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인들은 주역에서 답을 찾는다 - 부와 운을 끌어당기는 불변의 인사이트
오구라 고이치 지음, 류휘 옮김, 김승호 감수 / 웅진지식하우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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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역'은 기원전 중국의 제왕들이 제력과 권력을 총동원해 모은 부와 운의 질서를 압축한 경전이다. 그래서 공자부터 이순신, 이나모리 가즈오에 이르기까지 시대와 국적을 막론하고 수많은 시대의 거인들이 3,000년 넘게 동양 최고의 경전이자 삶의 전략서로 삼았다. 일본의 '주역' 커뮤니케이터이자 리더십 코치로 활동하는 저자 오구라 고이치는 탄탄대로였던 인생이 처참하게 무너진 순간 '주역'을 만났다. '주역' 64괘의 의미와 가르침을 깨닫고 삶에 직접 적용하자 평범한 직장인에 불과했던 그의 인생관은 송두리째 뒤바뀌었다. 이 과정에서 '주역'이 전하는 진리를 현대인의 부와 성공에 접목하는 통찰을 얻었고, 이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심리, 철학, 경영 이론을 총망라해 신간 <거인들은 주역에서 답을 찾는다>에 집약했다.

이 책에는 윈스턴 처칠이나 오타니 쇼헤이까지 '주역'과 맞닿은 거인들의 생각법부터 일하는 사람을 위해 새롭게 재편한 64괘에서 얻는 인사이트, 시대를 이끈 위대한 구루들의 명언으로 이해하는 인생의 진리, 퍼실리테이션, 퍼포스 경영 등 실무에 도움이 될 비즈니스 철학까지 가득하다.

이 책은 '1장 성장, 2장 연결, 3장 성공, 4장 역할, 5장 출세, 6장 재물, 7장 위기'라는 7개의 목차로 구성되어 있다.

저자는 '주역'은 이 세상의 끝을 상정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세상은 영원히 변화를 거듭한다는 순환론에 기반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 관점이 확고하기에 '완성'이라는 결과물 자체에 주목하기보다 성취감 뒤에 감춰진 '방심'과 '자만심'을 우려한다고 이야기한다. 뿐만 아니라 저자는 수화기제라는 괘는 이미 갖추어져 완성된 시기를 뜻하며 완성은 흐트러짐의 시작이기도 하다는 의미라고 말한다. 이는 성과에 만족하지 말고 다른 곳에서도 통용될 새로운 배움에 시선을 돌리라는 조언을 담아 눈길을 끈다.

"평평한 것은 언젠가 기울고 정돈된 것은 결국 흐트러질 운명이라는 사실은 불 보듯 뻔하다. 즉 '완성했다 해서 자만하지 마라. 불필요한 욕심을 삼가라. 즉시 다음 준비에 착수하라'는 교훈을 전한다. 이는 '처세를 누림에 있어 난세를 잊지 않는다(평화로울 때일수록 방심하지 마라)'라는 경구와도 일맥상통한다. 본 괘에는 우리가 끊임없이 성장하기를 바라는 염원이 담겨 있다."

저자는 '주역'의 괘인 화산려란 시시각각 변하는 여행길에서 삶의 고독을 느끼는 시기로, 여행은 성장의 계기가 된다는 의미를 말한다. 저자는 '여행의 덕'을 주제로 한 본 봬에서 말하는 바를 재해석하면 평소에는 당연하게 생각하던 일도 여행지에서는 감사히 여기게 된다고 이야기한다. 이처럼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자신의 가능성을 믿고 적극적인 모험심으로 여행의 설렘과 새로운 성장을 즐기자는 저자의 글에 깊이 공감한다.

저자는 주역의 괘인 '산수몽'이란 미숙함을 의식하는 시기로, 배움을 통해 자타의 가능성을 발굴하라는 의미에 대해 말한다. 뿐만 아니라 저자는 기량이란 행위나 기술과 같은 '양=미는 힘'을 의미하고, 도량이란 경청이나 그릇의 크기, 마음가짐 같은 '음=당기는 힘'이자 '받아들이는 힘'을 의미한다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저자는 배우는 자세는 음의 힘에 해당한다고 말한다. 학문은 단순한 시직의 수집이 아닌 대화와 관대함, 어진 마음, 실행력 등 인간적 성장까지 포함한 개념이라는 저자의 글이 인상적이다.

저자는 주역의 괘인 '풍지관'은 인생을 깊이 통찰하는 시기로, 보이지 않는 중요한 부분까지 면밀히 관찰하라는 의미에 대해 말한다. 뿐만 아니라 저자는 '견'은 눈에 보이는 것을 바라보는 일, '관'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관찰하는 행위이며, 풍지관에서는 '관'이라는 한자는 후자에 속한다고 이야기한다. 대화할 때는 보이지 않는 것을 가시화하라는 저자의 글이 눈길을 끈다.

저자는 프로야구 닛폰햄 파이터스를 지휘해 2016년 일본 시리즈와 2023년 일본 야구 대표 팀 '사무라이 재팬'을 WBC 우승으로 이끈 구리야마 히데키 감독도 '주역'에서 가르침을 얻는 사람으로 유명하다고 말한다. 구리야마 감독은 현역 시절 메니에르병과 팔꿈치 통증에 시달리다 29세의 젊은 나이로 은퇴해 갖은 고생을 하고 인생의 풍파를 겪으며 안게 된 고민을 극복하고 '주역'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뿐만 아니라 지금은 세계 최고의 선수로 우뚝 선 소타니 쇼헤이 선수를 키워낸 일은 구리야마 감독의 대표적인 업적 중 하나다. 주역의 쾌인 '수풍정'은 표리부동하지 않고 꾸준히 일하는 시기로, 사람이 모이는 곳이란 정성스럽게 환경이 정비된 곳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구리야마 감독은 주역의 본괘와 같이 사람이 모이는 곳은 늘 관리를 게을리하지 말고 쾌적하게 유지하라는 조언을 잘 실천한 인물이다.

"본 괘에서는 '스스로 그 일을 하라'라고 말한다. 비록 누구에게도 감사하다는 말을 듣지 못하더라도 빈틈없이 꼼꼼하게 꾸준히 작업하는 것이다. 계속 노력하면 이를 높이 평가하는 사람이 나타나 그동안의 고생을 인정받게 되며, 지금까지 많은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었듯 자신도 행복해진다. 지금은 빛을 보지 못하더라도 언젠가 이를 알아주는 사람이 반드시 나타난다. 인정받지 못하더라도 포기하지 말고 재능을 더 갈고닦으라고 강조한다.

우물이란 많은 사람이 찾아와 물을 마시고 기뻐해야 존재 가치가 있다. 이타심을 갖고 꾸준히 노력해 세상 사람들의 신뢰를 얻으면 훗날 큰 보상이 돌아온다.

구리야마 감독은 '우물 뚜껑을 닫고 독점해서는 안 된다. 봉사하는 마음을 가지면 크게 길할 것이다'라는 본 괘의 가르침대로 닛폰햄 파이터스 시절 타자와 투수로 맹활약하며 팀의 에이스로 성장한 오타니 선수를 흔쾌히 메이저 리그로 보내주었다."

저자는 주역의 쾌인 '수지비'는 사이좋고 화기애애하게 나아가는 시기로, 부름에는 신속하게 답하고 말은 먼저 나서서 건네라는 의미를 담았다고 말한다. 저자는 일을 할 때 반응속도는 성의 표시이기도 하다고 이야기한다. 반응속도가 빠른 사람은 상대방의 신뢰를 얻기 쉽다. 나아가 저자는 본 괘에서는 리더는 집요하게 완벽함만 추구하기보다 관대한 마음으로 상대방을 대하는 태도가 중요하다는 것을 말한다. 좋은 동료를 모은 이상 믿고 맡기는 것이 성공하는 리더의 비결이다.

"본 괘에서는 '뒤늦게 찾아오는 자는 타산적이고 신뢰하기 어려우므로 흉에 해당한다'라고 말한다. 오기 전까지 숨죽이고 상황을 지켜보던 사람이라는 인상을 주기 쉽다. 다시 말해 즉시 가야 자신에게 득일지, 일단 가만히 있어야 득일지 따져보는 사람으로 비치는 것이다. 이런 경우 상대방에 대한 성의가 느껴지지 않는다. 설령 왔다고 해도 진심으로 도와줄지 의문이다. 실제로는 어떨지 모르나 늦은 반응은 상대방에게 부정적 인상을 심어준다."

<거인들은 주역에서 답을 찾는다>의 저자 오구라 고이치는 '주역'은 시대가 변함에 따라 해설과 예시가 추가되면서 끊임없이 확장해가고 있으며, 마치 프랙털 구조처럼 '영원히 미완성인 상태로 끊임없이 성장하는 책'이라고 전한다. '거인의 어깨'라고도 하는 선조들이 축적한 성과물인 '주역'을 맛볼 수 있음에 감사하며 계속 함께 등반해나갔으면 한다는 저자의 글이 여운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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