하는지에 상당히 관심이 많다 보니 어떤 행동을 할 때도 스스로 많은 제한을 두는 경우가 있다. 저자는 자신의 잘못이나 실수를 인정할 때 느끼게 되는 극심한 수치심을 피하기 위해, 상대방의 잘못이나 실수를 더 엄격하게 평가하고 비난하기도 한다고 이야기한다.

"비난은 일반적으로 분노와 관련이 있지만, 비난의 기저에는 단지 분노 감정만 있는 것이 아니다. 비난은 다양한 상황에서 발생하는 감정, 생각, 행동의 결과로 여러 단계를 거쳐 드러나며 다른 행동보다 상대적으로 오래 지속된다. 또한 비난은 죄책감, 수치심, 분노, 적개심, 실망, 혐오감, 경멸, 슬픔을 느끼게 한다. 만성적인 분노를 가졌다면 남을 비난하면서 자신의 방식을 정당화하기도 한다. 가정폭력이 발생했을 때 가해자가 피해자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졌다고 비난하고, 피해자는 자신이 잘못해서 맞았다고 스스로를 비난하며, 방관자는 피해자에게 원래 문제가 있었다고 비난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이러한 병리적 구조 때문에 가정폭력이 정당화되고 강화되고 지속된다."

저자는 타인을 비난하는 행위는 궁극적으로 책임감을 가지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경험을 막음으로써 자신의 내재된 가치를 발견하지 못하도록 방해한다고 말한다. 또한 남을 비난할 때마다 우리 안에는 피해의식이 강화된다. 자신이 희생자라고 생각할수록 무력감, 무기력함, 비관주의와 같은 부정적인 감정이 강해져 성찰과 반성으로 더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만다. 저자는 비난은 돌도 돌아 우리가 공격적으로 반응하면 할수록 우리 안에 내재된 공격성이 더 강화된다고 이야기한다.

"누구나 약점과 결점이 있고, 실수와 실패를 하면서 살아가는 만큼 어느 정도의 고통은 감당할 수밖에 없다. 그러니 먼저 자신에게 좀 더 너그러워지면 좋겠다. 나의 부족한 점, 부끄러운 실패와 실수를 너무 가혹하게 생각하지 말자. 어떤 경험이든 쌓이다 보면 자신이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구분하게 되고, 본인과 주변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기회도 갖게 된다. 세상을 너무 엄격하게 감시하고 판단하기보다는 각자의 한계를 받아들이고 수용할 수 있는 자아를 개발해야 한다. 살면서 느끼는 고통을 부정하거나 최소화하거나 없애기 위해 노력하자는 것이 아니라, 서로 공감하고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주자는 것이다."

저자는 영화 <스타워즈> 주인공인 다스 베이더는 두려움을 떨쳐내지 못하는 전형적인 케이스라고 말한다. 그가 어린 시절 다시는 어머니를 볼 수 없을 것이라는 두려움에 가득 차 있을 대 스승 요다가 그에게 두려움이 미치는 악영향을 경고한다. "두려움은 고통을, 고통은 분노를, 분노는 증오를 낳고, 증오는 악한 쪽으로 이끄는 법"이라고 말이다. 뿐만 아니라 저자는 우리는 두려움을 주고 '약함'으로, 분노는 '힘'으로 인식한다고 이야기한다. 두려움과 분노는 맞서 싸우거나 도망치거나 얼어붙게 만든다.

"두려움은 상황을 좀 더 위험하다고 예측하게 만들지만, 분노는 어떤 상황에 대한 위험을 낮게 인식해 더 위험한 행동을 하게 만든다. 또한 두려움 때문에 분노하는 행동을 동기부여로 삼으면 어떤 행동은 더욱 발전시킬 수도 있다. 그래서 분노 아래에 감춰진 슬픔, 상처, 두려움을 잘 인식하는 일이 중요하다. 친구에게 작은 실수를 했다가 비난을 들을 것이 두려워 공개적으로 더 큰 망신을 주거나, 아예 관계를 끊어내는 경우가 있다. 회사에서 낮은 평가를 받고 혹시 해고당할까 두려운 마음에 상사가 자신을 부당하게 대우한다고 화를 내는 것이 대표적이다."

저자는 흔히 자살의 원인으로 우울증을 꼽지만 실제 임상 결과를 보면 무력감, 분노감, 억울함에 죄책감이 더해질 때 자살로 이어지는 경우가 더 흔하다고 말한다. 엄청난 무력감에 시달릴 때는 자살이 자기 인생을 통제한다는 느낌을 주는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저자는 충동이 올라오는 원인을 모른다면 이 문제의 해결책도 찾기 어렵다고 이야기한다. 뿐만 아니라 저자는 삶이 곧 고통이라는 철학자 쇼펜아우어의 말을 한번쯤 되새길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경험하는 모든 일은 살아 있기에 겪는 것들이며, 삶에서 겪는 부정적인 것들을 무조건 고통으로 받아들일 것이 아니라, 그 고통과 함게 찾아오는 행복이 있다는 사실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는 저자의 글에 공감한다.

저자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매우 작은 존재라고 여기고, 그런 느낌이 무력감을 만들어낸다고 말한다.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기 때문에 더 큰 무력감을 느끼기도 한다. 자신이 도저히 통제할 수 없는 외부 상황 때문에 그동안 소중히 지켜온 가치를 잠시 거스르는 결정을 내려야 할 때도 있다. 하지만 저자는 무력감에서 벗어나겠다는 결심은 '하루 만에 태산을 넘겠다'라는 생각에서 시작된다고 이야기한다. 중요한 것은 오늘 당장 할 수 있는 작은 행동 한가지를 정해, 실제로 하는 것이다. 그 실천이 무력감의 원인을 직접 제거하는 활동이 아니어도 '지각된 통제감'을 느낄 수 있다.

저자는 억제를 개인의 감정 조절법으로 활용할 경우, 사회적 소속감과 심리적 안정감을 유지하려는 노력이 될 수 있지만, 억제를 많이 하는 사람일수록 우울증과 불안의 정도가 더 높다고 말한다. 타인과의 갈등이나 충돌이 두려워 감정을 자꾸 내면화하는 사람들은 결국 내적으로 고통을 겪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저자는 분노를 오랫동안 억제하다 보면 기쁨, 설렘, 행복감 같은 긍정적인 감정도 억제하는 습관이 생길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이런 습관이 굳어지면 자신의 욕구를 충족하기도 어렵고, 타인에게 깊은 애정이나 고마움을 표현하는 것도 어려워질 수 있다.

"분노를 억제하는 데는 많은 에저니가 소모되며, 결과적으로 사람을 지치게 한다. 감정을 억누르기 위해 쏟는 에너지는 교감신경을 활성화시켜 건강에 무리를 준다. 더욱이 이런 사람들은 분노만 참는 것이 아니어서 자신이 가진 나쁜 습관을 방치하다가 더는 계속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하기도 한다. 화병이 대표적인 예시다. 그러니 참는 게 미덕이라는 생각을 버리고 지금부터라도 건강하게 표현하는 방법을 익히는 것이 맞다."

저자는 우리가 분노에만 사로잡혀 있을 때는 상처받은 마음을 스스로 달래고 안정을 유지하는 데 방해를 받는다고 말한다. 저자는 이때 수용과 용서를 잘 이해하고 내 삶에 도입하면 깊은 슬픔 뒤에 밀려오는 분노를 다스리는데 결정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우선 수용은 우리가 현실을 인정하고 그 상황에서 올라오는 여러 감정을 받아들이는 데서 시작한다. 깊은 슬픔을 느낀 뒤에 화가 치솟는다면 자연스러운 반응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또한 용서는 우리를 분노에서 해방시켜 편안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게 도와준다. 용서는 우리를 이토록 슬프게 한 누군가의 행동을 잊어버리거나 없었던 것으로 치부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를 소진시키는 모든 부정적인 감정에서 벗어나게 해준다. 특히 자신을 용서한다는 개념을 오해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말은 스스로에게 무조건 면죄부를 준다거나 자신의 나약함을 내버려두고 회피한다는 뜻이 절대 아니다. 자신과 다른 사람들을 함께 용서함으로써 마음을 치유하고 어쩔 수 없는 한계를 지닌 자신과 주변 사람들에게 공감하며, 개인적으로는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진정한 자기용서라 할 수 있다."

저자는 고통에서 비롯되는 분노는 마음의 상처, 심리적 고통, 우울증 등을 대신해 드러나는 분노라 할 수 있다고 말한다. 어떤 사람들은 화를 내는게 쉽다고 생각하는데, 이들은 화가 나면 힘이 솟는 반면에 슬픔이나 우울감을 느끼면 자신이 나약해진다고 느끼기도 한다. 이들은 극심한 고통 끝에 슬픔이 밀려오면 오히려 분노를 무기처럼 사용하기도 한다. 그러나 저자는 결과적으로 분노는 상황을 악화시킬 뿐이라고 이야기한다. 분노하는 것만으로는 근본적인 고통을 해결하지 못할 뿐 아니라 후회, 외로움, 죄책감 등 더 많은 고통을 가중시킨다.

"고통, 분노, 우울 같은 부정적인 감정은 밀접하고 결합되어 서로를 활성화시키기도 한다. 우울증으로 고통을 받으면 분노가 올라오고, 화가 계속 나다 보면 우울해지기도 한다."

"지그문트 프로이트는 우울증을 멜랑콜리아락 지칭하며, 나를 비난과 공격이 자신의 내면으로 향하는 증상이라고 주장했다. 억압된 분노가 내면으로 향할 때 우울증이 발생한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분노가 내면으로 향할 경우 우울증이 악화되는 악순환을 일으킬 수 잇다. 물론 모든 분노가 우울증을 만드는 것은 아니지만 분노가 어떤 행동의 결과를 만들듯, 어떤 분노는 우울증을 촉발시킨다. 분노를 억압할 때는 무의식적으로 회피하거나 부정하거나 무시하게 되는데, 정신분석치료에서는 억압된 분노가 우울증 치료의 핵심이 될 수도 있다고 보았다."

저자는 자해하는 사람들을 만나보면 누군가 내 고통을 알아주기를 바란다고 말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한다. 자해는 매우 은밀하게 일어나며, 대부분의 자해는 옷이나 소품 등으로 가릴 수 있는 부위에 시도한다. 저자는 이들은 늘 '마음의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다'고 말하며, 삶을 끝내고 싶은 것이 아니라 잘 살고 싶은데 현실이 따라주지 않으니 자신도 모르게 자해하게 되는 것이 이들의 행동 패턴이라고 이야기한다. 실제로 이들은 해결되지 않은 고통을 잠시라도 잊기 위해 자해를 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심리적, 정서적 고통을 신체의 고통으로 대체하려는 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자해를 통해 일시적으로 긴장을 해소하고 안정감을 느낄 수는 있어도 대다수는 또다시 죄책감, 수치심, 고통을 느끼고, 자해를 반복할수록 더 심각하고 치명적인 건강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비자살성이라고 해도 자해를 절대 가볍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고통 끝에 다가오는 분노를 다스리는 방법으로 화가 날 때 올라오는 감정을 언어로 표현하기, 화를 내는 목적을 인식하기, 건강하게 자기주장하기, 비합리적인 신념 알아차리기, 개인적으로 느끼는 불평불만에 주목하기, 분노 일기로 트리거 알아차리기, 명상하기, 주의를 분산시키기에 대해 소개한다.

"자신의 상태를 막연하게 뭉뚱그리지 말고 단어나 문장을 통해 언어로 인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인간의 뇌는 자신에게 커다란 상처와 고통을 안겨준 사건에 대한 감정을 모두 편도체에 저장한다. 그런데 편도체에 저장된 기억은 시공간의 개념이 없기 때문에 오래전 기억도 마치 며칠 전에 겪은 일처럼 떠올라 현재의 삶에 수시로 영향을 미친다.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교 심리학과 매튜 리버만 교수와 동료들은 뇌 영상 연구를 통해 감정을 언어로 표현할수록 슬픔, 분노, 고통의 강도가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신경생물학 측면에서 보면 슬픔이나 분노를 언어로 표현할수록 편도체가 덜 활성화되고, 이성적인 사고를 할 수 있도록 대뇌 피질 영역이 활성화되기 때문이다."

저자는 좌절 후 밀려드는 분노를 다스리는 법으로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구분하기, 감정을 환기하기, 나를 쉬게 하기, 회복탄력성 강화하기, 현실적인 목표 세우기, 계획된 우연이 있다, 4-7-8 호흡 연습하기를 소개한다.

"감정을 환기하면 두려움, 불안, 분노 등을 적절히 표출함으로써 치유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운동, 일기 쓰기, 심호흡 명상, 나와의 대화 등으로 감정을 환기시킴으로써 자신의 상태를 잘 알아차리고, 부정적인 감정을 가라앉히고, 나에게 해로운 요인을 제거할 수 있다. 또한 부정적인 감정을 해소한 뒤에는 자신의 문제를 더 객관적으로 파악해 관리하고 해결할 수 있다."

저자는 인간관계에서 투사 과정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투사가 우리의 인생 전반에 미치는 영향 때문이라고 말한다. 우리는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싫어하는 어떤 특성을 자신이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으려 한다. 저자는 투사가 가진 묘한 특성은 자신이 불편감을 느끼면서도 스스로 전혀 인식하지 못한다는 점이라고 이야기한다. 뭔가 불편하지만 이게 자신의 내면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틀림없이 상대방의 문제라고 확신하게 된다. 저자는 투사의 가장 큰 문제라면, 이처럼 매번 상대방에게 던져버리는 감정이 자신에게 미치는 영향을 알 수 없게 만든다는 점이라고 말한다.

"지금 누군가에게 불평불만을 가지고 있다면, 그 일부는 우리 자신이 만든 것일 수 있다. 상대방이 내가 감당하기 어려운 성격을 가진 것이 아니라 어쩌면 상대방이 나를 미치게 하는 언행을 하도록 무의식중에 내가 자극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저자는 영화 <조커>의 주인공 아서 플렉은 착하게 살려고 노력하지만 세상의 부조리함과 불공평함 때문에 끊임없이 절망한다고 말한다. 사랑도, 직업도 원하는 대로 되지 않고, 자신을 향한 편견에 맞서다 지친 아서는 끝내 최악의 악당 조커가 되어 자신을 이렇게 만든 세상에 복수하기로 결심한다. 저자는 아서의 광기에 가까운 웃음은 어머니를 포함한 주변 사람들이 행복하기를 바라는 마음이자 아서의 조적방어로도 보인다고 이야기한다. 그는 불편한 감정을 느낄 때마다 일부러 그와 반대되는 감정을 떠올리며 했을 수 있다. 그래서 평범한 웃음이 아닌 광기어린 웃음을 지었을 것이다. 불안하거나 어색하거나 부적절하다고 느낄 때 자아를 손상시킬 수 있는 생각이나 지각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한 반사적인 행동이 이런 웃음이다. 저자는 조적방어의 핵심은 자신의 감정과 반대되는 감정을 드러냄으로써 상대방이 전능적인 통제감을 느끼는 것은 방지하고 본인의 무력감과 좌절감을 막으려는 일종의 방어라고 말한다.

"감정은 표현하는 것만큼이나 숨기는 것도 어렵다. 그래도 화를 참는 건 비교적 쉽지만 웃음이나 울음을 참는 일은 정말 어렵다. 영화 <조커>에는 주인공이 웃음을 참지 못해 곤란한 상황에 처하는 장면이 등장하는데, 전두엽이나 뇌의 신경회로에 문제가 생기면 의지와 상관없이 웃게 된다. 이것을 가성감정표현 혹은 병리적 웃음이라고 한다.

우리도 항상 웃기만 하는 사람을 만나는 경우가 있다. 그 사람이 워낙 긍정적이어서 늘 웃고 지낼 수도 있지만, 적절하지 않은 순간에도 지속적으로 웃음을 보인다면 정신분석학 입장에서는 일종의 방어적 태도라고 볼 수 있다. 영화에서 아서는 어린 시절 심한 학대와 방치를 당하는데, 몇몇 장면을 통해 유추하자면 망상에 빠진 어머니가 아들의 고통은 완전히 무시한 채 아서가 항상 행복한 아이라고 생각했다는 장면에서 이러한 방어기제가 생겼음을 짐작할 수 있다. 아마 어린 아서는 엄청난 슬픔과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겪으면서도 어머니에게는 항상 행복한 모습을 보여주고자 했을 수도 있다."

"조작방어는 정신분석학자이자 대상관계 이론가인 멜라니 클라인이 발전시킨 심리적 방어기제의 하위 유형으로, 그는 이것을 자기애적 방어기제의 한 변형이라고 정의했다. 이상화된 자아를 유지하고 상대방을 온전히 지배 또는 융합하려는 환상을 만들어내고자 할 때 어느 정도의 심리적 고통도 함께 느끼는데, 이 고통을 견디기 위해 사용하는 것이 조작방어다. 조작방어는 상대방에 대한 통제, 성취, 경멸이라는 세 가지 특성을 지니며 주로 과도한 웃음이나 광란에 가까운 활동 등 매우 경쾌하고 희열에 찬 행동으로 드러난다. 그러나 정작 당사자는 전혀 행복을 느끼지 못하고 슬픔을 어떻게 다루어야 할지, 어떻게 안녕감을 누리면서 살아갈 수 있을지를 잘 알지 못한다."

저자는 일상에서 분노를 예방하는 4가지 방법으로 정확하게 의사소통하기, 문학 작품 읽기로 공감 능력 키우기, 나와 다른 사람들과 자주 소통하기, 스트레스 관리하기를 소개한다. 끝으로 저자가 건강하게 분노를 표현하기 위한 방법으로 관계에 집중하기, 지금 여기에 머물기, 용서하기, 감정 정화하기, 잠시 일상을 중단하기, 삶의 방향을 바꾸기를 소개한 글이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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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확실히 아는 것들 - 10주년 개정증보판
오프라 윈프리 지음, 송연수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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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확실히 아는 것들>은 오프라 윈프리사 영화 평론가 진 시스켈에게 "당신이 확실하게 아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을 받고 자신의 삶을 돌아보기 시작한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오프라 윈프리는 자신의 인생에서 확신하 수 있는 것들에 대해 1988년부터 14년 동안 '내가 확실히 아는 것들'이라는 제목으오 <O 매거진>에 칼럼을 연재했고, 그렇게 오랜 시간 이어진 그녀의 사유를 한데 묶은 것이 바로 이 책이다. 이 책에서 오프라 윈프리는 기쁨, 회생력, 교감, 감사, 가능성, 경외, 명확함, 힘을 나 자신을 사랑하며 보다 윤택한 인생을 보낼 수 있는 자신만의 비법을 털어놓으며 출간 후 10년간 독자들의 사랑과 지지를 받아왔다.

출간 10주년을 기념한 이번 증보판에는 새로운 서문과 함께 '마음 씀'이라는 키워드 하나를 더 추가했다. 평범한 일상을 기적으로 변모시키는 이 아홉 가지 키워드는 다시 앞으로 다가올 10년을 준비하는 원동력이 되어줄 것이다.

오프라 윈프리는 볼티모어 방송국의 뉴스 앵커였을때 제작 보조였던 게일 킹과 처음 만나 특별한 우정을 나누고 있음을 말한다. 뿐만 아니라 오프라 윈프리는 게일은 결코 자신을 판단하지 않았다고 이야기한다. 오프라 윈프리는 게일이 "무슨 일이 있어도 나는 네 편이야"라고 말해주는 자신의 '착한 자아'가 아닐까 생각해본다고 말한다. 게일이라는 친구 덕분에 진정한 벗을 가지는 기쁨과 진정한 벗이 되는 기쁨을 모두 알게 되었다는 오프라 윈프리의 글에 깊이 공감한다.

"나는 회사에서 좌천당했고 해고를 당할 뻔했다. 성희롱을 당하기도 했으며 뒤틀리고 엉망진창인 관계에 매달려 발 깔개보다도 못한 취급을 받으면서 이십대를 보냈다. 그 과정 속에서 게일은 내내 나를 도와주었다."

오프라 윈프리는 무엇보다 자신이 독서를 가장 사랑하는 이유는 책 읽기를 통해 더 높은 곳으로 향할 수 있는 능력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독서는 우리가 계속 위로 올라갈 수 있는 디딤돌이 되어준다는 오프라 윈프리의 글이 눈길을 끈다.

"한때 책은 내게 일종의 탈출구 역할을 했다. 지금의 내게 좋은 책을 읽는다는 것은 성스러운 즐거움이며, 내가 원하는 곳이라면 그 어디라도 갈 기회와 다름없다. 독서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시간 사용법이다. 독서가 우리의 존재를 열어준다는 것을 나는 확실히 안다. 독서는 우리가 자신을 드러내며, 우리의 정신이 흡수할 수 있는 모든 것에 접근할 방법을 선사한다."

오프라 윈프리는 깊은 관계의 부재란 내가 '다른 이'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다는 뜻이 아니라, 내가 나를 외면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한다. 오프라 윈프리는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하고 지탱해주는 관계는 누구에게나 필요하지만, 나를 치유해주고 완전하게 해줄 사람, '너는 아무 가치고 없다'며 항상 내 안에서 속삭이는 목소리를 잠재워줄 누군가를 찾고 있다면 그것은 시간 낭비라고 이야기한다. 자신이 가치 있는 존재라는 걸 스스로 깨닫지 못하는 사람을 친구나 가족이 나서서 그렇지 않다고 완전히 이해시키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오프라 윈프리는 우리가 믿고, 일상생활을 통해 더욱 공고히 굳어지는 거짓말 중 하나가 바로 나이가 들면 추해진다는 믿음이라고 말한다. 우리는 예전의 모습을 잃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며, 그 믿음의 잣대로 우리 자신과 다른 사람을 판단한다. 뿐만 아니라 오프라 윈프리는 우리는 젊음에 집착하는 문화를 가진 시대에 살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젊지 않고 빛나지 않고 '핫'하지 않으면 존재 가치가 없다고 거듭해서 세뇌당하고 있다. 하지만 오프라 윈프리는 결코 나이를 속이거나 부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런 행동이 우리 사회를 좀먹고 있는 병리 현상에 이바지하는 셈이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자기 자신과 다른 존재가 되고 싶어 하는 병 말이다. 오프라 윈프리는 나이가 든다는 것의 핵심은 변화이며, 우리가 그렇게 하기만 한다면, 살아가는 동안 우리는 미처 모르고 있던 자신에 관한 새로운 것들을 계속 배울 수 있다고 말한다.

"내가 누구이며, 어떠한 사람인지를 인정해야만 삶의 충만함 속에 깃들 수 있다고 나는 확신한다. 젊은 시절의 나로 머물 수 있다는 환상에 빠지는 사람들은 가엾은 존재들이다. 나 자신을 부정하면서 내게 가장 좋은 삶으로 향하는 길을 걸을 수는 없다. 그 길은 내가 살아가는 모든 순간을 인지하고 지금 머무르고 있는 이곳, 이 순간이 바로 내 것임을 주장함으로써만 걸을 수 있는 길이기 때문이다."

오프라 윈프리는 지금 당장, 두려움이 당신 앞을 막아서는 것을 거부하면 어떻게 될 것인지, 두려움과 함께 하는 법, 즉 당신의 앞을 막는 두려움의 물살에 휩쓸리기보다는 그 물결을 타는 법을 배워서 예전엔 가능하리라고 생각조차 해본 적 없는 높은 곳으로 올라가면 어떨 것인지에 대해 질문한다. 그렇게 된다면 오프라 윈프리는 '당신에게는 이게 필요해, 저게 필요해'라며 다른 사람들이 강요하는 것들을 뿌리치는 즐거움을 발견하고, 마침내 당신이 필요한 것에 스스로 주의를 기울이게 될지도 모른다고 이야기한다. 두려움 없이 산다는 것, 그리고 최고의 삶을 향해 나아간다는 것의 진정한 의미는 당신이 자기 자신을 제외한 다른 사람들에게 아무것도 증명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라는 오프라 윈프리의 글이 인상적이다.

"확신하건대, 당신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에는 아무런 힘이 없다. 그것이 무엇이든 마찬가지다. 힘을 가진 것은 당신이 품은 두려움 그 자체다. 두려움의 대상은 나를 건드릴 수 없지만, 내가 품은 두려움은 내게서 삶을 앗아갈 수 있다. 두려움에 질 때마다 우리는 힘을 잃고, 두려움은 반대로 힘을 얻는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앞에 펼쳐진 길이 아무리 험난해도, 초조함을 뒤로하고 계속 발걸음을 내딛겠다고 굳게 마음을 먹어야 한다."

오프라 윈프리는 우리에게 부정적인 말을 하는 사람들을 피할 수는 없으며, 그들을 결코 완전히 만족하는 법도 없다고 말한다. 그들은 스스로 충분하다고 믿지 못하기 때문에 무언가에 항상 위협을 느낀다. 오프라 윈프리는 그런 이들에게 주의를 기울이는 일은 이제 그만두라고 이야기한다. 우리는 몸을 줄여서 작아지도록 설계된 것이 아니라 더 활짝 피어나도록 만들어졌다는 오프라 윈프리의 글에 공감한다.

"대부분의 여성은 소녀 시절부터 칭찬을 사양해야 한다고 배운다. 자신이 성취한 것에 대해 미안해 하고, 탁월함을 드러내는 대신 수면 아래에 숨어 가족이나 친구들과 같은 처지에 머무르려 한다. 운전석에 앉기를 간절히 원하면서도 조수석에 앉는 것으로 타협한다. 그 때문에 너무나 많은 여성이 성인이 되면 자신이 발하는 빛을 가린다. 열정과 목적의식으로 가득 찬 최고의 나를 세상에 내놓기보다는 비판하는 사람들을 잠재우려 노력하며 자기 자신을 비워버린다."

오프라 윈프리는 우리는 살면서 겪는 모든 경험, 즉 생각 하나하나와 선택 하나하나를 통해 우리의 인생을 만들어간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러한 생각과 선택 밑에 깔려 있는 것이 우리의 가장 은밀한 의도다. 그렇게 때문에 오프라 윈프리는 어떤 상황에 부닥치더라도 결정을 내리기 전에 먼저 나 자신에게 '이 일을 하려는 나의 진정한 의도는 무엇인라?'라는 가장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고 이야기한다. 오프라 윈프리는 삶에 발이 묶여 옴싹달싹 못하겠지만 앞으로 나아가도 싶다면 과거에 한 행동의 동기를 점검하는 일부터 시작하라고 조언한다. 오프라 윈프리는 가장 진실한 의도는 종종 그늘에 숨어 있음을 배웠다고 말한다.

"자신의 진실한 의도를 점검하지 않으면 종종 자기 발전을 저해하는 결과를 맞게 된다.

헤어져야 마땅해 보이지만 여전히 부부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사람들을 나는 너무도 많이 보았다. 그들의 의도는 충만한 삶을 사는 것이 아닌, 단지 결혼한 상태로 남아 있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결과로 그들은 둘만의 친밀함도, 성장도, 강인한 삶의 건설도 없는 그런 무의미한 관계에 놓이게 된다."

오프라 윈프리는 자신에게 기적이란 우리보다 더 큰 무언가가 우리의 삶에 작용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기적을 보겠다고 마음을 열기만 한다면, 때때로가 아니라 매일 기적이 일어난다고 믿는다는 오프라 윈프리의 글이 눈길을 끈다.

"내게 있어 기적이란 반짝거리는 눈으로 세상을 보는 것이다. 아무것도 없이 깜깜한 것 같아도 언제나 그곳에 희망과 가능성이 존재함을 아는 것이다. 많은 사람이 기적의 존재에 마음을 꼭꼭 닫아걸거나 심지어 기적이 코앞에서 그들을 쳐다보고 있을 때도 우연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넘겨 버린다. 그러나 나는 기적을 기적으로 본다."

오프라 윈프리는 자신에게 '영성'이란 우리가 가진 정체성의 본질이라고 말한다. 영성에 특정 종교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오프라 윈프리는 영성은 그저 존재하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지금 이 순간을 자각하는 것이 그러한 본질로 이어지는 열쇠다. 오프라 윈프리는 현재의 순간을 자각하는 것에는 변신의 힘이 있으며, 그것은 살아 있다는 것의 의미를 새로이 규정한다고 말한다.

오프라 윈프리는 당신이 돈을 쓰는 방식이, 당신이 누구이며 무엇을 좋아하는지 등의 당신에 대한 진실과 같은 선상에 있기를 바란다고 말한다. 오프라 윈프리는 당신의 돈이, 당신과 당신이 사랑하는 이들에게 기쁨을 가져다주기를 바란다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돈을, 당신이 지닌 좋은 의도를 충족시키기 위한 강력한 도구로 잘 사용하기 바란다는 오프라 윈프리의 글이 인상적이다.

오프라 윈프리는 모든 참사 뒤에는 우리가 배워야 할 커다란 교훈이 있다고 말한다. 오프라 윈프리는 신이 왜 내게 이런 일을 일어나게 했느냐며 고통스러워 하는 많은 사람들을 보며, 인간들이 고통을 받는 이유는 신의 탓이 아니라고 이야기한다. 우리가 '하는' 일과 우리가 '하지 않는' 일 때문이다. 오프라 윈프리는 허리케인 카트리나라는 비극의 상당 부분은 인간에 의한 것이였다고 말한다. 하지만 오프라 윈프리는 허리케인 덕분에 우리는 절망과 공포, 무기력의 순간에도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희망의 무지개가 되어 서로에게 최선을 다해 친절하고 은혜롭게 손을 내밀 수 있다는 사실을 배웠다고 이야기한다.

오프라 윈프리는 사람들이 행복을 찾고 있다는 말을 하면 그들에게 "당신은 세상에 무엇을 주고 있나요?"라고 묻는다고 말한다. 오프라 윈프리는 행복이란 다른 사람에게서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며, 내가 느끼는 행복은 내가 베풀 수 있는 사랑에 정비례한다고 이야기한다.

오프라 윈프리는 많은 사람들이 온정과 공감이 비슷한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오프라 윈프리는 두 가지 모두 친절함과 타인에게 연착륙할 장소를 제공한다는 대단한 가치가 있는 미덕이지만 동시에 커다란 차이가 있다고 이야기한다. 공감은 다른 사람의 신발을 신고 걷는 것은 어떤 느낌인지 상상해보는 것이며, 온정은 당신이 실제로 다른 이들의 손을 잡고 변화를 일으키도록 돕는 것이다. 오프라 윈프리는 당신이 세상을 보는 눈을 바꿀 기회를 찾으려 하지 않으면 공감도 온정도 발휘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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